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생활부

김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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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생각

  • [위대한 생각]②'골목식당' 백종원의 '만점 협상 스킬'
    ②'골목식당' 백종원의 '만점 협상 스킬'
    윤정훈 기자 2021.05.15
    [총괄기획=최은영 부장, 연출=권승현 PD, 정리=윤정훈 기자] 하버드협상연구소의 부책임자를 역임한 다니엘 샤피로 하버드대 교수는 자신의 저서 ‘원하는 것이 있다면 감정을 흔들어라’를 통해 협상에서 감정이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 설명한다.인시아드 싱가포르와 와튼스쿨은 부정적인 감정이 협상에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이처럼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상대방의 감정을 흔들어놓는 것은 협상의 기본이다.SBS 예능 프로그램 ‘골목식당’에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사진=방송 캡처)그렇다면 협상에서 가장 이상적인 결과를 낼 수 있는 상대방의 감정은 어떤 유형일까. 정답은 상대방이 기분 좋게 들어왔다가 화를 내면서 나가는 경우다. 이는 화를 내면서 들어와서 기분 좋게 가거나, 기분 좋게 들어와서 긍정적으로 협상을 끝내는 경우보다 결과가 월등히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협상전문가인 류재언 법무법인 율본 변호사는 “기분 좋게 들어와서 협상 중간에 화가 나서 나가는 상대방은 ‘내가 좀 공격적이었나’와 같은 감정적인 빚을 지게 된다”며 “이 경우에 일반 협상 대비 2배 이상의 결과가 도출된다”고 주장했다.실전에서 이처럼 상대방의 감정을 잘 활용하는 사람 중 한 명이 SBS 예능 프로그램 ‘골목식당’에 출연하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다. 백 대표는 골목식당을 방문해서 장사가 안되는 식당들의 문제점을 짚어주고, 소통을 통해 개선해나갈 수 있도록 지도한다.재밌는 것은 백 대표의 표정이다. 백 대표는 늘 밝은 표정으로 오프닝에 등장한다. 하지만 백 대표의 원칙에 어긋나거나 사장님이 약속을 어겼을 때는 표정이 어두워진다. 이후 백 대표는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도록 합리적인 이유로 정확하게 팩트를 지적한다. 이는 백 대표가 사장님들과 소통하는 방식의 단면이다.류 변호사는 “백 대표는 방송에서 참고 견디는 식으로 부정적 감정을 삭이지 않고, 상대방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그 감정을 솔직하게 표시한다”며 “이를 통해 상대방을 내가 원하는 식으로 이끄는 설득 패턴이 주기적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이처럼 부정적인 감정은 잘 사용하면 협상이나 커뮤니케이션에서 훌륭한 전략이 될 수 있다. 반면 화를 억지로 참거나 폭발시키는 행위는 절대 해서는 안된다. 한국인이 자주 하는 실수의 유형이 화를 삭이다가 폭발하고, 관계를 단정하는 유형이다. 이는 대화나 협상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이에 자신의 캐릭터와 역할에 맞춰 전략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련되게 이를 표현하는 다른 예로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있다.강 장관은 과거 CNN과 인터뷰에서 일본에 대한 불만을 제기할 때 “한국인들은 일본에 화가 많이 나 있다”는 식으로 에둘러 의견을 전달했다. 이는 조용하게 감정을 표현한 좋은 예다.류 변호사는 “협상에서는 내가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는 점을 상대방에게 오해 없이 전달해야 한다”며 “어떤 방식으로 표출하는 것이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류재언 법무법인 율본 변호사가 서울 중구 순화동 KG하모니홀에서 ‘위대한 생각 승자의 협상법’ 6강 ‘상대방의 감정을 뒤흔들라’ 편을 강연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
  • [위대한 생각]①협상서 '감정'은 자산…신뢰가 'YES' 부른다
    ①협상서 '감정'은 자산…신뢰가 'YES' 부른다
    윤정훈 기자 2021.05.12
    ◇오늘의 강연 및 지성인☆승자의 협상법협상력은 비즈니스의 성공과 직결된다. 우리는 매일같이 협상을 하고 상대를 설득한다.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협상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곳은 없다. 그동안 본능과 경험에 의존해온 협상을 체계적인 원칙과 실전 사례로 접근해 나도 상대방도 승자가 될 수 있는 승자의 협상법을 전략적 협상가의 견지에서 분석한다.☆류재언 법무법인 율본 변호사한국과 홍콩의 글로벌 기업과 로펌에서 풍부한 협상경험을 쌓고 하버드로스쿨 협상 프로그램을 이수한 협상전문가다. 현재 법무법인 율본 기업전담팀을 이끌고 있으며, 비즈니스 협상전략그룹의 수석전문가로 기업과 정부에 협상 컨설팅 및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저서로는 ‘류재언 변호사의 협상 바이블’이 있다.류재언 법무법인 율본 변호사가 서울 중구 순화동 KG하모니홀에서 ‘위대한 생각: 승자의 협상법’ 6강 ‘상대방의 감정을 뒤흔들라’ 편을 강연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총괄기획=최은영 부장, 연출=권승현 PD, 정리=윤정훈 기자] 협상전문가인 류재언 법무법인 율본 변호사는 “성공적인 협상을 위해서는 신뢰받을 수 있는 ‘메신저’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감정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전략적으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협상할 때 우리는 이성적으로 결정을 내릴 것 같지만 감정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경우가 오히려 많다. 류 변호사는 ‘위대한 생각: 승자의 협상법’ 여섯 번째 주제로 ‘상대방의 감정을 뒤흔들라’를 선정했다.◇상대방의 성향 파악을 먼저 끝내라협상은 결국 상대방과 서로 만족하는 협의점을 찾는 의사소통의 과정이다. 이를 위해서 먼저 상대방의 성향을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이 성공적인 협상의 필수조건이다.협상 상대방의 유형은 △영향력표출형 △성과주도형 △관계배려형 △정보분석형 등 크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영향력표출형은 외향적이면서 관계를 중요시하고, 본인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사람이다. 성과주도형은 결과 중심으로 움직인다. 관계배려형은 주로 내성적이고 관계가 멀어지거나 불편해지는 것을 못 견뎌 하는 유형이다. 정보분석형은 내성적이면서 성과중심적인 유형으로 근거를 중요시한다.류 변호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대표적인 성과주도형”이라며 “이런 사람과 협상을 할 때는 사전에 상대방이 뭘 원하는지부터 파악하고, 충족시켜주지 못했을 때에 대한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어 류 변호사는 “영향력표출형은 존재감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핵심적 욕구를 파악해서 충족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며 “관계배려형은 성과보다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고, 정보분석형은 어떤 수치와 논리로 상대방을 설득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것인가를 정해야한다”고 설명했다.