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부

김경은

기자

플라스틱 넷제로

  • 연 3.5만t 배출 CJ제일제당 지속가능보고서의 헛점[플라스틱 넷제로]
    ‘플라스틱 넷제로(net-zero)’는 우리가 사용한 플라스틱을 모두 회수하고 처분해 자연환경으로 무단 유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제로(0)’로 만들자는 목표를 갖고 시작했다. 이런 목적으로 정책·규제, 소비, 폐기물 처리 과정을 집요하게 추적해 본 사람들이라면 결론은 제품을 제조해 판매 유통하는 기업의 의사결정과 태도에 크게 좌우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울러 이는 곧 기업들이 남긴 생태발자국(Footprint)의 자취의 크기라는 것을. 이에 기업의 풋프린트를 추적한다.[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에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책임을 지는 기업이 코카콜라라면 한국에서는 CJ제일제당이 단연 코카콜라 만큼의 존재감을 자랑하는 곳이다. 우리나라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플라스틱 포장재를 배출하는 곳 중 하나인 CJ제일제당의 플라스틱 포장재 배출량은 코카콜라의 10% 수준에 달한다. 그러나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을 위해선 코카콜라의 10% 수준의 노력을 했을까. 국내 기업들의 정보공개 수준은 그린워싱 논란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코카콜라의 풋프린트는 ③편에 소개된 바 있다) 사진=연합폐기물 재활용률 95.3%?…사업장 폐기물 누가 궁금해한다고CJ제일제당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폐기물 재활용률이 95.3%에 달한다. 재활용률은 굵은 폰트와 큰 크기로 마크되어 있다. 이는 마치 CJ제일제당이 생산하는 제품 대부분이 재활용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나, 이는 CJ제일제당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의미할 뿐이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의 대부분은 소비 이후 발생한 포장재가 일으킨 문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최신 플라스틱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연간 플라스틱 폐기물의 3분의 2는 수명 5년 미만의 포장재(40%), 소비자 제품(12%), 섬유(11%)에서 발생한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2000년 1억5600만t에서 2019년 3억5300만t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그 주요 원인이 바로 플라스틱 포장재라는 이야기다. 그린피스의 2021년 시민참여형 플라스틱 배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상생활에서 매일 먹고 마시는 식품 포장재가 전체 플라스틱 배출량의 78.1%로 압도적이었다. 이런 실정에서 대체 누가 기업의 사업장 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그 재활용량을 궁금해한단 말인가. 사업장 폐기물이 기업의 폐기물 재활용 메인 지표로 다뤄지는 국가는 거의 없다. 폐기물 학계에서는 현재 우리나라의 폐기물 분류가 사업장, 생활계, 건설, 지정 폐기물로 나뉘는 것부터 개선해야 자원순환정책이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1980년대 폐기물 처리 정책의 초기 정책 목표가 ‘안전한 처리’에 초점을 맞춘 결과다. 발생자 중심의 폐기물 처리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닌 품목별 자원순환의 관점에서 폐기물 관리법이 도입된 것은 2000년대 이후다. 그러나 아직도 과거의 발생자 중심 폐기물 분류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탓에 품목별 필요 정보가 생산·공개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CJ제일제당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췌자율공시의 함정…그린워싱의 유혹이제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어떻게 화려해지는지 보자. 95.3%의 재활용률을 크게 홍보한 것과 달리 정말 환경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중요한 정보는 ‘비율(%) 표기’를 하지 않는 방식을 통해서다. 비율이란 많고 적은 것이 ‘얼마나’ 많고 적은 지를 가늠할 수 있는 정량 표기법 중 하나다. 수치마다 표기 방식을 달리하면서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재활용률 95.3% 다음으로 나오는 햇반과 스팸의 친환경 패키징 기술을 소개함으로써 CJ제일제당의 주요 자원순환 정책으로 꼽았다. 