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호

기자

이근면의 사람이야기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공정한 연금개혁 위한 세가지 원칙
    공정한 연금개혁 위한 세가지 원칙
    송길호 기자 2022.06.02
    [이근면 초대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공적연금이 위기다. 지금과 같은 정도의 급속한 고령화와 저출산 추세 앞에서는 백약이 무효하다지만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일이다. 현 세대 청년들이 연금 수급 개시 연령에 도달하게 되는 약 35년 후에는 청장년 세대 1인당 노인 1명에 대한 사회적 부양 책임이 있게 된다. 1년에 3개월씩 평균 수명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계 당시부터 일찍 가입하고 일찍 수령한 가입자에게만 유리하게 세팅이 되어 있었던 탓에 개혁은 필수 불가결하다. 특히 국민연금의 경우에는 두 차례 개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금 고갈 예측 시점이 점점 앞당겨지고 있고 공무원연금, 군인연금은 정부가 지급보증에 해마다 수 조원의 재정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적연금개혁은 단순한 숫자 개혁으로는 이루어 질 수 없다. 단순히 더 받고 덜 내기의 산술적 계산을 넘어 사회적 관련 부분의 종합적 개혁이 일어나야 한다. ◇ 박근혜의 610조, 문재인 760조문제는 이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의견을 수렴하고 설득하고 최적의 개혁방안을 도출해야 할 정치인들이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정부 또한 국민연금 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5년 내내 연금개혁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의식해 애써 쉬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더욱이 검토안 조차 ‘더 내고 덜 받는’ 것이 아닌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이라 실질적인 지속가능성 확보에 한계가 있는 미봉책 이었다. 필자는 실제로 인사혁신처장 재임 시절 공무원 연금 개혁을 이끌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고 대통령으로서 미래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했다. 그 결과 박 정부는 610조원의 미래 부담을 줄일 수 있었지만 공무원 조직의 인기는 얻지 못했다. 반면 문 정부는 연금개혁은 손도 대지 않았고 국가부채는 760조원이 늘었다. 정치의 역할이 실종된 사이 올해 4대 연금에 국가가 부담할 돈이 8조 7천억으로 예상되고 이 액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2025년에 1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 한다. 이대로 가도 연금을 계속 지급할 수 있다고 한다면 국민을 대상으로 폰지 사기를 벌이는 것과 다르지 않다. ◇연금개혁을 달성하기 위한 3가지 합의새 정부가 공적연금개혁위원회를 설치하고 연금제도 전반에 대한 개혁 논의에 착수했다. 연금개혁 공론화와 국민적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중요하기에 적어도 다음의 세 가지는 합의를 하면 좋겠다. 첫째, 전 국민의 공감을 이끌어 내자. 여야 각자가 생각하는 연금개혁안을 놓고 국민을 상대로 치열하게 설득하고 공감대를 충분히 마련 한 후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채 지체하면 정권 초의 강력한 동력이 점차 식고 정치적 부담이 큰 연금개혁 논의는 점점 후순위로 밀린다.둘째, 다음 세대를 위한 개혁으로 승화되어야 한다. 이번 연금개혁은 2040세대의 적절한 연금수급을 보장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담아야 한다. 기재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41년 정도에 적자로 돌아서고 약 15년 후인 2055년께에는 적립금이 고갈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30세 국민은 35년 후인 2055년에 국민연금을 받게 되는데 정작 자신은 받을 돈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셋째, 서두르지는 말자, 그러나 반드시 해내자. 1988년 국민연금이 처음 출범할 때 수급 개시 연령을 60세로 잡았다. 그 해의 대한민국 기대수명이 70.7세였으니 평균 10년 정도 연금을 받는 셈이었다. 2022년 현재 기대수명은 84.1세, 그리고 2055년은 89.5세로 늘었는데 그 사이 수급 개시 연령은 65세로 5년 늦춘 게 전부다. ◇사회적 십시일반의 정신 살아나야지급시기를 늦추되 개인의 소득수준과 생애주기를 반영해야 한다. 연금 설계 당시에 비해 노년생활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에 기여금을 5년 정도 더 낼 수 있게 정년을 연장하고 연금은 더 늦게 받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다만 지속적 소득이 일정액 이상 있는 자, 사회활동이 점차 줄어드는 90대 이상 계층에 대해선 수급액을 줄이는 방향도 논의해 볼 수 있다. 죽을 때까지 안정적인 소득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이들은 국민연금에서 돈을 조금 덜 받아도 노후생활에 지장이 없다. 이들이 형편이 어려운 동료 시민을 위해 조금 적게 받는 사회부조적 정의가 필요하다. 다만 개인의 노후 책임(베짱이에게 주는 사회적 부양은 모럴헤저드이다)과 가족의 부양 책임의 적절한 부담이 사회정의 이며 구성원의 호응을 끌어내는 방안이다. 그저 손 놓고 도와달라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 또한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 여전히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전체 국민의 30%에 달한다. 건강보험처럼 이들도 국민연금의 틀 내로 끌어들여 가급적 많은 국민이 가입할 수 있도록 독려하되 지나치게 소득이 낮은 이들에겐 기초연금 등 안전장치를 통해 사회기본연금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최저한의 부담이 모두를 납득 시킬 수 있는 사회부조이다. 90%는 스스로, 10%는 사회가 보장하는 형태를 만들어 가야 한다. 경제성장과 번영은 우리의 노후를 보장하고 내 몫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길이다. 모두가 합심하여 이 길로 가야한다. 현재의 공적연금 제도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거나 높은 경제성장률이 담보되어야 유지가능하지만 둘 다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전체 국민들이 조금씩 돈을 더 많이, 더 오래 내면서 연금을 가급적 적게 받고 늦게 받아야 하는데 이는 실로 뼈를 깎는 고통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지금 개혁하지 않으면 연금 자체가 사라질지 모른다. 이 지난하고도 고통스러운 개혁작업을 성공하려면 다른 각 공적연금(국민,군인,사학, 공무원연금) 간의 형평성 문제도 반드시 짚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정치권에서 세가지 원칙과 전제를 출발점으로 삼아 공적연금이 지속가능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슬기를 발휘해주길 바란다.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인사청문회 파행 반복 막으려면
    인사청문회 파행 반복 막으려면
    송길호 기자 2022.04.28
