디지털콘텐츠부

김화빈

기자

헬프! 애니멀

  • 유기동물 입양한 文·尹, 풍산개는 외면했다[헬프! 애니멀]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지난 11월 7일 문 전 대통령이 자신이 기르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를 국가에 반환하면서 이른바 ‘풍산개 거취’ 논란이 정치권을 강타했지만, 건설적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여야 국회의원들은 매스컴에 나와 풍산개 반환이 파양인지 아닌지를 놓고 충돌하는가 하면, 풍산개 관리비를 포함한 위탁계약 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이면서 공론장에는 정쟁만 남았다.문재인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은 소문난 반려인이다. 문 전 대통령은 사저에서 토리, 마루, 다운 세마리의 반려견과 찡찡이(반려묘)를 키우고 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관저에서 10마리를 반려하고 있다. 비숑 프리제 2마리를 제외하면 모두 유기동물이다. (사진=이데일리 DB)◇품격 없는 말들의 향연 속 놓친 본질풍산개 반환 첫 보도 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퇴임 이후 본인이 키우는 강아지 사육비까지 국민 혈세로 충당해야겠냐”며 비난의 포문을 열었다.차기 당권주자로 평가받는 김기현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쿨하게 버려야 할 대상은 풍산개가 아니라 이재명 대표”라고 비판했고, 홍준표 대구시장은 “세 마리도 건사 못하면서 어떻게 대한민국을 5년이나 통치했느냐”고 반문했다.문 전 대통령 측도 공방에 참전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룟값을 운운하면서 비아냥대는 것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자신들의 치사함을 가려보려는 꼼수”라고 맞받았고,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실로 개판이다. (윤석열 정부가) 공·사를 구별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그러나 여야 모두 모두 ‘대통령기록물’이라는 법적 지위에 갇힌 풍산개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해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논란 초 대통령기록관은 곰이와 송강이의 거취를 여태 그랬듯 동물원에 ‘대여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며 우치공원 동물원 측에 사육 의사를 물었다. 인간과의 교감을 통해 사적인 관계를 맺는 ‘개’의 본성을 고려하지 않고 손쉽게 해결하려는 처사다.◇풍산개들의 동물원行? 시대에 뒤떨어졌다이번 풍산개 논란은 이례적이지 않다. 역대 모든 정부에선 ‘선물’로 건네진 개들을 동물원에 넘기는 방법으로 간단히 정리해왔기 때문이다. 일례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남북교류사업 중 북측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 ‘우리’와 ‘두리’는 그해 11월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전시되다가 생을 마쳤다.지난해 6월 곰이와 송강이의 자견인 햇님이는 코로나19로 인천 평화안보수련원 휴관이 장기화되면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사진=연합뉴스)국가기록물이 아니더라도 대개 대통령이 청와대서 키우던 개들은 청와대를 나서며 불행한 생을 살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 시절 진도군으로부터 선물 받은 8마리 진돗개 중 일부를 가정에 분양했고, 남은 개체를 서울대공원에 보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번식장 출신의 진돗개를 농장주로부터 선물 받아 청와대서 키웠으나 탄핵 후 진돗개보존협회와 진돗개 혈통연구소 등으로 보냈다. 곰이와 송강의 자견 6마리는 서울·인천(2마리), 대전(2마리), 광주 등 지자체와 동물원에 위탁된 상황이다.동물단체들은 대통령기록관이 동물원에 곰이와 송강이의 사육의사를 타진하자 즉각 반발했다. 개들이 정치적 필요에 의해 공급·번식된 것도 모자라서 쓸모가 다하니 책임감 없이 지방자치단체 등에 맡기냐는 지적들이 쏟아졌다.동물권행동 카라는 “전·현직 대통령 모두 유기동물을 입양해 가족으로 살고 있는 반려인들이다. 곰이와 송강이를 정쟁이 아닌 생명으로 존중하는 해결방안을 찾으라”고 촉구했고, 비글구조네트워크는 “필요하면 끌어안고 이용가치가 없으면 내뱉는 정치 논리를 살아 있는 생명을 대입해 쟁점으로 삼는 정치권은 진짜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풍산개들의 동물원·지자체행은 불행을 답습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지자체에 보내진 개들은 단독생활을 하며 전시되는 삶을 살고 있다. 개들은 밥 먹을 때와 산책 시간을 제외하고선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야외견사 등 가정생활보다 열악한 환경서 살아가는 모습도 확인됐다. 국가기록물이라면서 국가의 보호와 책임은 실종된 것이다.◇법률 개정 통한 ‘실질적 보호 책임’ 이행해야윤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 3월 2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마련된 인수위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무리 정상 간의 선물이라도 (개는) 키우던 주인이 계속 키워야한다”고 말했다. 이후 5일 뒤인 28일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회동을 갖고 풍산개들을 문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직접 키우기로 합의했다.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부속 동물병원에서 보호 중인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의 모습 (사진=연합뉴스)다만 현행법상 문 전 대통령이 풍산개들을 위탁관리하는 법적 근거는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대통령기록관장 재량권으로 문 전 대통령 측과 위탁계약을 맺고, 향후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했다.올해 3월 신설된 대통령기록물법 시행령 제6조의 3은 ‘동물 또는 식물 등이어서 다른 기관에서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다른 기관의 장에게 이관하여 관리하게 할 수 있다’고 명기했다. 다만, 이는 대통령기록관에 이관 전인 동·식물에만 해당해 곰이와 송강이에게 적용할 수 없었다.이 같은 문제를 행정안전부도 인식해 지난 6월 18일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행안부에 소속된 대통령기록관이 대통령 선물 중 동·식물을 기관 또는 개인에게 위탁하고 관리에 필요한 물품·비용을 지원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이번 개정안은 시행 전 이관받은 대통령선물에도 적용한다는 방침이어서 국가에 반환된 곰이와 송강이도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곰이와 송강이의 일반 가정 입양길’이 열리는 셈이다.대통령기록관 측 관계자는 “곰이와 송강이가 국가에 돌아온 상황에서 대통령 선물을 어떻게 관리할지 종합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저희 기관뿐 아니라 행안부 등 여러 기관이 논의에 참여하고 있어 결정에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다만 해당 관계자는 행정부가 입법 예고한 개정안이 풍산개 거취 논의과정에서 고려되고 있는지에 대해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이형주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어 소장은 “입법 예고된 개정안이 곰이와 송강이뿐 아니라 그 자견에게도 적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려동물인 개가 동물원 등에 전시되며 사는 건 모순”이라고 짚은 뒤 “풍산개 논쟁이 열악한 동물원서 전시되는 개들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돼 가정 입양을 보내는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곰이와 송강이의 자견인 별이를 수용한 우치동물원은 지난 2007년 사육장이 부족해지자 풍산개와 시베리안 허스키 6마리를 5만원 이하 가격에 분양했다.이 소장은 생명을 외교에 이용하는 관례가 근절되는 것이 핵심임을 강조하며 “무작정 국가기록물인 개의 번식을 방치하기보다 중성화 수술 등을 통해 개체수를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화빈 기자 2022.11.28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지난 11월 7일 문 전 대통령이 자신이 기르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를 국가에 반환하면서 이른바 ‘풍산개 거취’ 논란이 정치권을 강타했지만, 건설적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여야 국회의원들은 매스컴에 나와 풍산개 반환이 파양인지 아닌지를 놓고 충돌하는가 하면, 풍산개 관리비를 포함한 위탁계약 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이면서 공론장에는 정쟁만 남았다.문재인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은 소문난 반려인이다. 문 전 대통령은 사저에서 토리, 마루, 다운 세마리의 반려견과 찡찡이(반려묘)를 키우고 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관저에서 10마리를 반려하고 있다. 비숑 프리제 2마리를 제외하면 모두 유기동물이다. (사진=이데일리 DB)◇품격 없는 말들의 향연 속 놓친 본질풍산개 반환 첫 보도 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퇴임 이후 본인이 키우는 강아지 사육비까지 국민 혈세로 충당해야겠냐”며 비난의 포문을 열었다.차기 당권주자로 평가받는 김기현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쿨하게 버려야 할 대상은 풍산개가 아니라 이재명 대표”라고 비판했고, 홍준표 대구시장은 “세 마리도 건사 못하면서 어떻게 대한민국을 5년이나 통치했느냐”고 반문했다.문 전 대통령 측도 공방에 참전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룟값을 운운하면서 비아냥대는 것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자신들의 치사함을 가려보려는 꼼수”라고 맞받았고,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실로 개판이다. (윤석열 정부가) 공·사를 구별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그러나 여야 모두 모두 ‘대통령기록물’이라는 법적 지위에 갇힌 풍산개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해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논란 초 대통령기록관은 곰이와 송강이의 거취를 여태 그랬듯 동물원에 ‘대여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며 우치공원 동물원 측에 사육 의사를 물었다. 인간과의 교감을 통해 사적인 관계를 맺는 ‘개’의 본성을 고려하지 않고 손쉽게 해결하려는 처사다.◇풍산개들의 동물원行? 시대에 뒤떨어졌다이번 풍산개 논란은 이례적이지 않다. 역대 모든 정부에선 ‘선물’로 건네진 개들을 동물원에 넘기는 방법으로 간단히 정리해왔기 때문이다. 일례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남북교류사업 중 북측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 ‘우리’와 ‘두리’는 그해 11월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전시되다가 생을 마쳤다.지난해 6월 곰이와 송강이의 자견인 햇님이는 코로나19로 인천 평화안보수련원 휴관이 장기화되면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사진=연합뉴스)국가기록물이 아니더라도 대개 대통령이 청와대서 키우던 개들은 청와대를 나서며 불행한 생을 살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 시절 진도군으로부터 선물 받은 8마리 진돗개 중 일부를 가정에 분양했고, 남은 개체를 서울대공원에 보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번식장 출신의 진돗개를 농장주로부터 선물 받아 청와대서 키웠으나 탄핵 후 진돗개보존협회와 진돗개 혈통연구소 등으로 보냈다. 곰이와 송강의 자견 6마리는 서울·인천(2마리), 대전(2마리), 광주 등 지자체와 동물원에 위탁된 상황이다.동물단체들은 대통령기록관이 동물원에 곰이와 송강이의 사육의사를 타진하자 즉각 반발했다. 개들이 정치적 필요에 의해 공급·번식된 것도 모자라서 쓸모가 다하니 책임감 없이 지방자치단체 등에 맡기냐는 지적들이 쏟아졌다.동물권행동 카라는 “전·현직 대통령 모두 유기동물을 입양해 가족으로 살고 있는 반려인들이다. 곰이와 송강이를 정쟁이 아닌 생명으로 존중하는 해결방안을 찾으라”고 촉구했고, 비글구조네트워크는 “필요하면 끌어안고 이용가치가 없으면 내뱉는 정치 논리를 살아 있는 생명을 대입해 쟁점으로 삼는 정치권은 진짜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풍산개들의 동물원·지자체행은 불행을 답습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지자체에 보내진 개들은 단독생활을 하며 전시되는 삶을 살고 있다. 개들은 밥 먹을 때와 산책 시간을 제외하고선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야외견사 등 가정생활보다 열악한 환경서 살아가는 모습도 확인됐다. 국가기록물이라면서 국가의 보호와 책임은 실종된 것이다.◇법률 개정 통한 ‘실질적 보호 책임’ 이행해야윤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 3월 2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마련된 인수위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무리 정상 간의 선물이라도 (개는) 키우던 주인이 계속 키워야한다”고 말했다. 이후 5일 뒤인 28일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회동을 갖고 풍산개들을 문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직접 키우기로 합의했다.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부속 동물병원에서 보호 중인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의 모습 (사진=연합뉴스)다만 현행법상 문 전 대통령이 풍산개들을 위탁관리하는 법적 근거는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대통령기록관장 재량권으로 문 전 대통령 측과 위탁계약을 맺고, 향후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했다.올해 3월 신설된 대통령기록물법 시행령 제6조의 3은 ‘동물 또는 식물 등이어서 다른 기관에서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다른 기관의 장에게 이관하여 관리하게 할 수 있다’고 명기했다. 다만, 이는 대통령기록관에 이관 전인 동·식물에만 해당해 곰이와 송강이에게 적용할 수 없었다.이 같은 문제를 행정안전부도 인식해 지난 6월 18일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행안부에 소속된 대통령기록관이 대통령 선물 중 동·식물을 기관 또는 개인에게 위탁하고 관리에 필요한 물품·비용을 지원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이번 개정안은 시행 전 이관받은 대통령선물에도 적용한다는 방침이어서 국가에 반환된 곰이와 송강이도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곰이와 송강이의 일반 가정 입양길’이 열리는 셈이다.대통령기록관 측 관계자는 “곰이와 송강이가 국가에 돌아온 상황에서 대통령 선물을 어떻게 관리할지 종합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저희 기관뿐 아니라 행안부 등 여러 기관이 논의에 참여하고 있어 결정에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다만 해당 관계자는 행정부가 입법 예고한 개정안이 풍산개 거취 논의과정에서 고려되고 있는지에 대해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이형주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어 소장은 “입법 예고된 개정안이 곰이와 송강이뿐 아니라 그 자견에게도 적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려동물인 개가 동물원 등에 전시되며 사는 건 모순”이라고 짚은 뒤 “풍산개 논쟁이 열악한 동물원서 전시되는 개들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돼 가정 입양을 보내는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곰이와 송강이의 자견인 별이를 수용한 우치동물원은 지난 2007년 사육장이 부족해지자 풍산개와 시베리안 허스키 6마리를 5만원 이하 가격에 분양했다.이 소장은 생명을 외교에 이용하는 관례가 근절되는 것이 핵심임을 강조하며 “무작정 국가기록물인 개의 번식을 방치하기보다 중성화 수술 등을 통해 개체수를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싸움소의 눈엔 핏발과 공포가 비쳤다[헬프! 애니멀]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소도 마음이 있습니다. 싸움 전 소의 눈빛, 주춤하는 몸짓, 상대 소의 힘을 버틸 때 큰 눈망울에 선 핏발에서 소가 느끼는 공포를 보았습니다.”한국의 동물보호법은 도박·유흥·오락 등을 목적으로 한 동물싸움을 금하고 있지만, 예외가 있다. 