상대방을 파악했으면 우리 팀의 성향에 대해서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류 변호사는 “팀 내에서 상대방의 캐릭터와 잘 맞는 사람이 있는지 파악해서 협상에 나서면 효과적인 협상을 이끌 수 있다”며 “나의 관점, 상대방의 관점, 조직 내부의 관점에서 고민해 협상 전략을 세우면 효율적인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RIDA 협상성향분석자료(자료=류재언 변호사 제공)사람들은 대개 부탁을 받았을 때 논리적으로 거절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가령 A라는 사람과 B라는 사람에게 똑같은 메시지와 부탁을 받았다고 하자. 이성적으로는 똑같은 대답을 해야 하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A에게는 ‘예스’(Yes)를, 내가 싫어하는 B에게는 ‘노’(No)라고 답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이 같은 방식은 협상에서도 통용된다. 우리는 뜻밖에 감정적인 이유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가 많다. 류 변호사는 “채용이나 예산 등을 집행하는 등 다양한 경우에 있어서 감정적이고 호감적인 부분, 눈에 보이지 않는 신뢰로 의사결정을 한다”며 “이후에 이유로 적절한 수치와 데이터, 논리를 붙이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류 변호사는 “과거에는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고 협상하는 것이 프로페셔널하다는 선입견이 있었다”며 “최근 협상의 흐름은 감정을 배제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활용해야 할 자산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자료=강사 제공)◇데이터보다 호감도를 활용하는 것이 설득력 높아상대방을 설득하는 과정은 세 단계를 거친다. 감정→인식→행동 순이다. 류 변호사는 “설득하기 위한 대화를 할때 저 사람이 호감인지, 비호감인지를 파악하고 인식 차원으로 넘어간다”며 “이후 저 사람을 신뢰할 수 있을지를 보고, 책임감이 있을 것 같다는 판단이 서면 행동을 하게 된다”고 했다.협상을 떠올리면 우리는 정보 전달을 먼저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호감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류 변호사는 “정보라는 팩트를 상대방에게 오해없이 전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나의 정보를 전달하기 전에 나에 대한 신뢰도와 호감도를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이후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설득력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이에 설득을 잘하는 ‘최고’들은 이야기를 하기 전에 호감도을 갖게 한다. 과거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그랬고, 최근에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이런 유형이다.류 변호사는 “진짜 협상의 대가는 이야기를 전달하기도 전에 여러가지 방식으로 호감을 준다”며 “메신저에 대한 호감이 큰 만큼 상대방은 큰 신뢰를 갖게 된다”고 했다.이는 ‘설득의 심리학’의 저자인 로버트 치할리니 교수가 말한 초전설득 개념과 같은 맥락이다. 초전설득은 상대방이 메시지를 접하기 전에 그것을 받이들이도록 하는 사전과정을 뜻한다.류 변호사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전에 상대방이 나에 대해 호감을 갖고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게 만드는 사전작업이 중요하다”며 “어떻게 우호적인 감정을 이끌어 낼지, 그런 상황을 만들어내는지가 핵심”이라고 했다. 일반적인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도 호감도를 올리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사용된다. 약속 시간보다 미리와서 인사를 나누고 티타임을 진행하면서 사적인 대화를 하는 식이다. 협상 중간에 커피와 샌드위치 등 먹거리를 두는 것도 상대방을 위한 배려다. 해외나 지방에서 온 상대방에 대해서는 교통편과 숙소를 준비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협상 이후에도 내용을 잘 정리해서 이베일로 보내는 등 작은 디테일과 센스 있는 행동이 나에 대한 호감을 갖게 할 수 있다. (자료=강사 제공)◇‘팩트 폭격’ 대신 쿠션을 이용하라호감도를 올리는 것만큼 부정적인 말을 어떻게 전달하는지도 중요하다. 단순히 팩트라고 해서 직접적으로 전달한다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다. 이럴 때는 팩트를 기반으로 하되 쿠션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류 변호사는 “부하직원이나 자녀들에게 개선할 부분을 분명히 이야기해야 하는 상황이 있다”며 “이럴 때 ‘팩트 폭격’을 하면 상대방은 내가 공격하는 것으로 인식해 메시지 전달이 안될 수 있다”고 했다.이어 “저도 어린 딸한테 개선할 부분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면 딸은 메시지를 전달받기 보다는 실망감을 표한다”며 “의도적으로 감정적인 쿠션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감정적인 쿠션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함이 있다는 걸 먼저 표시하고, 조심스럽게 지적 사항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핵심은 메시지를 가장 잘 전달하는 데 있다.류 변호사는 “협상을 위해서 기본적으로 팩트를 충분히 준비하지만, 감정적인 부분에서 나에 대한 정보 전달자에 대한 호감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예상치 못한 상황이 닥쳤을 때는 ‘발코니로 가라’감정은 전략적으로 사용하면 약이 되지만 지나친 감정은 독이될 수 있다. 이럴 경우에는 상황에서 한 발짝 떨어질 필요가 있다. 이런 전략을 협상에서는 ‘고 투 더 발코니’(Go to the balcony)라고 부른다.류 변호사는 “협상이 감정으로 인해 제대로 진행되기 어려울때는 협상 테이블을 떠나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지점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며 “마치 오페라하우스의 공연을 4층에서 보면 또 다른 시각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했다.이어 “눈앞의 협상에 매몰돼 감정이 표출될 때는 뒤로 물러서서 본인만의 루틴으로 감정을 추스를 필요가 있다”며 “담배를 피거나 음악을 듣거나 세수를 하는 등도 방법이고, 중요한 부분이 헷갈리면 의사결정권자와 통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협상을 잘하고자 한다면 감정적인 체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감정이나 기분이 내 협상 테이블에서 태도로 보이는 것은 좋지 않다.류 변호사는 “협상에 있어서 결과적인 부분은 내가 손해를 보거나 이득을 얻을 수 있다”며 “태도가 좋지 않다는 지적은 신뢰 측면에서 회복되지 않는다”고 말했다.◇‘위대한 생각’은…이데일리와 이데일리의 지식인 서포터스, 오피니언 리더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경제 인문학 토크 콘서트입니다. 우리 시대 ‘지성인’(至成人·men of success)들이 남과 다른 위대한 생각을 발굴하고 제안해 성공에 이르도록 돕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이데일리 창립 20주년을 맞아 기획했습니다. ‘위대한 생각’은 매주 수요일 오후 6시 이데일리TV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 [위대한 생각]②집밥문화에 쏠린 관심… 유튜브도 들썩
    ②집밥문화에 쏠린 관심… 유튜브도 들썩
    김무연 기자 2021.04.29