    [이근면 초대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국무총리 후보자 임명절차가 난항이다. 청문회에서 적격성 여부의 심사와 확인은커녕, 정치적 보이콧에 기약이 없다. 새정부는 내각 출범부터 발목이 잡힌 꼴이다. 정치적 노림수이든, 새정부 힘 빼기 차원이든, 지독한 대선 불복이든 이대로 가면 5월10일 새정부 출범때 대통령 홀로 국무회의를 열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사실 우리 정치권에선 이런 파행은 다반사인 것 같다. 도무지 국민들은 구경꾼 취급도 못 받는다. 최소한의 관객 서비스조차 외면한 것 같아 민주주의의 민 낯이 드러나는 듯 하다. 제발 ‘슬기로운 정치’의 밝은 면을 보고 싶다. 윤석열 정부의 화려한 등장이 대선 이후 국민이 기대하는 순리 아닌가? 이제 우리 모두의 내일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제각기 숙고해야 할 때이다.인사청문회법 6조 2항에 따르면 임명권자가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는 20일 안에 청문절차를 마쳐야 한다.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제기되는 각종 의혹과 자료제출 공방에 청문회는 파행을 거듭했고 결국 5월로 연기됐다. 지난 7일 임명동의안이 제출됐기 때문에 27일엔 청문회를 끝냈어야 하지만 날짜를 지키지 못하면서 국회는 자신들이 만든 법을 스스로 어긴 모양새를 연출했다.5월 2일과 3일 각 부처 장관 후보자들 인사청문회가 동시에 진행되면 국무총리 청문위원이 소관 상임위 청문회장을 오가며 메뚜기 같이 질의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진지하고 밀도 있게 진행돼야 할 청문회에 이런 불필요한 번잡스러움을 야기한 국회의 책임을 언젠가는 꼭 물어야 한다. 국민들 앞에 이런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인 정치권의 통렬한 자기성찰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러한 문제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섀도우캐비넷 도입을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예비내각의 구성은 거대 양당의 정책 노선이 닮아가는 추세를 감안하면 후보 주변의 인물들을 보고 유권자들이 좀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길이다. 공약과 노선으로 차별화가 쉽지 않은 환경이라면 후보 주변의 어떤 인물들이 후보와 함께 다음 5년 간 국정을 책임질 것인지 보여줄 수 있다. 후보의 국정운영 철학을 더욱 명쾌하게 드러낼 수 있고 섀도우캐비넷에 포함된 인사는 함께 대선을 치르면서 후보의 비전을 내재화 하고 국정을 인수할 심적, 정책적 대비를 할 수 있다. 국무총리, 장관의 검증절차를 선거기간에 먼저 시작하는 셈이다. 만약 대선기간 각당 후보들이 예비 내각 구성원들을 미리 발표했다면 그런 방식이 제도화돼 있다면 지금과 같은 파행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새 정권 출범은 국가적 차원의 중대사다. 단순히 입법부와 행정부 사이의 견제나 여야의 경쟁구도로 바라볼 차원이 아니다. 나라의 운영을 책임질 주체가 바뀌는 문제이므로 정권 인수과정은 헌법적 권위를 보장해야 한다. 헌법에 예산안 처리 시한을 회계연도 개시 30일 이전으로 못박아 놓은 것처럼 새로운 대통령의 첫 내각은 적어도 취임 20일 또는 30일 전에 국회 동의절차가 완료되어야 한다는 법률적 강행규정이 도입될 필요가 있다. 그 전에 후보자 흠집내기, 대통령 발목잡기 식으로 흐르는 우리의 청문회 문화 자체를 바꾸려는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대통령이 5년이라는 제한된 시간을 최대한 알차게 쓰고 가장 힘 있을 때 핵심 국정과제를 추진력 있게 밀고 나가도록 정치적 환경을 조성하려면 적어도 1기 내각 구성원들은 큰 무리 없이 임기를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대선 후보는 최대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물들로 예비내각을 구성하고 야당은 대승적으로 이들에 대한 임명 동의안을 처리해주는 성숙한 정치문화가 필요하다.세상이 빠르게 변하면서 국민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수동적, 사후적으로 받아들이는 존재에서 능동적, 선제적으로 명령하는 진정한 의미의 주권자가 되고 있다. 바쁜 생업 현장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청와대와 국회와 세종정부청사의 돌아가는 흐름을 훤히 들여다보는게 지금 우리 국민들이다. 자격미달의 인물을 대통령 인사권으로 무리하게 임명하면 정권과 국민 모두에게 손해를 끼친다는 건 자명한 일이다. 대통령이 되려고 마음먹은 사람이라면 취임 후 자신이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에 누구를 앉힐지 오랜 시간 고민하고 국민 앞에 공개해 검증받도록 해야 한다. 섀도 캐비넷을 구성하고 발표하는 과정을 통해 대통령으로서의 인사역량을 시험해 볼 중요한 가늠자가 될 뿐 아니라 검증 과정을 거쳐 임명된 후보자들에겐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더 큰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것이다. 물론 이 모두의 전제는 각각의 철저한 공인의식이다. 공직은 봉사의 자리요 영광된 자리일진데 리더라면 공정과 상식이 내재돼야 한다는 점은 두말할 필요 없다. 윤석열 정부 출범까지 이제 2주도 채 남지 않았다. 인수위와 국회에서 쏟아져 나오는 일련의 인사관련 뉴스는 사안도 복잡하고 양도 많아 국민들에게 상당한 피로감을 유발하고 있다. 아마 대다수의 국민들은 여야가 정파를 떠나 새 정부의 성공적 출범을 위해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랄 것이다. 이러한 민심을 조금이라도 의식한다면 우리 정치권이 달라져야 한다. 섀도 캐비넷 도입과 새 정부 초대내각의 임명동의 의무규정 신설은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의를 한 단계 성숙시키고 더 유능한 인재가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다. 국회의 권능은 찬반과 절충에 있지 그들의 일방적인 보이콧은 곧 국민에 대한 보이콧이다. 새 정부의 영광스러운 출발은 우리 모두가 바라는 바이며 아름다운 등장과 멋진 퇴장은 우리가 가야할 정치 문화 아닌가?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국민이 꿈꾸는 나라
    국민이 꿈꾸는 나라
    송길호 기자 2022.03.03
    [이근면 초대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 딱 1주일, 7일 후면 5년간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이끌어갈 리더가 뽑힌다. 그의 꿈은 무엇일까? 우리들의 꿈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2005년에 태어난 31세 회사원 A씨는 올해 꿈에도 그리던 결혼에 골인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6박 7일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지에서 그는 우리 돈을 내고 저녁을 사먹고 입장료를 냈다. 몇 년 전부터 동남아 주요 관광지에서 한국 돈을 받는 경우가 늘어난다는 뉴스를 봤는데 정말 한국 돈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A씨는 적잖이 놀라면서도 높아진 한국 돈의 위상에 내심 뿌듯한 마음을 느꼈다. A씨는 한 대기업에서 원료 구매 담당 업무를 맡고 있는데 작년에 처음으로 한화로 대금을 결제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환율 급등락에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회사 분위기도 상당히 고무적이다. 한국 원화가 달러, 유로, 엔, 위안화에 이어 다섯 번째로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에 포함될 정도에 도달했다는 이야기를 뉴스에서 들은 것 같다.눈치 빠른 분들은 이미 알아채셨겠지만 이 이야기는 2035년의 대한민국을 그린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지나치게 허황된 이야기로 보이는가? 아마 1985년 서울 명동 거리의 행인을 붙잡고 2022년 대한민국의 경제력이 전 세계 10위라고 이야기 해주면 코웃음 치며 허황된 소리 하지 말라고 할 것이다. 우리 민족이 밟아온 역사적 경로에 비추어보면 2035년 대한민국 원화가 기축통화에 버금가는 위치로 부상하며, 1인당 GDP가 10만불 정도 하는, 미국 중국과 함께 국제질서를 선도하는 G3 국가로 올라설 것이라는 꿈은 생각해볼 만한 일일지 모른다. 아님 조금 더 걸릴지도 모르는 앞날이지만 그마저도 멋지지 않은가? 하지만 현실 세계는 지구도 좁아 제2의 지구라는 메타버스의 시대를 열었다는데 우리는 유독 이 작은 영토 안에 머물며 237개의 지방분권에 골몰하며 ‘국리민복(國利民福)’보다 ‘내 것들’ 챙기기에 우선인 정치 환경이니. 누가 과연?… 국민을 위한 공복을 자임하면서도 불공정과 비리의 구조적 먹이사슬로 숱한 대장동, 백현동이 나타나는 오늘이다. 서구 국가들로부터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것이라 무시 받던 중국이 개혁개방의 기치를 내건 뒤 G2로 부상하기까지 30년이 걸렸다. 