바로 소싸움이다. 경북 청도군을 포함해 전국 11개 지자체서 소싸움 대회가 열린다. 소들은 날카로운 뿔로 서로를 찌르며 힘을 겨룬다. ‘경북 청도군 공영사업공사’는 싸움의 박진감을 고조시키겠다며 싸울 의지가 없는 소들을 가려내려는 ‘프리테스트’를 도입했다. 테스트 도입 이후 소싸움에 돈을 건 사람들은 “경기가 박진감 넘친다”며 환호한다는 보도까지 나온 실정이다.싸움소들이 서로 뿔을 대치하며 힘을 겨루고 있다. 소들 눈엔 핏발이 섰다 (사진=연합뉴스)◇가혹한 싸움소 훈련법국내서 투견은 불법이다. 동물보호법 제8조(동물학대 등의 금지)에 따르면, 누구든 동물에 대해 정당한 사유 없이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학대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이를 어기고 투견을 사육·훈련하거나 싸움에 참가·관람할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투견과 마찬가지로 소싸움에도 판돈이 걸린다. 소싸움 경기규칙은 조금씩 다르지만, ‘청도소싸움축제’에선 경기 시간 제한이 없다. 승패가 갈려야만 경기가 끝난다. 먼저 도망치거나 무릎을 꿇는 소가 지게 된다. 싸움이 격해지면 상대 뿔에 찔려 피를 흘리거나 살가죽이 찢기기도 한다. 때론 경기 도중 입은 부상이 악화해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싸움소를 만들기 위한 가혹한 훈련은 동물학대에 준하는 행위다. 선발된 싸움소들은 평균 5~7년간 경기에 출전하는데 목에는 모래 주머니를, 다리에는 타이어를 차고 산을 오르내린다. 소싸움 기술 중 하나인 버티기를 길게 할 수 있도록 산비탈에 장시간 묶여있기도 한다. 이 과정을 거친 소들은 만성적인 관절염이 생겨 평생 통증을 안고 살다가 나이가 들면 도축된다. 경기 도중 생긴 두부 충돌로 뇌진탕에 빠져 경련을 일으키기도 한다.싸움소들은 몸무게를 측정하고 대진표를 작성하기 위해 소 싸움날 하루 전 계류장에 도착한다. 소들은 폐쇄적인 트럭 안에서 덜컹거리는 소음과 진동을 장시간 버틴다.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소의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수송열(호흡기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경상남도 의령군 의령읍 민속 소싸움경기장에서 소 한마리가 쫓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002년 낡은 법, 시대정신 반영 못 해동물학대 논란이 인 모든 과정은 ‘전통 소싸움경기에 관한 법률’(이하 소싸움법) 제4조를 통해 합법이 된다. 해당 법률은 소싸움에 동물보호법 제8조 2항과 제46조 1항을 적용하지 않는다. 제8조 2항은 노상 등 공개된 장소에서 죽이거나 같은 종류의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동물학대로 규정한다. 제46조 1항은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2002년 제정된 소싸움법은 법률 보완을 위한 개정 등 정비가 이뤄지지 않아 ‘동물권’이라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시행원칙에 대해선 “소싸움 경기의 운영 및 방법 등을 정할 때에는 싸움소의 생명과 안전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적시했지만, 경기규칙은 지자체 재량이어서 동물보호에 관한 수준이 천차만별이다.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정책팀장은 “소싸움법에서 개정이 필요한 부분은 소 보호에 관한 내용이 빠진 거다. 예컨대 동물원법은 동물을 이용하더라도 동물에 대한 기본적 보호 규정은 다 명시돼 있다”며 “최소한 싸움소들을 보호할 수 있는 지침은 명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이어 “소싸움 훈련사 등 자격요건에서 동물보호법 위반이나 동물학대 혐의로 처벌된 경우 그 자격을 박탈하는 내용이 없다”며 “소싸움은 소의 상해가 유발될 수 있으므로 관련 업계 종사자들에게 세세한 상세규정이 적용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지자체의 소싸움 육성, 지역주민 저항에 백기지난 2019년 전북 정읍시는 타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소싸움 부흥을 위해 상설 경기장 건립을 발표했다가 시민사회의 거센 반대에 직면해 건립을 백지화했다. ‘동물학대 소싸움도박장 건립반대 정읍시민행동’의 1인 시위만 255차례에 달했다.당시 건립 반대에 앞장섰던 허은주 수의사는 “정읍시는 매년 소싸움을 임시 경기장에서 하는데 아예 상설 경기장을 짓겠다고 했다. 당연히 연습경기나 소싸움 경기의 빈도수가 늘어날 것 같아 반대하게 됐다”며 “정읍 내 여러 시민단체분들이 같이 참여해주셨다. 반대하는 시민들 목소리가 많다는 걸 알리기 위해 1인 시위를 시청 앞에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허 수의사는 “소 싸움 경기장에서 입장을 거부하는 소들이 많았다. 실제 경기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도 빈번했다. 이 때문에 소들로 하여금 싸우고 싶게 만들기 위해 주인들이 소리를 지르고 발을 구르는 게 태반이었다”며 “‘경북 청도군 공영사업공사’가 도입한 프리테스트는 오히려 소싸움의 강제성을 반증하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주장했다.그러면서 “계류장에 놓인 소들을 본 적 있는데 이미 부상을 많이 입은 상태였다. 소독약도 상비돼 있었다”며 “(끌려와) 서 있는 광경도 끔찍했다”고 덧붙였다.동물담론 등을 연구하는 전의령 전북대 교수는 저서 ‘동물 너머’에서 “한국서 소싸움은 전통문화의 자원화 측면서 지자체가 주도하는 행사로 인구 자원 및 자본 소멸 속 살아남으려는 지방 정부의 빈약한 대안”이라며 “전통문화라는 위치는 소싸움을 동물학대로 재규정하는 지역 주민들에 의해 도전받고 있다”고 지적했다.이형주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어 소장은 “싸움에 동원되는 동물이 고통을 느끼는 게 명백하기 때문에 법에서도 금지된 게 아닌가”라며 “지금은 21세기다. 동물과 인간의 관계는 긴 시간을 거쳐 바뀌어왔다. 문화는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정서에 부합할 때 계승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화빈 기자 2022.11.21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소도 마음이 있습니다. 싸움 전 소의 눈빛, 주춤하는 몸짓, 상대 소의 힘을 버틸 때 큰 눈망울에 선 핏발에서 소가 느끼는 공포를 보았습니다.”한국의 동물보호법은 도박·유흥·오락 등을 목적으로 한 동물싸움을 금하고 있지만, 예외가 있다. 바로 소싸움이다. 경북 청도군을 포함해 전국 11개 지자체서 소싸움 대회가 열린다. 소들은 날카로운 뿔로 서로를 찌르며 힘을 겨룬다. ‘경북 청도군 공영사업공사’는 싸움의 박진감을 고조시키겠다며 싸울 의지가 없는 소들을 가려내려는 ‘프리테스트’를 도입했다. 테스트 도입 이후 소싸움에 돈을 건 사람들은 “경기가 박진감 넘친다”며 환호한다는 보도까지 나온 실정이다.싸움소들이 서로 뿔을 대치하며 힘을 겨루고 있다. 소들 눈엔 핏발이 섰다 (사진=연합뉴스)◇가혹한 싸움소 훈련법국내서 투견은 불법이다. 동물보호법 제8조(동물학대 등의 금지)에 따르면, 누구든 동물에 대해 정당한 사유 없이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학대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이를 어기고 투견을 사육·훈련하거나 싸움에 참가·관람할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투견과 마찬가지로 소싸움에도 판돈이 걸린다. 소싸움 경기규칙은 조금씩 다르지만, ‘청도소싸움축제’에선 경기 시간 제한이 없다. 승패가 갈려야만 경기가 끝난다. 먼저 도망치거나 무릎을 꿇는 소가 지게 된다. 싸움이 격해지면 상대 뿔에 찔려 피를 흘리거나 살가죽이 찢기기도 한다. 때론 경기 도중 입은 부상이 악화해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싸움소를 만들기 위한 가혹한 훈련은 동물학대에 준하는 행위다. 선발된 싸움소들은 평균 5~7년간 경기에 출전하는데 목에는 모래 주머니를, 다리에는 타이어를 차고 산을 오르내린다. 소싸움 기술 중 하나인 버티기를 길게 할 수 있도록 산비탈에 장시간 묶여있기도 한다. 이 과정을 거친 소들은 만성적인 관절염이 생겨 평생 통증을 안고 살다가 나이가 들면 도축된다. 경기 도중 생긴 두부 충돌로 뇌진탕에 빠져 경련을 일으키기도 한다.싸움소들은 몸무게를 측정하고 대진표를 작성하기 위해 소 싸움날 하루 전 계류장에 도착한다. 소들은 폐쇄적인 트럭 안에서 덜컹거리는 소음과 진동을 장시간 버틴다.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소의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수송열(호흡기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경상남도 의령군 의령읍 민속 소싸움경기장에서 소 한마리가 쫓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002년 낡은 법, 시대정신 반영 못 해동물학대 논란이 인 모든 과정은 ‘전통 소싸움경기에 관한 법률’(이하 소싸움법) 제4조를 통해 합법이 된다. 해당 법률은 소싸움에 동물보호법 제8조 2항과 제46조 1항을 적용하지 않는다. 제8조 2항은 노상 등 공개된 장소에서 죽이거나 같은 종류의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동물학대로 규정한다. 제46조 1항은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2002년 제정된 소싸움법은 법률 보완을 위한 개정 등 정비가 이뤄지지 않아 ‘동물권’이라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시행원칙에 대해선 “소싸움 경기의 운영 및 방법 등을 정할 때에는 싸움소의 생명과 안전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적시했지만, 경기규칙은 지자체 재량이어서 동물보호에 관한 수준이 천차만별이다.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정책팀장은 “소싸움법에서 개정이 필요한 부분은 소 보호에 관한 내용이 빠진 거다. 예컨대 동물원법은 동물을 이용하더라도 동물에 대한 기본적 보호 규정은 다 명시돼 있다”며 “최소한 싸움소들을 보호할 수 있는 지침은 명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이어 “소싸움 훈련사 등 자격요건에서 동물보호법 위반이나 동물학대 혐의로 처벌된 경우 그 자격을 박탈하는 내용이 없다”며 “소싸움은 소의 상해가 유발될 수 있으므로 관련 업계 종사자들에게 세세한 상세규정이 적용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지자체의 소싸움 육성, 지역주민 저항에 백기지난 2019년 전북 정읍시는 타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소싸움 부흥을 위해 상설 경기장 건립을 발표했다가 시민사회의 거센 반대에 직면해 건립을 백지화했다. ‘동물학대 소싸움도박장 건립반대 정읍시민행동’의 1인 시위만 255차례에 달했다.당시 건립 반대에 앞장섰던 허은주 수의사는 “정읍시는 매년 소싸움을 임시 경기장에서 하는데 아예 상설 경기장을 짓겠다고 했다. 당연히 연습경기나 소싸움 경기의 빈도수가 늘어날 것 같아 반대하게 됐다”며 “정읍 내 여러 시민단체분들이 같이 참여해주셨다. 반대하는 시민들 목소리가 많다는 걸 알리기 위해 1인 시위를 시청 앞에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허 수의사는 “소 싸움 경기장에서 입장을 거부하는 소들이 많았다. 실제 경기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도 빈번했다. 이 때문에 소들로 하여금 싸우고 싶게 만들기 위해 주인들이 소리를 지르고 발을 구르는 게 태반이었다”며 “‘경북 청도군 공영사업공사’가 도입한 프리테스트는 오히려 소싸움의 강제성을 반증하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주장했다.그러면서 “계류장에 놓인 소들을 본 적 있는데 이미 부상을 많이 입은 상태였다. 소독약도 상비돼 있었다”며 “(끌려와) 서 있는 광경도 끔찍했다”고 덧붙였다.동물담론 등을 연구하는 전의령 전북대 교수는 저서 ‘동물 너머’에서 “한국서 소싸움은 전통문화의 자원화 측면서 지자체가 주도하는 행사로 인구 자원 및 자본 소멸 속 살아남으려는 지방 정부의 빈약한 대안”이라며 “전통문화라는 위치는 소싸움을 동물학대로 재규정하는 지역 주민들에 의해 도전받고 있다”고 지적했다.이형주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어 소장은 “싸움에 동원되는 동물이 고통을 느끼는 게 명백하기 때문에 법에서도 금지된 게 아닌가”라며 “지금은 21세기다. 동물과 인간의 관계는 긴 시간을 거쳐 바뀌어왔다. 문화는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정서에 부합할 때 계승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평생 피 뽑히다 죽는 ‘공혈동물’을 아시나요?[헬프! 애니멀]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반려가구 급증으로 수술 등 수혈 수요가 폭증하는 이면에는 죽을 때까지 피를 뽑히며 살아가는 공혈동물의 비극이 있다. 이를 끝내기 위해 반려인들의 헌혈 동참과 함께 당국이 공혈동물 관리를 위한 제도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두번째 헌혈 중인 646호 헌혈견 탄이 (사진=한국헌혈견협회 제공)◇같은 생명인데 ‘희생되는’ 공혈견·공혈묘지난 2015년 국내서 개·고양이 혈액의 90%가량을 독점 취급하는 민간업체 한 곳의 열악한 사육실태가 폭로됐다. 당시 담당 공무원과 함께 강제조사에 나섰던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공혈견 사육장은 불법 개농장과 같았다. 300마리의 공혈견이 뜬장서 사람들이 남긴 음식물을 먹으며 매달 피를 뽑히고 있었다. 해당 업체는 지난 2011년 공혈묘 혈액 공급도 시작했는데 카라는 공혈묘 사육장이 ‘고양이 번식장’ 같았다고 지적했다.업장 대표는 사건 초 동물학대 지적에 대해 “전세계적으로 공혈묘 관리기준이 ‘법으로’ 정해진 것이 있느냐”며 “(공혈묘 등 복지 기준을 지킬) 그럴 의무가 없다. 변호사를 부르겠다”고 말했다.이후 논란이 커지자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2016년 공혈견을 보유 중인 대학병원, 수의사회, 민간업체 한국혈액은행 등과 ‘공혈동물 복지 TF’를 구성해 관련 개선방안을 논의했으나 수박 겉핥기 수준이었다. TF의 논의가 공혈동물 사육 등 가이드라인 마련과 민간업체 사육환경 개선에 그친 탓이다.전진경 동물권행동 카라 대표는 “얘기를 더 진행할 면이 있었지만, 논의 중 마련된 지침을 수의사회 등에 공유하고 끝났다”며 “회의선 공혈동물이 거주하는 환경 개선, 공혈동물이 반려동물로서 가진 욕구(사람과의 유대 등)를 최대한 보장하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동물권행동 카라가 지난 2015년 문제를 제기한 공혈묘 사업장의 모습 (사진=카라 제공)농림부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을 배포해 만들었다는 사실은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농림부는 TF 논의 이후 업장 사후점검이나 가이드라인 적용 실태 등을 점검하지 않았다.동물혈액 판매업은 고도의 관리가 필요한 분야임에도 국내선 여전히 최소한의 허가나 관리도 없는 실정이다. 입법부도 공혈동물 처우에 문제의식이 없는 것은 아니나 ‘의지’가 부족했다.지난 2019년 5월 2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는 인도적 동물혈액 채취와 공혈동물 보호에 관한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으나 임기만료로 폐기됐다.개정안을 대표발의했던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동물의 수술과정에서 필요한 동물혈액은 민간기업 또는 대학병원서 사육되는 공혈견·공혈묘를 통해 공급되고 있으나 (국가의) 관리는 없는 실정”이라며 반려동물 사업에 ‘동물혈액공급업’을 신설할 것을 주장했다. 또 대통령령으로 공혈동물의 혈액 채취·관리·유통·판매를 관리하고 공혈동물을 보호할 것을 촉구했다.◇공혈 대신 ‘헌혈’…반려인들이 나선다국가가 동물보호 의무를 방기하자 민간서 이를 시정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공혈동물의 희생을 끝내고자 반려인들이 자발적으로 헌혈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이다. 지난 6월 ‘한국헌혈견협회’와 협력하는 동물병원만 17곳에 달한다.헌혈에 참여한 서산 래브라도리트리버 메시, 부산 사모예드 서호두, 부산 래브라도리트리버 오뎅이가 헌혈견 스카프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한국헌혈견협회 제공)긴급수혈은 협회가 협력병원으로부터 들어온 장소와 시간을 공지하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반려주인이 수혈 요청에 응하는 형식이다. 단, 2~8세 사이, 25kg 이상, 심장사상충 등 구충약을 복용하고 전염성 질병이 없는 대형견에 한해 헌혈이 가능하다. 헌혈 후에는 적혈구가 바로 재생되기 때문에 건강상 문제도 없다.협회에 속한 대형견들이 긴급수혈 외에도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헌혈해 공혈견 혈액을 대체하면, 협력 병원들은 헌혈 전 무료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협조한다.강부성 한국헌혈견협회 대표는 “공혈견이 300여마리로 추정되는데 전국서 헌혈하는 대형 반려견 3000여마리가 확보된다면 공혈견을 대체할 수 있다”며 “현재 협회선 1년에 300여마리가 사정에 맞춰 자율적으로 헌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강 대표는 공혈견·공혈묘 근절의 근본 해결책은 ‘헌혈 캠페인’이라고 주장한다. 강 대표는 “동물혈액업을 신설하면 공혈견을 합법화하는 것이다. 이는 개식용 합법화와 같은 맥락”이라며 “문제가 된 민간 사업장은 광의의 동물보호법을 적용하되 궁극적으론 반려인들이 자발적으로 헌혈에 동참해 자체적으로 피 수요를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실제 캐나다와 영국 등 서구권 국가에선 2000년대부터 ‘반려견 헌혈센터’를 운영해 공혈동물 혈액을 완벽히 대체했다. 반면 국내선 건국대학교가 현대자동차의 후원을 통해 아시아 최초 반려동물 헌혈센터를 건립해 지난 8월 개소한 실정이다.