    [총괄기획=최은영 부장, 연출=권승현 PD, 정리=김무연 함지현 전재욱 유현욱 김범준 기자] 지난 16일 서울 중구 KG하모니홀에서 열린 이데일리 인문학 토크 콘서트 ‘위대한 생각’과 콜래보레이션으로 진행된 ‘제 1회 이데일리 집밥포럼’은 흥미로운 강연뿐 아니라 다채로운 이벤트로 참석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제1회 이데일리 집밥 포럼이 지난 16일 서울 중구 KG타워 하모니홀에서 열렸다. 박혜연(왼쪽부터) 이데일리TV 아나운서, 임규태 박사,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푸드비즈랩 교수, 박태희 우아한형제들 홍보실장, 홍준의 시그니처 대표가 집밥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온·오프라인에서 병행된 이번 포럼은 강의와 관련한 질문들에 현장 참가자는 물론 유튜브 시청자들도 적극적으로 답하는 등 참여도가 높았다. 특히 집밥에 관심 높은 ‘집밥러’들은 행사 시작 한 시간 전부터 생중계를 보려 ‘위대한생각’ 유튜브 채널에 몰려들었다. 이날 현장에는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집밥 문화와 산업에 대한 시각을 공유하기 위해 80여 명의 유통·식품업계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이들은 좌석을 최소 한 칸 이상 떨어져 앉아 거리 두기를 지키면서 마스크를 쓴 채 연사들의 강연에 집중했다. 유튜브 최대 동시 시청자는 290명에 달했으며 실시간 채팅수는 8300개를 넘어섰다. 27일 현재 누적 조회수는 3425회를 기록 중이다.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4명의 지성인은 자신들이 간직하고 있는 추억 속 집밥의 이미지를 공유했다. 임규태 박사는 드라마 ‘응답하라1988’에서 나왔던 양푼이 비빔밥을, 문정훈 서울대 교수는 매일 밥상을 장식했던 생선구이를, 박태희 우아한형제들 홍보실장은 석쇠에 구워먹었던 삼겹살을, 홍준의 한국주류수입협회 홍보고문은 라면을 집밥의 이미지로 정의했다. 각자 언급한 음식은 달랐지만 집밥의 중요한 요소가 ‘가족과 함께 한 식탁에 모여 즐기는 음식’이라는 점에선 모두가 공감했다.연사들은 전문적인 강연 와중에 곳곳에서 자신들의 유머 감각을 뽐냈다. ‘매운맛’을 주제로 집밥의 역사를 풀어낸 임 박사는 ‘연탄 시인’ 안도현의 ‘너에게 묻는다’를 오마주한 자작시를 선보였다. “떡볶이 함부로 무시하지 마라, 너는 언제 한 번 세계인을 울려본 적 있느냐?”는 시는 청중에게 큰 웃음을 줬다. 홍 고문은 대학 시절 ‘홍석잔’(석 잔만 술을 마시면 취할 정도로 주량이 약하다는 의미)으로 불린 과거를 회고했다.행사 막바지에 주류회사 부회장으로 재직 중인 배우 윤다훈이 깜짝 등장했다. 그는 ‘동안의 비결이 뭐냐’는 물음에 “술이 방부제 역할을 했다”는 재치 있는 답변으로 좌중을 뒤집어놨다. 과거 동료와 소주 30병을 거뜬히 마셨던 일화도 털어놓았다. 그는 “술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사람’”이라면서 사람과의 관계를 위해 술을 즐긴다고 말했다.강연자들은 강연 중 즉석 퀴즈도 진행했다. 정답을 맞히면 추첨을 통해 365개의 선물을 전달했다. ‘365일 잘 먹고 잘살자’는 뜻이다. 온라인으로 강연을 들은 참가자들은 집밥포럼에 대해 “관심도가 높은 주제를 선정해 강연에 집중할 수 있었다”. “홈술 문화가 확산한 줄은 알았지만 와인 매출이 크게 는 것은 강의로 처음 알았다”, “강연 도중 퀴즈를 진행해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위대한 생각]①지성인 4人이 말하는 '집밥의 모든 것'
    ①지성인 4人이 말하는 '집밥의 모든 것'
    김무연 기자 2021.04.28
    [총괄기획=최은영 부장, 연출=권승현 PD, 정리=김무연 함지현 전재욱 유현욱 김범준 기자] 급격한 산업화와 이에 따른 맞벌이로 사라졌던 ‘집밥’이 다시 돌아왔다. 코로나19로 외식이 어려워지자 흩어졌던 가족은 식탁으로 모여들었다. 맛있는 한 끼를 꿈꾸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0년대 출생자)부터 ‘삼식이’라 구박받던 중년 남성도 요리에 뛰어들었다. 바야흐로 ‘집밥의 시대’다. 지난 16일 서울 중구 KG하모니홀에서 이데일리 경제 인문학 토크 콘서트 ‘위대한 생각’ 방송 1주년을 맞아 ‘제 1회 이데일리 집밥포럼’이 열렸다. ‘역사 덕후’ 임규태 공학박사,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푸드비즈랩 교수, 박태희 우아한형제들 홍보실장, 홍준의 한국주류수입협회 홍보고문 등 지성인(至成人·men of success) 4명이 참가해 집밥에 얽힌 역사부터 최근 산업 트렌드와 관련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냈다.제1회 이데일리 집밥 포럼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KG타워 하모니홀에서 열렸다. 임규태 박사가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한국 식탁을 지배하는 매운맛… 세계로 나아갈 때 첫 번째 연사로 나선 임규태 박사는 매운맛을 주제로 집밥의 역사를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매운맛은 중국, 태국, 멕시코에도 강렬하고 얼얼한 매운맛과는 결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한국의 매운맛은 세계를 감동시킬 수 있는 자산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고추는 어떻게 우리나라로 흘러들어왔을까. 1346년 유럽을 강타한 흑사병으로 인구의 3분의 1이 사망하면서 유럽은 흑사병의 특효약이라 여겨졌던 향신료 ‘육두구’를 찾기에 분주했다. 당시 육두구 산지였던 동남아시아로의 무역로는 오스만제국이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유럽 국가들은 새로운 항로를 개척해야 했다. 대항해시대의 시작된 이유다.수많은 탐험가 중 한 명이었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신대륙을 발견했지만, 정작 탐험의 목적이었던 육두구를 찾지 못했다. 콜럼버스는 육두구 대신 고추를 들여와 유럽에 전파했다. 유럽 선교사는 고추를 인도, 동남아시아, 일본 등으로 날랐다. 우리나라에는 임진왜란 후 고추가 ‘남만초’란 이름으로 유입됐고 곧 중요한 향신료가 됐다. 한국에서 자란 고추의 특성임 박사는 “고추가 한국에서 자리 잡으면서 다른 지역과는 차별적인 매운맛으로 진화했다”고 했다. 한국 토양에서 자란 고추는 다른 지역의 고추보다 단맛은 3배 이상 강한 반면 매운 맛은 낮은 편이다. 여기에 음식 본연의 맛을 살리기보다는 푹 끓이거나 발효하는 조리법 특성상 독특한 매운맛을 낼 수 있단 설명이다. 실제로 음식 만화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일본 만화 ‘맛의 달인’에서도 주인공들은 “매운맛밖에 안 느껴지는데 먹을수록 숨겨진 맛이 느껴진다”라는 등 한국의 매운맛을 특별하다고 평가했다. “임 박사는 매일 집밥으로 접하는 매운맛은 세계인을 감동시키고 음식 산업의 발전에도 도움을 준다”라면서 “한국의 매운맛을 퍼뜨리기 위한 방안을 머리를 맞대 고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제1회 이데일리 집밥 포럼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KG타워 하모니홀에서 열렸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푸드비즈랩 교수가 ‘요즘 집밥 : 코로나가 불러온 집밥시대의 특이점’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집밥 2.0 시대… 키워드는 신선함과 친환경 문정훈 교수는 집밥의 진화를 강조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맛있는 간편식을 찾는 움직임이 증가하며 파우치 형태의 간편식이 등장했다. 2017년 이후에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비롯해 수많은 스타 셰프들이 TV프로그램과 유튜브에 얼굴을 비추면서 직접 집밥을 하고자 하는 수요도 크게 늘어났다. 문 교수는 이 시기를 가리켜 ‘집밥 1.0’ 시대라 명명했다.하지만 코로나19가 본격화하면서 기존 집밥 시장이 소비자들의 수요와 니즈를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특히 삼시세끼를 집에서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미 조리가 된 간이 센 파우치 형태의 간편식은 물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문 교수는 “한국인은 찌개를 먹더라도 야채를 넣어서 먹어야 하는데 기존 파우치 형태의 간편식은 이런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는 게 한계가 있었다”라며 “신선한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나타나자 파우치 형태의 간편식 대신 밀키트가 집밥 대세가 됐다”고 짚었다. 