우리도 30년, 50년, 100년 후를 그리며 꿈을 꾸고 계획을 세우고 대비를 해야 한다. 다음 세대가 어떤 나라에서 살게 하고 싶은지, 국제사회 속에 대한민국이 어떤 모습으로 자리매김할지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모두 쏟아 부어야 할 일이다.제 2의 한강의 기적보다 태평양의 기적을 꿈꾸는 그런 열린 시야와 논의로 우리를 바꿀 눈이 더욱 절실하다. 우리를 이끌어 가는 꿈이 잉태되는 그런 새로운 세상의 시작이길 소망한다. 작지만 강한 나라, 더 이상 눈치보지 않는 나라. 나라를 빼앗길 걱정 하지 않는 나라. 무시 당하지 않는 나라. 외교적 결례나 업신여김 당하지 않는 당당한 나라. 미·중과 세계질서를 함께 논하는 부유하면서도 존경받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선 리더와 구성원이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 우리 곁의 평범한 이웃들은 독립, 경제성장, 민주화라는 그 시점에선 너무나 허황되어 차마 이룰 수 없을 것 같던 큰 꿈을 이루기 위해 묵묵히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왔다. 리더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대한민국 국민은 가난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 참을 줄 알고 독재에 신음할 때 주권자로서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싸워 이겨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이 만만치 않은 국민들을 이끌어 갈 지도자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이다. 다음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5천만 인구로 15억 인구의 중국과 겨룰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1인당 30명의 능력이 되어야 되는 길이다. 한정된 인적 자원의 능력과 효율성을 극한으로 끌어낼 수 있는 제도와 인프라 구축은 결국 정치지도자의 몫이다. 정치가 국민이 선량한 관리 의무로 위임한 권력을 이용한 ‘내 이익 챙기기’, ‘내 편 챙기기’, ‘한 몫 찾기’의 수준을 탈피하지 못한다면 과연 누구를 위한 정치인가? 정치인을 위한 정치 일 뿐. 그런 역할을 자각하는 리더라면 대한민국의 흥복이고 아니라면 우리 아이들에겐 재앙이다. 정치권력 본연의 역할은 한정된 자원을 권위적으로 분배하는 것이다. 이 자원분배 과정이 전체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고 국가 이익 극대화로 이어지려면 리더의 깊은 통찰과 강인한 의지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문가의 역할이다. 리더가 절대자가 아닌 이상 사회적 자원의 분배가 단기적이고 소수의 이익에 복무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선 각 분야의 전문가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전문가 의견을 소홀히 하거나 무시하는 리더가 좋은 판단을 내릴 리 만무하다. 성급한 탈원전 정책으로 오히려 탄소중립 목표 달성으로부터 멀어지고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인력풀이 위기에 처한 사례는 전문가의 역할이 왜 중요한지 말해주는 사례로 두고두고 남을 것이다. 사람처럼 국가도 꿈을 꾼다. 개인이 어떤 직업을 갖고 어떤 역할을 할지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 듯 국가도 장기적 비전을 수립하고 투자를 하고 제도를 만든다. 여러분은 어떤 나라를 꿈꾸는가? 나의 후손들이 어떤 나라에 살기를 원하는가? 개개인이 그리는 미래상을 모두 더해 하나의 상을 제시하고 그 비전을 5천만명이 공유할 수 있도록 국민의 의지를 모아낼 수 있는 지도자가 선택되길 기대해 본다.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한 사람 한 사람이 깨어 있어야 할 때가 아닐까?세계와 미래를 보는 꿈을 공유하며 땀과 눈물을 같이 흘려가며 다 같이 잘 살고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 가지며 5천만의 긍지를 담아낼 수 있는 리더는 이상(理想)일까? 아니면 이를 꿈꾸는 국민은 순진한 걸까?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공직사회 개혁 이끌 '국가인사원'만들자
    공직사회 개혁 이끌 '국가인사원'만들자
    송길호 기자 2022.02.03
    [이근면 초대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 또 새로운 도화지 한 장이 우리 앞에 놓였다. 심기일전 하여 새 그림을 그려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국가의 장기적인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공직사회 인사전반에 대한 그림이다. 경제계, 산업계가 수시로 글로벌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자기 여건에 맞는 최적화된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성장해온데 반해 공무원 사회는 수십년 째 동일한 선발과 승진, 급여체계를 고수하고 있다. 정부예산이 갓 100조원을 넘어섰던 20년 전과 600조원을 돌파한 2022년의 인사시스템이 같다면 무언가 이상하지 않은가? 오래된 틀을 고수하다보니 최고 수준의 인재들이 수년 간의 간난신고(艱難辛苦)를 뚫고 공직사회에 입직한 후에도 제대로 된 전문성을 함양하지 못하는 문제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고양이 새끼를 데려와서 호랑이로 키워도 부족한데 호랑이 새끼를 고양이로 키우는 격이다.좋은 공직자 국가의 장기과제를 설정하고 문제를 풀어야할 공직자들이 펄펄 날아야 하는데 되려 최고 인재들의 능력을 키우지 못하고 소진시키는 역회전시스템이다. 우리 공직사회에 가장 뛰어난 자질을 가진 젊은이들이 몰려드는데도 이들을 분야별 최고 전문가로 키워내지 못하는 악습의 원인은 두 가지다. 하나는 공직사회 안에 있고 다른 하나는 밖에 있다. 안에는 순환보직제로 불리는, 돌아가며 좋은 자리를 나누는 풍토고, 밖에는 공직을 선거승리에 따르는 전리품으로 보는 정치권의 그릇된 인사관이다. 여기에 양성 시스템의 부재 또한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공무원들이 잠시 근무하고 옮기는 순환보직제는 부정부패를 막고 다양한 경험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국가의 크기가 작을 때는 효과가 있었지만 지금의 글로벌 다양성과 전문성의 시대엔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큰 제도로 전락한지 오래다. 한 보직에 평균 1년 반 정도 일하다가 다른 자리로 옮기는 현행 제도 하에선 국가와 기업의 경제적 발전과 혁신을 제대로 서포트하기 어렵다. 작은 규제 하나도 3년간 담당과장이 5명 이상 바뀌는 바람에 손도 못대고 어쩔 수 없이 해외에 법인을 설립했다는 기업도 있다. 요직을 돌아가며 경험하는 순환보직제는 110만 공무원을 장차관으로 키우겠다는 것인데 세상에 어떤 기업이 모든 사원을 사장으로 키우는가? 모두가 ‘좋은 자리(?) 나도 한 번’ 해보자는 식으로 적당히 보직을 나눠 갖는 체계 하에선 구성원들의 도전정신이 말살되고 변화를 거부하는 무사안일과 하향평준화로 이어진다. 필자는 초대 인사혁신처장으로 임명된 이후 9급으로 입직한 공무원도 10년 안에 5급으로 승진할 수 있는 ‘9510 시스템’을 도입해 실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더 큰 일을 맡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다. 능력 있는 공직자에게 도전정신과 성과를 인정하는 공정한 제도를 꿈꿨다. 나아가 전문직 제도의 확대, 한자리 근무기간을 늘림으로 전문성 증진, 민간과의 교류 확대, 5급이상 전 직급의 성과급 도입 및 급여 성과 비중 확대, 일 잘하는 공무원을 위한 ‘대한민국 공무원상’ 제정, 국민에게 지탄 받는 공무원인 경우, 퇴출 제도 도입 등을 제도화 했고, 20여개의 법 기준을 개정하여 되돌아가지 못하게 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그러나 연공서열과 순환보직제로 고착화된 공직사회에서 이러한 파격적인 인사개혁은 꽃 피우지 못했다. 30대 제1 야당대표가 나오는 시대에 공무원 사회의 폐쇄성은 국가적 해악이다. 스스로 개혁의 시기를 놓치면 반드시 외부로부터 충격이 올 수 밖에 없다. 이제 확실한 시스템 개혁만이 국민의 신뢰를 찾는 길이다. 좋은 채용낭중취물인 듯 하는 선출직 인사관행엔 적절한 국민 견제가 필수적이다. 