    김화빈 기자 2022.11.14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반려가구 급증으로 수술 등 수혈 수요가 폭증하는 이면에는 죽을 때까지 피를 뽑히며 살아가는 공혈동물의 비극이 있다. 이를 끝내기 위해 반려인들의 헌혈 동참과 함께 당국이 공혈동물 관리를 위한 제도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두번째 헌혈 중인 646호 헌혈견 탄이 (사진=한국헌혈견협회 제공)◇같은 생명인데 ‘희생되는’ 공혈견·공혈묘지난 2015년 국내서 개·고양이 혈액의 90%가량을 독점 취급하는 민간업체 한 곳의 열악한 사육실태가 폭로됐다. 당시 담당 공무원과 함께 강제조사에 나섰던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공혈견 사육장은 불법 개농장과 같았다. 300마리의 공혈견이 뜬장서 사람들이 남긴 음식물을 먹으며 매달 피를 뽑히고 있었다. 해당 업체는 지난 2011년 공혈묘 혈액 공급도 시작했는데 카라는 공혈묘 사육장이 ‘고양이 번식장’ 같았다고 지적했다.업장 대표는 사건 초 동물학대 지적에 대해 “전세계적으로 공혈묘 관리기준이 ‘법으로’ 정해진 것이 있느냐”며 “(공혈묘 등 복지 기준을 지킬) 그럴 의무가 없다. 변호사를 부르겠다”고 말했다.이후 논란이 커지자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2016년 공혈견을 보유 중인 대학병원, 수의사회, 민간업체 한국혈액은행 등과 ‘공혈동물 복지 TF’를 구성해 관련 개선방안을 논의했으나 수박 겉핥기 수준이었다. TF의 논의가 공혈동물 사육 등 가이드라인 마련과 민간업체 사육환경 개선에 그친 탓이다.전진경 동물권행동 카라 대표는 “얘기를 더 진행할 면이 있었지만, 논의 중 마련된 지침을 수의사회 등에 공유하고 끝났다”며 “회의선 공혈동물이 거주하는 환경 개선, 공혈동물이 반려동물로서 가진 욕구(사람과의 유대 등)를 최대한 보장하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동물권행동 카라가 지난 2015년 문제를 제기한 공혈묘 사업장의 모습 (사진=카라 제공)농림부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을 배포해 만들었다는 사실은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농림부는 TF 논의 이후 업장 사후점검이나 가이드라인 적용 실태 등을 점검하지 않았다.동물혈액 판매업은 고도의 관리가 필요한 분야임에도 국내선 여전히 최소한의 허가나 관리도 없는 실정이다. 입법부도 공혈동물 처우에 문제의식이 없는 것은 아니나 ‘의지’가 부족했다.지난 2019년 5월 2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는 인도적 동물혈액 채취와 공혈동물 보호에 관한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으나 임기만료로 폐기됐다.개정안을 대표발의했던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동물의 수술과정에서 필요한 동물혈액은 민간기업 또는 대학병원서 사육되는 공혈견·공혈묘를 통해 공급되고 있으나 (국가의) 관리는 없는 실정”이라며 반려동물 사업에 ‘동물혈액공급업’을 신설할 것을 주장했다. 또 대통령령으로 공혈동물의 혈액 채취·관리·유통·판매를 관리하고 공혈동물을 보호할 것을 촉구했다.◇공혈 대신 ‘헌혈’…반려인들이 나선다국가가 동물보호 의무를 방기하자 민간서 이를 시정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공혈동물의 희생을 끝내고자 반려인들이 자발적으로 헌혈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이다. 지난 6월 ‘한국헌혈견협회’와 협력하는 동물병원만 17곳에 달한다.헌혈에 참여한 서산 래브라도리트리버 메시, 부산 사모예드 서호두, 부산 래브라도리트리버 오뎅이가 헌혈견 스카프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한국헌혈견협회 제공)긴급수혈은 협회가 협력병원으로부터 들어온 장소와 시간을 공지하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반려주인이 수혈 요청에 응하는 형식이다. 단, 2~8세 사이, 25kg 이상, 심장사상충 등 구충약을 복용하고 전염성 질병이 없는 대형견에 한해 헌혈이 가능하다. 헌혈 후에는 적혈구가 바로 재생되기 때문에 건강상 문제도 없다.협회에 속한 대형견들이 긴급수혈 외에도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헌혈해 공혈견 혈액을 대체하면, 협력 병원들은 헌혈 전 무료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협조한다.강부성 한국헌혈견협회 대표는 “공혈견이 300여마리로 추정되는데 전국서 헌혈하는 대형 반려견 3000여마리가 확보된다면 공혈견을 대체할 수 있다”며 “현재 협회선 1년에 300여마리가 사정에 맞춰 자율적으로 헌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강 대표는 공혈견·공혈묘 근절의 근본 해결책은 ‘헌혈 캠페인’이라고 주장한다. 강 대표는 “동물혈액업을 신설하면 공혈견을 합법화하는 것이다. 이는 개식용 합법화와 같은 맥락”이라며 “문제가 된 민간 사업장은 광의의 동물보호법을 적용하되 궁극적으론 반려인들이 자발적으로 헌혈에 동참해 자체적으로 피 수요를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실제 캐나다와 영국 등 서구권 국가에선 2000년대부터 ‘반려견 헌혈센터’를 운영해 공혈동물 혈액을 완벽히 대체했다. 반면 국내선 건국대학교가 현대자동차의 후원을 통해 아시아 최초 반려동물 헌혈센터를 건립해 지난 8월 개소한 실정이다.
  • 역대 최다 동물실험, 8분의 1만 감사한 당국[헬프! 애니멀]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지난해 동물실험에 역대 최대치인 488만마리 실험동물이 동원된 가운데 실험의 윤리성을 엄격히 감독해야 할 당국은 매년 허술한 감사를 반복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검역본부는 전국에 설치된 481개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중 60개를 자체 선정해 관리·감독했다. 선정 기준은 공개하지 않았다.실험실 테스터인 토끼 ‘랄프’가 실험동물로 동원되며 자기 가족을 잃은 사실을 담담히 말하는 장면 (사진=영화 랄프를 구해줘)◇지난해 ‘최다 실험’…감독관은 3명뿐?당국은 지난 2008년 동물보호법을 개정하면서 국내 동물실험 실행기관에 ‘동물실험윤리위원회’를 필수로 설치하도록 했다. 국가·지자체, 연구기관, 대학교, 의료기관, 농약·사료관리법 관련 기관 등이 설치대상이다.동물실험윤리위원회는 △동물실험의 윤리적·과학적 타당성 심사 및 승인 △실험에 쓰인 동물 처리에 관한 평가 △동물실험시설 종사자 등에 대한 교육훈련 △동물실험 및 시행기관의 동물복지 수준을 확인한다.감독 부처인 농림축산식품 검역본부는 동물보호법 제28조에 따라 매년 동물실험윤리위원회가 제출한 보고서를 수렴해 자체적으로 실사 대상을 선정한 뒤 지도·감독하고 있다. 문제는 당국 규제와 감독의 실효성이다. 검역본부 내 동물실험윤리위원회 감사를 전담하는 인원은 3명에 불과하다. 이 같은 인력난 때문에 당국은 매년 481개 위원회 중 60개를 자체 선정해 2인 1조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당국이 동물실험윤리위원회에 취할 수 있는 조치도 ‘개선명령’과 ‘과태료’ 처분이 전부다. 윤리위원의 막대한 심사·승인 권한에 비해 이들에 대한 직접적 규제는 미흡한 실정이다.동물보호법에 적시된 윤리위원 규제 근거도 제26조 3항뿐이다. 제3항은 ‘윤리위원회 위원은 그 직무를 수행하면서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거나 도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윤리위원은 과태료 500만 원에 처하게 된다.동물실험을 진행 중인 연구원들 (사진=이데일리 DB)검역본부 관계자는 “실험윤리위원의 자격 요건이 미흡하거나 위촉된 위원에 대한 교육이 실시되지 않을 때 개선 명령을 공문으로 발송한다”며 “만일 3개월 이내 개선명령이 이행되지 않았을 시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농림식품부 관계자는 “동물복지 저해하는 정도의 동물실험이 진행되거나 적절하지 못한 윤리위원이 구성됐다면 개선명령 범위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는 “동물실험윤리위원회가 심사는 하는데 책임은 안 진다. 윤리위원들이 봉사직이기 때문에 범법사실이 드러나지 않는 이상 처벌되기 어렵다”며 “(동물보호법이) 동물보호보다 연구원의 아이디어 보호를 우선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동물실험윤리위원회가 연구원들의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행법상 윤리위는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이 3분의 1만 임명되기 때문에 ‘과반수’로 심사를 의결하는 구조에 영향을 끼치기 어렵다.◇거수기로 전락한 동물실험윤리위…개선책 마련돼야전문가들은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한편, 위원들에게 실질임금을 부여하고 책임규정을 강화해 ‘실질적인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허용 대구가톨릭대학교 산업보건학과 교수는 지난 2019년 국회서 진행된 ‘동물실험 정책의 현주소’ 토론회서 “동물실험윤리위원회는 기관장 직속 기구로서 법률적으로 독립적인 활동을 할 수 있으나 산하기관에 있는 경우 여러 이유로 독립성이 침해된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독립성 침해 사례로 △실험의 조속한 수행 요청 △실험 의뢰자들에 의한 윤리 측면 심사 간결성 요청 등을 꼽았다.허 교수는 “일정 수 이상 동물시험계획서를 심사하는 기관은 산하에 여러 윤리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 고려돼야 한다”며 동물실험을 진행하는 대학의 ‘단과대학별 위원회’ 설치 등을 제안했다. 4주 이상 실험이 지속되는 경우 실험 중간 실험동물원 자격증 소지자 등 전문인력이 최소 1회 추가 점검을 실시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정부의 감사 기능 강화와 이를 뒷받침 하는 법개정 필요성도 제기됐다.이형주 어웨어 대표는 “동물보호법에 ‘실험동물의 보호 및 복지’에 관한 조항을 신설해 실험동물 보호와 복지 개선을 위한 정부와 시험기관의 책무를 명시해야 한다”며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의 승인 후 점검 의무화, 정부 관리감독 기능 강화와 함께 민관 협력으로 전문성 있는 동물실험윤리위원 양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이귀향 생명과학연구윤리서재 대표는 “윤리위원으로 활동하고자 신청하는 이는 극히 제한적이다. 실험기관의 특성을 이해하는 정부 차원의 위원풀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며 “특히 위원회 활동 수당은 극히 제약적이고 심의비는 미비하다. 이 때문에 자발적 봉사활동으로 심사를 수행하는 이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김화빈 기자 2022.11.07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지난해 동물실험에 역대 최대치인 488만마리 실험동물이 동원된 가운데 실험의 윤리성을 엄격히 감독해야 할 당국은 매년 허술한 감사를 반복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검역본부는 전국에 설치된 481개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중 60개를 자체 선정해 관리·감독했다. 선정 기준은 공개하지 않았다.실험실 테스터인 토끼 ‘랄프’가 실험동물로 동원되며 자기 가족을 잃은 사실을 담담히 말하는 장면 (사진=영화 랄프를 구해줘)◇지난해 ‘최다 실험’…감독관은 3명뿐?당국은 지난 2008년 동물보호법을 개정하면서 국내 동물실험 실행기관에 ‘동물실험윤리위원회’를 필수로 설치하도록 했다. 국가·지자체, 연구기관, 대학교, 의료기관, 농약·사료관리법 관련 기관 등이 설치대상이다.동물실험윤리위원회는 △동물실험의 윤리적·과학적 타당성 심사 및 승인 △실험에 쓰인 동물 처리에 관한 평가 △동물실험시설 종사자 등에 대한 교육훈련 △동물실험 및 시행기관의 동물복지 수준을 확인한다.감독 부처인 농림축산식품 검역본부는 동물보호법 제28조에 따라 매년 동물실험윤리위원회가 제출한 보고서를 수렴해 자체적으로 실사 대상을 선정한 뒤 지도·감독하고 있다. 문제는 당국 규제와 감독의 실효성이다. 검역본부 내 동물실험윤리위원회 감사를 전담하는 인원은 3명에 불과하다. 이 같은 인력난 때문에 당국은 매년 481개 위원회 중 60개를 자체 선정해 2인 1조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당국이 동물실험윤리위원회에 취할 수 있는 조치도 ‘개선명령’과 ‘과태료’ 처분이 전부다. 윤리위원의 막대한 심사·승인 권한에 비해 이들에 대한 직접적 규제는 미흡한 실정이다.동물보호법에 적시된 윤리위원 규제 근거도 제26조 3항뿐이다. 제3항은 ‘윤리위원회 위원은 그 직무를 수행하면서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거나 도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윤리위원은 과태료 500만 원에 처하게 된다.동물실험을 진행 중인 연구원들 (사진=이데일리 DB)검역본부 관계자는 “실험윤리위원의 자격 요건이 미흡하거나 위촉된 위원에 대한 교육이 실시되지 않을 때 개선 명령을 공문으로 발송한다”며 “만일 3개월 이내 개선명령이 이행되지 않았을 시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농림식품부 관계자는 “동물복지 저해하는 정도의 동물실험이 진행되거나 적절하지 못한 윤리위원이 구성됐다면 개선명령 범위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는 “동물실험윤리위원회가 심사는 하는데 책임은 안 진다. 윤리위원들이 봉사직이기 때문에 범법사실이 드러나지 않는 이상 처벌되기 어렵다”며 “(동물보호법이) 동물보호보다 연구원의 아이디어 보호를 우선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동물실험윤리위원회가 연구원들의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행법상 윤리위는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이 3분의 1만 임명되기 때문에 ‘과반수’로 심사를 의결하는 구조에 영향을 끼치기 어렵다.◇거수기로 전락한 동물실험윤리위…개선책 마련돼야전문가들은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한편, 위원들에게 실질임금을 부여하고 책임규정을 강화해 ‘실질적인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허용 대구가톨릭대학교 산업보건학과 교수는 지난 2019년 국회서 진행된 ‘동물실험 정책의 현주소’ 토론회서 “동물실험윤리위원회는 기관장 직속 기구로서 법률적으로 독립적인 활동을 할 수 있으나 산하기관에 있는 경우 여러 이유로 독립성이 침해된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독립성 침해 사례로 △실험의 조속한 수행 요청 △실험 의뢰자들에 의한 윤리 측면 심사 간결성 요청 등을 꼽았다.