집밥 2.0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코로나19 이후 간편식 증가세문 교수는 밀키트를 △신선식품을 기반으로 하는 식재료(가공과 양념도 포함) △전(前) 처리가 필요없이 바로 요리할 수 있는 포장 △요리를 완성하는 레시피를 담은 제품으로 정의했다. 밀키트는 재료의 준비와 손질 과정을 생략하고 볶고, 삶고, 굽는 조리 행동만으로 갓 조리한 요리를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집밥 2.0을 이끄는 대표 상품이 됐다는 설명이다. 밀키트가 대세가 되면서 바다 단백질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문 교수는 “수산물은 손질이 까다로워 선택을 꺼리곤 하는데 밀키트는 이런 장벽을 허물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수산물 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동안 전년대비 육류 가공품 소비가 15% 늘어나는 동안 수산물 가공품 소비는 10% 늘었다.새벽 배송 일상화도 집밥 2.0 시대를 견인한 요소다.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성장한 새벽 배송의 지난해 매출 신장률을 살펴보면 가공식품보다 신선식품 쪽의 신장률이 더 컸다. 제1회 이데일리 집밥 포럼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KG타워 하모니홀에서 열렸다. 박태희 우아한형제들 홍보실장이 ‘지금은 배달시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우리는 원래 배달의 민족이었다 “시험을 본 다음 날 점심 일행과 함께 냉면을 시켜 먹었다” 1768년 7월 조선 후기 학자 황윤석이 저술한 ‘이재난고’에 등장한 우리나라 최초 배달 음식에 대한 기록이다. 배달 앱 ‘배달의민족’ 등장 이전부터 우리나라는 유구한 배달의 역사를 자랑해 왔다.박태희 우아한형제들 홍보실장은 집밥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우리나라 배달 음식의 역사를 되짚었다. 냉면과 더불어 유명한 배달음식은 ‘효종갱’이다. 효종갱은 배추속대·콩나물·쇠갈비 등을 토장과 함께 끓인 일종의 해장국으로 양반들이 즐겨 먹었다. 1906년 일간신문 ‘만세보’에는 고급 요릿집 ‘명월관’의 출장 요리 광고가 실리기도 했다.코로나19로 배달 음식 수요가 늘어나고, 배달이 대부분 배달 앱으로 주문하면서 배달 앱들의 성장세도 매우 가팔랐다. 국내 1위 배달 앱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의 거래액은 지난 2016년 1조 8000억원이던 거래액은 2017년 3조원을 돌파했다. 2018년 5조 2000억원, 2019년 8조 8000억원에서 지난해 15조 70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배달의민족 앱 내 거래액 증가 추이다만 박 실장은 배민의 성장을 단순히 배달 음식 수요 증가에 따른 영향으로만 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서비스를 앱에 추가해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개발 경쟁력’과, 사람들이 개발한 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마케팅 경쟁력’이 현재의 배민을 만든 원동력이라고 했다.배민은 특히 마케팅 경쟁력을 강조했다. 배민은 사업 초기부터 배달은 ‘막내’들이 시킨다는 점에 착안해 타겟층을 막내로 설정하고 ‘깨우면 안대’ 안대 등 재밌는 굿즈를 내놓으면서 인기를 끌었다. 2019년에 진출한 베트남에서도 베트남 전래동화에 등장하는 ‘금은보화를 부르는 가방’의 뜻을 지닌 ‘Tui Ba Gang(투이바강)’을 적은 에코백을 만드는 등 현지화된 마케팅 전략을 선보였다.박 실장은 향후 배달앱 산업이 끊임없이 진화하리라 전망했다. 현재 배달 앱은 식당과 고객을 연결하는 중개 역할에 그쳤지만, 앞으로는 배달 앱이 배달까지 나서는 모델이 접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실장은 “배달 앱은 식당과 사용자, 배달을 하는 라이더의 이해관계가 상충할 수 있어 만족스러운 정책을 만들기 어렵기는 하지만 그 속에서 길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제1회 이데일리 집밥 포럼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KG타워 하모니홀에서 열렸다. 홍준의 시그니처 대표가 ‘홈술, 혼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코로나로 바뀐 주류문화의 3요소 -홍준의 한국주류수입협회 홍보고문 : 홈술, 혼술코로나19 팬데믹은 집밥 문화 뿐만 아니라 음주 문화도 크게 바꿨다. 홍준의 한국주류수입협회 홍보고문은 술 마시는 장소와 상황, 상대 등 3가지 요소가 특히 큰 변화를 겪었다고 짚었다.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설문조사에 따르면 술을 즐기는 ‘장소’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주점·호프(82.4%) △식당·카페(78.9%)에서, 이후 △자신의 집(92.9%) △지인의 집(62.9%) △식당(35.8%)으로 변화했다. 술 마시는 상황 역시 ‘혼자 있을 때(70%)’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음주 상대 역시 ‘혼자(81.9%)’ 마시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코로나19 이후 바뀐 술 문화홈술 문화의 확산으로 기존 소주와 맥주가 주도하던 주류 시장의 판도도 뒤바뀌었다. 가장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이뤄낸 것은 와인이다. 지난해 연간 국내 와인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27% 증가했다. 편의점에서는 올해 1월 한 달 동안 가장 많이 팔린 상위 10개 품목에서도 와인(1위)이 위스키(2위), 소주(6위), 맥주(9위)를 앞질렀다.코로나19에 따른 어려운 경제 상황이나 답답한 사회 여건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소비로 해소하는 ‘보상심리’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고가의 싱글몰트 위스키 판매량도 급증했다. 하나의 원액으로만 생산하는 싱글몰트 위스키는 여러 원액을 섞은 일반 블렌디드 위스키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다. 지난해 싱글몰트 위스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9% 성장했다. 집에서 혼자 술을 즐기는 고객을 위한 ‘소용량’ 주류의 판매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여기에 집밥을 스스로 요리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처럼 ‘홈테일’(집에서 칵테일)과 ‘홈텐딩’(집에서 바텐딩) 바람도 불고 있다. 밀키트에 이어 ‘주(酒)키트’라는 신조어도 새롭게 등장했다. ☆ 임규태 박사미국 조지아공대에서 15년간 교수로 재직. 조지아공대 부설 전자설계연구소 부소장, 조지아공대 기업혁신센터 국제협력 수석고문. 국제 통신표준화 의장.☆ 문정훈 교수전(前) KAIST 기술경영학과 교수. 전 SIAL Paris 혁신식품상 심사위원 역임.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푸드비즈랩 교수로 재직 중.☆ 박태희 실장중앙일보 기자로 22년 근무.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저널리즘 석사. 우아한형제들 홍보실장 ☆ 홍준의 고문전(前)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홍보 상무. 시그니처 대표. 한국주류수입협회 홍보고문.◇‘위대한 생각’은…이데일리와 이데일리의 지식인 서포터스, 오피니언 리더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경제 인문학 토크 콘서트입니다. 우리 시대 ‘지성인’(至成人·men of success)들이 남과 다른 위대한 생각을 발굴하고 제안해 성공에 이르도록 돕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이데일리 창립 20주년을 맞아 기획했습니다. ‘위대한 생각’은 매주 수요일 오후 6시 이데일리TV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 [위대한 생각]②'애니콜 화형식' 파격…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②'애니콜 화형식' 파격…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윤정훈 기자 2021.04.24