이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4년간의 연구를 통해 햇반 용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남은 플라스틱(스크랩)을 햇반 용기에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열성형 소재 재활용 기술을 확대 적용해 연간 버진 플라스틱 ‘60t’을 절감했다. 또 스팸의 플라스틱 캡을 제거함으로써 ‘446t’도 절감했다고 한다. 나아가 이 같은 패키징 감축으로 CJ제일제당은 이제까지 총 ‘925t’의 플라스틱 원료를 저감했다고 밝히고 있다. 925t은 수치로만 보면 큰 숫자다. 그러나 얼마나 큰 수치인지 숫자의 의미를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실제 925t은 CJ제일제당의 연간 플라스틱 포장재 발생량에 비하면 세발의 피다. 연간 출고량 3만4804t의 2.6%다. 이는 1년 동안 늘어난 양 1762t보다도 적다. CJ제일제당은 2021년 플라스틱 포장재 판매량을 전년(3만3042t) 대비 5.3% 늘었다. 1년 동안 늘어난 양보다도 적은 양을 감축한 것이다. ‘2687t 늘어날 것이 덜 늘어난’ 정도다. 이 중 몇 %가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인지도 알 수 없다. 연간 5억5000개가 판매되는 햇반 용기는 재활용이 어려운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CJ제일제당의 대응은 수거 서비스 운영을 통해 재활용을 유도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2022년도 햇반 용기를 400만개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판매량의 0.7%다. 햇반 용기는 복합 플라스틱으로 별도 햇반 용기만 분리해 별도의 공정을 거쳐야만 재활용이 가능하다. 복합 재질이기 때문에 재활용 표기에 ‘OTHER(아더)’로 표시된다. 햇반 용기만 따로 일일이 분리해야하는 번거로운 작업을 거치는 선별장이 거의 없다보니 사실상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이에 대형마트 등에 햇반 용기 전용 수거함을 설치하고, CJ제일제당 자사몰 구매에 대한 무료 수거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같은 다양한 재활용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으나, 그 양은 이처럼 미미했다. CJ제일제당의 재생 원료(PCR) 사용량 60만t은 또 어떤가. 이는 전체 플라스틱 포장재의 0.2%도 안되는 양이었다. 재활용률 95.3% 외에 여기에 언급된 비율(%)은 모두 회사 측에 요구해 받은 자료를 기반으로 계산한 것이다. 일반 소비자가 CJ제일제당의 자원순환경영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린워싱이란.상식사전은 그린워싱(Green Washing)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기술한다.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를 가리킨다. 예컨대 기업이 제품 생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는 축소시키고 재활용 등의 일부 과정만을 부각시켜 마치 친환경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그린워싱에 대한 명확한 잣대나 기준은 사실 다소 모호하다. 법적으로 규제하기도 어렵다. 다만 기업은 경영활동에서 동반된 전 과정(Life cycle assessment)에 걸쳐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는 과정을 알리고, 환경을 중심에 놓고 오염을 줄여야 소비자들의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명확하다. 높은 수준의 친환경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그린워싱을 가짜정보로 넘어서 제대로 밝히지 않는 것까지도 포함하는 추세로 강화되고 있다. 몇 해 전 네슬레는 자사 커피 캡슐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캠페인을 소개했지만, 캠페인을 통해 재활용된 제품의 양과 규모를 밝히지 않아 그린워싱 논란에 휩싸였다. 캐나다의 친환경컨설팅기업인 테라 초이스(Terra Choice)가 제시한 기업들의 그린 워싱 판단 기준 7가지(상충효과 감추기, 증거불충분, 애매모호한 주장, 관련성 없는 주장, 거짓말, 유해상품 정당화, 부적절한 인증라벨) 중 첫 번째 상충효과 감추기에 해당한다. 상충효과 감추기란 친환경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나 인증 없이 친환경적인 몇 개의 속성에만 초점을 맞춰 홍보하는 것이다. 아울러 자연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속성을 감추는 것도 포함된다. 좋은 것만 고르고 나쁜 것은 고르지 않는 체리피킹(Cherry Picking) 행위를 말하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정보공개를 요구하는 국제적 이니셔티브 감축 가능성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가입 계획은 없지만, 플라스틱 이슈는 단일 기업만의 노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음을 깊이 인식하고 있어 향후 당사도 적절한 이니셔티브에 참여해 공동의 노력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해왔다.