허 교수는 “일정 수 이상 동물시험계획서를 심사하는 기관은 산하에 여러 윤리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 고려돼야 한다”며 동물실험을 진행하는 대학의 ‘단과대학별 위원회’ 설치 등을 제안했다. 4주 이상 실험이 지속되는 경우 실험 중간 실험동물원 자격증 소지자 등 전문인력이 최소 1회 추가 점검을 실시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정부의 감사 기능 강화와 이를 뒷받침 하는 법개정 필요성도 제기됐다.이형주 어웨어 대표는 “동물보호법에 ‘실험동물의 보호 및 복지’에 관한 조항을 신설해 실험동물 보호와 복지 개선을 위한 정부와 시험기관의 책무를 명시해야 한다”며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의 승인 후 점검 의무화, 정부 관리감독 기능 강화와 함께 민관 협력으로 전문성 있는 동물실험윤리위원 양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이귀향 생명과학연구윤리서재 대표는 “윤리위원으로 활동하고자 신청하는 이는 극히 제한적이다. 실험기관의 특성을 이해하는 정부 차원의 위원풀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며 “특히 위원회 활동 수당은 극히 제약적이고 심의비는 미비하다. 이 때문에 자발적 봉사활동으로 심사를 수행하는 이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 동물실험 1등인데 윤리 상실한 서울대 동물실험윤리위[헬프! 애니멀]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국립대 10곳에서 100만 마리 이상의 동물들이 동물실험에 이용됐다. 서울대는 가장 많은 동물실험을 진행했으나 서울대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의 심사는 ‘날림’ 그 자체였다.◇서울대의 무분별한 동물실험, 요식행위인 심사 과정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문정복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시흥갑)이 국내 주요 국립대 총 10곳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국립대에서 동물실험에 이용된 동물 수는 총 107만 2267마리로 확인됐다. 이는 2017년 수치에 비해 11만 8910마리가 증가한 것이다.서울대는 지난 5년간 총 1만 1167회의 동물실험을 위해 37만 2547마리를 이용했다. 2017년 서울대에서 동물실험을 위해 5만 7366마리를 사용했지만, 작년에는 9만 2077마리를 사용했다. 지난 5년간 3만 4711마리가 증가한 것이다.지난 5년간 서울대에선 △설치류(쥐) 37만 1563마리 △개 473마리 △토끼 280마리 △원숭이 131마리 △기타 포유류(돼지·소) 100마리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동물보호법 제26조에 따라 동물실험윤리위는 동물실험 내용과 연구 윤리(실험동물 감소 및 고통완화)를 심의하고 준수 여부를 지도·감독할 의무가 있다. 동물실험을 하는 모든 대학교는 동물실험윤리위를 설치해 자체 심의한다. 문제는 동물실험윤리위의 요식 행위에 가까운 심사 과정이다.(사진=문정복 의원실 제공)이데일리가 문정복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는 올해 동물실험윤리위 회의를 7번 개최해 2063건의 연구계획을 심사했다. 2020년에는 7차례 회의로 2433건을 심사했는데 이는 20초당 한 건을 심사한 셈이다.실험동물 수 증가 못지 않게 실험 당하는 동물들의 고통강도도 현저히 높아졌다. 실험 고통의 정도는 A에서 E까지 나뉘는데 E등급 실험은 마취제나 진통제 등을 사용하지 않아 실험동물에 극심한 고통과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지난 5년간 서울대서 행해진 설치류, 개, 고양이 등에 대한 동물실험에서 과반 이상의 연구가 D·E등급이었다. 이에 대해 서울대 측은 “D등급 이상의 연구는 삶의 질을 저해하는 각종 질병에 대한 연구”라며 “건강증진을 위한 유용한 근거와 기반이 되는 연구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복제견 ‘메이’ 학대 논란…사그라들자 입 닫은 서울대서울대 동물실험 과정에선 동물학대와 절차적 하자가 드러났다. 이른바 지난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이병천 서울대 수의학과팀에서 자행된 복제견 메이를 비롯한 실험견 수십마리 학대사건이다. 이 교수는 동물실험윤리위에 보고하지 않은 실험까지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지난 2019년 5월 11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출연한 한 전문가는 구조된 복제견 메이의 상태를 학대라고 규정했다 (사진=SBS)메이는 인천국제공항에서 5년간 검역 탐지견으로 활동하다 은퇴한 국가 사역 동물로, 이 교수 연구팀이 2018년 3월 복제견 실험을 위해 연구실로 데려왔으나 폐사했다.이를 놓고 동물단체 등으로부터 학대 지적이 쏟아졌고, 이 교수 연구팀원이던 서울대 수의생물자원연구동 사육사 A씨는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불법 동물실험 및 연구비 유용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교수도 최근 서울대 교원징계위원회로부터 파면이 결정됐다.논란이 일면서 지난 2019년 4월 서울대 동물실험윤리위는 자체적으로 조사위원회를 꾸려 이 교수팀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조사위는 “동물실험계획서에 포함되지 않은 실험이 이뤄졌고 해당 복제견 실험 반입은 동물실험윤리위원회에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관리·감독의 허점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조사위는 “복제견 관리를 전적으로 사육관리사의 ‘보고’에만 의존하고 실제 개체 확인이나 적극적인 조치는 없었다”며 “건강 악화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수의학적 조치를 하지 않아 폐사에 이르게 한 점에서 연구자의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대 연구운영위원회에 검토 및 처분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그러나 메이 학대 사건 이후 서울대가 마련한 재발방지책은 유명무실했다. 서울대는 학내 모든 동물실험시설을 연2회 정기점검하고,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윤리교육을 월 1회 진행했다. 동물실험계획서 작성법도 분기별 1회 이상 교육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 이외에 윤리위원들에게 책임을 부과하는 조치는 없었다.날림 심사 개선을 위한 노력도 부족했다. 서울대 동물실험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15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외부위원은 5명이다. 현행법상 동물실험윤리위원회는 외부위원 1명이 반드시 참여한 상태서 과반 이상의 참석으로 회의를 연다. 연구계획은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만 승인된다. 5명의 외부위원들이 동물실험 승인 가부에 영향을 끼치기 어려운 구조다. 문정복 의원은 “우리나라 국립대학교 중 서울대는 가장 많은 동물실험을 하고 있지만, 동물실험윤리위원회는 절차적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다”며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과 요구가 높아져가는 상황에서 서울대는 동물실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서라도 더 엄격한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화빈 기자 2022.11.02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국립대 10곳에서 100만 마리 이상의 동물들이 동물실험에 이용됐다. 서울대는 가장 많은 동물실험을 진행했으나 서울대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의 심사는 ‘날림’ 그 자체였다.◇서울대의 무분별한 동물실험, 요식행위인 심사 과정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문정복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시흥갑)이 국내 주요 국립대 총 10곳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국립대에서 동물실험에 이용된 동물 수는 총 107만 2267마리로 확인됐다. 이는 2017년 수치에 비해 11만 8910마리가 증가한 것이다.서울대는 지난 5년간 총 1만 1167회의 동물실험을 위해 37만 2547마리를 이용했다. 2017년 서울대에서 동물실험을 위해 5만 7366마리를 사용했지만, 작년에는 9만 2077마리를 사용했다. 지난 5년간 3만 4711마리가 증가한 것이다.지난 5년간 서울대에선 △설치류(쥐) 37만 1563마리 △개 473마리 △토끼 280마리 △원숭이 131마리 △기타 포유류(돼지·소) 100마리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동물보호법 제26조에 따라 동물실험윤리위는 동물실험 내용과 연구 윤리(실험동물 감소 및 고통완화)를 심의하고 준수 여부를 지도·감독할 의무가 있다. 동물실험을 하는 모든 대학교는 동물실험윤리위를 설치해 자체 심의한다. 문제는 동물실험윤리위의 요식 행위에 가까운 심사 과정이다.(사진=문정복 의원실 제공)이데일리가 문정복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는 올해 동물실험윤리위 회의를 7번 개최해 2063건의 연구계획을 심사했다. 2020년에는 7차례 회의로 2433건을 심사했는데 이는 20초당 한 건을 심사한 셈이다.실험동물 수 증가 못지 않게 실험 당하는 동물들의 고통강도도 현저히 높아졌다. 실험 고통의 정도는 A에서 E까지 나뉘는데 E등급 실험은 마취제나 진통제 등을 사용하지 않아 실험동물에 극심한 고통과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지난 5년간 서울대서 행해진 설치류, 개, 고양이 등에 대한 동물실험에서 과반 이상의 연구가 D·E등급이었다. 이에 대해 서울대 측은 “D등급 이상의 연구는 삶의 질을 저해하는 각종 질병에 대한 연구”라며 “건강증진을 위한 유용한 근거와 기반이 되는 연구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복제견 ‘메이’ 학대 논란…사그라들자 입 닫은 서울대서울대 동물실험 과정에선 동물학대와 절차적 하자가 드러났다. 이른바 지난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이병천 서울대 수의학과팀에서 자행된 복제견 메이를 비롯한 실험견 수십마리 학대사건이다. 이 교수는 동물실험윤리위에 보고하지 않은 실험까지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지난 2019년 5월 11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출연한 한 전문가는 구조된 복제견 메이의 상태를 학대라고 규정했다 (사진=SBS)메이는 인천국제공항에서 5년간 검역 탐지견으로 활동하다 은퇴한 국가 사역 동물로, 이 교수 연구팀이 2018년 3월 복제견 실험을 위해 연구실로 데려왔으나 폐사했다.이를 놓고 동물단체 등으로부터 학대 지적이 쏟아졌고, 이 교수 연구팀원이던 서울대 수의생물자원연구동 사육사 A씨는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불법 동물실험 및 연구비 유용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교수도 최근 서울대 교원징계위원회로부터 파면이 결정됐다.논란이 일면서 지난 2019년 4월 서울대 동물실험윤리위는 자체적으로 조사위원회를 꾸려 이 교수팀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조사위는 “동물실험계획서에 포함되지 않은 실험이 이뤄졌고 해당 복제견 실험 반입은 동물실험윤리위원회에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관리·감독의 허점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조사위는 “복제견 관리를 전적으로 사육관리사의 ‘보고’에만 의존하고 실제 개체 확인이나 적극적인 조치는 없었다”며 “건강 악화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수의학적 조치를 하지 않아 폐사에 이르게 한 점에서 연구자의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대 연구운영위원회에 검토 및 처분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그러나 메이 학대 사건 이후 서울대가 마련한 재발방지책은 유명무실했다. 서울대는 학내 모든 동물실험시설을 연2회 정기점검하고,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윤리교육을 월 1회 진행했다. 동물실험계획서 작성법도 분기별 1회 이상 교육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 이외에 윤리위원들에게 책임을 부과하는 조치는 없었다.날림 심사 개선을 위한 노력도 부족했다. 서울대 동물실험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15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외부위원은 5명이다. 현행법상 동물실험윤리위원회는 외부위원 1명이 반드시 참여한 상태서 과반 이상의 참석으로 회의를 연다. 연구계획은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만 승인된다. 5명의 외부위원들이 동물실험 승인 가부에 영향을 끼치기 어려운 구조다. 문정복 의원은 “우리나라 국립대학교 중 서울대는 가장 많은 동물실험을 하고 있지만, 동물실험윤리위원회는 절차적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다”며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과 요구가 높아져가는 상황에서 서울대는 동물실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서라도 더 엄격한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 멸종위기 상어 사체 전시한 이마트, 불법 아냐 왜?[헬프! 