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호

기자

이근면의 사람이야기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파괴적 혁신, 상생의 혁신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이번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먹통 사태에 대해 사용자들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시작했다. 기업 하나가 잠시 멈춘 것뿐인데 참여자들의 삶과 생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으며 온 나라가 혼란과 불편과 재산상의 피해를 입었다. 이는 개개인의 참여자 모두에 대한 위기이자 극복해야 할 과제이기에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어느덧 모두가 열광하는 혁신이란 달콤함에 그 그림자가 짙어질 때까지 우리 사회가 얼마나 둔감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태였기 때문이다. 이제는 구성원 모두가 루저가 되는 크리스 텐센의 ‘파괴적 혁신’이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혁신의 과실을 나눌 수 있는 ‘상생의 혁신’을 꿈꿀 때다. 특히 유사 플랫폼 형태의 유통 알선업의 형태가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는 개화기인 지금 독점과 독식, 편식을 예방하는 정책적 선행 조치를 고민해야 한다. 기존 산업의 건강한 혁신에 동참하고 상생할 수 있으며 공정거래의 새로운 모델의 제시와 바람직한 변화에 대한 사회와 정책 당국의 선도적 역할을 기대한다. 게임의 심판자의 역할이 참여자 모두의 미래를 ‘제로섬이냐, 더 큰 몫을 약속’하느냐의 결과로 연결되는 만큼 정책의 방향성도 중요하거니와 국민 모두를 위한 정책이 돼야 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 소비, 생산, 유통의 전 과정에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고 공정한 대가가 돌아갈 수 있다면 바람직하지 않을까? 데이터 송수신의 길목에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정보와 재화, 서비스의 교환을 원활하게 하는 플랫폼 기업 덕분에 우리의 일상은 몰라보게 편리해졌다. PC가 하던 역할을 모바일이 모두 대체했고 혁신적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하면서 어떤 직업은 아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런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는데 채 10년도 걸리지 않았다. 새로운 플랫폼 기업이 등장하고 그 기업이 제시하는 서비스의 참신함에 감탄하기 무섭게 시민들은 그 서비스에 적응하고 점차 종속돼 가는 패턴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네카라쿠배’로 대표되는 플랫폼 선두주자들이 성공한 방정식이 모두 비슷하다.혁신의 부작용의 가장 큰 원인은 전통적 기업들에게 적용되던 ‘공정한 경쟁’이라는 게임의 법칙이 플랫폼 기업들 앞에서 무력화 됐다는 것이다. 인터넷 은행이나 가상화폐 거래소의 설립과 운영 과정에서 기존 은행들이나 증권 거래소 등에 적용되던 규제의 모래주머니를 플랫폼 기업들은 차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제기가 없었고 타다가 택시업계의 특수성과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시행규칙의 빈틈을 파고들어도 정부는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만약 삼성이 미용실 예약 플랫폼을 운영하고 현대가 꽃가게 예약 플랫폼을 운영한다고 하면 정부 당국과 언론과 시민사회는 그냥 잠자코 있었을까? 문재인 정부 시절, 한 포럼 석상에서 당시 강연자로 나선 공정거래위원장에게 플랫폼 기업들의 불공정거래 관행과 독과점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진 적이 있었다. 돌아온 답변으로 추측하건대 IT 플랫폼이란 새로운 형태의 영역에서의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혁신이란 틀 속에서 바라봄으로 큰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듯 했다. 만시지탄이지만 지난 몇 년 동안 플랫폼 기업들이 혁신이라는 미명하에 공정거래의 룰을 미꾸라지처럼 피해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미지의 영역을 개척하고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서비스를 창조한다는 것은 상당한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길을 외롭게 걸어가야 함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국가 차원에서 혁신기업들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를 때까지 보호막을 쳐주고 지원을 해주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정부와 국민의 이러한 보호와 양해를 이용해 약탈적, 파괴적, 이기적 성장까지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는 행위를 용납해선 안 된다. 플랫폼 기업의 무분별한 확장, 기존 시장 행위자들을 낙오시키고 혼자서만 성장의 과실을 독식하는 행태를 혁신이라 부를 순 없다. 혁신은 창조적, 상생적, 균형적인 발전을 내포하는 의미이기 때문이다.이제 차분하게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과 그에 따른 폐해를 되짚어 보고 혁신이란 무엇이고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우리 삶을 이롭게 할 것인지 성찰해야 할 때다. 쿠팡의 가혹한 노무관리, 카카오의 문어발식 확장과 무분별한 기업분할, 타다의 택시업 무임승차, 배달의 민족의 과도한 수수료 착취 문제는 대표 플랫폼 기업들의 혁신에 따른 부작용이 작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절대 농지인 논 위에 아파트 지어 싸게 분양하는 방식을 제안하며 못하게 하면 기존의 법이 잘못됐고 시대에 뒤처졌고 자유롭지 않다고 강변하는 식의 불공정 경쟁까지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눈감아준다면 과실은 이들이 독식하고 폐해는 국민이 함께 나눠 져야 한다. 즉 사회적 새로운 세금(?)이 모든 국민에게 새로운 멍에를 지게 하는 현상을 초래하게 된다. 차제에 공적 인프라라는 통신망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함께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아야 한다. 참여자 중 누가 비용을 부담하는가. 넷플릭스와 같은 OTT 기업들의 기간 통신망 무료이용으로 인한 트래픽의 증가는 결국 통신사업자의 지속적 투자를 강요한다. 궁극적으로 소비자인 국민에게 추가 부담을 지우고 편익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지는 작금의 기준은 국가적 자원의 손쉬운 국외 이전을 보장해 주는 정책이나 다름없다. 이제 수많은 형태의 변화와 혁신이 비즈니스로 출현하게 된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환경 속에 제반 참여자들에게 공정한 분배가 보장되도록 유도하는 방안 또한 미리 준비돼야 한다, 예를 들어 납품단가 연동제보다는 발생되는 이익 구조의 몫에 대한 기여도에 따른 나눔의 약속과 상생의 풍토가 새롭게 나타나야 한다. 올바른 혁신으로 진화해야 한다. ESG 경영이 트렌드고 세계적 경영에 대한 스탠더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시대에 기업의 공동 생태계의 유지와 공생에 대한 더 발전된 사회적 규범과 기업인의 자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할까? 안된다면 공통 규범인 법이라도 만들어야 할까?
    송길호 기자 2022.11.03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이번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먹통 사태에 대해 사용자들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시작했다. 기업 하나가 잠시 멈춘 것뿐인데 참여자들의 삶과 생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으며 온 나라가 혼란과 불편과 재산상의 피해를 입었다. 이는 개개인의 참여자 모두에 대한 위기이자 극복해야 할 과제이기에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어느덧 모두가 열광하는 혁신이란 달콤함에 그 그림자가 짙어질 때까지 우리 사회가 얼마나 둔감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태였기 때문이다. 이제는 구성원 모두가 루저가 되는 크리스 텐센의 ‘파괴적 혁신’이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혁신의 과실을 나눌 수 있는 ‘상생의 혁신’을 꿈꿀 때다. 특히 유사 플랫폼 형태의 유통 알선업의 형태가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는 개화기인 지금 독점과 독식, 편식을 예방하는 정책적 선행 조치를 고민해야 한다. 기존 산업의 건강한 혁신에 동참하고 상생할 수 있으며 공정거래의 새로운 모델의 제시와 바람직한 변화에 대한 사회와 정책 당국의 선도적 역할을 기대한다. 게임의 심판자의 역할이 참여자 모두의 미래를 ‘제로섬이냐, 더 큰 몫을 약속’하느냐의 결과로 연결되는 만큼 정책의 방향성도 중요하거니와 국민 모두를 위한 정책이 돼야 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 소비, 생산, 유통의 전 과정에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고 공정한 대가가 돌아갈 수 있다면 바람직하지 않을까? 데이터 송수신의 길목에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정보와 재화, 서비스의 교환을 원활하게 하는 플랫폼 기업 덕분에 우리의 일상은 몰라보게 편리해졌다. PC가 하던 역할을 모바일이 모두 대체했고 혁신적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하면서 어떤 직업은 아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런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는데 채 10년도 걸리지 않았다. 새로운 플랫폼 기업이 등장하고 그 기업이 제시하는 서비스의 참신함에 감탄하기 무섭게 시민들은 그 서비스에 적응하고 점차 종속돼 가는 패턴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네카라쿠배’로 대표되는 플랫폼 선두주자들이 성공한 방정식이 모두 비슷하다.혁신의 부작용의 가장 큰 원인은 전통적 기업들에게 적용되던 ‘공정한 경쟁’이라는 게임의 법칙이 플랫폼 기업들 앞에서 무력화 됐다는 것이다. 인터넷 은행이나 가상화폐 거래소의 설립과 운영 과정에서 기존 은행들이나 증권 거래소 등에 적용되던 규제의 모래주머니를 플랫폼 기업들은 차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제기가 없었고 타다가 택시업계의 특수성과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시행규칙의 빈틈을 파고들어도 정부는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만약 삼성이 미용실 예약 플랫폼을 운영하고 현대가 꽃가게 예약 플랫폼을 운영한다고 하면 정부 당국과 언론과 시민사회는 그냥 잠자코 있었을까? 문재인 정부 시절, 한 포럼 석상에서 당시 강연자로 나선 공정거래위원장에게 플랫폼 기업들의 불공정거래 관행과 독과점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진 적이 있었다. 돌아온 답변으로 추측하건대 IT 플랫폼이란 새로운 형태의 영역에서의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혁신이란 틀 속에서 바라봄으로 큰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듯 했다. 만시지탄이지만 지난 몇 년 동안 플랫폼 기업들이 혁신이라는 미명하에 공정거래의 룰을 미꾸라지처럼 피해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미지의 영역을 개척하고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서비스를 창조한다는 것은 상당한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길을 외롭게 걸어가야 함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국가 차원에서 혁신기업들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를 때까지 보호막을 쳐주고 지원을 해주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정부와 국민의 이러한 보호와 양해를 이용해 약탈적, 파괴적, 이기적 성장까지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는 행위를 용납해선 안 된다. 플랫폼 기업의 무분별한 확장, 기존 시장 행위자들을 낙오시키고 혼자서만 성장의 과실을 독식하는 행태를 혁신이라 부를 순 없다. 혁신은 창조적, 상생적, 균형적인 발전을 내포하는 의미이기 때문이다.이제 차분하게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과 그에 따른 폐해를 되짚어 보고 혁신이란 무엇이고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우리 삶을 이롭게 할 것인지 성찰해야 할 때다. 쿠팡의 가혹한 노무관리, 카카오의 문어발식 확장과 무분별한 기업분할, 타다의 택시업 무임승차, 배달의 민족의 과도한 수수료 착취 문제는 대표 플랫폼 기업들의 혁신에 따른 부작용이 작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절대 농지인 논 위에 아파트 지어 싸게 분양하는 방식을 제안하며 못하게 하면 기존의 법이 잘못됐고 시대에 뒤처졌고 자유롭지 않다고 강변하는 식의 불공정 경쟁까지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눈감아준다면 과실은 이들이 독식하고 폐해는 국민이 함께 나눠 져야 한다. 즉 사회적 새로운 세금(?)이 모든 국민에게 새로운 멍에를 지게 하는 현상을 초래하게 된다. 차제에 공적 인프라라는 통신망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함께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아야 한다. 참여자 중 누가 비용을 부담하는가. 넷플릭스와 같은 OTT 기업들의 기간 통신망 무료이용으로 인한 트래픽의 증가는 결국 통신사업자의 지속적 투자를 강요한다. 궁극적으로 소비자인 국민에게 추가 부담을 지우고 편익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지는 작금의 기준은 국가적 자원의 손쉬운 국외 이전을 보장해 주는 정책이나 다름없다. 이제 수많은 형태의 변화와 혁신이 비즈니스로 출현하게 된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환경 속에 제반 참여자들에게 공정한 분배가 보장되도록 유도하는 방안 또한 미리 준비돼야 한다, 예를 들어 납품단가 연동제보다는 발생되는 이익 구조의 몫에 대한 기여도에 따른 나눔의 약속과 상생의 풍토가 새롭게 나타나야 한다. 올바른 혁신으로 진화해야 한다. ESG 경영이 트렌드고 세계적 경영에 대한 스탠더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시대에 기업의 공동 생태계의 유지와 공생에 대한 더 발전된 사회적 규범과 기업인의 자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할까? 안된다면 공통 규범인 법이라도 만들어야 할까?