    김경은 기자 2022.11.27
    ‘플라스틱 넷제로(net-zero)’는 우리가 사용한 플라스틱을 모두 회수하고 처분해 자연환경으로 무단 유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제로(0)’로 만들자는 목표를 갖고 시작했다. 이런 목적으로 정책·규제, 소비, 폐기물 처리 과정을 집요하게 추적해 본 사람들이라면 결론은 제품을 제조해 판매 유통하는 기업의 의사결정과 태도에 크게 좌우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울러 이는 곧 기업들이 남긴 생태발자국(Footprint)의 자취의 크기라는 것을. 이에 기업의 풋프린트를 추적한다.[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에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책임을 지는 기업이 코카콜라라면 한국에서는 CJ제일제당이 단연 코카콜라 만큼의 존재감을 자랑하는 곳이다. 우리나라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플라스틱 포장재를 배출하는 곳 중 하나인 CJ제일제당의 플라스틱 포장재 배출량은 코카콜라의 10% 수준에 달한다. 그러나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을 위해선 코카콜라의 10% 수준의 노력을 했을까. 국내 기업들의 정보공개 수준은 그린워싱 논란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코카콜라의 풋프린트는 ③편에 소개된 바 있다) 사진=연합폐기물 재활용률 95.3%?…사업장 폐기물 누가 궁금해한다고CJ제일제당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폐기물 재활용률이 95.3%에 달한다. 재활용률은 굵은 폰트와 큰 크기로 마크되어 있다. 이는 마치 CJ제일제당이 생산하는 제품 대부분이 재활용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나, 이는 CJ제일제당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의미할 뿐이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의 대부분은 소비 이후 발생한 포장재가 일으킨 문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최신 플라스틱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연간 플라스틱 폐기물의 3분의 2는 수명 5년 미만의 포장재(40%), 소비자 제품(12%), 섬유(11%)에서 발생한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2000년 1억5600만t에서 2019년 3억5300만t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그 주요 원인이 바로 플라스틱 포장재라는 이야기다. 그린피스의 2021년 시민참여형 플라스틱 배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상생활에서 매일 먹고 마시는 식품 포장재가 전체 플라스틱 배출량의 78.1%로 압도적이었다. 이런 실정에서 대체 누가 기업의 사업장 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그 재활용량을 궁금해한단 말인가. 사업장 폐기물이 기업의 폐기물 재활용 메인 지표로 다뤄지는 국가는 거의 없다. 폐기물 학계에서는 현재 우리나라의 폐기물 분류가 사업장, 생활계, 건설, 지정 폐기물로 나뉘는 것부터 개선해야 자원순환정책이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1980년대 폐기물 처리 정책의 초기 정책 목표가 ‘안전한 처리’에 초점을 맞춘 결과다. 발생자 중심의 폐기물 처리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닌 품목별 자원순환의 관점에서 폐기물 관리법이 도입된 것은 2000년대 이후다. 그러나 아직도 과거의 발생자 중심 폐기물 분류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탓에 품목별 필요 정보가 생산·공개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CJ제일제당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췌자율공시의 함정…그린워싱의 유혹이제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어떻게 화려해지는지 보자. 95.3%의 재활용률을 크게 홍보한 것과 달리 정말 환경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중요한 정보는 ‘비율(%) 표기’를 하지 않는 방식을 통해서다. 비율이란 많고 적은 것이 ‘얼마나’ 많고 적은 지를 가늠할 수 있는 정량 표기법 중 하나다. 수치마다 표기 방식을 달리하면서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재활용률 95.3% 다음으로 나오는 햇반과 스팸의 친환경 패키징 기술을 소개함으로써 CJ제일제당의 주요 자원순환 정책으로 꼽았다. 이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4년간의 연구를 통해 햇반 용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남은 플라스틱(스크랩)을 햇반 용기에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열성형 소재 재활용 기술을 확대 적용해 연간 버진 플라스틱 ‘60t’을 절감했다. 