애니멀]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2022년 7월 30일 이마트 용산점이 수산물 코너에 죽은 상어를 전시해 ‘포토존’을 만들었다가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용산점은 해당 이벤트를 철수한 뒤 고객 사과문을 게재했다.◇멸종위기종을 ‘마케팅’으로 활용한 이마트 용산점전시된 상어는 무역거래가 금지된 멸종위기 동·식물 국제협약(CITES) 2급인 ‘백상아리’였다. 백상아리는 국제거래를 엄격하게 규제하지 않을 시 멸종위기에 처할 수 있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취약(VU)종이다. 다만, 용산점에 전시된 백상아리는 국내 해안서 포획된 개체로 법적 제재를 받지 않았다. 한국에선 백상아리 포획이 가능해서다.이마트 용산점에서 멸종위기종 2급인 백상아리가 전시된 모습 (사진=SNS 갈무리)백상아리를 전시했다가 논란이 일자 이마트 용산점은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수산 매장 내에서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이색 어종인 상어를 전시하고 포토존을 운영했다”며 “매장 운영에 있어 고객들의 정서를 헤아리지 못해 사죄드린다. 앞으로 고객의 생각을 더 살피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마트는 멸종위기종 2급 동물을 자사 ‘마케팅’에 활용한 데 대해선 언급이나 사과가 없었다. 무분별한 이용이었다는 비판도 나온다.환경운동연합은 지난 8월 1일 논평에서 “불법이 아니더라도 윤리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은 사회의 보편적 상식을 벗어난 비윤리적 행위”라며 “정부 기관은 국제적 기준으로 보호할 생물이 ‘보호종’으로 지정되지 않았다고 해서 시민 상식에 벗어난 행위에 면죄부를 주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전세계 멸종위기종인데 한국선 보호 못한다?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현재 상어종의 3분의 1이 멸종위기에 처했다. 50년 전보다 개체 수는 71% 줄었다. 이들은 샥스핀 등을 위한 포획·남획으로 연간 약 1억 마리의 상어 개체수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샥스핀 조업은 살아 있는 상어를 잡아 지느러미만 자른 후 상어를 바다에 던져 죽인다. 내던져진 상어는 천천히 바닷속에서 고통을 느끼며 질식해 죽는다. 지난 2019년 캐나다는 자국 해역에서 샥스핀 목적의 상어 도살 및 샥스핀 수출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한국에선 서울 기준 올해 13개 호텔서 샥스핀 요리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환경운동연합)한국은 1993년 7월 9일 CITES에 가입했다. 환경부는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와 제16조에 기반해 CITES 규제를 총괄한다. CITES는 크게 1·2·3 부속서(등급)로 나뉜다. 1급은 상업적 국제거래가 전면 금지된 것으로 오직 학술·연구 목적의 거래만 가능하다. 2급은 상업적 국제거래가 가능하나 규제가 없을 시 멸종될 위험이 매우 높은 개체군이 포함된다. 3급은 2급에 비해 더 완화된 규제 적용이 가능한 개체군이다. 문제는 국제적으로 심각한 멸종위기종인 생물이 국내서 보호종으로 지정되지 않을 때다. 앞서 언급한 백상아리는 멸종위기종 2급이지만, 국내선 포획이 가능하다. 엄연히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종이 국내 현행법상 ‘보호종’에 속하지 않거나 ‘국제거래’로 반입되지 않았다면 합법인 것이다. 멸종위기에 처한 상어 개체를 파악하고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 관리·보호하는 것은 해양수산부 소관이다.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부칙 제10조에 따르면, 해양수산부장관은 개체 수가 현저하게 감소돼 멸종위기에 처한 해양동·식물을 멸종위기야생동·식물로 지정해 줄 것을 환경부장관에게 요청할 수 있다. 또한 해수부는 동법에 의거해 보호가치가 높은 종을 ‘해양보호생물’로 자체 지정할 수 있다. 2016년 발표된 ‘한국 연근해 상어류 분포 및 IUCN과 CITES에 등록된 상어류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 상어 중 CITES에 등재되어 있는 상어는 홍살귀상어, 귀상어, 돌묵상어, 고래상어, 백상아리이며 모두 2급에 해당한다. 그러나 해수부는 고래상어와 홍살귀상어만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했다.◇“관련 기관서 추천 받아” 해양보호생물 지정하는 해수부해수부는 관련 분야별 학회에 추천을 받아 평가위원회를 구성,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해양보호생물종을 지정한다. 해수부는 작년에 2번 올해 1번 평가위를 구성했다. 그러나 해수부 차원에서 해양 멸종위기종 동·식물 모니터링은 실시하지 않고 있다.해수부 관계자는 해양생물보호종 지정에 대해 “관련 기관에서 ‘지정할 필요가 있겠다’는 추천을 받아 지정하는 것이며 (회의 횟수 등을 지정한) 의무적 규정은 없다”며 “CITES종에 대한 모니터링은 별도로 없지만, 국내서 서식하는 해양생물 전반에 대한 해양생태계종합조사를 매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용기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해수부가 해양보호생물지정을 위원회 뜻대로 하는 것이다. 책임을 방기한 것”이라며 “해수부가 국제적 수준에 맞춰 해양보호생물을 지정해야 함에도 어민들의 눈치를 보고 있다. 상어는 혼획이 비일비재해 수협이나 위판장에서 상어를 따로 모아놓은 곳이 있을 정도다. 다른 선진국에선 혼획된 CITES종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게 두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고 비판했다.그러면서 “한국은 다른 나라의 사례와 비교할 때 CITES종의 현행법상 보호종 지정률이 현저히 낮다”며 “심각한 생물 멸종 현황 대비 우리 법령 수준은 현저히 떨어진다. 빠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일례로 미국에선 1973년 공포된 멸종위기종보호법(ESA)에 의해 1600종 이상이 보호받고 있다. 호주 디킨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혹등고래는 1979년 800마리에 불과했으나 2005년에는 1만 마리 이상으로 증가했다. 바다사자도 1990년부터 매년 6%씩 증가해 2013년에는 6만 마리에 달했다. 반면 한국은 환경부서 지정한 267종의 멸종위기 야생생물과 해수부에서 지정한 88종의 해양보호생물만을 보호 중이다.해수부가 멸종위기종 보호에도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해수부가 지정한 해양보호생물들이 최근 6년간 5252건 폐사했다. 해수부는 해조류·어류 등을 제외하고 어민들이 폐사 신고한 포유류 18종과 파충류 5종을 집계해 이같이 밝혔다. 특히 전세계 멸종위기종이자 해양보호생물종인 상괭이는 혼획으로 폐사한 비율이 65%에 달했다. 상괭이의 폐사는 전체 건수 대비 약 96%나 된다. 해수부는 국립수산과학원 등과 혼획 저감장치를 연구를 개발 중이나 어민들이 어획량 감소를 이유로 사용을 꺼리면서 보급률은 38%에 그쳤다.
    김화빈 기자 2022.10.24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2022년 7월 30일 이마트 용산점이 수산물 코너에 죽은 상어를 전시해 ‘포토존’을 만들었다가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용산점은 해당 이벤트를 철수한 뒤 고객 사과문을 게재했다.◇멸종위기종을 ‘마케팅’으로 활용한 이마트 용산점전시된 상어는 무역거래가 금지된 멸종위기 동·식물 국제협약(CITES) 2급인 ‘백상아리’였다. 백상아리는 국제거래를 엄격하게 규제하지 않을 시 멸종위기에 처할 수 있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취약(VU)종이다. 다만, 용산점에 전시된 백상아리는 국내 해안서 포획된 개체로 법적 제재를 받지 않았다. 한국에선 백상아리 포획이 가능해서다.이마트 용산점에서 멸종위기종 2급인 백상아리가 전시된 모습 (사진=SNS 갈무리)백상아리를 전시했다가 논란이 일자 이마트 용산점은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수산 매장 내에서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이색 어종인 상어를 전시하고 포토존을 운영했다”며 “매장 운영에 있어 고객들의 정서를 헤아리지 못해 사죄드린다. 앞으로 고객의 생각을 더 살피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마트는 멸종위기종 2급 동물을 자사 ‘마케팅’에 활용한 데 대해선 언급이나 사과가 없었다. 무분별한 이용이었다는 비판도 나온다.환경운동연합은 지난 8월 1일 논평에서 “불법이 아니더라도 윤리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은 사회의 보편적 상식을 벗어난 비윤리적 행위”라며 “정부 기관은 국제적 기준으로 보호할 생물이 ‘보호종’으로 지정되지 않았다고 해서 시민 상식에 벗어난 행위에 면죄부를 주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전세계 멸종위기종인데 한국선 보호 못한다?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현재 상어종의 3분의 1이 멸종위기에 처했다. 50년 전보다 개체 수는 71% 줄었다. 이들은 샥스핀 등을 위한 포획·남획으로 연간 약 1억 마리의 상어 개체수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샥스핀 조업은 살아 있는 상어를 잡아 지느러미만 자른 후 상어를 바다에 던져 죽인다. 내던져진 상어는 천천히 바닷속에서 고통을 느끼며 질식해 죽는다. 지난 2019년 캐나다는 자국 해역에서 샥스핀 목적의 상어 도살 및 샥스핀 수출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한국에선 서울 기준 올해 13개 호텔서 샥스핀 요리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환경운동연합)한국은 1993년 7월 9일 CITES에 가입했다. 환경부는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와 제16조에 기반해 CITES 규제를 총괄한다. CITES는 크게 1·2·3 부속서(등급)로 나뉜다. 1급은 상업적 국제거래가 전면 금지된 것으로 오직 학술·연구 목적의 거래만 가능하다. 2급은 상업적 국제거래가 가능하나 규제가 없을 시 멸종될 위험이 매우 높은 개체군이 포함된다. 3급은 2급에 비해 더 완화된 규제 적용이 가능한 개체군이다. 문제는 국제적으로 심각한 멸종위기종인 생물이 국내서 보호종으로 지정되지 않을 때다. 앞서 언급한 백상아리는 멸종위기종 2급이지만, 국내선 포획이 가능하다. 엄연히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종이 국내 현행법상 ‘보호종’에 속하지 않거나 ‘국제거래’로 반입되지 않았다면 합법인 것이다. 멸종위기에 처한 상어 개체를 파악하고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 관리·보호하는 것은 해양수산부 소관이다.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부칙 제10조에 따르면, 해양수산부장관은 개체 수가 현저하게 감소돼 멸종위기에 처한 해양동·식물을 멸종위기야생동·식물로 지정해 줄 것을 환경부장관에게 요청할 수 있다. 또한 해수부는 동법에 의거해 보호가치가 높은 종을 ‘해양보호생물’로 자체 지정할 수 있다. 2016년 발표된 ‘한국 연근해 상어류 분포 및 IUCN과 CITES에 등록된 상어류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 상어 중 CITES에 등재되어 있는 상어는 홍살귀상어, 귀상어, 돌묵상어, 고래상어, 백상아리이며 모두 2급에 해당한다. 그러나 해수부는 고래상어와 홍살귀상어만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했다.◇“관련 기관서 추천 받아” 해양보호생물 지정하는 해수부해수부는 관련 분야별 학회에 추천을 받아 평가위원회를 구성,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해양보호생물종을 지정한다. 해수부는 작년에 2번 올해 1번 평가위를 구성했다. 그러나 해수부 차원에서 해양 멸종위기종 동·식물 모니터링은 실시하지 않고 있다.해수부 관계자는 해양생물보호종 지정에 대해 “관련 기관에서 ‘지정할 필요가 있겠다’는 추천을 받아 지정하는 것이며 (회의 횟수 등을 지정한) 의무적 규정은 없다”며 “CITES종에 대한 모니터링은 별도로 없지만, 국내서 서식하는 해양생물 전반에 대한 해양생태계종합조사를 매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용기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해수부가 해양보호생물지정을 위원회 뜻대로 하는 것이다. 책임을 방기한 것”이라며 “해수부가 국제적 수준에 맞춰 해양보호생물을 지정해야 함에도 어민들의 눈치를 보고 있다. 상어는 혼획이 비일비재해 수협이나 위판장에서 상어를 따로 모아놓은 곳이 있을 정도다. 다른 선진국에선 혼획된 CITES종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게 두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고 비판했다.그러면서 “한국은 다른 나라의 사례와 비교할 때 CITES종의 현행법상 보호종 지정률이 현저히 낮다”며 “심각한 생물 멸종 현황 대비 우리 법령 수준은 현저히 떨어진다. 빠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일례로 미국에선 1973년 공포된 멸종위기종보호법(ESA)에 의해 1600종 이상이 보호받고 있다. 호주 디킨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혹등고래는 1979년 800마리에 불과했으나 2005년에는 1만 마리 이상으로 증가했다. 바다사자도 1990년부터 매년 6%씩 증가해 2013년에는 6만 마리에 달했다. 반면 한국은 환경부서 지정한 267종의 멸종위기 야생생물과 해수부에서 지정한 88종의 해양보호생물만을 보호 중이다.해수부가 멸종위기종 보호에도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해수부가 지정한 해양보호생물들이 최근 6년간 5252건 폐사했다. 해수부는 해조류·어류 등을 제외하고 어민들이 폐사 신고한 포유류 18종과 파충류 5종을 집계해 이같이 밝혔다. 특히 전세계 멸종위기종이자 해양보호생물종인 상괭이는 혼획으로 폐사한 비율이 65%에 달했다. 상괭이의 폐사는 전체 건수 대비 약 96%나 된다. 해수부는 국립수산과학원 등과 혼획 저감장치를 연구를 개발 중이나 어민들이 어획량 감소를 이유로 사용을 꺼리면서 보급률은 38%에 그쳤다.