    [총괄기획=최은영 부장, 연출=권승현 PD, 정리=윤정훈 기자]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켐핀스키 호텔. 당시 취임 5년째이던 이건희 삼성 회장은 임원 200여 명을 모아놓고 신경영 선언을 한다.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되고 지금처럼 잘해봐야 1.5류입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꿉시다.” 당시에 이 회장이 설파했던 신경영 선언 중 지금도 회자되는 말이다.이 회장은 당시 후쿠다 다미오 고문에게 삼성 제품이 미국시장에서 홀대받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 받았다. 이후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나왔던 것이 신경영 선언이다.류재언 법무법인 율본 변호사가 서울 중구 순화동 KG하모니홀에서 ‘위대한 생각 승자의 협상법’ 5강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라’ 편을 강연하고 있다.(사진= 김태형 기자)당시 삼성의 분위기는 이 회장의 ‘위기론’이 과하다고 생각한 임직원이 다수였다. 이미 국내 대표적인 대기업으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회장의 위기론으로 미리 예방주사를 맞았던 삼성은 1997년 외환위기를 잘 이겨낼 수 있었다.협상전문가 류재언 법무법인 율본 변호사는 “당시에도 한국에서 손꼽히는 기업이던 삼성을 이 회장은 왜 엄청난 충격을 줘가면서 변화하려고 했을까”라며 “이런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진행하려고 한 이유는 현상유지편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현상유지편향은 현상 유지를 선호하는 의사결정에서 나타나는 지각적 편향이다. 사람들은 현재의 성립된 행동을 특별한 이득이 주어지지 않는 이상 바꾸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인다.삼성은 1등이었기 때문에 큰 변화보다는 현 상태를 유지하려는 성향이 더 강했던 것이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은 철저히 계산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류 변호사는 “당시 1등 기업이었던 삼성의 변화를 위한 동기는 크지 않았다”며 “변화를 통해 얻는 게 압도적이지 않으면 강력한 현상유지편향 때문에 유지하려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더로서 어떻게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지에 대해 치밀하게 전략을 세웠을 것”이라며 “메시지를 어떤 분위기에서 전달할 것인지를 철저하게 고민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라고 덧붙였다.1995년 3월 9일 경북 구미공장 앞에서 벌어졌던 ‘애니콜 화형식’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당시 애니콜의 불량률이 12%에 달하자 이 회장의 지시로 당시 15만대의 애니콜을 불태운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품질로 도약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애니콜 화형식 17년 후인 2012년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 약 4억 대의 단말기를 출하하며 애플을 제치고 세계 단말기 시장 1위에 오른다.류 변호사는 “강렬한 세리모니를 통해 이 회장은 품질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했다”며 “이를 통해 양에 집중하던 시대에서 본격적으로 질에 집중하는 삼성전자로 도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위대한 생각]①'굿가이' 끌고 '배드가이' 밀고…윈윈 협상전략
    ①'굿가이' 끌고 '배드가이' 밀고…윈윈 협상전략
    윤정훈 기자 2021.04.21
    ◇오늘의 강연 및 지성인☆승자의 협상법협상력은 비즈니스의 성공과 직결된다. 우리는 매일같이 협상을 하고 상대를 설득한다.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협상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곳은 없다. 그동안 본능과 경험에 의존해온 협상을 체계적인 원칙과 실전 사례로 접근해 나도 상대방도 승자가 될 수 있는 승자의 협상법을 전략적 협상가의 견지에서 분석한다.☆류재언 법무법인 율본 변호사한국과 홍콩의 글로벌 기업과 로펌에서 풍부한 협상경험을 쌓고 하버드로스쿨 협상 프로그램을 이수한 협상전문가다. 현재 법무법인 율본 기업전담팀을 이끌고 있으며, 비즈니스 협상전략그룹의 수석전문가로 기업과 정부에 협상 컨설팅 및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저서로는 ‘류재언 변호사의 협상 바이블’이 있다.류재언 법무법인 율본 변호사가 서울 중구 순화동 KG하모니홀에서 ‘위대한 생각 승자의 협상법’ 5강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라’ 편을 강연하고 있다.(사진= 김태형 기자)[총괄기획=최은영 부장, 연출=권승현 PD, 정리=윤정훈 기자] 협상전문가인 류재언 법무법인 율본 변호사는 “협상은 나와 상대방이 서로 만족하는 협의점을 찾기 위한 의사소통의 과정”이라며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떤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사용하는지는 협상을 승리로 이끄는데 중요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협상할 때 상대방의 나이, 성별, 성향, 문화권을 고려해 어떤 수단으로 커뮤니케이션 할지를 고민하고 임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류 변호사는 ‘위대한 생각 : 승자의 협상법’ 다섯 번째 주제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라’ 강연을 시작했다. ◇협상을 성공으로 이끄는 ‘굿가이 배드가이’ 전략협상할 때 누가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하는 역할을 담당하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메신저의 신뢰가 메시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협상 참여자를 정할 때는 호감도와 신뢰도, 의사결정권한 등을 고려해야 한다.특히 팀 단위로 협상에 임할 때는 실무자가 나가야 할지, 의사결정권자가 나가야 할지 상황별로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류 변호사는 “의사결정권자가 처음부터 협상에 나서면 빠르게 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반면 난처한 상황이 됐을 때 모면하기가 어렵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한다”고 했다.이어 “보통 실무자는 협상할때 어려운 상황에 의사결정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팀장 또는 대표와 상의를 한 다음에 다시 이야기하겠다고 하면서 벗어날 수 있다”며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게 아니라면, 처음부터 의사결정권자가 개입해 모면할 수 없는 상황에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을 만들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보통 협상테이블에 나갈 때는 ‘굿가이(Good Guy) 배드가이(Bad Guy)’ 전략을 펼친다. 