헌데 특히 시민운동하는 분들이 진영논리에 갇혀 내편의 낙하산엔 눈감고 네 편의 낙하산엔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을 보여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릇된 인사행태는 공무원 사회에 업무 능력보다 중요한 것이 줄서는 능력, 눈치보는 능력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주게 된다. 전 정권에서 에이스로 이름 날리던 고위공무원이 정권이 바뀌자마자 옷을 벗는 후진적인 인사행태도 결국 정치권이 올바른 인사관을 바탕으로 임명권 행사를 절제해야 근절된다. 그대로 둔다면 전국가적 운영의 선진화는 커녕 퇴행과 비능률로써 혼자 뒤떨어진 무능한 공직사회의 모습으로 전국민의 한탄을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정치의 몫이다. 첫 단추는 준비된 공무원을 뽑는 것부터 시작된다. 그러려면 공공영역에 관련한 교육 기능과 공정한 채용기구가 필요하다. 특히 상업고, 공업고, 폴리텍 대학까지, 기업을 위해 준비된 좋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시스템은 구축이 되었는데 공직 분야에 대한 국가적 양성 시스템은 여전히 부재 중이다. 공직 양성시스템의 구축은 내년 5만명 이상의 신규 인력이 소요되는 공공 분야에서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이자 국가차원에서 4차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하는 단초이다. 10만불 시대의 국민 편익을 위한 지름길이다. 좋은 운영이 모든 것의 시작점은 결국 국가적으로 CHO(최고인사책임자) 기능을 정립하는 것이고 △국가적 대계를 위한 인적 운영정책 △공직에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 확보 △채용과 인사운영의 전문화 △국민적 견제 기능의 확보가 그 방향이다. 공직 인사기능은 국가인사원으로 확대 발전시켜 공정한 국가 채용(신입, 경력, 임명직 등) 기능의 시스템을 마련하고 정부운영조직과 인재양성 운영 기능의 종합적 정립이 필요하다. 또한 공무원 전문화의 국가 인재 활용 증대와 각 부처 인사 기능의 자율화를 도모해야 한다. 대통령 직속조직으로 국가인사원을 조직하고 (청와대 인사 수석 기능을 흡수) 원장의 임기를 10년으로 하여 정권 차원이 아닌 국가 차원의 인재 운영 역량을 갖게 한다면 대통령을 보좌하는 기능으로 작동할 수 있다. 이는 적절한 균형과 함께 국가적 인재 운용의 미래 대비를 가능하게 하는 첩경이다. 새로운 공직자상 구현은 덤이다. 복지부동, 구태의연과 같은 공무원 비하와 국민 인식을 ‘일 잘하는 공무원’이라는 미래상으로 바꾸는 꿈을 꿀 수 있다.임기 말, 공직 인사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대통령은 국회와 사법부를 넘어 뭐든 다 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이 아니다”라며 대통령과 행정부의 개혁을 주장했고, 한국형사소송법학회 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독점적 검찰 인사권에 대한 개선 없이는 어떤 개혁도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검찰이나 법관의 인사권 논란은 결국 법률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국가의 신뢰’에 흠집을 내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런 악영향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대통령 인사권의 권한과 절제의 균형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당을 가리지 아니하고 제기되는 이러한 지적에 대해 인사권의 남용방지와 절차적 정당성, 실제적 공정까지 담보 할 수 있는 인사시스템 개혁이 미래 한국의 기초가 될 수 있다. 정치를 바꾸자는 목소리에는 공감하지만, ‘586 세대 교체’만이 능사는 아니다. 대통령제의 폐해인 ‘권력 집중’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면 현실적 대안인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권의 적합성과 정당성을 정치권이 한 목소리로 요구해 국가의 기틀을 다시 놓을 때이다. 헌데 누가 이런 부름에 메아리로 답을 할까? 욕심을 넘어 역사에 남을 리더를 꿈꾼다면 그리 할 텐데…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정부조직 개편, 담대한 혁신에 나서라
    정부조직 개편, 담대한 혁신에 나서라
    송길호 기자 2022.01.06
    [이근면 초대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열기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주요 후보들은 전국을 돌며 공약을 쏟아내고 각 정당들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책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민의 눈과 귀엔 후보의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과 당내 권력투쟁과 같은 비본질적이고 비생산적인 뉴스들만 들어오고 있다. 언론은 스포츠 중계하듯 네거티브 공방전을 다룰 뿐 후보와 정당의 미래비전과 집권 후 국정철학에 대한 심도 있는 질문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그 때문인지 이번 대선은 역대 어느 대선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관심도가 떨어지고 주요 후보들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다. 국민들은 어떤 정당, 어떤 후보가 조금이나마 내 삶을 낫게 해주고 내가 바라는 방향으로 나라를 이끌어갈 것인지 고민하고 분석하고 판단하는데 정치권은 국민의 요구와 수준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성찰해 봐야 한다. 차악이던, 차선이던 정부운영의 실력에 의해 우리들과 대한민국 내일의 삶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제발 실력 있기를…◇일 잘하는 정부로 어떻게 바꿀 것인가정책과 공약이 실종된 선거전이지만 그래도 다음 5년 동안 대한민국이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되기 위한 제언과 토론은 어떤 형태로든 계속되어야 한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산업구조의 변화, 미중 갈등 심화를 비롯한 통상환경의 변화라는 불확실성이 가득한 격랑의 시기에 제 2의 한강의 기적을 창조하기 위해 정부의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첫단추가 절실하다. 역대 대통령들은 하나같이 당선 후 정부조직 개편을 통해 새로운 정부의 가치지향과 국정철학을 드러내왔지만 부처 몇 개 만드는 수준의 짜깁기 개편에 머물기엔 우리를 둘러싼 안팎의 환경 변화가 그리 녹록지 않다. 수십년 동안 유지되어 온 땜질조직의 틀을 완전히 분해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정부조직을 만들고 일하는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각오로 정부혁신 방안을 가다듬어야 한다.공무원들의 능률도 오르고 국가의 전체적인 역량도 성장할 수 있는 조직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까지의 정부조직 개편은 장기적인 국가과제와 비전을 고려한 통합적인 안목 하에 이루어지지 못했다. 누가 이번 대선에서 이기든 정부조직 개편 과정에서 견지해야 할 몇 가지 원칙을 따른다면 공무원들의 능률도 오르고 국가의 전체적인 역량도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정부혁신의 대원칙 중 가장 앞에 와야 할 것은 중장기적 국가과제를 특정 정권이 너무 쉽게 바꾸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에너지 수급은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국방인력 충원은 어떻게 할 것인지, 국제적인 역학관계가 급변하는 가운데 주변국과의 관계설정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은 국민의 안위와 복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이면서 향후 수십년 이상 파급력을 미치는 문제들이다. 5년간 일하는 대통령이 단기적 성과에 급급하거나 자기만의 신념에 사로잡혀 함부로 방향을 틀면 안 되는 사안들이다. 