  • 78억마리 꿀벌 떼죽음 ‘농약’ 원인 아니라는 농진청[헬프! 애니멀]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꿀벌은 곤충이자 축산법과 가축전염예방법에서 규정하는 가축이다. 꿀벌은 1kg의 벌꿀을 생산하기 위해 약 400만 송이의 꽃을 거친다. 이동 거리만 지구 4바퀴(140만km)에 달한다. 꿀 채집 과정에서 꿀벌의 몸에 붙었던 꽃가루가 다른 꽃으로 옮겨진다.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작물 100종 가운데 75종이 꿀벌의 수분으로 생산된다.꿀벌은 분당 약 1만회 이상의 날갯짓을 한다. 그런데 올봄 ‘윙윙’ 소리를 내며 꿀을 채집할 꿀벌들이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지난 겨울에만 78억마리의 꿀벌이 폐사했다. 폐사 원인 중 하나로 꿀벌의 행동·발달·생리적 장애를 야기하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가 꼽히고 있다. 서구에선 퇴출 중인 살충제가 국내에선 ‘광범위한 지역과 개화기에 한해’ 살포를 주의하라는 안전사용기준으로 관리되고 있다.◇지구 살림꾼 꿀벌의 실종 왜?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월동 중인 꿀벌이 실종됐다. 전체 양봉농가 2만4044가구 중 4295가구의 벌통에서 꿀벌이 증발했다. 1232만군 중 40만군이 피해를 입었다. 당국은 실종된 꿀벌이 60억~78억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내다봤다.양봉업계는 발칵 뒤집혔다. 여러 벌집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군집 붕괴 현상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군집붕괴현상이란 꿀과 꽃가루를 채집하러 간 일벌들이 모종의 이유로 돌아오지 못하면서 여왕벌과 애벌레가 집단 폐사하는 것이다. 국내에선 여왕벌조차 없어진 벌집이 다수 발견되기도 했다.(사진=이미지투데이·그래픽=김영환 기자)농촌진흥청은 사단법인 한국양봉협회와 함께 양농 농가 99곳을 대상으로 ‘월동 꿀벌 피해’ 민관합동조사를 진행했다. 농촌진흥청은 꿀벌 폐사와 관련, “꿀벌 응애류, 말벌류에 의한 폐사와 이상기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거의 대부분 피해 봉군에서 응애가 관찰됐고, 일부 농가의 경우 꿀벌응애류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할 목적으로 여러 약제를 3배 이상 과도하게 사용해 월동 전 꿀벌 발육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농진청이 언급한 약제는 꿀벌에 기생하면서 체액을 빨아먹는 진드기 꿀벌응애 살충제다.그러나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8월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나라에선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지목된 꿀벌 떼죽음의 원인은 꿀벌의 산란과 행동을 교란하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라고 지적했다.◇ 서구선 퇴출 중인데 한국선 남용1985년 다국적 제약회사 ‘바이엘’이 개발한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살충제는 니코틴계 신경 자극성 살충제로 곤충의 신경계를 교란해 죽게 한다. 네오니코티노이드 살충제는 곤충에 치명적인 것과 달리 사람과 가축에 비교적 덜 영향을 줘 널리 사용돼 왔다.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는 “네오니코티노이드 살충제가 꿀벌과 다른 유익한 곤충에게 대규모 부정적 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는 증거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은 꿀벌 보호를 위해 2018년 말부터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3종의 실외 사용을 금지했다. 올해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도 해당 계열 살충제 57종의 사용을 금지했다. 올해 6월 16일 미국 환경 보호국(EPA)은 생물학적 조사 결과 네오니코티노이계 살충제가 멸종위기종 동식물 약 4분의 3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밝혔다.최근 3년간 드론으로 살충제를 뿌린 지역과 피해를 입은 꿀벌 농가의 분포도가 일치한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서구권에선 사용이 금지·제약된 살충제가 한국에선 어떻게 쓰일까? 사단법인 한국작물보호협회의 ‘농약연보’에 따르면, 2021년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농약 국내 판매량은 1426억 원으로 전체 살충제 판매량의 22.7%에 달했다.서울환경연합이 지난 7월 21일 발간한 ‘서울 공원·가로수·궁궐 일대 고독성 농약 남용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는 서울 자치구 평균 267kg이 쓰였다. 강동구는 1677kg를 사용했다. 그 뒤를 송파구(643kg), 강서구(412kg)가 이었다. 서울서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살포량은 전체 농약 살포량의 약 22.4%에 달했다. 성분표기 자체에서 ‘꿀벌 독성이 강함’으로 표기된 농약들은 서울시 전체 살충제 사용량의 82.5%에 달했다. 해당 제품들은 인축독성이 낮았지만, 곤충과 해양생물에 악영향을 끼쳤다. 강동구(3375kg), 송파구(2351kg), 양천구(1821kg), 강남구(1772kg) 순으로 남용됐다.◇“살충제 때문 아니다” 농촌진흥청, 연구는 전무2023년 농촌진흥청 예산은 올해보다 632억 원 증가한 1조 2525억 원으로 확대 편성됐다. △꿀벌 강건성 연구(15억 원) △꿀벌자원 육성품종 증식장 구축(36억 원) 등이 신규 편성됐다. 그러나 농진청은 현재로선 내년에도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가 꿀벌 등 곤충 폐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중간 R&D 계획 리스트에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연구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농진청은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가 꿀벌 폐사와 직접적 인과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최용수 국립농업과학원 양봉생태과 연구관은 지난 6월 13일 ‘KTV 국민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4종 농약에 대해선 꽃이 질 때까지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면서도 “해당 살충제와 꿀벌 피해의 연관성 조사에서 직접적 상관관계가 확인되지 못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최진우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전문위원은 “농진청 스스로 농약과 꿀벌 폐사 간의 인과관계를 규명할 연구를 진행하지 않고 상관관계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이흥식 농림축산검역본부 연구관은 5월 20일 ‘꿀벌과 야생벌을 지키기 위한 시민운동 모색 토론회’ 기조발표에서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가 직접·잔류 접촉, 꽃가루와 꿀의 오염, 벌집 오염, 물 오염을 야기한다고 비판했다.농진청 관계자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 규제에 대해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농약평가를 진행했다. 꿀벌에 유해성이 높은 농약은 신규 품목을 등록하지 않고 있다”며 “꿀벌에 대한 독성 정도에 따라 주의사항을 구분해 ‘꿀벌이 있을 시 살포하지 마십시오’ 등 주의사항 문구를 라벨에 표기하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화빈 기자 2022.10.17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꿀벌은 곤충이자 축산법과 가축전염예방법에서 규정하는 가축이다. 꿀벌은 1kg의 벌꿀을 생산하기 위해 약 400만 송이의 꽃을 거친다. 이동 거리만 지구 4바퀴(140만km)에 달한다. 꿀 채집 과정에서 꿀벌의 몸에 붙었던 꽃가루가 다른 꽃으로 옮겨진다.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작물 100종 가운데 75종이 꿀벌의 수분으로 생산된다.꿀벌은 분당 약 1만회 이상의 날갯짓을 한다. 그런데 올봄 ‘윙윙’ 소리를 내며 꿀을 채집할 꿀벌들이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지난 겨울에만 78억마리의 꿀벌이 폐사했다. 폐사 원인 중 하나로 꿀벌의 행동·발달·생리적 장애를 야기하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가 꼽히고 있다. 서구에선 퇴출 중인 살충제가 국내에선 ‘광범위한 지역과 개화기에 한해’ 살포를 주의하라는 안전사용기준으로 관리되고 있다.◇지구 살림꾼 꿀벌의 실종 왜?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월동 중인 꿀벌이 실종됐다. 전체 양봉농가 2만4044가구 중 4295가구의 벌통에서 꿀벌이 증발했다. 1232만군 중 40만군이 피해를 입었다. 당국은 실종된 꿀벌이 60억~78억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내다봤다.양봉업계는 발칵 뒤집혔다. 여러 벌집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군집 붕괴 현상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군집붕괴현상이란 꿀과 꽃가루를 채집하러 간 일벌들이 모종의 이유로 돌아오지 못하면서 여왕벌과 애벌레가 집단 폐사하는 것이다. 국내에선 여왕벌조차 없어진 벌집이 다수 발견되기도 했다.(사진=이미지투데이·그래픽=김영환 기자)농촌진흥청은 사단법인 한국양봉협회와 함께 양농 농가 99곳을 대상으로 ‘월동 꿀벌 피해’ 민관합동조사를 진행했다. 농촌진흥청은 꿀벌 폐사와 관련, “꿀벌 응애류, 말벌류에 의한 폐사와 이상기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거의 대부분 피해 봉군에서 응애가 관찰됐고, 일부 농가의 경우 꿀벌응애류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할 목적으로 여러 약제를 3배 이상 과도하게 사용해 월동 전 꿀벌 발육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농진청이 언급한 약제는 꿀벌에 기생하면서 체액을 빨아먹는 진드기 꿀벌응애 살충제다.그러나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8월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나라에선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지목된 꿀벌 떼죽음의 원인은 꿀벌의 산란과 행동을 교란하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라고 지적했다.◇ 서구선 퇴출 중인데 한국선 남용1985년 다국적 제약회사 ‘바이엘’이 개발한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살충제는 니코틴계 신경 자극성 살충제로 곤충의 신경계를 교란해 죽게 한다. 네오니코티노이드 살충제는 곤충에 치명적인 것과 달리 사람과 가축에 비교적 덜 영향을 줘 널리 사용돼 왔다.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는 “네오니코티노이드 살충제가 꿀벌과 다른 유익한 곤충에게 대규모 부정적 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는 증거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은 꿀벌 보호를 위해 2018년 말부터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3종의 실외 사용을 금지했다. 올해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도 해당 계열 살충제 57종의 사용을 금지했다. 올해 6월 16일 미국 환경 보호국(EPA)은 생물학적 조사 결과 네오니코티노이계 살충제가 멸종위기종 동식물 약 4분의 3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밝혔다.최근 3년간 드론으로 살충제를 뿌린 지역과 피해를 입은 꿀벌 농가의 분포도가 일치한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서구권에선 사용이 금지·제약된 살충제가 한국에선 어떻게 쓰일까? 사단법인 한국작물보호협회의 ‘농약연보’에 따르면, 2021년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농약 국내 판매량은 1426억 원으로 전체 살충제 판매량의 22.7%에 달했다.서울환경연합이 지난 7월 21일 발간한 ‘서울 공원·가로수·궁궐 일대 고독성 농약 남용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는 서울 자치구 평균 267kg이 쓰였다. 강동구는 1677kg를 사용했다. 그 뒤를 송파구(643kg), 강서구(412kg)가 이었다. 서울서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살포량은 전체 농약 살포량의 약 22.4%에 달했다. 성분표기 자체에서 ‘꿀벌 독성이 강함’으로 표기된 농약들은 서울시 전체 살충제 사용량의 82.5%에 달했다. 해당 제품들은 인축독성이 낮았지만, 곤충과 해양생물에 악영향을 끼쳤다. 강동구(3375kg), 송파구(2351kg), 양천구(1821kg), 강남구(1772kg) 순으로 남용됐다.◇“살충제 때문 아니다” 농촌진흥청, 연구는 전무2023년 농촌진흥청 예산은 올해보다 632억 원 증가한 1조 2525억 원으로 확대 편성됐다. △꿀벌 강건성 연구(15억 원) △꿀벌자원 육성품종 증식장 구축(36억 원) 등이 신규 편성됐다. 그러나 농진청은 현재로선 내년에도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가 꿀벌 등 곤충 폐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중간 R&D 계획 리스트에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연구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농진청은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가 꿀벌 폐사와 직접적 인과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최용수 국립농업과학원 양봉생태과 연구관은 지난 6월 13일 ‘KTV 국민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4종 농약에 대해선 꽃이 질 때까지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면서도 “해당 살충제와 꿀벌 피해의 연관성 조사에서 직접적 상관관계가 확인되지 못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최진우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전문위원은 “농진청 스스로 농약과 꿀벌 폐사 간의 인과관계를 규명할 연구를 진행하지 않고 상관관계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이흥식 농림축산검역본부 연구관은 5월 20일 ‘꿀벌과 야생벌을 지키기 위한 시민운동 모색 토론회’ 기조발표에서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가 직접·잔류 접촉, 꽃가루와 꿀의 오염, 벌집 오염, 물 오염을 야기한다고 비판했다.농진청 관계자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 규제에 대해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농약평가를 진행했다. 꿀벌에 유해성이 높은 농약은 신규 품목을 등록하지 않고 있다”며 “꿀벌에 대한 독성 정도에 따라 주의사항을 구분해 ‘꿀벌이 있을 시 살포하지 마십시오’ 등 주의사항 문구를 라벨에 표기하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韓 반달가슴곰은 왜 미국에 가야했나[헬프! 애니멀]