  • [이근면의 사람 이야기]연금·노동·교육 3대 개혁, 마지막 기회다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지난 9월 6일 영국에선 리즈 트러스 총리가 공식 취임했다. 여성으로는 세 번째이자 40대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영국의 리더가 된 그에게서 ‘철의 여인’ 마가릿 대처 전 총리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철의 여인’은 강하고 우직하게 해야 할 일을 기꺼이 한 대처를 향한 시대의 존경이 담긴 별명이다. 한 때 세계를 호령했던 대영제국이 1970년대 들어 IMF 구제금융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지만 방만한 재정지출, 막대한 복지비용, 강경한 노동조합과 낮은 생산성이라는 문제를 해결할 정치인은 없었다. 산업구조 재편, 공공기관 개혁과 같은 정책은 표로 먹고 사는 정치인에겐 낙선으로 가는 직행열차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대처는 강경한 노동조합의 거친 반발을 뚫고 대처리즘으로 불리는 시장친화적이고 자유주의적인 개혁정책들을 하나하나 관철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국민의 대표로서 해야 할 일을 외면하지 않고 감당한 것이다.윤석열 대통령이 표방한 ‘3대 개혁’은 지금 정치권이 반드시 해야 할 일 중 가장 앞에 놓인 것이다. 대통령 자신이 지난 5월 1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밝혔듯 ‘지금 추진되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연금·노동·교육 문제가 우리 사회의 성장동력을 잠식하고 미래 세대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경고는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 됐지만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정치인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3대 개혁의 깃발을 들어올린 것은 매우 바람직하고 시의적절한 결정이지만 취임 4개월이 지나도록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움직임이 없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사안 자체가 전 국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면서도 결정적인 때엔 여론의 눈치를 보지 않고 밀고 나가야 하는 문제이기에 누가 정권을 잡더라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이해한다. 더군다나 취임 첫해임에도 지지율이 극도록 낮은 지금의 상황이 3대 개혁 추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그러나 오늘만 살고 내일 굶을 순 없다. 당면한 고물가, 고환율, 세계적 경기침체, 에너지난을 타개하는데 국정동력을 집중하겠지만 3대 개혁은 외면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기에 고통스럽더라도 손을 놓지 않고 정치적, 정책적 자원을 배분해야 한다. 적당히 눈감은 사이비 개혁은 망국의 길이고 곧 미래세대인 청년의 죽음이다. 이 크고,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를 성공하기 위해선 뼈대가 되는 원칙이 먼저 나와야 한다. 첫째, 서두르지 않되 먼저 시작해야 한다. 개혁을 시도하기 좋은 환경은 결코 오지 않는다. 3대 개혁은 누가, 언제 하더라도 혼란과 고통을 피할 수 없는 사안이다. 얘기 꺼내기 좋은 때를 기다리다 보면 5년 임기 내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지금’이 바로 개혁을 추진하기 가장 좋은 때다. 박근혜 대통령도 공무원 연금개혁을 성공시켜 618조원의 막대한 국민 부담을 줄였지만 정치적 손실과 함께 (실질적으로 미래세대 국민에게 꼭 필요한 일이었음에도) 세종시에서의 야당지지라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둘째, 민관을 아우르는 사회적 합의에 집중해야 한다. 개혁의 마차는 민간과 공공영역이라는 두 바퀴로 굴러간다. 공동체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결정을 내릴 정당성과 권위는 선거를 통해 당선된 대통령과 국회에 있다. 그렇다고 정부, 공공기관, 국회가 민간영역을 아우르지 않고 홀로 앞서 나가게 되면 개혁안은 종이쪼가리에 불과하게 된다. 기업과 학교, 언론과 시민사회가 함께 개혁의 청사진을 함께 그려야 현장에서 수용가능하고 현실성 있는 개혁안이 도출된다. 국가의 백년 과제를 국민 모두에게 소상히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행위의 무한 반복이 필요하다. 셋째, 개혁의 직접적 수혜자인 청년층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 지금 3대 개혁을 추진하면 결과는 10~30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사회의 중추인 50대 이상이 개혁작업을 추진해도 그 후과는 오롯이 지금의 20~40대들이 짊어져야 한다. 청년층에게 개혁의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해 스스로 대안을 모색하게 해야 하는 이유다. 자기 문제를 스스로 다룰 때 가장 치열하고 생산적인 고민과 토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개혁의 주체는 당사자인 청년층이 돼야 한다. 청년층의 제도적, 정치적, 실질적 참여 방안의 강구가 성과의 측정 도구가 될 것이다. 넷째, 국가적 차원의 프로젝트인 3대 개혁을 추진할 개혁위원회가 필요하다. 3대 개혁은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전체 국민을 아우르고 시기적으로도 수십 년 이상 가는 사안이다. 이 과정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을 최소화하고 개혁의 성과는 최대화하기 위해 개혁의 프레임을 만들고 이를 점진적,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국가적 개혁위원회가 있어야 한다. 현 정부 혼자 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정부가 중심을 잡고 여야, 시민사회, 기업, 학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조직을 하루빨리 출범시킬 필요가 있다. 공론화 위원회 같은 들러리 위원회가 아닌, 여론에 따라 춤추는 위원회가 아닌, 진솔함과 치열함으로 문제를 풀어낼 미래를 향하는 눈과 애끓는 가슴의 위원회가 돼야 한다. 어쩌면 윤석열 대통령 임기가 이 문제를 해결하고 대한민국이 지속적으로 전진할 수 있는 기틀을 놓을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우리 사회 안팎의 변화가 그만큼 너무 가파르고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다. 마음은 급하지만 그렇다고 바늘 허리에 실을 꿰어 쓸 순 없다. 지금부터라도 차분하게 원칙을 세우고 개혁의 밑그림을 그려나가기 바란다. 대통령이 앞장서 널리 지혜를 구한다면 길은 반드시 보일 것이다. 우리는 오천년을 살아남고 오늘에 이른 대한민국 인이다. 우리도 한 번 세계 속에 우뚝 선 G3의 나라를 향해 가야한다. 국민적 합심과 혜안으로. 처칠의 이야기처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모두 다음 세대에 어떤 것을 물려줄 수 있느냐가 의무이며 책임인 것이다.
    송길호 기자 2022.10.06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지난 9월 6일 영국에선 리즈 트러스 총리가 공식 취임했다. 여성으로는 세 번째이자 40대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영국의 리더가 된 그에게서 ‘철의 여인’ 마가릿 대처 전 총리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철의 여인’은 강하고 우직하게 해야 할 일을 기꺼이 한 대처를 향한 시대의 존경이 담긴 별명이다. 한 때 세계를 호령했던 대영제국이 1970년대 들어 IMF 구제금융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지만 방만한 재정지출, 막대한 복지비용, 강경한 노동조합과 낮은 생산성이라는 문제를 해결할 정치인은 없었다. 산업구조 재편, 공공기관 개혁과 같은 정책은 표로 먹고 사는 정치인에겐 낙선으로 가는 직행열차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대처는 강경한 노동조합의 거친 반발을 뚫고 대처리즘으로 불리는 시장친화적이고 자유주의적인 개혁정책들을 하나하나 관철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국민의 대표로서 해야 할 일을 외면하지 않고 감당한 것이다.윤석열 대통령이 표방한 ‘3대 개혁’은 지금 정치권이 반드시 해야 할 일 중 가장 앞에 놓인 것이다. 대통령 자신이 지난 5월 1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밝혔듯 ‘지금 추진되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연금·노동·교육 문제가 우리 사회의 성장동력을 잠식하고 미래 세대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경고는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 됐지만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정치인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3대 개혁의 깃발을 들어올린 것은 매우 바람직하고 시의적절한 결정이지만 취임 4개월이 지나도록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움직임이 없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사안 자체가 전 국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면서도 결정적인 때엔 여론의 눈치를 보지 않고 밀고 나가야 하는 문제이기에 누가 정권을 잡더라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이해한다. 더군다나 취임 첫해임에도 지지율이 극도록 낮은 지금의 상황이 3대 개혁 추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그러나 오늘만 살고 내일 굶을 순 없다. 당면한 고물가, 고환율, 세계적 경기침체, 에너지난을 타개하는데 국정동력을 집중하겠지만 3대 개혁은 외면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기에 고통스럽더라도 손을 놓지 않고 정치적, 정책적 자원을 배분해야 한다. 적당히 눈감은 사이비 개혁은 망국의 길이고 곧 미래세대인 청년의 죽음이다. 이 크고,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를 성공하기 위해선 뼈대가 되는 원칙이 먼저 나와야 한다. 첫째, 서두르지 않되 먼저 시작해야 한다. 개혁을 시도하기 좋은 환경은 결코 오지 않는다. 3대 개혁은 누가, 언제 하더라도 혼란과 고통을 피할 수 없는 사안이다. 얘기 꺼내기 좋은 때를 기다리다 보면 5년 임기 내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지금’이 바로 개혁을 추진하기 가장 좋은 때다. 박근혜 대통령도 공무원 연금개혁을 성공시켜 618조원의 막대한 국민 부담을 줄였지만 정치적 손실과 함께 (실질적으로 미래세대 국민에게 꼭 필요한 일이었음에도) 세종시에서의 야당지지라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둘째, 민관을 아우르는 사회적 합의에 집중해야 한다. 개혁의 마차는 민간과 공공영역이라는 두 바퀴로 굴러간다. 공동체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결정을 내릴 정당성과 권위는 선거를 통해 당선된 대통령과 국회에 있다. 그렇다고 정부, 공공기관, 국회가 민간영역을 아우르지 않고 홀로 앞서 나가게 되면 개혁안은 종이쪼가리에 불과하게 된다. 기업과 학교, 언론과 시민사회가 함께 개혁의 청사진을 함께 그려야 현장에서 수용가능하고 현실성 있는 개혁안이 도출된다. 국가의 백년 과제를 국민 모두에게 소상히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행위의 무한 반복이 필요하다. 셋째, 개혁의 직접적 수혜자인 청년층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 지금 3대 개혁을 추진하면 결과는 10~30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사회의 중추인 50대 이상이 개혁작업을 추진해도 그 후과는 오롯이 지금의 20~40대들이 짊어져야 한다. 청년층에게 개혁의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해 스스로 대안을 모색하게 해야 하는 이유다. 자기 문제를 스스로 다룰 때 가장 치열하고 생산적인 고민과 토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개혁의 주체는 당사자인 청년층이 돼야 한다. 청년층의 제도적, 정치적, 실질적 참여 방안의 강구가 성과의 측정 도구가 될 것이다. 넷째, 국가적 차원의 프로젝트인 3대 개혁을 추진할 개혁위원회가 필요하다. 3대 개혁은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전체 국민을 아우르고 시기적으로도 수십 년 이상 가는 사안이다. 이 과정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을 최소화하고 개혁의 성과는 최대화하기 위해 개혁의 프레임을 만들고 이를 점진적,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국가적 개혁위원회가 있어야 한다. 현 정부 혼자 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정부가 중심을 잡고 여야, 시민사회, 기업, 학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조직을 하루빨리 출범시킬 필요가 있다. 공론화 위원회 같은 들러리 위원회가 아닌, 여론에 따라 춤추는 위원회가 아닌, 진솔함과 치열함으로 문제를 풀어낼 미래를 향하는 눈과 애끓는 가슴의 위원회가 돼야 한다. 어쩌면 윤석열 대통령 임기가 이 문제를 해결하고 대한민국이 지속적으로 전진할 수 있는 기틀을 놓을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우리 사회 안팎의 변화가 그만큼 너무 가파르고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다. 마음은 급하지만 그렇다고 바늘 허리에 실을 꿰어 쓸 순 없다. 지금부터라도 차분하게 원칙을 세우고 개혁의 밑그림을 그려나가기 바란다. 대통령이 앞장서 널리 지혜를 구한다면 길은 반드시 보일 것이다. 우리는 오천년을 살아남고 오늘에 이른 대한민국 인이다. 우리도 한 번 세계 속에 우뚝 선 G3의 나라를 향해 가야한다. 국민적 합심과 혜안으로. 처칠의 이야기처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모두 다음 세대에 어떤 것을 물려줄 수 있느냐가 의무이며 책임인 것이다.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공직 개혁, 인사가 만사다
    [이근면 초대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한국사회의 공무원에 대한 인식은 매우 이중적이다. 최근 경쟁률이 조금 떨어졌다고는 하나 30년 이상 공무원은 가장 인기 있는 직업의 하나였다. 매년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수십대 1을 넘고 노량진엔 공직사회 입문의 꿈을 품고 각지에서 청년들이 몰려든다. 그러면서도 공무원과 공직사회를 향한 국민들의 시선의 한켠엔 복지부동, 무사안일, 철밥통 같은 이질적인 단어들이 따라붙는다. 공무원에 대한 부정적 인상은 관료제가 가지는 내재적 특성, 이를테면 경직적이고 분절적인 조직운영체계에서 비롯되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일지 모른다.공무원이 선망과 규제의 이중적 인식의 대상이라는 점은 그들의 힘과 역할이 그만큼 크고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문제는 이러한 공무원의 영향력이 총성 없는 경제전쟁에서 국가의 역량을 견인하지 못하고 되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과 중국에 이은 G3로의 도약, 1인당 국민소득 10만달러 달성을 위해, 궁극적으로는 총체적 국가경쟁력의 강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공직사회의 경쟁력 강화다. 아직 민간의 경쟁력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던 1960~1980년대엔 실력 있고 유능한 공무원들이 개발의 최전선에서 큰 그림을 그리고 기업을 선도지휘했다. 그러나 산업화 60년이 지난 2020년대에도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이 뒷받침하는 성장모델은 확립되지 못했다. 20년 전 정부예산이 100조였던 시절의 시스템이 700조원을 눈 앞에 둔 오늘날까지 작동하고 있다는 건 내일의 국가 설계에 대한 우려와 문제점를 함께 드러내는 상징적 사안이다. 공직사회에선 정무직 고위직이나 현장 서비스직을 막론하고 인사는 ‘일의 질’과 ‘국가적 성과’를 결정짓는다. ‘인사가 만사의 시작’이란 말이 그 핵심을 짚는다. 한국이 글로벌 10대 경제강국이 된 지금, 공직사회 인사관리의 총체적인 틀을 새롭게 디자인 할 때가 됐다. 정치색 짙은 고위직 임명과 인사는 논외로 해도 국민 서비스에 직접적인로 영향을 미치는 공무원 인사관리 혁신은 조직과 인력, 채용과 양성, 육성, 보상체계, 인력생산성 제고라는 큰 틀에서 체계적이고 장기적으로 진행돼야 한다.AI, 4차 산업혁명등으로 촉발된 각국간 초경쟁적 상황의 전개가 우리가 맞닥뜨릴 미래이다. 지난 70년을 거치며 우리의 최고 자산임이 입증된 인재경쟁력이야 말로 국가 생존과 발전의 핵심요체이다. 그러므로 다음 다섯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정부 인사기능의 종합적 전문화가 필요하다. 조직과 정원 규모, 육성과 운영은 인사관리의 기본이다. 일관된 국가운영체계와 인사시스템의 재정비는 물론, 20~30년을 내다보는 교육과 양성이 G3를 꿈꾸는 꿈꿀 수 있는 핵심전략이 돼야 한다. 둘째 연간 5만명이 넘는 공공영역 인력의 사전양성체계도 필요하다. 각 군에서 시험을 통한 장교 선발과 사관학교를 통한 장교 선발을 병행하듯 공무원도 사관학교의 역할을 할 사전교육기관을 둘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시험을 통한 입직에서 간과되기 쉬운 공직자로서의 정체성과 가치관 확립을 사전 교육기관에서 충분히 함양할 수 있고 시대변화에 맞는 필요 인재를 체계적으로 길러낼 수 있다. 셋째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실력 있는 공무원, 제2의 삶(2nd life)과 전관예우의 합리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가장 대표적으로 지적돼 온 건 순환보직제의 폐지다. 1, 2년마다 새로운 직군으로 옮기다 보니 현장에선 민원인보다 모르는 공무원이 생겨나고 퇴직 후 제2의 삶도 전관예우에 기댈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을 만들게 된다. 필자가 초대 인사혁신처장 시절 발표한 「공직 인사혁신 3개년 추진계획(안)」에서 공무원 경쟁력 제고를 위해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키우는 ‘통(通)인재’와 보다 넓은 분야를 두루 섭렵해 관리자로 성장하는 ‘창조인재’를 구분해 투트랙으로 인사관리를 하자고 제안한 건 이 때문이다. 넷째 보상체계의 재편이다. 일 잘하고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어야 한다. 공직사회가 민간에 비해 가장 뒤처진 분야가 아마 평가와 보상체계일 것이다. 연공서열을 탈피하고 중요직무급제를 공직사회 전반으로 확대 적용해 경쟁이 디폴트 값인 공직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9급으로 입직해도 능력을 입증하기만 하면 10년 안에 5급으로 승진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인사혁신처에서 발표한 ‘공직문화 혁신 기본계획’에서 제도 혁신의 일환으로 이러한 공정한 평가 및 보상체계 구축을 강조한 점은 바람직한 방향이라 생각된다.다섯째, 인력생산성을 제고해야 한다. 인구감소 시대 공무원의 기능과 규모, 그리고 질을 고려해야 한다.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공무원들도 이제 생산성을 중요한 가치로 받아들여야 한다. 역대 정부가 일자리 창출이라는 명목으로 대폭 늘려 놓은 공무원 수를 적절히 조정하는 것은 인력생산성 향상의 가장 중요한 과제다. 인구의 순감소가 시작되고 유례 없는 저출생이 이어지고 있는 추세를 감안해 적절한 수의 공무원 규모를 산출하고 과잉 지출은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민간기업의 생산성 제고 기법을 적극 도입하고 민간과 공공의 직위 교류와 개방을 확대하는 것이 다양한 통섭적 정책을 발굴하고 글로벌 차원의 발전을 위한 경쟁력 확보의 첩경이다. 앞으로 국가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고 글로벌 기업들의 밥그릇 싸움은 국민의 풍요와 안정된 삶에 직결될 것이다. 국가경쟁력의 단초는 정부 인사전반의 혁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공직문화 혁신이 정부 인사 기능 전문성을 강화해 공직사회 경쟁력을 확보하고 나아가 민간주도 성장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국가인사시스템의 정비와 공직사회 혁신을 위해 당국자의 의지만이 아닌 전 국민적 관심과 지혜가 필요할 때다.