이러한 국가의 장기 전략과 관련한 문제들에 대해선 정권이 바뀌더라도 전임 정권의 결정을 존중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기 전에 충분한 협의를 거쳐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이 원칙이 전제되지 않은 채 정부조직 개편이 이루어지면 일의 선후경중에 대한 진지한 고민없이 대통령 치적쌓기용, 전임정권 지우기용 변화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국가 장기과제가 함부로 다루어질 우려가 있다. 두 번째 원칙은 책임있는 내각, ‘작은 청와대’ 이다. 공직사회가 청와대 입맛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임명한 정치인 출신 장관이 공직사회를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거나 장관의 지나친 정무적 처신이 공무원들을 위축시켜 청와대 눈치만 보는 경우도 많다. 이참에 장관 휘하에 정치적 문제를 다루는 정무차관과 공무원 중심의 사무차관을 두어 공무원들이 정권의 외풍에 노출되지 않게 해야 한다. 부처 조직도 정책을 개발하는 정책부서와 실행하는 집행부서, 국민들과 직접 접촉하는 서비스부서로 나뉘어 대국민 서비스의 개발과 생산, 공급이 체계화, 전문화 될 필요가 있다. 공무원들이 1,2년 단위로 모든 보직을 섭렵하는 순환보직제 하에서는 철밥통 오명을 벗어나기도 어려울뿐더러 체계적이고 일관된 대국민 서비스 제공은 힘들다.◇정부의 일하는 역량을 먼저 고려한 일 잘하는 정부조직 개편무엇보다 반드시 명심해야 할 원칙은 장관이 몇 명인지, 부처가 몇 개인지에 얽매이지 말고 정부의 일하는 역량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생산성만 올릴 수 있다면 장관이 20명이든 30명이든 문제 될 게 없다. 지금까진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새로운 조직을 출범시키는 데 주저해왔고 장관 숫자가 늘어날까 조바심 내며 소폭의 개편에 그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가 1년에 쓰는 예산 총액 안에서 필요하다면 부처를 신설해 권한을 부여하고 전문성을 키워주지 않으면 한 지붕 두 가족을 넘어 세 가족, 네 가족이 불편한 동거를 하게 된다. 보건복지부가 대표적인 예다. 연금 전문가가 의학을 완전히 이해하기 어렵고 의사가 복잡한 복지체계를 섭렵하기 어렵다. 복지부와 보건부는 분리해 각 분야 전문가가 부처를 이끌어가야 한다. 고용 창출은 노동보다는 산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므로 고용노동부에서 고용분야는 산업부로 보내는 등 경제구조의 변화에 대응하는 것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 당장 새로운 부처를 신설하기엔 많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해당 분야 TF를 먼저 출범시켜 가동하다가 정식부처로 전환할 수도 있다. 일자리, 저출산 고령화 같이 몇 개 부처가 합동으로 일해야 하는 거대과제를 통할할 분야별 부총리도 필요하면 3명 이상 둘 수 있게 법을 고쳐야 한다. 물론 2022년도 예산과 정원 범위 내에서 조정해야 한다. ◇공무원 감축, 생산성 20% 올릴 수 있는 정책수립과 시행 이루어져야공무원 조직도 필히 재정비 해야 한다. 공직 생산성은 이제 600조 정부의 과제이다. 잘 계획하고, 편성하고, 추진하고, 집행하고, 올바로 쓰여져야 한다. 혈세프로세스의 운전자들이기 때문이다. 공무원의 경쟁력은 미래 정부의 새로운 모습으로 제시 되어야 할 것이며, 공무원 조직의 내부혁신을 통해 과감하게 생산성을 약 20%정도 올릴 수 있는 정책수립과 시행이 필요하다. 이제 사회적 기여와 헌신 측면에서 결코 박봉이 아닌 공무원 사회 스스로의 각성과 헌신이 다시 한 번 요구된다. 자율적 혁신을 택하지 못한다면 국민적 요구에 의한 타율적 변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권력! 누구를 위한 권력인가? 주권재민인데현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가치관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지금이 격변기라는 점엔 누구도 이견을 달지 못하는 시기다. 큰 파고를 넘어서자면 조직에 낀 군살을 빼고 미래대비와 생산성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개헌논란에 에너지를 낭비하기보단 법률 개정으로 할 수 있는 것부터 먼저 하는게 낫다. 새로운 규제를 만들면 그 규제를 집행할 공무원 숫자만 늘고 경제의 활력은 떨어진다.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폐기하고 그와 관련된 공무원은 줄임으로써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정부와 공무원의 역량은 곧 국가의 경쟁력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세계 각국 정부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면서 국민 개개인의 삶도 돌보는 유능한 국가의 첫걸음은 냉철한 조직진단과 개편에서 시작된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실행과 효율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안된다. 밀어부쳐서 될 일은 없고 부작용만 양산하는 실험실 정치가 된다. 여야 대선 주자들이 누구를 위해 무엇을 하려고 하나.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MZ세대와 일자리
    MZ세대와 일자리
    송길호 기자 2021.12.02
    [이근면 초대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21세기 한국의 네티즌들은 한 해 국방예산만으로 천 조원에 달하는 돈을 쏟아 붓는 미국을 ‘천조국’으로부른다.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도 천조국의 반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내년에 대한민국의 국가채무가 1000조원을 돌파하고 2030년이면 20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적어도 30년 이상 이 나라 경제를 이끌어 가야할 2030세대가 1343만명 가량 되는데 1000조원을 다 갚으려면 한 명당 7500만원, 2000조원을 갚으려면 1억500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지금 50대 이상 세대는 이 빚에 큰 부담이 없다. 아직까지는 여력이 충분한 공적연금과 충분한 재정으로 노후를 꾸려가면 되기 때문이다. 30년 후 은퇴할 지금의 MZ세대들에게 이 문제는 시한폭탄과 다름없다. 인구감소세(20년 출산율 0.84)로 인해 출생 시기별 인구분포는 격감하므로 (60세 110만, 40세 65만, 20세 27만) 허리를 휘게 하는 세대별 부양의무도 결국 온전히 MZ 세대의 몫이다. (이래서 연금개혁이 시급한 것이다). 청년들이 노년기에 접어들면 더 이상 자신들을 부양할 젊은이들은 없고 갚아야 할 빚만 산더미처럼 쌓여있을 것이다. 국민연금이야 더 말할 나위 없고 여기에 군인, 교직원, 공무원 연금은 국가 세금이 얼마나 더 들어갈까 논란이다. 이 암울한 전망 앞에서 선택은 둘 중 하나다. 천천히 침몰하거나 열심히 일해서 갚거나. 그래도 희망을 갖고 내일을 준비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해답은 일자리밖에 없다. 한 명이라도 더 일을 해야 하고 1원이라도 더 높은 부가가치를 생산해 내야 한다. 기후변화, 젠더갈등 같은 문제들이 물론 중요하지만 생존의 문제에 있어 일자리 문제만큼 무겁지는 않다.상황이 이렇게 급박한데도 정치권에선 여전히 일자리 문제가 그저 그런 여러 가지 의제 중 하나로 다뤄지는 것 같이 보인다. 오히려 누가 더 화끈하게 현금을 나누어주는지 경쟁하는 것 같은 형국이다. 필자는 일전에 정부가 국민들에게 1억씩 나누어주면 좋겠다는 칼럼을 쓴 적이 있다. 나이 든 사람 입장에선 이왕이면 왕창 주면 좋겠지만 결국은 젊은이들의 빚이 될 테니 1억씩 주는 나라보다 1억씩 벌 수 있는 나라가 되도록 힘쓰자는 취지를 반어적으로 표현한 글이었지만 이제는 우려가 앞선다. (1억 이야기도 심심찮게 정치권에서 나온다.) 우리 국민들이 조금씩 그냥 나누어주는 현금성 복지에 둔감해 지는 듯 해서다. 많은 사람들이 빚더미에 올라설 나라 걱정에 몸둘바를 몰라하는데 어쩐지 청년층에선 이 문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이 더 놀랍다. 앞으로 30년을 책임져야 할 2030세대가 정치권을 향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더 많은 투자를 하고 더 내실있는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 예산을 더 압축적이고 효율적으로 쓰라고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청년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나랏돈은 엉뚱한 곳으로 흘러들어가기 마련이다. 