    생추어리는 동물원·축산공장·실험실과 달리 동물이 평생 가능한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보호공간이다. 해외에는 약 150곳 정도의 생추어리가 있다. 국내에선 시민후원으로 운영되는 생추어리가 이제 막 생기는 추세다. 이데일리는 ‘헬프! 애니멀’을 통해 국내 생추어리 의의와 운영 과정을 상하편으로 나눠 조명한다. <편집자주>[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생추어리는 멸종·밀렵 위기에 놓인 ‘야생동물’을 구조하는 곳과 소, 양, 돼지 등 ‘축산동물’을 보호하는 곳으로 나뉜다. 야생동물 생추어리는 강원도 동해 농장에서 사육되던 22마리의 반달가슴곰(국제적 멸종위기종)이 이송된 미국의 ‘TWAS’(The Wild Animal Sanctuary)가 대표적이다.TWAS 계류장에서 생추어리로 한 발을 뗀 사육곰이었던 반달가슴곰 (사진=동물자유연대)TWAS는 1980년대부터 불법 사육농가, 서커스단, 동물원 등에서 야생동물들을 구조해왔다. 각국에서 구조된 곰, 사자, 표범, 퓨마, 늑대 등은 광활한 미국의 대자연을 누리며 제 모습대로 살아간다. TWAS는 콜로라도주 덴버시 외에도 콜로라도주 스프링필드시와 텍사스주 보이드시에 생추어리를 운영 중이다. 세 곳의 생추어리의 부지 면적만 4253ha(약 1200만 평)에 달한다.◇사육곰 품어준 美 생추어리…한국과 무엇이 달랐나국내서 웅담 등 곰의 신체 부위를 먹기 위해 사육됐던 반달가슴곰은 현재 300여마리가 남아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곰 사육 전면종식을 선언하며 전남 구례군·충남 서천군에 곰 생추어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2025년까지 사육곰 보호·관리 기반을 조성하고 2026년부터 몰수한 곰을 생추어리로 이송해 보호할 계획이다. 생추어리 설립에 필요한 예산도 국회를 통과한 상태다.생태적 습성이 존중 받는 생추어리에서 편히 앉아 쉬는 곰 (사진= 녹색연합)그러나 전남 구례 생추어리는 49마리, 충남 서천 생추어리는 최대 70~80마리만 수용할 수 있다. 남은 개체에 대한 구제방안은 현재로선 없다. 동해 사육곰들을 구조한 동물자유연대가 TWAS 이주를 선택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사육곰들은 당장 뜬장을 탈출할 수 없었다. 동물단체에서 보호하는 많은 곰들이 여전히 뜬장이나 임시 방사장을 오가며 살고 있다.TWAS를 방문했던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정책팀장은 국내외 생추어리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점으로 압도적 규모와 막강한 시민후원금,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꼽았다. 채 팀장은 TWAS가 후원금은 물론 토지기부도 받는다고 덧붙였다.베트남에는 호주 야생동물보호단체 프리더베어스(Free the Bears)가 운영하는 ‘깟 띠엔 국립공원 생추어리’와 국제 동물보호단체 애니멀스아시아(Animals Asia Foundation)가 운영하는 ‘탐 다오 국립공원 생추어리’가 있다. 탐다오 생추어리는 2007년 3마리의 사육곰 구조를 시작으로 현재 180여마리를 보호하고 있다. 애니멀스아시아가 베트남에서 운영 중인 탐다오 생추어리의 환경 (사진=곰 보금자리 프로젝트)두 곳 모두 베트남 정부가 국립공원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소유권을 가진다. 운영에 필요한 모든 비용은 단체가 지불한다. 계약기간은 5~20년 단위로 계약종료 시 새로 갱신해야 한다. 정부가 물질적 토대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면, 동물보호단체가 막대한 후원금으로 생추어리를 운영한다. 사육곰 불법 농장 적발과 감시도 정부의 몫이다. 베트남 당국이 불법 농장을 적발하면, 해당 단체들이 구조된 곰을 계류장에서 훈련·적응시키고 생추어리에서 보호한다.이밖에 프리더베어스가 라오스에서 운영하는 ‘꽝시 곰 보호소’, 애니멀스아시아가 1998년 설립한 ‘중국 청두 곰 보호소’, 캄보디아 정부가 1995년 설립한 ‘타마오 야생동물구조센터’ 등이 있다. 타마오 생추어리는 캄보디아 정부가 부지, 전기, 수도 등을 제공하면 국제 동물보호단체가 운영을 맡는다.◇이제 막 발 뗀 한국 곰 생추어리…관련 법안은 계류 중국내 사육곰 생추어리 조성을 촉구하는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는 베트남 생추어리 탐방 후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국과 베트남 사육곰이 처한 가장 다른 조건은 법적 지위”라며 “모든 문제 해결을 정부에만 요구할 수 없으나 최소한의 안전망을 제시하고 제도화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생추어리 전속 수의사로부터 피부병을 치료 받는 곰 (사진=녹색연합)정부가 추진 중인 곰 생추어리는 동물보호법에 명시된 ‘보호소’나 축산법 등에 정의된 ‘축산농가’가 아니다. 동물 전시와 종보존이 목적인 ‘동물원’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생추어리로 분류되지도 않는다. 현행법에서 생추어리의 법적 개념과 지위 등이 정의되지 않아서다.환경부는 생추어리 설립 기준과 운영·위탁주체, 국가 지원 등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곰 사육 금지 및 보호에 관한 특별법’을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법했다. 이 법은 지난 5월 2일 발의됐으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이다.환경부 관계자는 “지금 국내에서 생추어리에 대한 (법적) 기준이 딱히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곰 본래의 생태적 특성이 구현될 수 있는 자연과 비슷한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동물원처럼 전시가 주목적은 아니지만, 동물권 교육 차원에서 국민을 대상으로 제한적인 관람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생추어리는 어떤 보존이나 연구를 해서는 안 되는 공간이다. 생추어리는 사람이 아닌 동물을 위한 곳으로 동물이 이윤 창출의 수단이 되어선 안 된다”며 “교육 목적은 생추어리의 부가적 기능이어야 한다. 일부 해외 생추어리는 관람조차 허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강조했다. ◇진화하는 생추어리, 가축도 품는다한국에서 소는 가축이다. 사람이 사육하고 ‘이용’하는 동물이란 뜻이다. 만일 소가 가축으로 살지 않게 된다면 어떨까? 강원도 인제군 남면 신월분교 일대에 국내 최초 ‘소 생추어리’가 조성될 예정이다.구조된 6마리 소들이 임시보호소에서 강원도 인제 꽃풀소 생추어리 입주를 곧 앞두고 있다 (사진=동물해방물결)지난 9월 17일 기준 동물해방물결은 인제군청을 통해 소 생추어리 시공에 관한 행정절차를 끝마쳤다. 9월 말 기준 콘크리트 마감 등 바닥 기초공사가 진행 중이며 축사 뼈대와 지붕 공사도 곧 시작될 예정이다. 소 소유권 인도비용, 건설비용, 구조 비용, 돌봄 비용은 모두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충당됐다.꽃풀소 생추어리에 입주할 어떤 소도 사람을 위해 ‘이용’되지 않지만, 가축분뇨법, 축산법의 심사를 받았다. 현행법상 가축인 소가 생추어리에 입주할 권리를 인정받지 못해서다.이지연 동물해방물결 대표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마을주민과 인제군청과 좋은 관계를 맺어가면서 무사히 생추어리가 설립되어 가는 중”이라며 “소들이 생추어리에서 안정적으로 적응해 살게 되면 다른 동물들도 구조할 계획이다. 꽃풀소 생추어리를 계기로 마을에 활력이 살아나고 관계 인구도 유입되어 지역공동체 살림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화빈 기자 2022.10.10
    생추어리는 동물원·축산공장·실험실과 달리 동물이 평생 가능한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보호공간이다. 해외에는 약 150곳 정도의 생추어리가 있다. 국내에선 시민후원으로 운영되는 생추어리가 이제 막 생기는 추세다. 이데일리는 ‘헬프! 애니멀’을 통해 국내 생추어리 의의와 운영 과정을 상하편으로 나눠 조명한다. <편집자주>[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생추어리는 멸종·밀렵 위기에 놓인 ‘야생동물’을 구조하는 곳과 소, 양, 돼지 등 ‘축산동물’을 보호하는 곳으로 나뉜다. 야생동물 생추어리는 강원도 동해 농장에서 사육되던 22마리의 반달가슴곰(국제적 멸종위기종)이 이송된 미국의 ‘TWAS’(The Wild Animal Sanctuary)가 대표적이다.TWAS 계류장에서 생추어리로 한 발을 뗀 사육곰이었던 반달가슴곰 (사진=동물자유연대)TWAS는 1980년대부터 불법 사육농가, 서커스단, 동물원 등에서 야생동물들을 구조해왔다. 각국에서 구조된 곰, 사자, 표범, 퓨마, 늑대 등은 광활한 미국의 대자연을 누리며 제 모습대로 살아간다. TWAS는 콜로라도주 덴버시 외에도 콜로라도주 스프링필드시와 텍사스주 보이드시에 생추어리를 운영 중이다. 세 곳의 생추어리의 부지 면적만 4253ha(약 1200만 평)에 달한다.◇사육곰 품어준 美 생추어리…한국과 무엇이 달랐나국내서 웅담 등 곰의 신체 부위를 먹기 위해 사육됐던 반달가슴곰은 현재 300여마리가 남아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곰 사육 전면종식을 선언하며 전남 구례군·충남 서천군에 곰 생추어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2025년까지 사육곰 보호·관리 기반을 조성하고 2026년부터 몰수한 곰을 생추어리로 이송해 보호할 계획이다. 생추어리 설립에 필요한 예산도 국회를 통과한 상태다.생태적 습성이 존중 받는 생추어리에서 편히 앉아 쉬는 곰 (사진= 녹색연합)그러나 전남 구례 생추어리는 49마리, 충남 서천 생추어리는 최대 70~80마리만 수용할 수 있다. 남은 개체에 대한 구제방안은 현재로선 없다. 동해 사육곰들을 구조한 동물자유연대가 TWAS 이주를 선택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사육곰들은 당장 뜬장을 탈출할 수 없었다. 동물단체에서 보호하는 많은 곰들이 여전히 뜬장이나 임시 방사장을 오가며 살고 있다.TWAS를 방문했던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정책팀장은 국내외 생추어리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점으로 압도적 규모와 막강한 시민후원금,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꼽았다. 채 팀장은 TWAS가 후원금은 물론 토지기부도 받는다고 덧붙였다.베트남에는 호주 야생동물보호단체 프리더베어스(Free the Bears)가 운영하는 ‘깟 띠엔 국립공원 생추어리’와 국제 동물보호단체 애니멀스아시아(Animals Asia Foundation)가 운영하는 ‘탐 다오 국립공원 생추어리’가 있다. 탐다오 생추어리는 2007년 3마리의 사육곰 구조를 시작으로 현재 180여마리를 보호하고 있다. 애니멀스아시아가 베트남에서 운영 중인 탐다오 생추어리의 환경 (사진=곰 보금자리 프로젝트)두 곳 모두 베트남 정부가 국립공원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소유권을 가진다. 운영에 필요한 모든 비용은 단체가 지불한다. 계약기간은 5~20년 단위로 계약종료 시 새로 갱신해야 한다. 정부가 물질적 토대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면, 동물보호단체가 막대한 후원금으로 생추어리를 운영한다. 사육곰 불법 농장 적발과 감시도 정부의 몫이다. 베트남 당국이 불법 농장을 적발하면, 해당 단체들이 구조된 곰을 계류장에서 훈련·적응시키고 생추어리에서 보호한다.이밖에 프리더베어스가 라오스에서 운영하는 ‘꽝시 곰 보호소’, 애니멀스아시아가 1998년 설립한 ‘중국 청두 곰 보호소’, 캄보디아 정부가 1995년 설립한 ‘타마오 야생동물구조센터’ 등이 있다. 타마오 생추어리는 캄보디아 정부가 부지, 전기, 수도 등을 제공하면 국제 동물보호단체가 운영을 맡는다.◇이제 막 발 뗀 한국 곰 생추어리…관련 법안은 계류 중국내 사육곰 생추어리 조성을 촉구하는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는 베트남 생추어리 탐방 후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국과 베트남 사육곰이 처한 가장 다른 조건은 법적 지위”라며 “모든 문제 해결을 정부에만 요구할 수 없으나 최소한의 안전망을 제시하고 제도화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생추어리 전속 수의사로부터 피부병을 치료 받는 곰 (사진=녹색연합)정부가 추진 중인 곰 생추어리는 동물보호법에 명시된 ‘보호소’나 축산법 등에 정의된 ‘축산농가’가 아니다. 동물 전시와 종보존이 목적인 ‘동물원’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생추어리로 분류되지도 않는다. 현행법에서 생추어리의 법적 개념과 지위 등이 정의되지 않아서다.