    송길호 기자 2022.09.01
    [이근면 초대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한국사회의 공무원에 대한 인식은 매우 이중적이다. 최근 경쟁률이 조금 떨어졌다고는 하나 30년 이상 공무원은 가장 인기 있는 직업의 하나였다. 매년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수십대 1을 넘고 노량진엔 공직사회 입문의 꿈을 품고 각지에서 청년들이 몰려든다. 그러면서도 공무원과 공직사회를 향한 국민들의 시선의 한켠엔 복지부동, 무사안일, 철밥통 같은 이질적인 단어들이 따라붙는다. 공무원에 대한 부정적 인상은 관료제가 가지는 내재적 특성, 이를테면 경직적이고 분절적인 조직운영체계에서 비롯되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일지 모른다.공무원이 선망과 규제의 이중적 인식의 대상이라는 점은 그들의 힘과 역할이 그만큼 크고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문제는 이러한 공무원의 영향력이 총성 없는 경제전쟁에서 국가의 역량을 견인하지 못하고 되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과 중국에 이은 G3로의 도약, 1인당 국민소득 10만달러 달성을 위해, 궁극적으로는 총체적 국가경쟁력의 강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공직사회의 경쟁력 강화다. 아직 민간의 경쟁력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던 1960~1980년대엔 실력 있고 유능한 공무원들이 개발의 최전선에서 큰 그림을 그리고 기업을 선도지휘했다. 그러나 산업화 60년이 지난 2020년대에도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이 뒷받침하는 성장모델은 확립되지 못했다. 20년 전 정부예산이 100조였던 시절의 시스템이 700조원을 눈 앞에 둔 오늘날까지 작동하고 있다는 건 내일의 국가 설계에 대한 우려와 문제점를 함께 드러내는 상징적 사안이다. 공직사회에선 정무직 고위직이나 현장 서비스직을 막론하고 인사는 ‘일의 질’과 ‘국가적 성과’를 결정짓는다. ‘인사가 만사의 시작’이란 말이 그 핵심을 짚는다. 한국이 글로벌 10대 경제강국이 된 지금, 공직사회 인사관리의 총체적인 틀을 새롭게 디자인 할 때가 됐다. 정치색 짙은 고위직 임명과 인사는 논외로 해도 국민 서비스에 직접적인로 영향을 미치는 공무원 인사관리 혁신은 조직과 인력, 채용과 양성, 육성, 보상체계, 인력생산성 제고라는 큰 틀에서 체계적이고 장기적으로 진행돼야 한다.AI, 4차 산업혁명등으로 촉발된 각국간 초경쟁적 상황의 전개가 우리가 맞닥뜨릴 미래이다. 지난 70년을 거치며 우리의 최고 자산임이 입증된 인재경쟁력이야 말로 국가 생존과 발전의 핵심요체이다. 그러므로 다음 다섯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정부 인사기능의 종합적 전문화가 필요하다. 조직과 정원 규모, 육성과 운영은 인사관리의 기본이다. 일관된 국가운영체계와 인사시스템의 재정비는 물론, 20~30년을 내다보는 교육과 양성이 G3를 꿈꾸는 꿈꿀 수 있는 핵심전략이 돼야 한다. 둘째 연간 5만명이 넘는 공공영역 인력의 사전양성체계도 필요하다. 각 군에서 시험을 통한 장교 선발과 사관학교를 통한 장교 선발을 병행하듯 공무원도 사관학교의 역할을 할 사전교육기관을 둘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시험을 통한 입직에서 간과되기 쉬운 공직자로서의 정체성과 가치관 확립을 사전 교육기관에서 충분히 함양할 수 있고 시대변화에 맞는 필요 인재를 체계적으로 길러낼 수 있다. 셋째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실력 있는 공무원, 제2의 삶(2nd life)과 전관예우의 합리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가장 대표적으로 지적돼 온 건 순환보직제의 폐지다. 1, 2년마다 새로운 직군으로 옮기다 보니 현장에선 민원인보다 모르는 공무원이 생겨나고 퇴직 후 제2의 삶도 전관예우에 기댈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을 만들게 된다. 필자가 초대 인사혁신처장 시절 발표한 「공직 인사혁신 3개년 추진계획(안)」에서 공무원 경쟁력 제고를 위해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키우는 ‘통(通)인재’와 보다 넓은 분야를 두루 섭렵해 관리자로 성장하는 ‘창조인재’를 구분해 투트랙으로 인사관리를 하자고 제안한 건 이 때문이다. 넷째 보상체계의 재편이다. 일 잘하고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어야 한다. 공직사회가 민간에 비해 가장 뒤처진 분야가 아마 평가와 보상체계일 것이다. 연공서열을 탈피하고 중요직무급제를 공직사회 전반으로 확대 적용해 경쟁이 디폴트 값인 공직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9급으로 입직해도 능력을 입증하기만 하면 10년 안에 5급으로 승진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인사혁신처에서 발표한 ‘공직문화 혁신 기본계획’에서 제도 혁신의 일환으로 이러한 공정한 평가 및 보상체계 구축을 강조한 점은 바람직한 방향이라 생각된다.다섯째, 인력생산성을 제고해야 한다. 인구감소 시대 공무원의 기능과 규모, 그리고 질을 고려해야 한다.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공무원들도 이제 생산성을 중요한 가치로 받아들여야 한다. 역대 정부가 일자리 창출이라는 명목으로 대폭 늘려 놓은 공무원 수를 적절히 조정하는 것은 인력생산성 향상의 가장 중요한 과제다. 인구의 순감소가 시작되고 유례 없는 저출생이 이어지고 있는 추세를 감안해 적절한 수의 공무원 규모를 산출하고 과잉 지출은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민간기업의 생산성 제고 기법을 적극 도입하고 민간과 공공의 직위 교류와 개방을 확대하는 것이 다양한 통섭적 정책을 발굴하고 글로벌 차원의 발전을 위한 경쟁력 확보의 첩경이다. 앞으로 국가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고 글로벌 기업들의 밥그릇 싸움은 국민의 풍요와 안정된 삶에 직결될 것이다. 국가경쟁력의 단초는 정부 인사전반의 혁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공직문화 혁신이 정부 인사 기능 전문성을 강화해 공직사회 경쟁력을 확보하고 나아가 민간주도 성장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국가인사시스템의 정비와 공직사회 혁신을 위해 당국자의 의지만이 아닌 전 국민적 관심과 지혜가 필요할 때다.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글로벌 보헤미안 시대의 한가한 노동개혁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 윤석열 정부 들어 불과 두 달 만에 화물연대 파업,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이란 큰 노동분규가 연달아 발생했다. 여러가지 정치적 해석은 접어두어도 향후 노동정책을 미루어 볼 수 있는 시금석으로도 볼 수 있다. 첫째, 공언 한대로 법대로 집행했을까? 그렇다면 지금은 다 정리 됐는가? 둘째, 화물연대 파업의 잔불은 아직도 꺼지지 않았는가? 사후 처리는 끝났는가? 셋째, 공권력은 적절한 시기에 행사됐는가? 그런데 분규 초기 대응력은? 책임자의 역할은? 더욱이 대우조선 사태의 경우 53일 동안 대통령의 입만 쳐다보며 아무도 나서지 않은 것 아닌가? 지금도 이럴진대 지난한 개혁의 과정을 돌파해야 할 관련자들의 자세는 어찌 보아야하나? 미래 세대를 위한 생존 조건인 노동개혁을 바라보는 한가함이 언뜻 언뜻 내비치는 것은 아닌지? 실제 앞으로 펼쳐질 노동 현장은 펜데믹과 재택근무의 획기적 진전으로 전 세계가 동일한 시간, 같은 지역을 살며 어떤 회사라도 근무가 가능한 글로벌 보헤미안 시대이다. 이코노미스트지는 2029년 안에 세계 인구의 절반이 프리랜서 형태로 경제 활동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긱 경제(gig economy·임시계약경제)’와 그로 인한 ‘긱 노동자’로의 전환이 예견되는 만큼 이에 대비한 근로기준과 노동법의 전면적인 리셋이 필요하다. 즉 기득권 노조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미래 노동환경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위해전면 개편에 착수해야 한다. 마침 지난 22일 장·차관 워크숍 자리에서 대통령이 직접 연금, 교육, 노동의 3대 개혁을 두고 ‘국민의 명령’이라 언급하며 강력한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각 부처에서는 성과를 위해 동분서주할 것이다. 현 정부의 노동개혁은 ‘주 52시간 근무제’와 임금체계 개편의 양대 축으로 이뤄져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최고 수준인 근로시간을 줄이면서도 기업의 초과근로 총량 관리의 자율성과 합리성을 보장할 수 있게 연장 근로시간을 ‘월 단위’로 관리하도록 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조치이다. 또 고령인구의 급속한 확산에 따라 장년 근로자의 근로정년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경직적인 연공성을 직무와 성과급위주로 조정할 필요도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문제다.그러나 이 두 가지가 노동개혁의 전부라면 뭔가 부족하다. 주52시간제와 임금체계는 노동3법으로 대표되는 노동관계법령 중에서도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4차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급격히 변화하는 인구구조, 국민들의 의식구조를 담아내기엔 현행 법령은 너무 낡고 협소하다. 이대로는 변화에 대비하지도 못하고 세계적 차원의 경쟁구도에서도 기민하게 움직이기 어렵다. 문제의 본질은 기초체력 회복인데 피부 표면의 상처 치료 정도에 방점을 두는 모습이다. 하긴 노동 권력의 위세를 돌파할 전략과 포부가 그리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니…. 당장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대체하면서 엄청난 인력이 갈 곳을 잃게 되는데 기존에 만들어진 노동관계 법체계로 이 문제를 대처하면 노사모두 극한 대립을 면할 길이 없다. 유연하고 신속하게 노동인구의 재교육과 산업군별 재배치를 이루고 더 나아가 변화하는 글로벌 경쟁환경에 대응하려면 노동관계 법체계를 전체적으로 재검토하는 수준의 진정한 개혁이 전제돼야 한다. 이 문제는 기업이 독단적으로 할 수도 없고 노동계가 선제적으로 개혁하자고 할 리도 만무하다. 사회적 규칙을 제정하고 이를 집행하는 국회와 행정부가 주도해야 한다. 개혁의 필요성을 노동계 전반에 이해시키고 수반되는 피해를 노사가 공평하게 분담할 수 있도록 중재하는 역할도 강화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윤석열 정부는 노동개혁의 범위를 확대하고 개혁의 청사진을 새롭게 그리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노동관계 의제는 노와 사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히고 사람들의 먹고사는 문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다른 개혁 의제에 비해 진전을 이루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럴수록 밑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 구체적이고 지엽적인 과제에만 집중하다 보면 미래를 보지 못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 구조적 변화를 근간에 두고 노사관계, 노정관계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그림을 제시하고 국민의 이해와 동의를 구해야 한다. 근본적으로 국민 전체의 이익을 일부가 독점하는 비정상적 폐단을 끊어 낼 원모심려(遠謀深慮)가 절실하다. 일부 강성 노동세력과 공무원 조차도 집단행동으로 국민을 위협하는 노동권력의 시대 아닌가.임금, 휴가, 노사관계,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문제,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와 같은 전통적인 의제에서부터 산업구조와 인구구조의 변동이라는 새로운 과제가 더해져 우리 노사관계도 변화의 압력에 직면해 있다. 국가가 중심을 제대로 잡지 않으면 자본은 냉혹하게 낙오자를 양산하고 노동은 극단적으로 저항하게 되고 경제는 혼란 속에 글로벌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 세계경제의 보편적 흐름을 따라잡으면서도 우리만의 특수한 맥락을 고려한 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해주기 바란다. 메타버스등 기술 발전으로 시공간의 의미가 없어진 시대, ‘글로벌 보헤미안’으로 살아가야 할 오늘과 내일을 위해 노동관련법 재편 등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이것이 국가경쟁력과 G3로 가는 핵심 요체가 되는 시대이다. 지금의 낡은 노동관계 법체계는 마치 19세기 조선의 상황을 연상케 한다. 이대로라면 국제 흐름에 둔감 해지고, 쇄국적 규제는 강화되면서 ‘갈라파고스 노동의 나라’가 되어 미래 세대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사회적 합의를 이룬다 해도 미봉책이나 우회가 아닌 국가적 선택이 핵심이다. 반드시 합의해야 할 기본적 요소인 △세계적 관점의 대전환에 대한 노동규범 △자율성과 유연성 △국가 경쟁력 차원의 인재전략 △집단적 노사관계의 당사자적 해결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미래 세대가 생존 할 수 있다. 이들에 대한 위협을 막기 위해 ‘오늘의 국민’뿐 아니라 ‘내일의 국민’을 위한 담대한 개혁이 필요한 때다. 절박하다. 세계의 시간은 이 순간에도 거침없이 흘러간다.