굿가이는 전반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이끄는 역할을 하고, 배드가이는 회의적이고 보수적인 역할을 담당한다.(사진=강사 제공)류 변호사는 “2명 이상의 팀이 협상할 때는 두 사람이 동일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긍정적인 사람이 일을 빠르게 진행하고, 모든 것을 ‘예스’할 수 없기 때문에 배드가이가 세부조건을 조율하는 식으로 팀플레이를 펼치는 것이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는 전략”이라고 소개했다.혼자 협상에 나갔을 때는 가상의 팀장을 설정하는 방법도 있다. 류 변호사는 “스스로 협상에 나설 때는 가상의 팀장님을 만들어서 활용하라”며 “어려운 부탁을 해오면 팀장님이 깐깐해서 이대로는 힘들 것 같다는 식으로 협상을 이끌 수 있다”고 했다.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메시지를 전달하는 시간도 매우 중요하다. 류 변호사는 “한국 사람은 시간적 감수성이 부족해서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똑같은 요청이라도 페이스북 메시지로 주말 오후 11시에 연락을 하는 것과 평일 낮에 전달하는 것은 다른 결과를 불러온다”고 했다.시간을 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입장이다. 상대방의 휴식을 방해하거나 바쁜 타이밍에 연락을 하면 부정적 인상을 줄 수 있다. 이는 결국 좋지 않은 협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류 변호사는 “협상이라는 게임의 큰 특징은 상대방이 전제하고, 상대방의 입에서 ‘예스’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똑같은 메시지라도 어떤 타이밍에 전달하느냐에 따라서 효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타이밍과 관련된 것은 세일즈에도 활용된다. 크리스마스 한정 상품, 마감을 앞둔 홈쇼핑 상품, 특정 시간에만 할인하는 라이브커머스 등이 그 사례다.장소도 중요하다. 대개 협상의 장소는 크게 △내가 편한 장소 △상대방이 편한 장소 △제 3의 장소로 나눠진다.류 변호사는 “내 홈그라운드에서 협상을 한다면 시간도 절약되고 익숙한 공간이라 편한 마음에 협상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내가 원하면 담당 직원이나 법무팀 등을 불러서 빠르게 검토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했다.이어 “상대방의 홈그라운드를 택하면 상대방이 고마움을 느끼고 호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며 “협상 관점에서 상대방 회사의 내부 분위기와 지역 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사진=강사 제공)◇이메일보다 전화통화에 거짓말을 많이 하는 이유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선택하는 것도 협상에서 중요한 지점이다. 얼마나 상대방에게 내 메시지가 신뢰감을 줄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류 변호사는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더라도 직접 대면, 전화통화, 카카오톡, 메시지, 이메일, 팩스 등 수단에 따라 언어의 무게와 온도가 완전 다르다”며 “사전에 가장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자료=강사 제공)미국 코넬대 제퍼리 핸콕 교수의 연구팀은 2004년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거짓말에 미치는 영향에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대학생들은 10분 이상 대화를 했을 경우 △전화통화(37%) △직접 대화(27%) △메시지(21%) △e메일(14%) 순으로 거짓말을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류 변호사는 “전화나 직접 대화의 경우는 이 말이 증거자료로 포착되지 않고 휘발된다는 생각을 한다”며 “이에 과장·은폐하거나 적극적인 거짓말을 할 케이스도 많아질 수 있다”고 했다.이어 “이메일이나 문자는 직접적인 기록이 남기 때문에 거짓말을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하지 않게 된다”고 덧붙였다.이를 협상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중요한 프로젝트일수록 전화를 활용한 커뮤니케이션보다 이메일 등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류 변호사는 “전화나 직접 대화로 비즈니스를 하더라도 이메일을 통해 중간 과정을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회신받을 필요가 있다”며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이메일로 동의만 받더라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커뮤니케이션 수단은 세대별로도 조금 차이가 있다. 실제 ‘밀레니얼이 회사를 바꾸는 38가지 방법’이라는 책에서도 1960~1970년대생은 직접 만나서 회의하는 것을 편하게 생각하고, 1990~2000년대생일수록 문자나 메신저를 편안해 한다고 저술하고 있다.이에 대해 류 변호사는 “90년대생은 미팅을 하거나 전화로 만나자고 했을 때 두려워하는데, 이런 성향을 ‘콜포비아’라고 한다”며 “커뮤니케이션 수단별로 선호하는 수단이 다르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사진=강사 제공)◇100만원 버는 기쁨보다 10만원 잃는 아픔이 더 큰 이유류 변호사는 “강연에서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면 월급 100만원을 깎는 게임이 있을 때 뒷면이 나올 때는 어느 정도 금액을 준다고 하면 게임을 하겠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며 “대개 500만원이 넘어가면 절반 이상이 참여한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충격적인 점은 5배의 금액을 더 준다고 해도 참여자의 10~20%는 베팅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손실회피성향’ 때문이다. 사람들은 얻는 것에 대한 만족감보다 기존에 보유한 것을 잃는다는 박탈감에 2배 이상 민감하기 때문에 발생한다.손실회피성향은 협상에서도 자주 쓰이는 개념이다. 협상할 때 상대에게 기존 조건보다 불리한 조건을 제시하면 손실회피성향이 발동돼 좋지 않은 결과가 올 수 있다.류 변호사는 “비즈니스 관련 협상에서 재계약 등을 논의할 때 기존 조건보다 불리한 조건을 제시하면 상대방은 크게 잃는다는 기분을 느낀다”며 “상대방의 마지노선보다 낮아지는 선택에 대해서는 극도로 신중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류재언 법무법인 율본 변호사가 서울 중구 순화동 KG하모니홀에서 ‘위대한 생각 승자의 협상법’ 5강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라’ 편을 강연하고 있다.(사진= 김태형 기자)◇‘위대한 생각’은…이데일리와 이데일리의 지식인 서포터스, 오피니언 리더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경제 인문학 토크 콘서트입니다. 우리 시대 ‘지성인’(至成人·men of success)들이 남과 다른 위대한 생각을 발굴하고 제안해 성공에 이르도록 돕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이데일리 창립 20주년을 맞아 기획했습니다. ‘위대한 생각’은 매주 수요일 오후 6시 이데일리TV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 [위대한 생각]②'코로나 위기' 항공산업…재부상 가능성 충분
    ②'코로나 위기' 항공산업…재부상 가능성 충분
    김무연 기자 2021.04.17