대장동 특혜개발 이익 1조원이 민간개발업자에게 주어졌다. 백만 성남시민 한 명 당 백만원 가량 손해를 입은 것이나 다름 없다. 대장동과 일자리 문제는 일견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목소리 내고 감시하는데 게을러지면 양질의 일자리 만들기에 들어가야 할 돈이 줄줄 새나간다는 점에서 연결되어 있다대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마침 2030세대가 캐스팅보터로 떠올랐다. 이들의 선택은 곧장 그들의 중년과 노후를 결정지을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모든 정당, 모든 후보들이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언할 것이다. 그러나 그 안을 꼼꼼히 들여다보자. 또 세금일자리 인지, 적게 일하고 돈 더 많이 받게 하는 요술 일자리 정책은 없다. 세계적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인재를 양성하고 기업이 달릴 수 있게 과감하게 규제를 혁파하지 않은 채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하는 건 심지 않고 거두겠다는 말과 다름없다. 그런면에서 이번 일자리 대선공약에 장미빛 청사진을 들여다 보아야 한다. 실행력이 확보되지 않는 찔러보는 이야기인가? 형용사가 난무하는 슈가보이인가? 실행 가능한 미래의 꿈인가? 역대 대통령 누구나 일자리 이야기를 해 왔지만 결과적으로 무엇을 했는가도 돌아봐야 한다. 길을 잃으면 원점으로 돌아가라는. 최소한의 약속이란 기본에 충실한 것이다.전 부처, 전 지자체의 그 많은 일자리 예산은 과연 제대로 집행 되는가? 그 예산 쓰고 일자리는 얼마나 만들어졌나? 이 또한 실기 할 수 없는 우선순위다. 과연 일자리는 대통령이 만드는가, 기업이 만드는가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생각한다면 이 또한 백일몽이다.이제는 일자리 부총리라도 만들어야 한다. 슈퍼 파워를 갖게 해서라도 청년의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청와대 일자리 수석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결국 효율적 집행 컨트롤타워로서의 수미일관적이고 균형적 행정력이 절실하다.또한 정책의 우선순위와 효과적 실행력을 봐야 한다. 코로나 방역에 55조원을 썼다는데 5000억을 안써서 중증환자 1000명을 위한 병상확보를 실기했다니 결국 정책 집행 과정의 중요성은 100점과 0점 사이이다.일자리에 관련된 규제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 일몰 시간을 정해서라도 리셋이 절실하다. 재정의 실행이 필요하다. 정부와 국회가 나서면 1년이면 충분한 시간이다. 새롭게 모델링해야한다. 노동, 교육. 사회적 합의는 생존적 진화로 선택해야한다. 결국 일자리는 시대적 해결과제이며 제도의 균형점을 찾는 노력과 병행해야 한다. 부분의 최적이 전체의 최적이 아니듯. 세계는 일자리 전쟁의 시대이며 그 파급은 지구적이다. 우리 경제와 MZ세대에겐 내일의 생존이다. 좋은 일자리를 많아지게 하는 것은 환경 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과 기업주에게 특혜를 주는 것은 전혀 다르다. 내일을 살아내야 하는 젊은이들이 일하고 세금내고 삶을 꾸려나갈 수 있게 하는 길이다. 청년들이 부디 이 길을 잘 개척해 나가길 소망한다. 누구나 행복해져야 한다.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디지털 K-노동법으로의 진화, 시급하다
    디지털 K-노동법으로의 진화, 시급하다
    송길호 기자 2021.11.04
    [이근면 초대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 넷플릭스에서 투자를 받아 우리나라에서 엮고 찍은 ‘국산’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세계 94개국에서 ‘오늘의 톱10’ 1위를 차지했다. ‘한국적 문화’가 글로벌에서 인정 받았다는 것도 큰 이슈지만 제작비 대비 41배의 투자효율을 거둔 넷플릭스 최고의 ‘가성비 콘텐츠’라는 점도 주목받는 이유이다. 휴대폰, TV 등 한국의 제품에서 시작해 K-컬쳐로, 그리고 K-방역에서 이제는 K-군것질, K-게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K-열풍의 확장세는 그야말로 위풍당당하다. 이제는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치맥’, ‘대박’, ‘콩글리시’ 등의 한국어(?)가 등재되는 시대다. 바야흐로 K-시리즈가 세계를 석권하고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 내고 있는 시대에 K-노조에는 어떤 평가를 내릴 수 있을까? 한류 선진화의 여파에 걸맞게 한국의 ‘짐’이 아닌 한국의 ‘날개’가 될 때 아닌가. 하지만 안타깝게도 글로벌에서 대한민국의 노사관계를 이야기 할 때 ‘노동개혁’ 문제는 여전히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경제포럼(WEF)에 의하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6개국 중 대한민국 노동시장 유연성은 34위, 노사협력 분야는 36위로 최하위 수준이고 노동생산성은 30위로 역시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의 파업이 모든 장점을 상쇄해 한국에 투자가 어렵다”거나 “노사관계만 개선되도 투자를 늘리겠다”는 등 외국인 투자를 늘리려면 ‘노동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듣는다. 아니나다를까 우리나라 산업현장의 노사분규로 인한 노동손실일수는 41.8일로 일본의 0.2일과 비교하면 209배에 달하고 최근 5년간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인한 국내 기업들의 생산 손실 피해가 4조를 넘겼다. 노사분규로 인한 손실 대비 노조가입율은 현저히 낮다. 노조원들이 파업을 주도하며 비노조원의 일할 기회조차 파괴하는 것이다. 갑질하는 꼰대가 따로 없다. 사실 이들도 처음에는 노동시장의 환경을 개선 시키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었다. 점점 변질되어 ‘그들만의 리그’가 되었고 권력화라는 괴물이 집단 속에 자라났다. 어그러진 대형노조는 자기 밥그릇 챙기기 위해 기득권을 휘두른다. 이 제로섬게임의 결과로, 다수의 비노조원은 수탈 대상으로 내몰리고있다. 파업시 대체근로를 금지하기 때문에 생산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해 판매와 수출에 타격을 받아 협력업체들이 폐업에 이르기도 한다. 최근에는 정부의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 TF’가 10월부터 가동했지만 이를 비웃듯 비조합원 굴착기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민노총이 부산지역 GS건설현장을 점거한다고 한다. 노조로 인해 오히려 노동시장이 파괴되는 이 상황이 계속 된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떤 내일을 맞이할 수 있을까?정부와 국민 모두가 합심하여 스스로의 몫을 내려놓고 양보하여 만들어가는 팬데믹 극복을 위한 코로나시국에 대통령과 총리까지 나서서 만류한 10.20 집회를 민노총은 불법으로 강행했다. 우리사회 공동체의 일원인 노조가 아닌, 국민을 타도할 적으로 보는 시각에, 도대체 어디까지 국민이 인내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 책임 있는 정부당국의 지속적이고 효과 있는 국민 위주의 노동정책이 아쉽기도하다.날이 갈수록 격해지는 대형노조의 불법행위와 부당한 기득권 남용 등 ‘강성노조의 활약상’을 그저 손 놓고 두고 볼 수 만은 없다. 우리도 이제 기업과 노동시장이 글로벌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K-문화 붐에 걸맞는 디지털 노동법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특히 디지털 노동자, 프리랜서로 대변되는 긱경제, 국경이 없는 노동시장의 시대에 유연성과 안정성을 보장하는 조합이 아닌 기득권을 남용하고, 비노조원에게 불이익을 남발하는 사태가 이대로 유지된다면 기업의 경쟁력과 일자리 창출 여력이 감소되고, 청년의 일자리가 소멸되는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다. 모든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노조법인데 제조업 중심의 기득권 노조만 혜택을 누리고 똑같이 보호받아야 할 다른 노동자는 편파적 시각으로 인한 결과적 차별로 사각지대에 머무는 기형적인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일할 권리를 빼앗기는 비노조원도, 강경 파업에 폐업을 할 수 밖에 없는 기업도 일자리에 절망하는 청년들도 엄연한 국민이다. 