    송길호 기자 2022.08.04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 윤석열 정부 들어 불과 두 달 만에 화물연대 파업,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이란 큰 노동분규가 연달아 발생했다. 여러가지 정치적 해석은 접어두어도 향후 노동정책을 미루어 볼 수 있는 시금석으로도 볼 수 있다. 첫째, 공언 한대로 법대로 집행했을까? 그렇다면 지금은 다 정리 됐는가? 둘째, 화물연대 파업의 잔불은 아직도 꺼지지 않았는가? 사후 처리는 끝났는가? 셋째, 공권력은 적절한 시기에 행사됐는가? 그런데 분규 초기 대응력은? 책임자의 역할은? 더욱이 대우조선 사태의 경우 53일 동안 대통령의 입만 쳐다보며 아무도 나서지 않은 것 아닌가? 지금도 이럴진대 지난한 개혁의 과정을 돌파해야 할 관련자들의 자세는 어찌 보아야하나? 미래 세대를 위한 생존 조건인 노동개혁을 바라보는 한가함이 언뜻 언뜻 내비치는 것은 아닌지? 실제 앞으로 펼쳐질 노동 현장은 펜데믹과 재택근무의 획기적 진전으로 전 세계가 동일한 시간, 같은 지역을 살며 어떤 회사라도 근무가 가능한 글로벌 보헤미안 시대이다. 이코노미스트지는 2029년 안에 세계 인구의 절반이 프리랜서 형태로 경제 활동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긱 경제(gig economy·임시계약경제)’와 그로 인한 ‘긱 노동자’로의 전환이 예견되는 만큼 이에 대비한 근로기준과 노동법의 전면적인 리셋이 필요하다. 즉 기득권 노조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미래 노동환경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위해전면 개편에 착수해야 한다. 마침 지난 22일 장·차관 워크숍 자리에서 대통령이 직접 연금, 교육, 노동의 3대 개혁을 두고 ‘국민의 명령’이라 언급하며 강력한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각 부처에서는 성과를 위해 동분서주할 것이다. 현 정부의 노동개혁은 ‘주 52시간 근무제’와 임금체계 개편의 양대 축으로 이뤄져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최고 수준인 근로시간을 줄이면서도 기업의 초과근로 총량 관리의 자율성과 합리성을 보장할 수 있게 연장 근로시간을 ‘월 단위’로 관리하도록 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조치이다. 또 고령인구의 급속한 확산에 따라 장년 근로자의 근로정년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경직적인 연공성을 직무와 성과급위주로 조정할 필요도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문제다.그러나 이 두 가지가 노동개혁의 전부라면 뭔가 부족하다. 주52시간제와 임금체계는 노동3법으로 대표되는 노동관계법령 중에서도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4차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급격히 변화하는 인구구조, 국민들의 의식구조를 담아내기엔 현행 법령은 너무 낡고 협소하다. 이대로는 변화에 대비하지도 못하고 세계적 차원의 경쟁구도에서도 기민하게 움직이기 어렵다. 문제의 본질은 기초체력 회복인데 피부 표면의 상처 치료 정도에 방점을 두는 모습이다. 하긴 노동 권력의 위세를 돌파할 전략과 포부가 그리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니…. 당장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대체하면서 엄청난 인력이 갈 곳을 잃게 되는데 기존에 만들어진 노동관계 법체계로 이 문제를 대처하면 노사모두 극한 대립을 면할 길이 없다. 유연하고 신속하게 노동인구의 재교육과 산업군별 재배치를 이루고 더 나아가 변화하는 글로벌 경쟁환경에 대응하려면 노동관계 법체계를 전체적으로 재검토하는 수준의 진정한 개혁이 전제돼야 한다. 이 문제는 기업이 독단적으로 할 수도 없고 노동계가 선제적으로 개혁하자고 할 리도 만무하다. 사회적 규칙을 제정하고 이를 집행하는 국회와 행정부가 주도해야 한다. 개혁의 필요성을 노동계 전반에 이해시키고 수반되는 피해를 노사가 공평하게 분담할 수 있도록 중재하는 역할도 강화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윤석열 정부는 노동개혁의 범위를 확대하고 개혁의 청사진을 새롭게 그리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노동관계 의제는 노와 사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히고 사람들의 먹고사는 문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다른 개혁 의제에 비해 진전을 이루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럴수록 밑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 구체적이고 지엽적인 과제에만 집중하다 보면 미래를 보지 못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 구조적 변화를 근간에 두고 노사관계, 노정관계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그림을 제시하고 국민의 이해와 동의를 구해야 한다. 근본적으로 국민 전체의 이익을 일부가 독점하는 비정상적 폐단을 끊어 낼 원모심려(遠謀深慮)가 절실하다. 일부 강성 노동세력과 공무원 조차도 집단행동으로 국민을 위협하는 노동권력의 시대 아닌가.임금, 휴가, 노사관계,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문제,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와 같은 전통적인 의제에서부터 산업구조와 인구구조의 변동이라는 새로운 과제가 더해져 우리 노사관계도 변화의 압력에 직면해 있다. 국가가 중심을 제대로 잡지 않으면 자본은 냉혹하게 낙오자를 양산하고 노동은 극단적으로 저항하게 되고 경제는 혼란 속에 글로벌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 세계경제의 보편적 흐름을 따라잡으면서도 우리만의 특수한 맥락을 고려한 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해주기 바란다. 메타버스등 기술 발전으로 시공간의 의미가 없어진 시대, ‘글로벌 보헤미안’으로 살아가야 할 오늘과 내일을 위해 노동관련법 재편 등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이것이 국가경쟁력과 G3로 가는 핵심 요체가 되는 시대이다. 지금의 낡은 노동관계 법체계는 마치 19세기 조선의 상황을 연상케 한다. 이대로라면 국제 흐름에 둔감 해지고, 쇄국적 규제는 강화되면서 ‘갈라파고스 노동의 나라’가 되어 미래 세대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사회적 합의를 이룬다 해도 미봉책이나 우회가 아닌 국가적 선택이 핵심이다. 반드시 합의해야 할 기본적 요소인 △세계적 관점의 대전환에 대한 노동규범 △자율성과 유연성 △국가 경쟁력 차원의 인재전략 △집단적 노사관계의 당사자적 해결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미래 세대가 생존 할 수 있다. 이들에 대한 위협을 막기 위해 ‘오늘의 국민’뿐 아니라 ‘내일의 국민’을 위한 담대한 개혁이 필요한 때다. 절박하다. 세계의 시간은 이 순간에도 거침없이 흘러간다.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용두사미'규제개혁 안되려면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윤석열 정부가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출범시키며 규제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사안에 대통령이 직접 컨트롤타워가 되어 정책적, 정무적 판단을 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통상 총괄·사회 분야, 경제분야를 담당했던 국무조정실 1, 2차장도 모두 규제개혁 업무를 담당했던 전문가로 임명했고, 부처에서도 자체적인 혁신안을 내놓고 있다.지난 20년 간 보수정권, 진보정권 가릴 것 없이 규제개혁을 외쳤지만 야심차게 칼을 빼들었던 초기의 의욕과는 달리 성과는 미미했다. 그 폐해와 필요성, 시급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왜? 이번 정권은 다를까? 작금의 대내외적 경제환경 악화는 말할 것도 없고 세계 10위권의 성숙한 경제력을 이룩해 더 이상 선진국 베끼기로는 성장할 수 없다는 점,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과 최고 수준의 고령화로 성장동력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으로 인해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한 생산성 향상 없이는 생존 자체가 숙제이고, 그 답 또한 난망하다. 역대 정부의 실패 이유는 규제개혁이 전 국민의 시대적, 국가적 의제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새로 출범한 정권이 규제개혁을 외쳐도 정치권은 진영논리에 빠져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할 뿐 초당적 협력으로 호응하지 않았고 관료들은 보신주의에 입각해 눈치만 보며 시간을 흘려 보냈다. 총체적 지대추구 행위로 기득권 지키기의 전방위적 저항과 관전자의 부화뇌동의 종착점이었다. 속칭 ‘시간은 간다. 끌면 이긴다’의 정신 승리다. 그렇게 시간이 2, 3년 지나면 정권 초반의 강력했던 동력은 점차 사그라들고 대통령의 외침은 점점 국민의 관심사에서 멀어져가고 마는 것이다. 이는 당연한 이익 집단의 속성들이다. 그래서 ‘자율’이란 단어는 태생적 한계이며 도착 할 수 없는 길이 된다. 타율의 힘이 아니고는 자정과 변화는 연목구어이다. 규제개혁을 과연 할 생각이 있는지? 단순히 정치적 수사인지? 혹은 100년 대계의 대한민국을 꿈 꾸며 내린 용단인지? 어떤 길로 가게 될 지는 정부의 ‘선택’을 보면 미리 알 수 있다. 우선 윤석열 정부의 규제개혁이 성공하려면 ‘누가’ 주체가 될 것인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답답한 사람이 우물을 파기 마련이다. 소비자측 인사가 책임과 결정을 맡도록 하는 기존과는 다른 방식이 요구된다. 성공을 위해서는 세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 한 갈래는 입법차원으로 규제의 뼈대가 되는 법률을 과감히 개정, 폐기하는 것이다. 국회가 제정하는 법률은 기업과 국민 등 경제주체의 생사를 가를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이 크다. 우리 국회는 이 중대한 법률제정을 너무 쉽게, 너무 많이 하고 있다. 민주화 이후 첫 국회였던 13대 국회가 938개의 법률안을 발의했다. 지난 20대 국회는 25배나 많은 2만4141개의 법률안을 발의 했다. 기업은 법률에 딸린 시행규칙 하나에도 벌벌 떠는데 이토록 많은 법률이 만들어지면 얼마나 많은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양산되겠는가? 아울러 파킨슨의 법칙처럼 공무원의 증가와 사회비용 증가는 필연적으로 후행하며 이는 개인의 자유의 제한과 비용부담(세금) 증가로 귀결된다. 시대에 맞지 않은 법률,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법률들은 과감히 개정하거나 폐기하려는 움직임을 초당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야당도 정치적 이유로 반대만 할 게 아니라 국민경제의 성장이라는 대의에 공감하고 여당과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규제! ‘원인 투 아웃’(하나의 규제를 만들려면 두개의 규제를 없애는 정책)이라니, 일몰제라는 미세 조정들은 5739건의 법령이란 백사장에서 모래 한 알갱이 줍기에 지나지 않는다. 다음은 행정부 차원의 개혁. 얼핏 보면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지시하면 바로 규제개혁에 나설 것 같지만 현실은 생각만큼 간단치 않다. 법률이나 시행령과 같은 명시적인 조문에 근거해 이뤄지는 것만 규제가 아니다. 기업에 대한 권고, 자율 지침, 구두지시, 행정지도와 같은 ‘그림자 규제’가 지자체 등 현장 일선에서 빈번히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눈에 보이지도 않아 통제가 어렵다. 관료제 특성상 공무원들은 이러한 규제를 통해 자신들의 영향력을 끊임없이 확장하려 하고 동시에 문책을 회피하기 위해 규제를 기본값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이런 보이지 않는 행정부 차원의 규제개혁을 위해선 개혁 아젠다가 1,2년 반짝하는 것이 아니라 5년 내내 이어지고, 정권이 바뀌더라도 계속된다는 시그널을 공직사회에 각인시켜야 한다. 적어도 이 사안에 있어선 대통령이 5년 내내 ‘한 놈만 패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아님 전봇대 하나 움직이는데 5년을 허송세월 하거나 규제 하나 고치는데 400일 소요되는 전철을 답습하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 갈래는 추진 동력 확보이다. 새마을운동은 경제발전이라는 과제에 전 국가적 동력과 자원을 하나로 모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조직과 인력과 여론이 한데 모여야 한다. ‘수출 100억불 목표달성’, ‘1000불 소득 이룩하자’는 경제성장과 관련된 표어나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등의 표어로 기억되는 산아제한도 성공한 정부정책이다. 이들의 성공에는 시대적 여론과 국민 개개인의 꿈이 맞아 떨어져 국가가 움직일 수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도달할 목표와 시간, 같은 생각, 같은 방향에 대한 국민적 동감을 이끌어낸 ‘정신적 합일’이 바탕에 깔려있었다. 이젠 경제 생산성 향상이 국가의제로 자리잡아야 할 때가 되었다. 대한민국 경제가 규제라는 모래주머니를 차고 뛰지 않도록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 관료들의 편의만을 위한 규제를 없애지 않으면 미래 세대의 생존도 장담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이를 반드시 이루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더불어 입법 차원, 행정부 차원, 그리고 정서적 공감이 뒷받침 된 추진 동력 확보라는 세가지 방향에서의 개혁을 통해 이번 정부에서 만큼은 꼭 미래세대의 생존을 위한 규제개혁에 성과를 내야 할 것이다. 시간은 간다. 개혁은 타이밍이다.