환경부는 생추어리 설립 기준과 운영·위탁주체, 국가 지원 등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곰 사육 금지 및 보호에 관한 특별법’을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법했다. 이 법은 지난 5월 2일 발의됐으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이다.환경부 관계자는 “지금 국내에서 생추어리에 대한 (법적) 기준이 딱히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곰 본래의 생태적 특성이 구현될 수 있는 자연과 비슷한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동물원처럼 전시가 주목적은 아니지만, 동물권 교육 차원에서 국민을 대상으로 제한적인 관람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생추어리는 어떤 보존이나 연구를 해서는 안 되는 공간이다. 생추어리는 사람이 아닌 동물을 위한 곳으로 동물이 이윤 창출의 수단이 되어선 안 된다”며 “교육 목적은 생추어리의 부가적 기능이어야 한다. 일부 해외 생추어리는 관람조차 허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강조했다. ◇진화하는 생추어리, 가축도 품는다한국에서 소는 가축이다. 사람이 사육하고 ‘이용’하는 동물이란 뜻이다. 만일 소가 가축으로 살지 않게 된다면 어떨까? 강원도 인제군 남면 신월분교 일대에 국내 최초 ‘소 생추어리’가 조성될 예정이다.구조된 6마리 소들이 임시보호소에서 강원도 인제 꽃풀소 생추어리 입주를 곧 앞두고 있다 (사진=동물해방물결)지난 9월 17일 기준 동물해방물결은 인제군청을 통해 소 생추어리 시공에 관한 행정절차를 끝마쳤다. 9월 말 기준 콘크리트 마감 등 바닥 기초공사가 진행 중이며 축사 뼈대와 지붕 공사도 곧 시작될 예정이다. 소 소유권 인도비용, 건설비용, 구조 비용, 돌봄 비용은 모두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충당됐다.꽃풀소 생추어리에 입주할 어떤 소도 사람을 위해 ‘이용’되지 않지만, 가축분뇨법, 축산법의 심사를 받았다. 현행법상 가축인 소가 생추어리에 입주할 권리를 인정받지 못해서다.이지연 동물해방물결 대표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마을주민과 인제군청과 좋은 관계를 맺어가면서 무사히 생추어리가 설립되어 가는 중”이라며 “소들이 생추어리에서 안정적으로 적응해 살게 되면 다른 동물들도 구조할 계획이다. 꽃풀소 생추어리를 계기로 마을에 활력이 살아나고 관계 인구도 유입되어 지역공동체 살림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고기 아닌 돼지가 제 명대로 사는 곳[헬프! 애니멀]
    생추어리는 동물원·축산공장·실험실과 달리 동물이 평생 가능한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보호공간이다. 해외에는 약 150곳 정도의 생추어리가 있다. 국내에선 시민후원으로 운영되는 생추어리가 이제 막 생기는 추세다. 이데일리는 ‘헬프! 애니멀’을 통해 국내 생추어리 의의와 운영 과정을 상하편으로 나눠 조명한다. <편집자주>[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지난 26일 서울 망원동에서 한 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경기도 모처 동물권행동 카라의 미니 팜 생추어리. 차에서 내리자 진흙과 건초, 사료 냄새가 뒤섞인 전원의 내음이 물씬 풍겼다. 100% 시민 후원으로 유지·운영되는 이곳에는 구조됐으나 머무를 공간이 마땅치 않은 미니피그, 염소 등 농장동물 13마리가 살고 있다.미니피그 릴리가 활동가의 손길을 받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화빈 기자)◇개농장을 탈출한 미니피그의 ‘피난처’“릴리는 용감한 면이 있어요. 자스민은 조심성이 많고, 로즈는 먹는 걸 특히 좋아해요.”‘미니피그’라더니 전혀 작지 않았다. 올해 3월 릴리는 93kg, 자스민은 110kg을 기록해 다이어트 중이라고 한다. 릴리, 로즈, 자스민이 펜스 밖 활동가들을 보고 땅을 파던 행동을 멈췄다.유지우 활동가가 간식 봉투를 흔들며 펜스 안으로 들어갔다. 맛난 것을 눈치챈 돼지들이 정적을 깨고 심히 짧은 꼬리를 흔들며 뒤뚱뒤뚱 발걸음을 뗐다.“어? 이상하다. 릴리가 왜 이렇게 심술을 부리지?” 릴리는 간식을 먹는 듯하면서도 숨을 ‘씩씩’하고 거칠게 몰아쉬며 활동가를 짧은 다리로 추격하고 있었다. 확실히 자스민과 로즈는 간식에 집중한 모습이었다. “발정 왔네.” 유심히 릴리를 지켜보던 조현정 활동가가 너털웃음을 지었다.활동가의 빗질에 눕기 직전의 릴리 (사진=이데일리 김화빈 기자)활동가들은 사과 등 맛있는 간식을 급여한 뒤 개체별로 빗질을 해주며 건강상태를 확인했다. 특히 발정이 나서 예민했던 릴리가 크게 안정됐다. 이마에 난 상처도 잘 아물고 있었다. 돌을 온종일 머리로 굴린 탓에 피부가 까졌다고 한다. 동물병원으로부터 처방받은 연고를 꾸준히 바른 덕분에 딱지가 앉았다.릴리, 로즈, 자스민은 개 농장주가 용돈을 벌기 위해 번식용으로 키웠던 암컷 미니피그다. 돼지들 모두 출산 경험이 있었으나 새끼들은 어디로 팔려갔는지 알 수 없었다. 거의 다 큰 상태로 구조돼 중성화 시기를 놓쳤다. 암컷은 개복·전신마취 위험도 있는데 경험이 있는 병원도 손에 꼽는 상황이다. 미니피그를 반려동물로 들일 경우 암컷은 발정기 수컷은 공격성 때문에 중성화가 필수다. 미니피그의 ‘활동성’은 파양 사유 중 하나다. 생각보다 큰 울음소리뿐만 아니라 힘센 코로 여기저기 들이받아 가구를 파손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어릴 적 작은 모습만 보고 입양했다가 속절없이 불어나는 체중 때문에 파양되기도 한다. 미니피그는 발굽과 발톱의 균형이 맞지 않을 시 부상이 생길 수 있다. 흙 목욕을 좋아해 파상풍·폐렴균 등 각종 질병 예방백신 접종과 정기적 구충 등도 필수적이다.이 때문에 카라는 구조 후 △영양가 있는 먹이 급여 △서늘한 휴식공간 여부 △진흙 목욕이나 발톱 관리 등 미니피그 복지를 위한 시간·경제적 여유를 고려해 입양공고를 냈다. 미니피그 돌봄을 위해 필수적인 조건들이 나열됐지만, 결론적으론 입양 문의는 0건이었다. 릴리, 로즈, 자스민은 개농장을 탈출했지만 갈 곳이 없었다.◇까탈스럽지만 애교 많은 염소들의 ‘안식처’보편적이지 않지만, 일부 가정에서 반려동물로 키워지고 있는 미니피그와 달리 흑염소는 입양 홍보조차 하지 못했다. 미니피그는 적응 기간을 거치면 실내 생활이 가능하지만, 흑염소는 야외 생활에 적합한 자연적 습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흑염소 개체는 뿔로 구분하는데 구도상 뿔이 보이지 않아 이름을 알 수 없다 (사진=이데일리 김화빈 기자)염소 펜스에는 다섯 마리의 흑염소와 한 마리의 흰염소가 살고 있다. 흑염소 태양이와 달이는 여주 왕대리 개 도살장에서 구조됐다. 달이는 생추어리에서 구름이 찰랑이 별이를 출산했다. 활동가들은 염소들의 일주일치 먹이인 필렛 사료 1.25kg 다섯 포대를 손수레로 날랐다. 조현정 활동가는 “식비가 만만찮게 들지만, 생추어리 동물들과 일대일 결연을 맺은 후원자들 덕분에 유지가 가능하다”고 귀띔했다.염소들은 돼지들과 달리 땅에 떨어진 음식은 쳐다도 안 봤다. 다른 동물의 침 냄새가 섞여도 고개를 휙 돌리거나 조금만 오래 들고 있어도 입에 대지 않을 정도였다. 염소들은 활동가들이 직접 손으로 비트조각을 건네야만 먹었다. 평균 18kg에 달하는 염소들은 비트 간식이 동날 때까지 강아지처럼 발을 올리고 애교를 부렸다. 이 때문에 활동가의 옷은 금방 염소 발굽 자국으로 엉망이 됐다. 생추어리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활동가들은 기지개 한 번 펴질 못하고 동물들을 돌봤다.간식을 먹은 후 갑자기 지붕 위에 오른 구름이 (사진=이데일리 김화빈 기자)염소들도 고양이처럼 높은 곳에 오르는 습성이 있다. 간식이 다 떨어지자 추궁하듯 활동가들을 쫓아다녔던 녀석들이 대뜸 작은 집 지붕에 올랐다. 카라는 염소의 특성을 고려해 수직운동이 가능한 시설을 조성했다. 유럽 알프스산맥에 서식하는 야생 염소 ‘알파인 아이벡스’는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49m 안트로나 계곡의 신기노 댐을 오르기도 한다.개 농장서 구조된 개들은 국내외로 입양을 보내고 남은 개체들은 카라에서 운영하는 센터에 입소했다. 염소들은 당장 ‘갈 곳’이 없었다. 그래서 카라는 생추어리를 조성했다. 동물 구조부터 적당한 부지 마련과 개체별 습성에 맞는 환경 조성을 위해 많은 자원이 투입되지만, 남겨진 농장동물들을 두고 볼 수 없었다.조현정 카라 활동가는 “학대로 구조가 필요하거나 도살장 혹은 이동 차량에서 탈출한 농장동물,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농장동물을 구조할 예정”이라며 “농장동물 구조와 보호, 교육과 캠페인을 위해서 생추어리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화빈 기자 2022.10.03
    생추어리는 동물원·축산공장·실험실과 달리 동물이 평생 가능한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보호공간이다. 해외에는 약 150곳 정도의 생추어리가 있다. 국내에선 시민후원으로 운영되는 생추어리가 이제 막 생기는 추세다. 이데일리는 ‘헬프! 애니멀’을 통해 국내 생추어리 의의와 운영 과정을 상하편으로 나눠 조명한다. <편집자주>[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지난 26일 서울 망원동에서 한 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경기도 모처 동물권행동 카라의 미니 팜 생추어리. 차에서 내리자 진흙과 건초, 사료 냄새가 뒤섞인 전원의 내음이 물씬 풍겼다. 100% 시민 후원으로 유지·운영되는 이곳에는 구조됐으나 머무를 공간이 마땅치 않은 미니피그, 염소 등 농장동물 13마리가 살고 있다.미니피그 릴리가 활동가의 손길을 받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화빈 기자)◇개농장을 탈출한 미니피그의 ‘피난처’“릴리는 용감한 면이 있어요. 자스민은 조심성이 많고, 로즈는 먹는 걸 특히 좋아해요.”‘미니피그’라더니 전혀 작지 않았다. 올해 3월 릴리는 93kg, 자스민은 110kg을 기록해 다이어트 중이라고 한다. 릴리, 로즈, 자스민이 펜스 밖 활동가들을 보고 땅을 파던 행동을 멈췄다.유지우 활동가가 간식 봉투를 흔들며 펜스 안으로 들어갔다. 맛난 것을 눈치챈 돼지들이 정적을 깨고 심히 짧은 꼬리를 흔들며 뒤뚱뒤뚱 발걸음을 뗐다.“어? 이상하다. 릴리가 왜 이렇게 심술을 부리지?” 릴리는 간식을 먹는 듯하면서도 숨을 ‘씩씩’하고 거칠게 몰아쉬며 활동가를 짧은 다리로 추격하고 있었다. 확실히 자스민과 로즈는 간식에 집중한 모습이었다. “발정 왔네.” 유심히 릴리를 지켜보던 조현정 활동가가 너털웃음을 지었다.활동가의 빗질에 눕기 직전의 릴리 (사진=이데일리 김화빈 기자)활동가들은 사과 등 맛있는 간식을 급여한 뒤 개체별로 빗질을 해주며 건강상태를 확인했다. 특히 발정이 나서 예민했던 릴리가 크게 안정됐다. 이마에 난 상처도 잘 아물고 있었다. 돌을 온종일 머리로 굴린 탓에 피부가 까졌다고 한다. 동물병원으로부터 처방받은 연고를 꾸준히 바른 덕분에 딱지가 앉았다.릴리, 로즈, 자스민은 개 농장주가 용돈을 벌기 위해 번식용으로 키웠던 암컷 미니피그다. 돼지들 모두 출산 경험이 있었으나 새끼들은 어디로 팔려갔는지 알 수 없었다. 거의 다 큰 상태로 구조돼 중성화 시기를 놓쳤다. 암컷은 개복·전신마취 위험도 있는데 경험이 있는 병원도 손에 꼽는 상황이다. 미니피그를 반려동물로 들일 경우 암컷은 발정기 수컷은 공격성 때문에 중성화가 필수다. 미니피그의 ‘활동성’은 파양 사유 중 하나다. 생각보다 큰 울음소리뿐만 아니라 힘센 코로 여기저기 들이받아 가구를 파손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어릴 적 작은 모습만 보고 입양했다가 속절없이 불어나는 체중 때문에 파양되기도 한다. 미니피그는 발굽과 발톱의 균형이 맞지 않을 시 부상이 생길 수 있다. 흙 목욕을 좋아해 파상풍·폐렴균 등 각종 질병 예방백신 접종과 정기적 구충 등도 필수적이다.이 때문에 카라는 구조 후 △영양가 있는 먹이 급여 △서늘한 휴식공간 여부 △진흙 목욕이나 발톱 관리 등 미니피그 복지를 위한 시간·경제적 여유를 고려해 입양공고를 냈다. 미니피그 돌봄을 위해 필수적인 조건들이 나열됐지만, 결론적으론 입양 문의는 0건이었다. 릴리, 로즈, 자스민은 개농장을 탈출했지만 갈 곳이 없었다.◇까탈스럽지만 애교 많은 염소들의 ‘안식처’보편적이지 않지만, 일부 가정에서 반려동물로 키워지고 있는 미니피그와 달리 흑염소는 입양 홍보조차 하지 못했다. 미니피그는 적응 기간을 거치면 실내 생활이 가능하지만, 흑염소는 야외 생활에 적합한 자연적 습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흑염소 개체는 뿔로 구분하는데 구도상 뿔이 보이지 않아 이름을 알 수 없다 (사진=이데일리 김화빈 기자)염소 펜스에는 다섯 마리의 흑염소와 한 마리의 흰염소가 살고 있다. 흑염소 태양이와 달이는 여주 왕대리 개 도살장에서 구조됐다. 달이는 생추어리에서 구름이 찰랑이 별이를 출산했다. 활동가들은 염소들의 일주일치 먹이인 필렛 사료 1.25kg 다섯 포대를 손수레로 날랐다. 조현정 활동가는 “식비가 만만찮게 들지만, 생추어리 동물들과 일대일 결연을 맺은 후원자들 덕분에 유지가 가능하다”고 귀띔했다.염소들은 돼지들과 달리 땅에 떨어진 음식은 쳐다도 안 봤다. 다른 동물의 침 냄새가 섞여도 고개를 휙 돌리거나 조금만 오래 들고 있어도 입에 대지 않을 정도였다. 염소들은 활동가들이 직접 손으로 비트조각을 건네야만 먹었다. 평균 18kg에 달하는 염소들은 비트 간식이 동날 때까지 강아지처럼 발을 올리고 애교를 부렸다. 이 때문에 활동가의 옷은 금방 염소 발굽 자국으로 엉망이 됐다. 생추어리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활동가들은 기지개 한 번 펴질 못하고 동물들을 돌봤다.간식을 먹은 후 갑자기 지붕 위에 오른 구름이 (사진=이데일리 김화빈 기자)염소들도 고양이처럼 높은 곳에 오르는 습성이 있다. 간식이 다 떨어지자 추궁하듯 활동가들을 쫓아다녔던 녀석들이 대뜸 작은 집 지붕에 올랐다. 카라는 염소의 특성을 고려해 수직운동이 가능한 시설을 조성했다. 유럽 알프스산맥에 서식하는 야생 염소 ‘알파인 아이벡스’는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49m 안트로나 계곡의 신기노 댐을 오르기도 한다.개 농장서 구조된 개들은 국내외로 입양을 보내고 남은 개체들은 카라에서 운영하는 센터에 입소했다. 염소들은 당장 ‘갈 곳’이 없었다. 그래서 카라는 생추어리를 조성했다. 동물 구조부터 적당한 부지 마련과 개체별 습성에 맞는 환경 조성을 위해 많은 자원이 투입되지만, 남겨진 농장동물들을 두고 볼 수 없었다.조현정 카라 활동가는 “학대로 구조가 필요하거나 도살장 혹은 이동 차량에서 탈출한 농장동물,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농장동물을 구조할 예정”이라며 “농장동물 구조와 보호, 교육과 캠페인을 위해서 생추어리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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