    [총괄기획=최은영 부장, 연출=권승현 PD, 정리=김무연 기자] 제트기는 2차 세계대전 말미에 등장한 탓에 실제로 전쟁에서 사용되진 못했다. 종전 후 발발한 한국전쟁에서야 본격적으로 제트 전투기들 간 공중전이 벌어졌다. 당시 미국의 F-86과 소련의 MiG-15는 외형이 비슷해 군인들도 쉽게 구분하지 못했다고 한다. 두 제트기 모두 독일 기술을 모방해 만든 기체라 외형이 비슷할 수밖에 없었다고 임규태 박사는 설명했다.보잉747발달한 제트 엔진 기술은 곧 민간으로 확산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은 세계 최대의 항공기 제작사로 떠오른 보잉이었다. 보잉은 대형 전략폭격기이자 세계 최초의 핵폭격을 수행한 B-29를 제작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형 제트 민간 여객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1957년 보잉은 세계 최초로 제트 엔진 4기를 탑재한 여객기 보잉 707을 개발했다. 보잉 707은 1958년 초도 비행 이래 1979년까지 생산돼 민간 항공수송에 큰 획을 그었다. 1970년에는 대형 장거리 여객기 보잉 747을 내놓기도 했다. 500여 명이나 탈 수 있던 보잉 747은 커다란 외형 덕분에 ‘점보 제트기’라는 애칭으로 불렸으며, 이후 수십 년 간 항공 산업을 지배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게 된다.한편에서는 더욱 빠른 여객기를 내놓기 위한 경쟁이 벌어졌다. 영국의 BAC와 프랑스의 에어버스는 1969년 초음속 제트기 ‘콩코드’를 개발했다. 콩코드는 최대 마하 2 속도로 운항이 가능해 횡단에 7시간 걸리는 대서양을 3시간 20분 만에 주파할 수 있었다. 문제는 초음속으로 날다보니 소닉붐(충격파)이 발생해 엄청난 민원이 제기된 데다 일반 여객기에 비해 연비가 극도로 나빴다. 이런 상황에서 1973년에 오일쇼크가 터지면서 콩코드는 비효율적인 운송 수단으로 낙인찍히게 된다. 자연스럽게 탑승료도 비쌌고 콩코드는 일부 부유층만 이용할 수 있는 항공기의 대명사가 됐다. 콩코드는 결국 2000년 발생한 추락 사고로 2003년 운항을 종료한다.콩코드사실 콩코드의 운항 종료는 안전성 문제도 있었지만, 2001년 후반 9.11 테러와 아메리칸 항공 587편 추락 사고가 연달아 벌어지면서 항공 산업이 쇠퇴한 점도 한몫했다. 실제로 2001년 9.11 테러 직후 글로벌 화물 운송실적(FTK)은 5% 역신장하기도 했다.이외에도 항공 산업은 매번 위기를 겪어왔다. 1997년부터 불기 시작한 아시아 금융위기를 시작으로 2002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의 확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때에도 항공 산업은 역성장 기조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글로벌 항공 산업은 미증유의 위기를 맞이한 상황이다.다만 임 박사는 항공 산업의 부활을 예견했다. 다양한 위기 상황에서도 글로벌 항공을 이용한 수송객 수는 꾸준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노후화한 비행기 모델을 교체해야 하는 수요가 있다는 점도 항공 산업에 긍정적이란 전망이다. 임 박사는 “그동안 개량해왔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여객기 모델들도 50년 전 설계된 낡은 것”이라며 “새로운 시대엔 새로운 형태의 비행물체가 등장할 것”이라면서 강연을 마쳤다.임규태 박사가 서울 중구 순화동 KG하모니홀에서 ‘위대한 생각 : 인더스토리Ⅲ’ 8강 하늘(空) 편을 강의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 [위대한 생각]①풍등부터 제트기까지…하늘을 정복한 인류
    ①풍등부터 제트기까지…하늘을 정복한 인류
    김무연 기자 2021.04.14
    ◇오늘의 강연 및 지성인☆ ‘인더스토리’(INDUSTORY)현대 산업사회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들의 과거와 현재를 역사·정치·문화·기술·경제 등 복합적인 시선으로 이해하고 이를 통해 미래를 보는 능력을 기른다. 현대 문명의 기반이 된 ‘철’(鐵)과 ‘사’(沙·모래)부터 코로나19 사태로 주목받고 있는 ‘약’(藥), ‘의’(醫) 등 이 세상 모든 산업의 역사를 다룬다.☆ 임규태 공학자·교육자·기업가미국 조지아공대에서 15년간 교수로 재직. 조지아공대 부설 전자설계연구소 부소장, 조지아공대 기업혁신센터 국제협력 수석고문. 국제 통신표준화 의장. 빅데이터·소프트웨어·게임·블록체인·기후변화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에 참여.임규태 박사가 서울 중구 순화동 KG하모니홀에서 ‘위대한 생각 : 인더스토리Ⅲ’ 8강 하늘(空) 편을 강의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총괄기획=최은영 부장, 연출=권승현 PD, 정리=김무연 기자] “세상을 이해하고 싶다면 하늘 꼭대기에서 땅을 바라봐야 한다.”임규태 박사는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말을 인용해 ‘인더스토리’ 시즌3의 8번째 강연 ‘하늘(空)’ 편을 시작했다. 물론 소크라테스가 살던 시기에는 인간이 하늘에서 땅을 관찰할 방법이 없었다. 아마도 소크라테스는 하늘을 본질로, 땅을 현상으로 상정해 본질로서 현상을 이해해야 한다는 철학적 깨달음을 은유한 것으로 풀이된다.다만 이후 인류는 진일보한 과학기술로 하늘마저 정복해 발아래 두게 됐다. 이제 인류는 하늘을 여행과 물류운송을 위한 새로운 길임과 동시에 패권을 잡기 위한 전장으로 인식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항공 관련 산업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몽골피에 형제가 발명한 열기구◇ 열기구, 인류를 하늘에 올려놓다인류는 공기를 뜨겁게 데우면 가벼워진다는 사실을 오래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다. 실제로 삼국시대 촉한의 재상 제갈량은 가벼운 한지로 등을 만들고 그 안에 불을 넣어 등 안의 공기를 데워 공중으로 날리는 ‘풍등’을 사용해 아군에게 자신의 위험을 알렸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풍등은 제갈량의 자(字)를 따 ‘공명등’이라 부르기도 한다.풍등의 원리를 이용해 사람을 하늘로 올리는데 처음 성공한 것은 프랑스의 몽골피에 형제다. 기록에 따르면 몽골피에 형제는 1783년 6월 리옹에서 10.5m 되는 기낭에 짚을 태워 데운 공기를 가득 채워 넣고 약 300m의 고도까지 상승했다. 인류가 하늘을 정복하기 위한 첫발을 뗀 셈이다.같은 해 프랑스의 발명가 자크 알렉상드르 세사르 샤를은 공기 대신 수소를 채운 기구를 고안해 냈다. 샤를은 몽골피에 형제의 열기구 실험이 성공하자 열흘 뒤 본인이 직접 기구를 타고 약 550m 높이까지 올라갔다. 인류 최초로 인간이 기구를 이용해 비행에 성공한 사례다. 앙리 지파르가 발명한 비행선.‘기구 강국’으로 떠오른 프랑스는 공중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기구는 바람의 방향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이동수단으로 사용하기엔 한계가 있었던 탓이다. 1825년 앙리 지파르는 럭비공 모양의 기구에 동력원과 프로펠러를 설치한 세계 최초의 ‘비행선’을 고안했다. 초기 비행선은 강풍을 거스르지 못했지만 비행체를 사람 손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단 점에서 의의가 크다.비행선 아이디어는 즉각 유럽으로 퍼졌다. 프랑스와 경쟁관계이던 프로이센(독일)의 백작 그라프 체펠린은 독자적으로 비행선을 연구해 독일을 비행선 강국으로 만들었다. 독일은 1차 세계 대전에서 체펠린이 만든 비행선을 이용해 공중에서 폭탄을 뿌리는 ‘전략 폭격’ 개념을 최초로 도입했다. 다만 비행선을 이용한 전략 폭격은 투자한 자원에 비해 성과가 미약했다. 여기에 1937년 수소를 채운 호화 여객 비행선 ‘힌덴부르크 호’가 화재로 폭발하며 36명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발생한다. 이 사건은 각종 미디어를 통해 생생히 중계됐고, 이를 계기로 전 세계 사람들은 비행선의 위험성을 깨닫게 됐다. 결국 힌덴부르크 호 추락사건 이후 비행선은 전투기의 기습 공격을 막기 위한 방패막이 정도로 사용됐다.오빌 라이트와 윌버 라이트.◇ 비행기의 시대를 연 라이트 형제비행선이 하늘을 지배하고 있는 동안 장난감 가게를 운영하던 라이트 형제는 다른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장난감 글라이더를 크게 만들고 여기에 동력을 달면 훨씬 빠르고 안정적인 비행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라이트 형제는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있던 작은 마을 키티 호크를 연구거점으로 삼아 3년 간 실험을 진행했다. 1903년 12월 17일 라이트 형제는 최초의 동력 비행기 플라이어 1호로 약 12초 동안 비행을 하는데 성공했다. 