    송길호 기자 2022.07.07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윤석열 정부가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출범시키며 규제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사안에 대통령이 직접 컨트롤타워가 되어 정책적, 정무적 판단을 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통상 총괄·사회 분야, 경제분야를 담당했던 국무조정실 1, 2차장도 모두 규제개혁 업무를 담당했던 전문가로 임명했고, 부처에서도 자체적인 혁신안을 내놓고 있다.지난 20년 간 보수정권, 진보정권 가릴 것 없이 규제개혁을 외쳤지만 야심차게 칼을 빼들었던 초기의 의욕과는 달리 성과는 미미했다. 그 폐해와 필요성, 시급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왜? 이번 정권은 다를까? 작금의 대내외적 경제환경 악화는 말할 것도 없고 세계 10위권의 성숙한 경제력을 이룩해 더 이상 선진국 베끼기로는 성장할 수 없다는 점,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과 최고 수준의 고령화로 성장동력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으로 인해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한 생산성 향상 없이는 생존 자체가 숙제이고, 그 답 또한 난망하다. 역대 정부의 실패 이유는 규제개혁이 전 국민의 시대적, 국가적 의제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새로 출범한 정권이 규제개혁을 외쳐도 정치권은 진영논리에 빠져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할 뿐 초당적 협력으로 호응하지 않았고 관료들은 보신주의에 입각해 눈치만 보며 시간을 흘려 보냈다. 총체적 지대추구 행위로 기득권 지키기의 전방위적 저항과 관전자의 부화뇌동의 종착점이었다. 속칭 ‘시간은 간다. 끌면 이긴다’의 정신 승리다. 그렇게 시간이 2, 3년 지나면 정권 초반의 강력했던 동력은 점차 사그라들고 대통령의 외침은 점점 국민의 관심사에서 멀어져가고 마는 것이다. 이는 당연한 이익 집단의 속성들이다. 그래서 ‘자율’이란 단어는 태생적 한계이며 도착 할 수 없는 길이 된다. 타율의 힘이 아니고는 자정과 변화는 연목구어이다. 규제개혁을 과연 할 생각이 있는지? 단순히 정치적 수사인지? 혹은 100년 대계의 대한민국을 꿈 꾸며 내린 용단인지? 어떤 길로 가게 될 지는 정부의 ‘선택’을 보면 미리 알 수 있다. 우선 윤석열 정부의 규제개혁이 성공하려면 ‘누가’ 주체가 될 것인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답답한 사람이 우물을 파기 마련이다. 소비자측 인사가 책임과 결정을 맡도록 하는 기존과는 다른 방식이 요구된다. 성공을 위해서는 세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 한 갈래는 입법차원으로 규제의 뼈대가 되는 법률을 과감히 개정, 폐기하는 것이다. 국회가 제정하는 법률은 기업과 국민 등 경제주체의 생사를 가를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이 크다. 우리 국회는 이 중대한 법률제정을 너무 쉽게, 너무 많이 하고 있다. 민주화 이후 첫 국회였던 13대 국회가 938개의 법률안을 발의했다. 지난 20대 국회는 25배나 많은 2만4141개의 법률안을 발의 했다. 기업은 법률에 딸린 시행규칙 하나에도 벌벌 떠는데 이토록 많은 법률이 만들어지면 얼마나 많은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양산되겠는가? 아울러 파킨슨의 법칙처럼 공무원의 증가와 사회비용 증가는 필연적으로 후행하며 이는 개인의 자유의 제한과 비용부담(세금) 증가로 귀결된다. 시대에 맞지 않은 법률,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법률들은 과감히 개정하거나 폐기하려는 움직임을 초당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야당도 정치적 이유로 반대만 할 게 아니라 국민경제의 성장이라는 대의에 공감하고 여당과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규제! ‘원인 투 아웃’(하나의 규제를 만들려면 두개의 규제를 없애는 정책)이라니, 일몰제라는 미세 조정들은 5739건의 법령이란 백사장에서 모래 한 알갱이 줍기에 지나지 않는다. 다음은 행정부 차원의 개혁. 얼핏 보면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지시하면 바로 규제개혁에 나설 것 같지만 현실은 생각만큼 간단치 않다. 법률이나 시행령과 같은 명시적인 조문에 근거해 이뤄지는 것만 규제가 아니다. 기업에 대한 권고, 자율 지침, 구두지시, 행정지도와 같은 ‘그림자 규제’가 지자체 등 현장 일선에서 빈번히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눈에 보이지도 않아 통제가 어렵다. 관료제 특성상 공무원들은 이러한 규제를 통해 자신들의 영향력을 끊임없이 확장하려 하고 동시에 문책을 회피하기 위해 규제를 기본값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이런 보이지 않는 행정부 차원의 규제개혁을 위해선 개혁 아젠다가 1,2년 반짝하는 것이 아니라 5년 내내 이어지고, 정권이 바뀌더라도 계속된다는 시그널을 공직사회에 각인시켜야 한다. 적어도 이 사안에 있어선 대통령이 5년 내내 ‘한 놈만 패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아님 전봇대 하나 움직이는데 5년을 허송세월 하거나 규제 하나 고치는데 400일 소요되는 전철을 답습하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 갈래는 추진 동력 확보이다. 새마을운동은 경제발전이라는 과제에 전 국가적 동력과 자원을 하나로 모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조직과 인력과 여론이 한데 모여야 한다. ‘수출 100억불 목표달성’, ‘1000불 소득 이룩하자’는 경제성장과 관련된 표어나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등의 표어로 기억되는 산아제한도 성공한 정부정책이다. 이들의 성공에는 시대적 여론과 국민 개개인의 꿈이 맞아 떨어져 국가가 움직일 수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도달할 목표와 시간, 같은 생각, 같은 방향에 대한 국민적 동감을 이끌어낸 ‘정신적 합일’이 바탕에 깔려있었다. 이젠 경제 생산성 향상이 국가의제로 자리잡아야 할 때가 되었다. 대한민국 경제가 규제라는 모래주머니를 차고 뛰지 않도록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 관료들의 편의만을 위한 규제를 없애지 않으면 미래 세대의 생존도 장담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이를 반드시 이루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더불어 입법 차원, 행정부 차원, 그리고 정서적 공감이 뒷받침 된 추진 동력 확보라는 세가지 방향에서의 개혁을 통해 이번 정부에서 만큼은 꼭 미래세대의 생존을 위한 규제개혁에 성과를 내야 할 것이다. 시간은 간다. 개혁은 타이밍이다.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공정한 연금개혁 위한 세가지 원칙
    [이근면 초대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공적연금이 위기다. 지금과 같은 정도의 급속한 고령화와 저출산 추세 앞에서는 백약이 무효하다지만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일이다. 현 세대 청년들이 연금 수급 개시 연령에 도달하게 되는 약 35년 후에는 청장년 세대 1인당 노인 1명에 대한 사회적 부양 책임이 있게 된다. 1년에 3개월씩 평균 수명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계 당시부터 일찍 가입하고 일찍 수령한 가입자에게만 유리하게 세팅이 되어 있었던 탓에 개혁은 필수 불가결하다. 특히 국민연금의 경우에는 두 차례 개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금 고갈 예측 시점이 점점 앞당겨지고 있고 공무원연금, 군인연금은 정부가 지급보증에 해마다 수 조원의 재정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적연금개혁은 단순한 숫자 개혁으로는 이루어 질 수 없다. 단순히 더 받고 덜 내기의 산술적 계산을 넘어 사회적 관련 부분의 종합적 개혁이 일어나야 한다. ◇ 박근혜의 610조, 문재인 760조문제는 이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의견을 수렴하고 설득하고 최적의 개혁방안을 도출해야 할 정치인들이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정부 또한 국민연금 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5년 내내 연금개혁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의식해 애써 쉬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더욱이 검토안 조차 ‘더 내고 덜 받는’ 것이 아닌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이라 실질적인 지속가능성 확보에 한계가 있는 미봉책 이었다. 필자는 실제로 인사혁신처장 재임 시절 공무원 연금 개혁을 이끌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고 대통령으로서 미래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했다. 그 결과 박 정부는 610조원의 미래 부담을 줄일 수 있었지만 공무원 조직의 인기는 얻지 못했다. 반면 문 정부는 연금개혁은 손도 대지 않았고 국가부채는 760조원이 늘었다. 정치의 역할이 실종된 사이 올해 4대 연금에 국가가 부담할 돈이 8조 7천억으로 예상되고 이 액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2025년에 1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 한다. 이대로 가도 연금을 계속 지급할 수 있다고 한다면 국민을 대상으로 폰지 사기를 벌이는 것과 다르지 않다. ◇연금개혁을 달성하기 위한 3가지 합의새 정부가 공적연금개혁위원회를 설치하고 연금제도 전반에 대한 개혁 논의에 착수했다. 연금개혁 공론화와 국민적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중요하기에 적어도 다음의 세 가지는 합의를 하면 좋겠다. 첫째, 전 국민의 공감을 이끌어 내자. 여야 각자가 생각하는 연금개혁안을 놓고 국민을 상대로 치열하게 설득하고 공감대를 충분히 마련 한 후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채 지체하면 정권 초의 강력한 동력이 점차 식고 정치적 부담이 큰 연금개혁 논의는 점점 후순위로 밀린다.둘째, 다음 세대를 위한 개혁으로 승화되어야 한다. 이번 연금개혁은 2040세대의 적절한 연금수급을 보장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담아야 한다. 기재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41년 정도에 적자로 돌아서고 약 15년 후인 2055년께에는 적립금이 고갈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30세 국민은 35년 후인 2055년에 국민연금을 받게 되는데 정작 자신은 받을 돈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셋째, 서두르지는 말자, 그러나 반드시 해내자. 1988년 국민연금이 처음 출범할 때 수급 개시 연령을 60세로 잡았다. 그 해의 대한민국 기대수명이 70.7세였으니 평균 10년 정도 연금을 받는 셈이었다. 2022년 현재 기대수명은 84.1세, 그리고 2055년은 89.5세로 늘었는데 그 사이 수급 개시 연령은 65세로 5년 늦춘 게 전부다. ◇사회적 십시일반의 정신 살아나야지급시기를 늦추되 개인의 소득수준과 생애주기를 반영해야 한다. 연금 설계 당시에 비해 노년생활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에 기여금을 5년 정도 더 낼 수 있게 정년을 연장하고 연금은 더 늦게 받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다만 지속적 소득이 일정액 이상 있는 자, 사회활동이 점차 줄어드는 90대 이상 계층에 대해선 수급액을 줄이는 방향도 논의해 볼 수 있다. 죽을 때까지 안정적인 소득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이들은 국민연금에서 돈을 조금 덜 받아도 노후생활에 지장이 없다. 이들이 형편이 어려운 동료 시민을 위해 조금 적게 받는 사회부조적 정의가 필요하다. 다만 개인의 노후 책임(베짱이에게 주는 사회적 부양은 모럴헤저드이다)과 가족의 부양 책임의 적절한 부담이 사회정의 이며 구성원의 호응을 끌어내는 방안이다. 그저 손 놓고 도와달라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 또한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 여전히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전체 국민의 30%에 달한다. 건강보험처럼 이들도 국민연금의 틀 내로 끌어들여 가급적 많은 국민이 가입할 수 있도록 독려하되 지나치게 소득이 낮은 이들에겐 기초연금 등 안전장치를 통해 사회기본연금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최저한의 부담이 모두를 납득 시킬 수 있는 사회부조이다. 90%는 스스로, 10%는 사회가 보장하는 형태를 만들어 가야 한다. 경제성장과 번영은 우리의 노후를 보장하고 내 몫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길이다. 모두가 합심하여 이 길로 가야한다. 현재의 공적연금 제도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거나 높은 경제성장률이 담보되어야 유지가능하지만 둘 다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전체 국민들이 조금씩 돈을 더 많이, 더 오래 내면서 연금을 가급적 적게 받고 늦게 받아야 하는데 이는 실로 뼈를 깎는 고통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지금 개혁하지 않으면 연금 자체가 사라질지 모른다. 이 지난하고도 고통스러운 개혁작업을 성공하려면 다른 각 공적연금(국민,군인,사학, 공무원연금) 간의 형평성 문제도 반드시 짚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정치권에서 세가지 원칙과 전제를 출발점으로 삼아 공적연금이 지속가능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슬기를 발휘해주길 바란다.