또 스팸의 플라스틱 캡을 제거함으로써 ‘446t’도 절감했다고 한다. 나아가 이 같은 패키징 감축으로 CJ제일제당은 이제까지 총 ‘925t’의 플라스틱 원료를 저감했다고 밝히고 있다. 925t은 수치로만 보면 큰 숫자다. 그러나 얼마나 큰 수치인지 숫자의 의미를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실제 925t은 CJ제일제당의 연간 플라스틱 포장재 발생량에 비하면 세발의 피다. 연간 출고량 3만4804t의 2.6%다. 이는 1년 동안 늘어난 양 1762t보다도 적다. CJ제일제당은 2021년 플라스틱 포장재 판매량을 전년(3만3042t) 대비 5.3% 늘었다. 1년 동안 늘어난 양보다도 적은 양을 감축한 것이다. ‘2687t 늘어날 것이 덜 늘어난’ 정도다. 이 중 몇 %가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인지도 알 수 없다. 연간 5억5000개가 판매되는 햇반 용기는 재활용이 어려운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CJ제일제당의 대응은 수거 서비스 운영을 통해 재활용을 유도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2022년도 햇반 용기를 400만개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판매량의 0.7%다. 햇반 용기는 복합 플라스틱으로 별도 햇반 용기만 분리해 별도의 공정을 거쳐야만 재활용이 가능하다. 복합 재질이기 때문에 재활용 표기에 ‘OTHER(아더)’로 표시된다. 햇반 용기만 따로 일일이 분리해야하는 번거로운 작업을 거치는 선별장이 거의 없다보니 사실상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이에 대형마트 등에 햇반 용기 전용 수거함을 설치하고, CJ제일제당 자사몰 구매에 대한 무료 수거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같은 다양한 재활용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으나, 그 양은 이처럼 미미했다. CJ제일제당의 재생 원료(PCR) 사용량 60만t은 또 어떤가. 이는 전체 플라스틱 포장재의 0.2%도 안되는 양이었다. 재활용률 95.3% 외에 여기에 언급된 비율(%)은 모두 회사 측에 요구해 받은 자료를 기반으로 계산한 것이다. 일반 소비자가 CJ제일제당의 자원순환경영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린워싱이란.상식사전은 그린워싱(Green Washing)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기술한다.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를 가리킨다. 예컨대 기업이 제품 생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는 축소시키고 재활용 등의 일부 과정만을 부각시켜 마치 친환경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그린워싱에 대한 명확한 잣대나 기준은 사실 다소 모호하다. 법적으로 규제하기도 어렵다. 다만 기업은 경영활동에서 동반된 전 과정(Life cycle assessment)에 걸쳐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는 과정을 알리고, 환경을 중심에 놓고 오염을 줄여야 소비자들의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명확하다. 높은 수준의 친환경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그린워싱을 가짜정보로 넘어서 제대로 밝히지 않는 것까지도 포함하는 추세로 강화되고 있다. 몇 해 전 네슬레는 자사 커피 캡슐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캠페인을 소개했지만, 캠페인을 통해 재활용된 제품의 양과 규모를 밝히지 않아 그린워싱 논란에 휩싸였다. 캐나다의 친환경컨설팅기업인 테라 초이스(Terra Choice)가 제시한 기업들의 그린 워싱 판단 기준 7가지(상충효과 감추기, 증거불충분, 애매모호한 주장, 관련성 없는 주장, 거짓말, 유해상품 정당화, 부적절한 인증라벨) 중 첫 번째 상충효과 감추기에 해당한다. 상충효과 감추기란 친환경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나 인증 없이 친환경적인 몇 개의 속성에만 초점을 맞춰 홍보하는 것이다. 아울러 자연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속성을 감추는 것도 포함된다. 좋은 것만 고르고 나쁜 것은 고르지 않는 체리피킹(Cherry Picking) 행위를 말하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정보공개를 요구하는 국제적 이니셔티브 감축 가능성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가입 계획은 없지만, 플라스틱 이슈는 단일 기업만의 노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음을 깊이 인식하고 있어 향후 당사도 적절한 이니셔티브에 참여해 공동의 노력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해왔다.