이들을 보호해야 함은 물론 우리 아이들 시대의 일자리를 위해서도 바꿔야한다. 유연성도 높이고,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이롭고 더 많은 새로운 일자리의 창출을 위해서 4차 산업을 대비한 생존형 노동법 생태계가 필요하다.2021년 적용되는 노동법은 1953년에 만들어졌다. 70년전의 모델로 오늘과 내일을 그릴 수는 없다. 정규직 기득권에 대한 과보호로 인해 기업들이 채용을 기피하게 됐고 이것이 고용률, 경제성장 저하로 이어지고있다. 팬데믹 이후 더 이상 사무실 자리가 필요 없는 노동자들의 급증은 고용 형태와 기술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직업군의 소멸과 생성’, 즉 노동의 진화 현상이 나타났다. 디지털노동자들에겐 현재 70년 전에 만들어진 노동법이 근로 생태계를 보호해주기에는 역부족을 넘어 언어도단이다. 필요할 때만 사람을 고용하는 비정규직에서 한걸음 나아간 노동형태로, 근로기준법상 명시된 규정도, 근로계약서 작성도 해고 절차를 지킬 필요도 없다. 결국 시간단위, 초 단위로 사람을 쓰고 버릴 수 있다는 사실이 플랫폼 노동의 본질인 것을 직시하고,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들이 보호 받을 수 있는 개선방안의 도입도 절실하다. 4차산업혁명과 위드코로나로 대변되는 대전환의 시대에서 세계적 기업 질서와 노동 질서의 변화는 이제 필연적이다. 경제적 생존을 위해서는 노동법도 디지털 K-노동법으로 진화해야 한다. 다른 발전과 같이 동시 발전을 이루어야 「NEXT 시대」가 준비된다. 팬데믹 이후에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시급한 과제다. 대선후보들도 또한 이 문제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 ‘지금’에 포획되서는 안된다. 한단계 더 높은 곳으로 가야 하지 않은가. 오늘과 내일의 국민 모두의 바람 아니겠는가? 노동법의 진화는 개악일까? 개혁일까? 우리 스스로가 세계의 눈으로 판단해야 할 때이다. 급하다.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찐 '일자리 뉴딜' 대통령을 뽑자
    찐 '일자리 뉴딜' 대통령을 뽑자
    송길호 기자 2021.10.07
    [이근면 초대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 일자리 문제 이야기만 나오면 모두가 짜증이다. 희망 고문도 지쳤다. 일자리문제는 마치 출구 없는 미로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아무리 복잡한 미로라도 출구는 반드시 있다. 다만 왔던 길만 쳐다본다면 절대 나갈 수 없다. 해결의 실마리는? 특히 이제 처음 고용시장에 발을 들이는 청년들의 실업률 문제는 처절하다. 2017년부터 작년까지 청년(15~29세)실업률은 평균 9.3% 정도이나 한국경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청년들의 체감실업률은 25.1%에 달한다. 구직 단념 청년도 작년에 21만9000명에 달했는데 이는 2015년에 비해 18.3%나 늘어난 수치다. 일자리를 구하고 싶어도 만족할 만한 일자리를 얻지 못한 청년들이 아예 구직자체를 단념해 버리는 것이다. 실업률 통계에는 이런 자발적 실업자들은 반영되지 않는다. 실감 실업률은 이태백을 넘어 전백수를 향해가고 있다. 일자리를 못 얻으니 결혼과 출산은 언감생심이다. 하물며 여기서 좋은 일자리를 찾는 다면? 글쎄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 박탈감을 해결해주어야 나와 이웃과 사회와 국가의 내일이 있게 된다. 출범 당시 ‘일자리 대통령’을 천명하며 일자리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인 정부로선 답답할 노릇이다.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까지 만들어 대통령이 직접 일자리 상황판을 챙겼으나 성적표는 초라하다. 천문학적 재정을 투입하고 대통령도 틈나는 대로 일자리 문제를 강조하는 등 역량을 집중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단기 세금 일자리 양산에 그쳐 지탄받았다. 내년에도 31조3000억원에 달하는 일자리 예산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이렇게 많은 돈과 인력과 시간을 쏟았는데도 성과가 미미하다면 현 시점에서 정부의 일자리 문제 해법과 접근방식을 복기해 봐야 한다. 뚜렷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도 못하면서 기존의 대안을 계속 고집하는 것은 새롭게 취업시장에 들어와야 할 청년들의 희망의 싹을 자르는 것과 다름없다.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지지부진한 가장 큰 요인은 일자리 만들기가 아닌 ‘찾는 데’에 정부 역량을 엉뚱하게 투입한다는 것이다.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는 기업이고 정부는 이를 지원한다는 명료한 원칙은 안배운 듯 하다. 이윤창출에 도움이 되면 사람을 뽑고 채산성이 맞지 않으면 사람을 뽑을 수 없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제 도입 등 고용에 드는 비용이 대폭 상승함에 따라 기업은 신규 채용을 꺼리게 되었고 설상가상 한계생활자들의 일자리마저 증발했다. 이러다보니 재정을 투입해 인위적으로 단기, 공공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선택을 강요 받게 된 것이다. 절대빈곤에 처해 있는 노인들의 상황을 조금 낫게 하고 정부의 성과를 홍보하는데는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나 주당 35시간 이상 일하는 안정적인 일자리에 정착하는 20대, 30대의 수는 늘지 않았다.방향성을 수정하고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벗어난 항로로 항해를 지속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목적지에서 멀어진다. 기업이 직원을 뽑지 않으면 일자리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채용을 가로막는 요인들을 찾아 하나씩 해소해 고용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기업의 고용 부담을 정부가 낮춰주려 하면 그 과정에서 다양한 사회적 갈등과 경제 주체들 간의 견해 차가 나타날 것이다. 특히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하는 정부 내에서 부처 간 엇박자가 날 수밖에 없다. 관료주의의 특성 상 필연적인 것이다. 정부 내의 통일된 정책 조율과 경제 주체 간의 갈등 조정을 위해 그에 상응하는 권한과 역량을 가진 일자리부총리가 필요하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유관부서에서 가장 뛰어난 공무원들이 일자리 부총리를 보좌하며 오직 일자리 문제에만 집중해 산업과 노동을 포괄하는 일관된 정책을 펼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이와 동시에 부처 간 업무분장도 일자리 문제 해결에 걸맞게 손봐야 한다. 현재 고용노동부가 일자리문제를 담당하고 있지만 역할도 부족할 뿐더러 기존에 있는 일자리에 구직자를 매칭시켜주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더욱이 노동중시정책이야 말로 고용상황을 개선해주지 않는다. 노동계를 대변하는 게 우선이고 고용을 위한 일자리에는 팔을 걷어붙이지 못한다.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기업이기 때문이다. 심판이 아니다. 늘 편파적이고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소리를 즐기는 듯 하다는 것이 기업의 볼멘 소리 이다. 과연 고용노동부의 미래는? 산업 현장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을 담당하는 부서가 수출확대, 주력산업의 발전과 연동된 일자리 창출 정책을 펴게 해줘야 한다. 산업고용부가 오히려 걸맞다. 산업의 발전과 방향에 따른 기업의 투자와 활동을 지원하고 세계적 경쟁국과의 산업내 비교 우위를 찾기 위해서는 전폭적인 규제해제, 유예와 집중적 관심이 필요하다. 일본과의 마찰 시 ‘소부장’정책과 같이 민관연이 합심하여 추진한 결과가 그 예이기도 하다. 소부장 전쟁은 내 몫 찾기보다, 파업 보다, 국가적 이익과 자존심이 선행된 사례이기도 하다. 미래산업 추진에 따른 일자리 예측, 준비, 고용의 선순환사이클이 꼭 필요하다. 미래인력양성준비와 그에 따른 인력재교육, 산업재배치가 필연이다. 누가 일자리를 만드는가? 세금인가? 기업인가? 질 좋은 일자리는 누가 키워가는가? 정부인가? 앙트레프레너(Entrepreneur)인가? 선택은 노동의 미래인가, 산업의 미래인가? 결국 동전의 양면 아닌가? 마차가 말을 끌 수는 없다.문재인 정부 임기 중에 극적인 반전을 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다가오는 대선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기업의 고용확대를 가로막는 고용시장의 각종 장벽과 규제를 하나씩 정리하고 본격적인 일자리 뉴딜을 시행할 사람을 다음 대통령으로 뽑는 것이 중요하다. 일자리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기업에 각종 규제와 법적 제제로 고용환경을 악화시키고 부담을 가중시키는 정책을 펴서는 답이 없다. 세금일자리를 떠나 기업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모험하는 길을 열어주는 찐 ‘일자리 뉴딜’을 이야기하는 후보를 찾을 시점이다.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청년세대 30년 삶 좌우할 내년 3월의 선택