    송길호 기자 2022.06.02
    [이근면 초대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공적연금이 위기다. 지금과 같은 정도의 급속한 고령화와 저출산 추세 앞에서는 백약이 무효하다지만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일이다. 현 세대 청년들이 연금 수급 개시 연령에 도달하게 되는 약 35년 후에는 청장년 세대 1인당 노인 1명에 대한 사회적 부양 책임이 있게 된다. 1년에 3개월씩 평균 수명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계 당시부터 일찍 가입하고 일찍 수령한 가입자에게만 유리하게 세팅이 되어 있었던 탓에 개혁은 필수 불가결하다. 특히 국민연금의 경우에는 두 차례 개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금 고갈 예측 시점이 점점 앞당겨지고 있고 공무원연금, 군인연금은 정부가 지급보증에 해마다 수 조원의 재정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적연금개혁은 단순한 숫자 개혁으로는 이루어 질 수 없다. 단순히 더 받고 덜 내기의 산술적 계산을 넘어 사회적 관련 부분의 종합적 개혁이 일어나야 한다. ◇ 박근혜의 610조, 문재인 760조문제는 이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의견을 수렴하고 설득하고 최적의 개혁방안을 도출해야 할 정치인들이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정부 또한 국민연금 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5년 내내 연금개혁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의식해 애써 쉬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더욱이 검토안 조차 ‘더 내고 덜 받는’ 것이 아닌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이라 실질적인 지속가능성 확보에 한계가 있는 미봉책 이었다. 필자는 실제로 인사혁신처장 재임 시절 공무원 연금 개혁을 이끌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고 대통령으로서 미래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했다. 그 결과 박 정부는 610조원의 미래 부담을 줄일 수 있었지만 공무원 조직의 인기는 얻지 못했다. 반면 문 정부는 연금개혁은 손도 대지 않았고 국가부채는 760조원이 늘었다. 정치의 역할이 실종된 사이 올해 4대 연금에 국가가 부담할 돈이 8조 7천억으로 예상되고 이 액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2025년에 1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 한다. 이대로 가도 연금을 계속 지급할 수 있다고 한다면 국민을 대상으로 폰지 사기를 벌이는 것과 다르지 않다. ◇연금개혁을 달성하기 위한 3가지 합의새 정부가 공적연금개혁위원회를 설치하고 연금제도 전반에 대한 개혁 논의에 착수했다. 연금개혁 공론화와 국민적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중요하기에 적어도 다음의 세 가지는 합의를 하면 좋겠다. 첫째, 전 국민의 공감을 이끌어 내자. 여야 각자가 생각하는 연금개혁안을 놓고 국민을 상대로 치열하게 설득하고 공감대를 충분히 마련 한 후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채 지체하면 정권 초의 강력한 동력이 점차 식고 정치적 부담이 큰 연금개혁 논의는 점점 후순위로 밀린다.둘째, 다음 세대를 위한 개혁으로 승화되어야 한다. 이번 연금개혁은 2040세대의 적절한 연금수급을 보장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담아야 한다. 기재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41년 정도에 적자로 돌아서고 약 15년 후인 2055년께에는 적립금이 고갈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30세 국민은 35년 후인 2055년에 국민연금을 받게 되는데 정작 자신은 받을 돈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셋째, 서두르지는 말자, 그러나 반드시 해내자. 1988년 국민연금이 처음 출범할 때 수급 개시 연령을 60세로 잡았다. 그 해의 대한민국 기대수명이 70.7세였으니 평균 10년 정도 연금을 받는 셈이었다. 2022년 현재 기대수명은 84.1세, 그리고 2055년은 89.5세로 늘었는데 그 사이 수급 개시 연령은 65세로 5년 늦춘 게 전부다. ◇사회적 십시일반의 정신 살아나야지급시기를 늦추되 개인의 소득수준과 생애주기를 반영해야 한다. 연금 설계 당시에 비해 노년생활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에 기여금을 5년 정도 더 낼 수 있게 정년을 연장하고 연금은 더 늦게 받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다만 지속적 소득이 일정액 이상 있는 자, 사회활동이 점차 줄어드는 90대 이상 계층에 대해선 수급액을 줄이는 방향도 논의해 볼 수 있다. 죽을 때까지 안정적인 소득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이들은 국민연금에서 돈을 조금 덜 받아도 노후생활에 지장이 없다. 이들이 형편이 어려운 동료 시민을 위해 조금 적게 받는 사회부조적 정의가 필요하다. 다만 개인의 노후 책임(베짱이에게 주는 사회적 부양은 모럴헤저드이다)과 가족의 부양 책임의 적절한 부담이 사회정의 이며 구성원의 호응을 끌어내는 방안이다. 그저 손 놓고 도와달라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 또한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 여전히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전체 국민의 30%에 달한다. 건강보험처럼 이들도 국민연금의 틀 내로 끌어들여 가급적 많은 국민이 가입할 수 있도록 독려하되 지나치게 소득이 낮은 이들에겐 기초연금 등 안전장치를 통해 사회기본연금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최저한의 부담이 모두를 납득 시킬 수 있는 사회부조이다. 90%는 스스로, 10%는 사회가 보장하는 형태를 만들어 가야 한다. 경제성장과 번영은 우리의 노후를 보장하고 내 몫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길이다. 모두가 합심하여 이 길로 가야한다. 현재의 공적연금 제도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거나 높은 경제성장률이 담보되어야 유지가능하지만 둘 다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전체 국민들이 조금씩 돈을 더 많이, 더 오래 내면서 연금을 가급적 적게 받고 늦게 받아야 하는데 이는 실로 뼈를 깎는 고통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지금 개혁하지 않으면 연금 자체가 사라질지 모른다. 이 지난하고도 고통스러운 개혁작업을 성공하려면 다른 각 공적연금(국민,군인,사학, 공무원연금) 간의 형평성 문제도 반드시 짚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정치권에서 세가지 원칙과 전제를 출발점으로 삼아 공적연금이 지속가능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슬기를 발휘해주길 바란다.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인사청문회 파행 반복 막으려면
    [이근면 초대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국무총리 후보자 임명절차가 난항이다. 청문회에서 적격성 여부의 심사와 확인은커녕, 정치적 보이콧에 기약이 없다. 새정부는 내각 출범부터 발목이 잡힌 꼴이다. 정치적 노림수이든, 새정부 힘 빼기 차원이든, 지독한 대선 불복이든 이대로 가면 5월10일 새정부 출범때 대통령 홀로 국무회의를 열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사실 우리 정치권에선 이런 파행은 다반사인 것 같다. 도무지 국민들은 구경꾼 취급도 못 받는다. 최소한의 관객 서비스조차 외면한 것 같아 민주주의의 민 낯이 드러나는 듯 하다. 제발 ‘슬기로운 정치’의 밝은 면을 보고 싶다. 윤석열 정부의 화려한 등장이 대선 이후 국민이 기대하는 순리 아닌가? 이제 우리 모두의 내일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제각기 숙고해야 할 때이다.인사청문회법 6조 2항에 따르면 임명권자가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는 20일 안에 청문절차를 마쳐야 한다.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제기되는 각종 의혹과 자료제출 공방에 청문회는 파행을 거듭했고 결국 5월로 연기됐다. 지난 7일 임명동의안이 제출됐기 때문에 27일엔 청문회를 끝냈어야 하지만 날짜를 지키지 못하면서 국회는 자신들이 만든 법을 스스로 어긴 모양새를 연출했다.5월 2일과 3일 각 부처 장관 후보자들 인사청문회가 동시에 진행되면 국무총리 청문위원이 소관 상임위 청문회장을 오가며 메뚜기 같이 질의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진지하고 밀도 있게 진행돼야 할 청문회에 이런 불필요한 번잡스러움을 야기한 국회의 책임을 언젠가는 꼭 물어야 한다. 국민들 앞에 이런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인 정치권의 통렬한 자기성찰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러한 문제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섀도우캐비넷 도입을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예비내각의 구성은 거대 양당의 정책 노선이 닮아가는 추세를 감안하면 후보 주변의 인물들을 보고 유권자들이 좀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길이다. 공약과 노선으로 차별화가 쉽지 않은 환경이라면 후보 주변의 어떤 인물들이 후보와 함께 다음 5년 간 국정을 책임질 것인지 보여줄 수 있다. 후보의 국정운영 철학을 더욱 명쾌하게 드러낼 수 있고 섀도우캐비넷에 포함된 인사는 함께 대선을 치르면서 후보의 비전을 내재화 하고 국정을 인수할 심적, 정책적 대비를 할 수 있다. 국무총리, 장관의 검증절차를 선거기간에 먼저 시작하는 셈이다. 만약 대선기간 각당 후보들이 예비 내각 구성원들을 미리 발표했다면 그런 방식이 제도화돼 있다면 지금과 같은 파행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새 정권 출범은 국가적 차원의 중대사다. 단순히 입법부와 행정부 사이의 견제나 여야의 경쟁구도로 바라볼 차원이 아니다. 나라의 운영을 책임질 주체가 바뀌는 문제이므로 정권 인수과정은 헌법적 권위를 보장해야 한다. 헌법에 예산안 처리 시한을 회계연도 개시 30일 이전으로 못박아 놓은 것처럼 새로운 대통령의 첫 내각은 적어도 취임 20일 또는 30일 전에 국회 동의절차가 완료되어야 한다는 법률적 강행규정이 도입될 필요가 있다. 그 전에 후보자 흠집내기, 대통령 발목잡기 식으로 흐르는 우리의 청문회 문화 자체를 바꾸려는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대통령이 5년이라는 제한된 시간을 최대한 알차게 쓰고 가장 힘 있을 때 핵심 국정과제를 추진력 있게 밀고 나가도록 정치적 환경을 조성하려면 적어도 1기 내각 구성원들은 큰 무리 없이 임기를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대선 후보는 최대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물들로 예비내각을 구성하고 야당은 대승적으로 이들에 대한 임명 동의안을 처리해주는 성숙한 정치문화가 필요하다.세상이 빠르게 변하면서 국민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수동적, 사후적으로 받아들이는 존재에서 능동적, 선제적으로 명령하는 진정한 의미의 주권자가 되고 있다. 바쁜 생업 현장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청와대와 국회와 세종정부청사의 돌아가는 흐름을 훤히 들여다보는게 지금 우리 국민들이다. 자격미달의 인물을 대통령 인사권으로 무리하게 임명하면 정권과 국민 모두에게 손해를 끼친다는 건 자명한 일이다. 대통령이 되려고 마음먹은 사람이라면 취임 후 자신이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에 누구를 앉힐지 오랜 시간 고민하고 국민 앞에 공개해 검증받도록 해야 한다. 섀도 캐비넷을 구성하고 발표하는 과정을 통해 대통령으로서의 인사역량을 시험해 볼 중요한 가늠자가 될 뿐 아니라 검증 과정을 거쳐 임명된 후보자들에겐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더 큰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것이다. 물론 이 모두의 전제는 각각의 철저한 공인의식이다. 공직은 봉사의 자리요 영광된 자리일진데 리더라면 공정과 상식이 내재돼야 한다는 점은 두말할 필요 없다. 윤석열 정부 출범까지 이제 2주도 채 남지 않았다. 인수위와 국회에서 쏟아져 나오는 일련의 인사관련 뉴스는 사안도 복잡하고 양도 많아 국민들에게 상당한 피로감을 유발하고 있다. 아마 대다수의 국민들은 여야가 정파를 떠나 새 정부의 성공적 출범을 위해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랄 것이다. 이러한 민심을 조금이라도 의식한다면 우리 정치권이 달라져야 한다. 섀도 캐비넷 도입과 새 정부 초대내각의 임명동의 의무규정 신설은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의를 한 단계 성숙시키고 더 유능한 인재가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다. 국회의 권능은 찬반과 절충에 있지 그들의 일방적인 보이콧은 곧 국민에 대한 보이콧이다. 새 정부의 영광스러운 출발은 우리 모두가 바라는 바이며 아름다운 등장과 멋진 퇴장은 우리가 가야할 정치 문화 아닌가?
    송길호 기자 2022.04.28
    [이근면 초대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국무총리 후보자 임명절차가 난항이다. 청문회에서 적격성 여부의 심사와 확인은커녕, 정치적 보이콧에 기약이 없다. 새정부는 내각 출범부터 발목이 잡힌 꼴이다. 정치적 노림수이든, 새정부 힘 빼기 차원이든, 지독한 대선 불복이든 이대로 가면 5월10일 새정부 출범때 대통령 홀로 국무회의를 열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사실 우리 정치권에선 이런 파행은 다반사인 것 같다. 도무지 국민들은 구경꾼 취급도 못 받는다. 최소한의 관객 서비스조차 외면한 것 같아 민주주의의 민 낯이 드러나는 듯 하다. 제발 ‘슬기로운 정치’의 밝은 면을 보고 싶다. 윤석열 정부의 화려한 등장이 대선 이후 국민이 기대하는 순리 아닌가? 이제 우리 모두의 내일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제각기 숙고해야 할 때이다.인사청문회법 6조 2항에 따르면 임명권자가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는 20일 안에 청문절차를 마쳐야 한다.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제기되는 각종 의혹과 자료제출 공방에 청문회는 파행을 거듭했고 결국 5월로 연기됐다. 지난 7일 임명동의안이 제출됐기 때문에 27일엔 청문회를 끝냈어야 하지만 날짜를 지키지 못하면서 국회는 자신들이 만든 법을 스스로 어긴 모양새를 연출했다.5월 2일과 3일 각 부처 장관 후보자들 인사청문회가 동시에 진행되면 국무총리 청문위원이 소관 상임위 청문회장을 오가며 메뚜기 같이 질의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진지하고 밀도 있게 진행돼야 할 청문회에 이런 불필요한 번잡스러움을 야기한 국회의 책임을 언젠가는 꼭 물어야 한다. 국민들 앞에 이런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인 정치권의 통렬한 자기성찰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러한 문제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섀도우캐비넷 도입을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예비내각의 구성은 거대 양당의 정책 노선이 닮아가는 추세를 감안하면 후보 주변의 인물들을 보고 유권자들이 좀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길이다. 공약과 노선으로 차별화가 쉽지 않은 환경이라면 후보 주변의 어떤 인물들이 후보와 함께 다음 5년 간 국정을 책임질 것인지 보여줄 수 있다. 후보의 국정운영 철학을 더욱 명쾌하게 드러낼 수 있고 섀도우캐비넷에 포함된 인사는 함께 대선을 치르면서 후보의 비전을 내재화 하고 국정을 인수할 심적, 정책적 대비를 할 수 있다. 국무총리, 장관의 검증절차를 선거기간에 먼저 시작하는 셈이다. 만약 대선기간 각당 후보들이 예비 내각 구성원들을 미리 발표했다면 그런 방식이 제도화돼 있다면 지금과 같은 파행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새 정권 출범은 국가적 차원의 중대사다. 단순히 입법부와 행정부 사이의 견제나 여야의 경쟁구도로 바라볼 차원이 아니다. 나라의 운영을 책임질 주체가 바뀌는 문제이므로 정권 인수과정은 헌법적 권위를 보장해야 한다. 