라이트 형제의 발명으로 인류는 풍력이나 수소 같은 기체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오롯이 동력만으로 하늘을 날 수 있게 됐다.하지만 라이트 형제는 최초의 동력 비행기 개발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등 여러 수난을 겪었다. 명망 높은 천문학자였던 새뮤얼 랭글리는 교육 수준도 낮은 라이트 형제가 별 다른 지원도 받지 않고 자신보다 먼저 동력 비행기를 만들었다는 걸 인정하지 않았다. 랭글리 측은 라이트 형제가 아이디어를 무단 도용했다는 등 흑색선전을 벌였고 결국 라이트 형제는 미국을 떠나 유럽에서 비행기를 홍보해야만 했다.프로펠러-기관총 동기화에 성공한 포커 단엽기.이후 비행기의 인기는 점점 높아졌다. 브라질 출신의 비행가이자 발명가인 알베르토 산토스뒤몽 등이 동력 비행기를 이용한 공개 실험 등을 선보이자 대중의 관심이 고조됐다. 다만 어디까지나 당시 비행기는 ‘위험하고 비싼 취미’ 정도에 그쳤다.비행기의 위상이 높아지기 시작한 것은 1차 세계대전부터다. 전쟁이 발발하면서 각국은 프로펠러 동력기를 이용해 적지를 정찰하고 이를 격추하기 위한 공중 전투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공중전을 펼치려면 비행기에 기관총을 달아야 하는데, 조종사의 조종간 앞에 기관총을 둘 경우 자신의 프로펠러를 맞춰 비행기가 추락할 수 있었다. 이를 피하기 위해 날개에 기관총을 달면 명중률이 현격히 떨어졌다.프랑스 비행기 제작사 ‘모레인 솔니에르’는 자신이 쏜 기관총 총알이 프로펠러를 망가뜨리지 못하도록 프로펠러 뒤편에 철판을 덧대는 방법을 고안해 냈지만 한계가 명확했다. 이 가운데 독일은 ‘포커 단엽기’를 개발하고 프로펠러와 기관총의 동기화에 성공한다. 프로펠러가 기관총구 앞에 없는 순간만 골라서 사격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사격 명중률은 급격히 향상됐고, 독일은 1차 세계대전 제공권을 완전히 장학할 수 있었다.찰스 린드버그◇ 비행기의 보편화와 제트기의 등장1차 세계대전으로 비행기가 일상화하자 비행기를 운송수단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1918년 미국우정공사는 항공기를 이용한 ‘항공우편’을 도입하며 비행기를 이용해 편지나 물건을 조금씩 실어 나르기 시작했다. 1920~1930년대에는 항공 산업이 조금씩 싹트기 시작했다. 특히 1927년 찰스 린드버그가 미국 뉴욕에서 프랑스 파리까지 대서양 무착륙 단독비행에 성공했고, 1932년 어밀리아 에어하트도 여성 최초로 대서양 횡단에 성공하면서 장거리 비행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줬다. 이즈음 네덜란드의 KLM 항공(1919년), 호주의 콴타스 항공(1920년), 미국의 델타항공(1925년)과 아메리칸 항공(1930년)이 생겨났다.1939년 발발한 2차 세계대전부터 하늘은 본격적으로 전장에 편입됐다. 단순히 정찰기 간 신경전을 넘어서 대형 전략 폭격기가 상대 국가의 수도에 폭탄을 들이붓고 이를 격추하기 위한 전투기와 폭격기를 호위하기 위한 전투기 간 공중전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실전에 처음 투입된 전투기 ‘Me 262’.각국도 성능 좋은 전투기 개발에 열을 올렸다. 독일은 메서슈미트를, 영국은 호커 허리케인과 스핏 파이어를 제작했다. 일본은 동체를 극도로 경량화한 전투기 제로센을 개발했다. 진주만을 습격하며 투입된 제로센은 연합군 전투기의 기동성을 압도했고 연합군은 제로센 쇼크에 빠지기도 했다.항공 공학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프로펠러가 아닌 제트엔진으로 추진력을 얻는 제트기 개발도 시작됐다. 1937년 독일의 항공기 제조사 하인켈에서 일하던 한스 폰 오하인은 ‘He 178’이라는 세계 최초의 제트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1944년엔 메서슈미트 사의 제트 전투기 ‘Me 262’가 실전에 배치됐지만 연합군 측으로 기운 전쟁의 향배를 뒤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과 소련 양강은 제트기를 실전 배치할 정도로 우수한 과학기술을 보유한 독일의 과학자를 유치하는 경쟁을 벌였다. 미국은 ‘페이퍼클립’ 작전을 펼쳐 로켓의 아버지라 불리는 폰 브라운 등을 포함한 1600명의 독일 과학자를 데려왔다. 소련은 ‘오소아비아킴’ 작전을 수행해 약 2000명의 독일 과학자를 유치했고, 그 결과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하는데 성공했다.◇‘위대한 생각’은…이데일리와 이데일리의 지식인 서포터스, 오피니언 리더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경제 인문학 토크 콘서트입니다. 우리 시대 ‘지성인’(至成人·men of success)들이 남과 다른 위대한 생각을 발굴하고 제안해 성공에 이르도록 돕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이데일리 창립 20주년을 맞아 기획했습니다. ‘위대한 생각’은 매주 수요일 오후 6시 이데일리TV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 [위대한 생각]②박해 딛고 기득권 도전…'언더도그' 이슬람
    ②박해 딛고 기득권 도전…'언더도그' 이슬람
    유현욱 기자 2021.04.10
    [총괄기획=최은영 부장, 연출=권승현 PD, 정리=유현욱 기자] 적어도 49개 나라에서 국교로 채택했거나 최대다수 국민이 신봉하는 종교. 기독교에 이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신자 수가 많은 종교. 신자의 평균나이가 24세에 불과하고 출산율이 2.2명에 달하는 젊고 성장 속도가 빠른 종교.무함마드가 동굴에서 대천사 가브리엘을 만나 계시를 받고 있다. (이미지=강사 제공)‘신(알라)의 뜻에 복종한다’는 의미의 이슬람교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전지전능한 유일신인 알라를 믿는다. 우리에게 친숙한 ‘인샬라’라는 말도 ‘만약 신이 원하신다면’이라는 뜻이다. 알라신의 계시는 대천사인 가브리엘에 의해 마지막 선지자인 무함마드에게 전해진다. 선지자는 문자 그대로 먼저 안 사람을 말한다. 이슬람교는 무함마드에 앞선 선지자로 아브라함, 모세, 예수를 인정한다.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여러 선지자 가운데 최후의 계시를 받은 무함마드의 말은 궁극적인 권위를 가진다”면서 “다신교였던 메카 주류 사회가 적대감과 함께 (무슬림에게) 여러 차례 폭력을 가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이슬람은 태생부터 고난과 박해에 시달려야 했다.이슬람의 특징은 경건한 삶을 강조한다는 데 있다. 최 교수는 “술을 못 마시고 돼지고기도 먹지 못한다”면서 “메카를 향해 하루 다섯 번 기도해야 하고 일생에 한 번은 순례를 다녀와야 한다”고 열거했다. 하지만 이슬람은 많은 무슬림에게 삶의 방향과 목표를 제시해줬다.정복 전쟁 과정에서 무함마드는 이슬람으로 개종을 강요하진 않았지만, 이슬람 우산 아래에 들어오는 대가로 세금을 부과했다. 가장 단적인 사례가 629년 카이바르 전투다. 유대인 후예인 바누 나디르와의 전투에서 승리한 후 항복한 유대인에게 무함마드는 떠날 것을 명령했다.다만 이슬람이 점령한 지역에 살고 싶은 경우 무슬림이 내지 않는 인두세(지즈야)를 내라고 조건을 걸었다. 이를 내면 종교적 자유를 보장함은 물론 부분적인 교육 기능, 재판 기능도 허용해준다는 솔깃한 제안이었다. 최 교수는 “유대인에게 대단히 관대한 정책을 편 무함마드는 다른 집단에도 이를 적용해 단기간에 세력을 확장했다”고 말했다.미국의 연구기관인 퓨리서치센터는 오는 2050년쯤 이슬람이 기독교를 제치고 세계 1위 종교에 오르리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슬람 불모지이던 한국 역시 신도 수가 6만 명에 이르렀다. 이런 급속 팽창은 또 다른 시기와 질투를 낳았다. “한 손에는 코란(이슬람교의 경전)을, 한 손에는 칼을.” 출처 불명의 이 문구는 이슬람을 폭력적인 집단으로 묘사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깔린 표현이라고 한다.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가 서울 중구 순화동 KG하모니홀에서 ‘위대한 생각 : 워-스트래티지’ 10강 ‘이슬람의 팽창과 전략적 사유’ 편을 강의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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