    청년세대 30년 삶 좌우할 내년 3월의 선택
    송길호 기자 2021.09.02
    [이근면 초대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지난 1분기, 일자리가 32만개 느는 동안 2030일자리 10만개가 증발했다. 그 사이 5060 일자리는 41만개 늘었다. 기업은 대한민국을 떠나고, 청년 일자리는 줄고, 세금이 떨어지면 언제 사라질 지 모르는 정부 정책으로 만들어진 노인 일자리는 불안하다. 이대로라면 ‘이태백(이십 대 태반이 백수)’에서 모두가 백수가 되는 ‘모백수’의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문득 두렵다. 일자리 없이는 30년 후의 미래도, 꿈도 암울 할 뿐이다. 여야의 대선버스가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차 컷오프에서 살아남은 6명의 후보들이 이미 네 차례나 TV토론을 마쳤다. 국민의힘도 비전발표회를 실시하고 선관위를 출범시켰다. 선거일정이 숨가쁘게 진행되면서 개별 후보들의 정책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각 후보가 외교, 안보, 경제 등 분야별로 공약을 발표하며 대통령이 된 후 어떤 대한민국을 그릴 것인지 당원과 국민들에게 알리느라 여념이 없다.아직 경선 초반이고 정치에 갓 입문한 후보들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주요 대선 주자들의 비전, 정책, 공약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낮다. 여당의 지지율 선두 이재명 예비후보는 청년기본소득, 자발적 이직자 대상 구직 급여 지급, 청년주거불안 해소 등을 내세웠을 뿐 일자리 대책은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캠프 차원에서 정부 재정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청년일자리 정책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야당의 경우 최재형 예비후보는 노조의 기득권 철폐를 비롯한 노동개혁 의제에 힘을 주고 있을 뿐이고, 그나마 일자리 문제를 특정한 정책비전을 밝힌 유승민 예비후보는 경제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기조로 디지털혁신인재 100만명 양성, 사회서비스 일자리 100만개를 합해 2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야당에서 지지율 1등을 달리고 있는 윤석열 예비후보는 규제철폐와 함께 기술혁신으로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방향성만 제시했다. 심지어 모래 위에 집 짓겠다는 분들도 눈에 띈다일자리 창출의 기본이자 가장 확실한 길인 기업 활력 제고, 노동생산성 혁신, 그리고 글로벌 기업과도 어깨를 견줄 수 있는 경쟁력 확보와 같이 미래를 약속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이야기 하고 있지 않다. 주거불안, 경제적 양극화와 사회적 고립의 심화, 결혼과 출산의 어려움과 같은 청년문제들의 뿌리는 결국 일자리 문제와 닿아 있다. 기본적으로 젊은이들이 일을 하고 돈을 벌어야 국가의 복지정책도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적으나마 땀 흘려 일하고 번 돈의 소중함을 아는 청년들에게 국가가 일자리의 질을 높여주고 다양한 안전판을 만들어 주는 방향으로 재정을 써야 한다. 일하지 않는 이들에게 얼마씩의 현금을 쥐어주는 정책은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도전과 인내, 진취와 극복이라는 청년정신만 잠식할 뿐이다. 일하지 않고도 정부가 제공해주는 현금성 복지정책으로만 하루하루 연명할 수 있다면 애써 취업을 위해 공부할 이유도, 힘들게 돈 모아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이유도 없다. 결국 일자리 문제 해결이 저출산 문제 해결의 시작이고 주택 문제의 기본이며 청년세대의 희망이자 국가의 미래다.최근 몇 년 사이 우리 정치권에서 홀대 받던 청년 세대가 캐스팅보트를 쥐게 되었다. 2030세대의 투표율도 높아지고 정치적 의사표현도 적극성을 띄기 시작했다. 이제 젊은이들의 표심을 얻지 않으면 선거에서 이기기 힘들다는 사실을 깨달은 정당들이 이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정책들을 우후죽순처럼 쏟아내고 있지만 공약을 반드시 시행하고 말겠다는 진정성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이기에 어떤 정당, 어떤 후보를 택해야 할지 더더욱 알기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 2030세대가 내리는 결정이 그들의 50대, 60대 이후의 삶을 결정한다는 점이다. 일자리는 자꾸 줄어들고 괜찮은 일자리를 얻기 위한 경쟁은 날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대학만 나오면 웬만한 대기업은 골라서 갔던 시대는 이미 아련한 전설이 됐고 한 가정의 모든 열정과 자원을 한 명의 아이에게 몰빵해 좋은 대학에 들어간다 해도 괜찮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지는 전적으로 개인의 ‘노오력’ 여하에 달려 있다. 지금 우리 모두 비록 어려운 시대를 버텨내고 있지만 우리의 노후는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내 아이에겐 지금과 다른 세상을 남겨줘야 하지 않을까? 그 첫걸음은 어떤 정당, 어떤 후보가 일자리를 만들어낼 의지와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가려내고 선택하는 것이다. 정치, 경제, 외교, 국방 중에서 대통령이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외교와 국방은 대통령의 의지로 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외교와 국방은 다른 나라와의 상관 관계와 연계 관계 속에 있기 때문에 통밥이 맞아야 잘 되는 측면이 있다. 우리를 둘러싼 강대국에 강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입지를 확보하는 경제와 국방 없이 무슨 큰 소리 칠 수 있겠는가? 현재 우리의 처지를 돌이켜 봤을 때에 대통령이 잘할 수 있는 것은 결국은 경제이다. 이 또한 결국 해외 경제와 연동하지만 우리 국민들에게 일자리를 얼마나 만들어줄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대통령이 잘 할 수 있는 일의 범주에 든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꾸고 일자리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집중하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말로 하는 뉴딜이 아닌 진짜 뉴딜이 필요하다. 화려한 수식의 ‘디지털 뉴딜’ 보다 ‘일자리 뉴딜’이 먼저다. 누가 할 것인가? 일자리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정책, 이 문제를 먼저 심각하게 거론하는 대통령, 빌어먹지 않고 벌어 먹을 수 있게 해주는 그런 대통령. 과연 이번 대선주자 중에 그런 것을 우선하며 중시하는 사람이 있는가치열하게 궁리하지 않으면 일자리 문제는 뒷전으로 밀리고 만다. 결국 지금 힘겨운 시대를 살아내고 있는 젊은이들이 이 어려움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지는 젊은이들 스스로가 결정한다. 그 누구도 당신의 삶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누가 10만불을 벌 수 있는 시대를 열어줄 개척자인가. 사이비를 구분하는 “노오력”은 지금 세대의 책무이다.

더보기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발행인 곽재선 I 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