헌법에 예산안 처리 시한을 회계연도 개시 30일 이전으로 못박아 놓은 것처럼 새로운 대통령의 첫 내각은 적어도 취임 20일 또는 30일 전에 국회 동의절차가 완료되어야 한다는 법률적 강행규정이 도입될 필요가 있다. 그 전에 후보자 흠집내기, 대통령 발목잡기 식으로 흐르는 우리의 청문회 문화 자체를 바꾸려는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대통령이 5년이라는 제한된 시간을 최대한 알차게 쓰고 가장 힘 있을 때 핵심 국정과제를 추진력 있게 밀고 나가도록 정치적 환경을 조성하려면 적어도 1기 내각 구성원들은 큰 무리 없이 임기를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대선 후보는 최대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물들로 예비내각을 구성하고 야당은 대승적으로 이들에 대한 임명 동의안을 처리해주는 성숙한 정치문화가 필요하다.세상이 빠르게 변하면서 국민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수동적, 사후적으로 받아들이는 존재에서 능동적, 선제적으로 명령하는 진정한 의미의 주권자가 되고 있다. 바쁜 생업 현장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청와대와 국회와 세종정부청사의 돌아가는 흐름을 훤히 들여다보는게 지금 우리 국민들이다. 자격미달의 인물을 대통령 인사권으로 무리하게 임명하면 정권과 국민 모두에게 손해를 끼친다는 건 자명한 일이다. 대통령이 되려고 마음먹은 사람이라면 취임 후 자신이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에 누구를 앉힐지 오랜 시간 고민하고 국민 앞에 공개해 검증받도록 해야 한다. 섀도 캐비넷을 구성하고 발표하는 과정을 통해 대통령으로서의 인사역량을 시험해 볼 중요한 가늠자가 될 뿐 아니라 검증 과정을 거쳐 임명된 후보자들에겐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더 큰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것이다. 물론 이 모두의 전제는 각각의 철저한 공인의식이다. 공직은 봉사의 자리요 영광된 자리일진데 리더라면 공정과 상식이 내재돼야 한다는 점은 두말할 필요 없다. 윤석열 정부 출범까지 이제 2주도 채 남지 않았다. 인수위와 국회에서 쏟아져 나오는 일련의 인사관련 뉴스는 사안도 복잡하고 양도 많아 국민들에게 상당한 피로감을 유발하고 있다. 아마 대다수의 국민들은 여야가 정파를 떠나 새 정부의 성공적 출범을 위해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랄 것이다. 이러한 민심을 조금이라도 의식한다면 우리 정치권이 달라져야 한다. 섀도 캐비넷 도입과 새 정부 초대내각의 임명동의 의무규정 신설은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의를 한 단계 성숙시키고 더 유능한 인재가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다. 국회의 권능은 찬반과 절충에 있지 그들의 일방적인 보이콧은 곧 국민에 대한 보이콧이다. 새 정부의 영광스러운 출발은 우리 모두가 바라는 바이며 아름다운 등장과 멋진 퇴장은 우리가 가야할 정치 문화 아닌가?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국민이 꿈꾸는 나라
    [이근면 초대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 딱 1주일, 7일 후면 5년간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이끌어갈 리더가 뽑힌다. 그의 꿈은 무엇일까? 우리들의 꿈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2005년에 태어난 31세 회사원 A씨는 올해 꿈에도 그리던 결혼에 골인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6박 7일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지에서 그는 우리 돈을 내고 저녁을 사먹고 입장료를 냈다. 몇 년 전부터 동남아 주요 관광지에서 한국 돈을 받는 경우가 늘어난다는 뉴스를 봤는데 정말 한국 돈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A씨는 적잖이 놀라면서도 높아진 한국 돈의 위상에 내심 뿌듯한 마음을 느꼈다. A씨는 한 대기업에서 원료 구매 담당 업무를 맡고 있는데 작년에 처음으로 한화로 대금을 결제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환율 급등락에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회사 분위기도 상당히 고무적이다. 한국 원화가 달러, 유로, 엔, 위안화에 이어 다섯 번째로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에 포함될 정도에 도달했다는 이야기를 뉴스에서 들은 것 같다.눈치 빠른 분들은 이미 알아채셨겠지만 이 이야기는 2035년의 대한민국을 그린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지나치게 허황된 이야기로 보이는가? 아마 1985년 서울 명동 거리의 행인을 붙잡고 2022년 대한민국의 경제력이 전 세계 10위라고 이야기 해주면 코웃음 치며 허황된 소리 하지 말라고 할 것이다. 우리 민족이 밟아온 역사적 경로에 비추어보면 2035년 대한민국 원화가 기축통화에 버금가는 위치로 부상하며, 1인당 GDP가 10만불 정도 하는, 미국 중국과 함께 국제질서를 선도하는 G3 국가로 올라설 것이라는 꿈은 생각해볼 만한 일일지 모른다. 아님 조금 더 걸릴지도 모르는 앞날이지만 그마저도 멋지지 않은가? 하지만 현실 세계는 지구도 좁아 제2의 지구라는 메타버스의 시대를 열었다는데 우리는 유독 이 작은 영토 안에 머물며 237개의 지방분권에 골몰하며 ‘국리민복(國利民福)’보다 ‘내 것들’ 챙기기에 우선인 정치 환경이니. 누가 과연?… 국민을 위한 공복을 자임하면서도 불공정과 비리의 구조적 먹이사슬로 숱한 대장동, 백현동이 나타나는 오늘이다. 서구 국가들로부터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것이라 무시 받던 중국이 개혁개방의 기치를 내건 뒤 G2로 부상하기까지 30년이 걸렸다. 우리도 30년, 50년, 100년 후를 그리며 꿈을 꾸고 계획을 세우고 대비를 해야 한다. 다음 세대가 어떤 나라에서 살게 하고 싶은지, 국제사회 속에 대한민국이 어떤 모습으로 자리매김할지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모두 쏟아 부어야 할 일이다.제 2의 한강의 기적보다 태평양의 기적을 꿈꾸는 그런 열린 시야와 논의로 우리를 바꿀 눈이 더욱 절실하다. 우리를 이끌어 가는 꿈이 잉태되는 그런 새로운 세상의 시작이길 소망한다. 작지만 강한 나라, 더 이상 눈치보지 않는 나라. 나라를 빼앗길 걱정 하지 않는 나라. 무시 당하지 않는 나라. 외교적 결례나 업신여김 당하지 않는 당당한 나라. 미·중과 세계질서를 함께 논하는 부유하면서도 존경받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선 리더와 구성원이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 우리 곁의 평범한 이웃들은 독립, 경제성장, 민주화라는 그 시점에선 너무나 허황되어 차마 이룰 수 없을 것 같던 큰 꿈을 이루기 위해 묵묵히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왔다. 리더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대한민국 국민은 가난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 참을 줄 알고 독재에 신음할 때 주권자로서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싸워 이겨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이 만만치 않은 국민들을 이끌어 갈 지도자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이다. 다음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5천만 인구로 15억 인구의 중국과 겨룰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1인당 30명의 능력이 되어야 되는 길이다. 한정된 인적 자원의 능력과 효율성을 극한으로 끌어낼 수 있는 제도와 인프라 구축은 결국 정치지도자의 몫이다. 정치가 국민이 선량한 관리 의무로 위임한 권력을 이용한 ‘내 이익 챙기기’, ‘내 편 챙기기’, ‘한 몫 찾기’의 수준을 탈피하지 못한다면 과연 누구를 위한 정치인가? 정치인을 위한 정치 일 뿐. 그런 역할을 자각하는 리더라면 대한민국의 흥복이고 아니라면 우리 아이들에겐 재앙이다. 정치권력 본연의 역할은 한정된 자원을 권위적으로 분배하는 것이다. 이 자원분배 과정이 전체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고 국가 이익 극대화로 이어지려면 리더의 깊은 통찰과 강인한 의지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문가의 역할이다. 리더가 절대자가 아닌 이상 사회적 자원의 분배가 단기적이고 소수의 이익에 복무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선 각 분야의 전문가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전문가 의견을 소홀히 하거나 무시하는 리더가 좋은 판단을 내릴 리 만무하다. 성급한 탈원전 정책으로 오히려 탄소중립 목표 달성으로부터 멀어지고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인력풀이 위기에 처한 사례는 전문가의 역할이 왜 중요한지 말해주는 사례로 두고두고 남을 것이다. 사람처럼 국가도 꿈을 꾼다. 개인이 어떤 직업을 갖고 어떤 역할을 할지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 듯 국가도 장기적 비전을 수립하고 투자를 하고 제도를 만든다. 여러분은 어떤 나라를 꿈꾸는가? 나의 후손들이 어떤 나라에 살기를 원하는가? 개개인이 그리는 미래상을 모두 더해 하나의 상을 제시하고 그 비전을 5천만명이 공유할 수 있도록 국민의 의지를 모아낼 수 있는 지도자가 선택되길 기대해 본다.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한 사람 한 사람이 깨어 있어야 할 때가 아닐까?세계와 미래를 보는 꿈을 공유하며 땀과 눈물을 같이 흘려가며 다 같이 잘 살고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 가지며 5천만의 긍지를 담아낼 수 있는 리더는 이상(理想)일까? 아니면 이를 꿈꾸는 국민은 순진한 걸까?
    송길호 기자 2022.03.03
    [이근면 초대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 딱 1주일, 7일 후면 5년간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이끌어갈 리더가 뽑힌다. 그의 꿈은 무엇일까? 우리들의 꿈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2005년에 태어난 31세 회사원 A씨는 올해 꿈에도 그리던 결혼에 골인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6박 7일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지에서 그는 우리 돈을 내고 저녁을 사먹고 입장료를 냈다. 몇 년 전부터 동남아 주요 관광지에서 한국 돈을 받는 경우가 늘어난다는 뉴스를 봤는데 정말 한국 돈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A씨는 적잖이 놀라면서도 높아진 한국 돈의 위상에 내심 뿌듯한 마음을 느꼈다. A씨는 한 대기업에서 원료 구매 담당 업무를 맡고 있는데 작년에 처음으로 한화로 대금을 결제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환율 급등락에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회사 분위기도 상당히 고무적이다. 한국 원화가 달러, 유로, 엔, 위안화에 이어 다섯 번째로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에 포함될 정도에 도달했다는 이야기를 뉴스에서 들은 것 같다.눈치 빠른 분들은 이미 알아채셨겠지만 이 이야기는 2035년의 대한민국을 그린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지나치게 허황된 이야기로 보이는가? 아마 1985년 서울 명동 거리의 행인을 붙잡고 2022년 대한민국의 경제력이 전 세계 10위라고 이야기 해주면 코웃음 치며 허황된 소리 하지 말라고 할 것이다. 우리 민족이 밟아온 역사적 경로에 비추어보면 2035년 대한민국 원화가 기축통화에 버금가는 위치로 부상하며, 1인당 GDP가 10만불 정도 하는, 미국 중국과 함께 국제질서를 선도하는 G3 국가로 올라설 것이라는 꿈은 생각해볼 만한 일일지 모른다. 아님 조금 더 걸릴지도 모르는 앞날이지만 그마저도 멋지지 않은가? 하지만 현실 세계는 지구도 좁아 제2의 지구라는 메타버스의 시대를 열었다는데 우리는 유독 이 작은 영토 안에 머물며 237개의 지방분권에 골몰하며 ‘국리민복(國利民福)’보다 ‘내 것들’ 챙기기에 우선인 정치 환경이니. 누가 과연?… 국민을 위한 공복을 자임하면서도 불공정과 비리의 구조적 먹이사슬로 숱한 대장동, 백현동이 나타나는 오늘이다. 서구 국가들로부터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것이라 무시 받던 중국이 개혁개방의 기치를 내건 뒤 G2로 부상하기까지 30년이 걸렸다. 우리도 30년, 50년, 100년 후를 그리며 꿈을 꾸고 계획을 세우고 대비를 해야 한다. 다음 세대가 어떤 나라에서 살게 하고 싶은지, 국제사회 속에 대한민국이 어떤 모습으로 자리매김할지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모두 쏟아 부어야 할 일이다.제 2의 한강의 기적보다 태평양의 기적을 꿈꾸는 그런 열린 시야와 논의로 우리를 바꿀 눈이 더욱 절실하다. 우리를 이끌어 가는 꿈이 잉태되는 그런 새로운 세상의 시작이길 소망한다. 작지만 강한 나라, 더 이상 눈치보지 않는 나라. 나라를 빼앗길 걱정 하지 않는 나라. 무시 당하지 않는 나라. 외교적 결례나 업신여김 당하지 않는 당당한 나라. 미·중과 세계질서를 함께 논하는 부유하면서도 존경받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선 리더와 구성원이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 우리 곁의 평범한 이웃들은 독립, 경제성장, 민주화라는 그 시점에선 너무나 허황되어 차마 이룰 수 없을 것 같던 큰 꿈을 이루기 위해 묵묵히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왔다. 리더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대한민국 국민은 가난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 참을 줄 알고 독재에 신음할 때 주권자로서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싸워 이겨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이 만만치 않은 국민들을 이끌어 갈 지도자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이다. 다음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5천만 인구로 15억 인구의 중국과 겨룰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1인당 30명의 능력이 되어야 되는 길이다. 한정된 인적 자원의 능력과 효율성을 극한으로 끌어낼 수 있는 제도와 인프라 구축은 결국 정치지도자의 몫이다. 정치가 국민이 선량한 관리 의무로 위임한 권력을 이용한 ‘내 이익 챙기기’, ‘내 편 챙기기’, ‘한 몫 찾기’의 수준을 탈피하지 못한다면 과연 누구를 위한 정치인가? 정치인을 위한 정치 일 뿐. 그런 역할을 자각하는 리더라면 대한민국의 흥복이고 아니라면 우리 아이들에겐 재앙이다. 정치권력 본연의 역할은 한정된 자원을 권위적으로 분배하는 것이다. 이 자원분배 과정이 전체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고 국가 이익 극대화로 이어지려면 리더의 깊은 통찰과 강인한 의지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문가의 역할이다. 리더가 절대자가 아닌 이상 사회적 자원의 분배가 단기적이고 소수의 이익에 복무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선 각 분야의 전문가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전문가 의견을 소홀히 하거나 무시하는 리더가 좋은 판단을 내릴 리 만무하다. 성급한 탈원전 정책으로 오히려 탄소중립 목표 달성으로부터 멀어지고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인력풀이 위기에 처한 사례는 전문가의 역할이 왜 중요한지 말해주는 사례로 두고두고 남을 것이다. 사람처럼 국가도 꿈을 꾼다. 개인이 어떤 직업을 갖고 어떤 역할을 할지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 듯 국가도 장기적 비전을 수립하고 투자를 하고 제도를 만든다. 여러분은 어떤 나라를 꿈꾸는가? 나의 후손들이 어떤 나라에 살기를 원하는가? 개개인이 그리는 미래상을 모두 더해 하나의 상을 제시하고 그 비전을 5천만명이 공유할 수 있도록 국민의 의지를 모아낼 수 있는 지도자가 선택되길 기대해 본다.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한 사람 한 사람이 깨어 있어야 할 때가 아닐까?세계와 미래를 보는 꿈을 공유하며 땀과 눈물을 같이 흘려가며 다 같이 잘 살고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 가지며 5천만의 긍지를 담아낼 수 있는 리더는 이상(理想)일까? 아니면 이를 꿈꾸는 국민은 순진한 걸까?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공직사회 개혁 이끌 '국가인사원'만들자
    [이근면 초대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 또 새로운 도화지 한 장이 우리 앞에 놓였다. 심기일전 하여 새 그림을 그려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국가의 장기적인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공직사회 인사전반에 대한 그림이다. 경제계, 산업계가 수시로 글로벌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자기 여건에 맞는 최적화된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성장해온데 반해 공무원 사회는 수십년 째 동일한 선발과 승진, 급여체계를 고수하고 있다. 정부예산이 갓 100조원을 넘어섰던 20년 전과 600조원을 돌파한 2022년의 인사시스템이 같다면 무언가 이상하지 않은가? 오래된 틀을 고수하다보니 최고 수준의 인재들이 수년 간의 간난신고(艱難辛苦)를 뚫고 공직사회에 입직한 후에도 제대로 된 전문성을 함양하지 못하는 문제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고양이 새끼를 데려와서 호랑이로 키워도 부족한데 호랑이 새끼를 고양이로 키우는 격이다.좋은 공직자 국가의 장기과제를 설정하고 문제를 풀어야할 공직자들이 펄펄 날아야 하는데 되려 최고 인재들의 능력을 키우지 못하고 소진시키는 역회전시스템이다. 우리 공직사회에 가장 뛰어난 자질을 가진 젊은이들이 몰려드는데도 이들을 분야별 최고 전문가로 키워내지 못하는 악습의 원인은 두 가지다. 하나는 공직사회 안에 있고 다른 하나는 밖에 있다. 안에는 순환보직제로 불리는, 돌아가며 좋은 자리를 나누는 풍토고, 밖에는 공직을 선거승리에 따르는 전리품으로 보는 정치권의 그릇된 인사관이다. 여기에 양성 시스템의 부재 또한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공무원들이 잠시 근무하고 옮기는 순환보직제는 부정부패를 막고 다양한 경험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국가의 크기가 작을 때는 효과가 있었지만 지금의 글로벌 다양성과 전문성의 시대엔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큰 제도로 전락한지 오래다. 한 보직에 평균 1년 반 정도 일하다가 다른 자리로 옮기는 현행 제도 하에선 국가와 기업의 경제적 발전과 혁신을 제대로 서포트하기 어렵다. 작은 규제 하나도 3년간 담당과장이 5명 이상 바뀌는 바람에 손도 못대고 어쩔 수 없이 해외에 법인을 설립했다는 기업도 있다. 요직을 돌아가며 경험하는 순환보직제는 110만 공무원을 장차관으로 키우겠다는 것인데 세상에 어떤 기업이 모든 사원을 사장으로 키우는가? 모두가 ‘좋은 자리(?) 나도 한 번’ 해보자는 식으로 적당히 보직을 나눠 갖는 체계 하에선 구성원들의 도전정신이 말살되고 변화를 거부하는 무사안일과 하향평준화로 이어진다. 필자는 초대 인사혁신처장으로 임명된 이후 9급으로 입직한 공무원도 10년 안에 5급으로 승진할 수 있는 ‘9510 시스템’을 도입해 실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더 큰 일을 맡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다. 능력 있는 공직자에게 도전정신과 성과를 인정하는 공정한 제도를 꿈꿨다. 나아가 전문직 제도의 확대, 한자리 근무기간을 늘림으로 전문성 증진, 민간과의 교류 확대, 5급이상 전 직급의 성과급 도입 및 급여 성과 비중 확대, 일 잘하는 공무원을 위한 ‘대한민국 공무원상’ 제정, 국민에게 지탄 받는 공무원인 경우, 퇴출 제도 도입 등을 제도화 했고, 20여개의 법 기준을 개정하여 되돌아가지 못하게 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그러나 연공서열과 순환보직제로 고착화된 공직사회에서 이러한 파격적인 인사개혁은 꽃 피우지 못했다. 30대 제1 야당대표가 나오는 시대에 공무원 사회의 폐쇄성은 국가적 해악이다. 스스로 개혁의 시기를 놓치면 반드시 외부로부터 충격이 올 수 밖에 없다. 이제 확실한 시스템 개혁만이 국민의 신뢰를 찾는 길이다. 좋은 채용낭중취물인 듯 하는 선출직 인사관행엔 적절한 국민 견제가 필수적이다. 헌데 특히 시민운동하는 분들이 진영논리에 갇혀 내편의 낙하산엔 눈감고 네 편의 낙하산엔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을 보여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릇된 인사행태는 공무원 사회에 업무 능력보다 중요한 것이 줄서는 능력, 눈치보는 능력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주게 된다. 전 정권에서 에이스로 이름 날리던 고위공무원이 정권이 바뀌자마자 옷을 벗는 후진적인 인사행태도 결국 정치권이 올바른 인사관을 바탕으로 임명권 행사를 절제해야 근절된다. 그대로 둔다면 전국가적 운영의 선진화는 커녕 퇴행과 비능률로써 혼자 뒤떨어진 무능한 공직사회의 모습으로 전국민의 한탄을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정치의 몫이다. 첫 단추는 준비된 공무원을 뽑는 것부터 시작된다. 그러려면 공공영역에 관련한 교육 기능과 공정한 채용기구가 필요하다. 특히 상업고, 공업고, 폴리텍 대학까지, 기업을 위해 준비된 좋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시스템은 구축이 되었는데 공직 분야에 대한 국가적 양성 시스템은 여전히 부재 중이다. 공직 양성시스템의 구축은 내년 5만명 이상의 신규 인력이 소요되는 공공 분야에서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이자 국가차원에서 4차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하는 단초이다. 10만불 시대의 국민 편익을 위한 지름길이다. 좋은 운영이 모든 것의 시작점은 결국 국가적으로 CHO(최고인사책임자) 기능을 정립하는 것이고 △국가적 대계를 위한 인적 운영정책 △공직에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 확보 △채용과 인사운영의 전문화 △국민적 견제 기능의 확보가 그 방향이다. 공직 인사기능은 국가인사원으로 확대 발전시켜 공정한 국가 채용(신입, 경력, 임명직 등) 기능의 시스템을 마련하고 정부운영조직과 인재양성 운영 기능의 종합적 정립이 필요하다. 또한 공무원 전문화의 국가 인재 활용 증대와 각 부처 인사 기능의 자율화를 도모해야 한다. 대통령 직속조직으로 국가인사원을 조직하고 (청와대 인사 수석 기능을 흡수) 원장의 임기를 10년으로 하여 정권 차원이 아닌 국가 차원의 인재 운영 역량을 갖게 한다면 대통령을 보좌하는 기능으로 작동할 수 있다. 이는 적절한 균형과 함께 국가적 인재 운용의 미래 대비를 가능하게 하는 첩경이다. 새로운 공직자상 구현은 덤이다. 복지부동, 구태의연과 같은 공무원 비하와 국민 인식을 ‘일 잘하는 공무원’이라는 미래상으로 바꾸는 꿈을 꿀 수 있다.임기 말, 공직 인사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대통령은 국회와 사법부를 넘어 뭐든 다 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이 아니다”라며 대통령과 행정부의 개혁을 주장했고, 한국형사소송법학회 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독점적 검찰 인사권에 대한 개선 없이는 어떤 개혁도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검찰이나 법관의 인사권 논란은 결국 법률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국가의 신뢰’에 흠집을 내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런 악영향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대통령 인사권의 권한과 절제의 균형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당을 가리지 아니하고 제기되는 이러한 지적에 대해 인사권의 남용방지와 절차적 정당성, 실제적 공정까지 담보 할 수 있는 인사시스템 개혁이 미래 한국의 기초가 될 수 있다. 정치를 바꾸자는 목소리에는 공감하지만, ‘586 세대 교체’만이 능사는 아니다. 대통령제의 폐해인 ‘권력 집중’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면 현실적 대안인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권의 적합성과 정당성을 정치권이 한 목소리로 요구해 국가의 기틀을 다시 놓을 때이다. 헌데 누가 이런 부름에 메아리로 답을 할까? 욕심을 넘어 역사에 남을 리더를 꿈꾼다면 그리 할 텐데…
    송길호 기자 2022.02.03
    [이근면 초대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 또 새로운 도화지 한 장이 우리 앞에 놓였다. 심기일전 하여 새 그림을 그려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국가의 장기적인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공직사회 인사전반에 대한 그림이다. 경제계, 산업계가 수시로 글로벌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자기 여건에 맞는 최적화된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성장해온데 반해 공무원 사회는 수십년 째 동일한 선발과 승진, 급여체계를 고수하고 있다. 정부예산이 갓 100조원을 넘어섰던 20년 전과 600조원을 돌파한 2022년의 인사시스템이 같다면 무언가 이상하지 않은가? 오래된 틀을 고수하다보니 최고 수준의 인재들이 수년 간의 간난신고(艱難辛苦)를 뚫고 공직사회에 입직한 후에도 제대로 된 전문성을 함양하지 못하는 문제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고양이 새끼를 데려와서 호랑이로 키워도 부족한데 호랑이 새끼를 고양이로 키우는 격이다.좋은 공직자 국가의 장기과제를 설정하고 문제를 풀어야할 공직자들이 펄펄 날아야 하는데 되려 최고 인재들의 능력을 키우지 못하고 소진시키는 역회전시스템이다. 우리 공직사회에 가장 뛰어난 자질을 가진 젊은이들이 몰려드는데도 이들을 분야별 최고 전문가로 키워내지 못하는 악습의 원인은 두 가지다. 하나는 공직사회 안에 있고 다른 하나는 밖에 있다. 안에는 순환보직제로 불리는, 돌아가며 좋은 자리를 나누는 풍토고, 밖에는 공직을 선거승리에 따르는 전리품으로 보는 정치권의 그릇된 인사관이다. 여기에 양성 시스템의 부재 또한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공무원들이 잠시 근무하고 옮기는 순환보직제는 부정부패를 막고 다양한 경험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국가의 크기가 작을 때는 효과가 있었지만 지금의 글로벌 다양성과 전문성의 시대엔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큰 제도로 전락한지 오래다. 한 보직에 평균 1년 반 정도 일하다가 다른 자리로 옮기는 현행 제도 하에선 국가와 기업의 경제적 발전과 혁신을 제대로 서포트하기 어렵다. 작은 규제 하나도 3년간 담당과장이 5명 이상 바뀌는 바람에 손도 못대고 어쩔 수 없이 해외에 법인을 설립했다는 기업도 있다. 요직을 돌아가며 경험하는 순환보직제는 110만 공무원을 장차관으로 키우겠다는 것인데 세상에 어떤 기업이 모든 사원을 사장으로 키우는가? 모두가 ‘좋은 자리(?) 나도 한 번’ 해보자는 식으로 적당히 보직을 나눠 갖는 체계 하에선 구성원들의 도전정신이 말살되고 변화를 거부하는 무사안일과 하향평준화로 이어진다. 필자는 초대 인사혁신처장으로 임명된 이후 9급으로 입직한 공무원도 10년 안에 5급으로 승진할 수 있는 ‘9510 시스템’을 도입해 실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더 큰 일을 맡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다. 능력 있는 공직자에게 도전정신과 성과를 인정하는 공정한 제도를 꿈꿨다. 나아가 전문직 제도의 확대, 한자리 근무기간을 늘림으로 전문성 증진, 민간과의 교류 확대, 5급이상 전 직급의 성과급 도입 및 급여 성과 비중 확대, 일 잘하는 공무원을 위한 ‘대한민국 공무원상’ 제정, 국민에게 지탄 받는 공무원인 경우, 퇴출 제도 도입 등을 제도화 했고, 20여개의 법 기준을 개정하여 되돌아가지 못하게 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그러나 연공서열과 순환보직제로 고착화된 공직사회에서 이러한 파격적인 인사개혁은 꽃 피우지 못했다. 30대 제1 야당대표가 나오는 시대에 공무원 사회의 폐쇄성은 국가적 해악이다. 스스로 개혁의 시기를 놓치면 반드시 외부로부터 충격이 올 수 밖에 없다. 이제 확실한 시스템 개혁만이 국민의 신뢰를 찾는 길이다. 좋은 채용낭중취물인 듯 하는 선출직 인사관행엔 적절한 국민 견제가 필수적이다. 헌데 특히 시민운동하는 분들이 진영논리에 갇혀 내편의 낙하산엔 눈감고 네 편의 낙하산엔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을 보여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릇된 인사행태는 공무원 사회에 업무 능력보다 중요한 것이 줄서는 능력, 눈치보는 능력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주게 된다. 전 정권에서 에이스로 이름 날리던 고위공무원이 정권이 바뀌자마자 옷을 벗는 후진적인 인사행태도 결국 정치권이 올바른 인사관을 바탕으로 임명권 행사를 절제해야 근절된다. 그대로 둔다면 전국가적 운영의 선진화는 커녕 퇴행과 비능률로써 혼자 뒤떨어진 무능한 공직사회의 모습으로 전국민의 한탄을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정치의 몫이다. 첫 단추는 준비된 공무원을 뽑는 것부터 시작된다. 그러려면 공공영역에 관련한 교육 기능과 공정한 채용기구가 필요하다. 특히 상업고, 공업고, 폴리텍 대학까지, 기업을 위해 준비된 좋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시스템은 구축이 되었는데 공직 분야에 대한 국가적 양성 시스템은 여전히 부재 중이다. 공직 양성시스템의 구축은 내년 5만명 이상의 신규 인력이 소요되는 공공 분야에서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이자 국가차원에서 4차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하는 단초이다. 10만불 시대의 국민 편익을 위한 지름길이다. 좋은 운영이 모든 것의 시작점은 결국 국가적으로 CHO(최고인사책임자) 기능을 정립하는 것이고 △국가적 대계를 위한 인적 운영정책 △공직에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 확보 △채용과 인사운영의 전문화 △국민적 견제 기능의 확보가 그 방향이다. 공직 인사기능은 국가인사원으로 확대 발전시켜 공정한 국가 채용(신입, 경력, 임명직 등) 기능의 시스템을 마련하고 정부운영조직과 인재양성 운영 기능의 종합적 정립이 필요하다. 또한 공무원 전문화의 국가 인재 활용 증대와 각 부처 인사 기능의 자율화를 도모해야 한다. 대통령 직속조직으로 국가인사원을 조직하고 (청와대 인사 수석 기능을 흡수) 원장의 임기를 10년으로 하여 정권 차원이 아닌 국가 차원의 인재 운영 역량을 갖게 한다면 대통령을 보좌하는 기능으로 작동할 수 있다. 이는 적절한 균형과 함께 국가적 인재 운용의 미래 대비를 가능하게 하는 첩경이다. 새로운 공직자상 구현은 덤이다. 복지부동, 구태의연과 같은 공무원 비하와 국민 인식을 ‘일 잘하는 공무원’이라는 미래상으로 바꾸는 꿈을 꿀 수 있다.임기 말, 공직 인사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대통령은 국회와 사법부를 넘어 뭐든 다 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이 아니다”라며 대통령과 행정부의 개혁을 주장했고, 한국형사소송법학회 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독점적 검찰 인사권에 대한 개선 없이는 어떤 개혁도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검찰이나 법관의 인사권 논란은 결국 법률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국가의 신뢰’에 흠집을 내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런 악영향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대통령 인사권의 권한과 절제의 균형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당을 가리지 아니하고 제기되는 이러한 지적에 대해 인사권의 남용방지와 절차적 정당성, 실제적 공정까지 담보 할 수 있는 인사시스템 개혁이 미래 한국의 기초가 될 수 있다. 정치를 바꾸자는 목소리에는 공감하지만, ‘586 세대 교체’만이 능사는 아니다. 대통령제의 폐해인 ‘권력 집중’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면 현실적 대안인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권의 적합성과 정당성을 정치권이 한 목소리로 요구해 국가의 기틀을 다시 놓을 때이다. 헌데 누가 이런 부름에 메아리로 답을 할까? 욕심을 넘어 역사에 남을 리더를 꿈꾼다면 그리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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