  • 깜깜이 환경정보…환경공시제도의 헛점[플라스틱 넷제로]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환경문제 해결은 정부의 무능과 비리, 환경에 대한 시장의 권리획정의 어려움 등으로 공동체적 해결방식만이 해법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환경정보공개가 뒷받침이 돼야한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그동안 얼마나 소홀했는지 보여주는 증거는 넘쳐난다. 한국비교공법학회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환경정보공개제도의 기본구조는 일본과 유사하지만, 환경정보의 행정적·사법적 운용상 정보공개의 수준과 입법 형성의 규율방식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자금을 굴리는 투자자인 국민연금조차 제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환경 부문이다. 국민연금이 책임투자를 위해 고려하는 ESG정보 중 환경(E) 정보의 입수율은 2021년 기준 43.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중시하는 경영이념을 의미한다. 특히 최근 ESG에서 E(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국민연금은 14개 평가이슈와 61개 평가지표로 ESG 평가를 실행한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환경부 장관)이 국민연금으로부터 받아 재구성한 국민연금 ESG 지표 현황에 따르면 지배구조 정보 입수율은 93.6%에 달하고, 사회 부문은 75.4%, 환경 부문은 43.1%였다. 한 의원은 환경과 사회의 정보 입수율이 낮은 이유로 공시 의무화가 지배구조에 비해 늦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의무화는 2025년부터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부터 시작해 2030년에 의무화된다”며 “또 2022년부터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주권상장법인에 대해 환경정보공개제도를 의무화해 보완될 전망이지만 지표가 달라서 부족한 점이 많다”고 꼬집었다.한 의원은 “정부는 ESG 정보공개 의무를 국제적인 흐름에 뒤처지지 않게 조속한 의무화를 검토하고, 국민연금은 ESG 정보의 입수율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정보 공개 요구 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는 우리나라의 현행 환경정보가 대부분 기업 자율로 운영되고 있는 데 따른 문제와 의무 공개되는 지표 역시 국민연금이 요구하는 것에 비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알맹이 쏙 빠진 정보 공개 제도 현행 우리나라의 환경정보공개는 크게 자율공시인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의무공시인 환경정보공시제도로 나눌 수 있다. 의무공시인 사업보고서상 온실가스 배출량, 에너지 사업량 등을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환경정보를 포괄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이에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의무공시가 추진되는 것이다. 2025년부터는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에, 2030년엔 전체 코스피 상장사까지 단계적으로 의무화한다. 지속가능보고서는 통일된 작성 기준이 없어 기업들은 정보를 고의로 누락하거나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는다. 지속가능보고서 공시가 의무화되는 2030년까지 우리나라는 이렇게 정확한 정보공개가 이뤄지지 않을 위험을 안고 가야 하는 것이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외에 의무 공시제도의 다른 큰 축인 환경정보공시제도는 환경부가 운영하는 것으로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에 근거해 녹색기업, 환경영향이 큰 기업,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기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다. 사업보고서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별개의 제도이며, 환경정보공개시스템에 등록해야 한다. 이대로라면 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환경정보공개제도라는 중복 규제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보고서, 지속가능보고서, 환경정보공개제도 등으로 흩어진 정보 속에서 일반 소비자들은 어디에 가야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도 혼란하다. 문제는 국제사회의 순환경제 패러다임이 사실상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 논의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폐기물과 관련한 지표가 얼마나 정교하게 개발될 수 있을지 강한 회의가 든단 점이다. 환경정보공개제도의 정보 공개 항목은 의무 6~13개, 자율 11~14개다. 사업현황, 용수 사용량·재활용량, 에너지 사용량, 폐기물 발생량·재활용량, 국내외 환경법규 위반현황은 반드시 작성 공개해야 하는 항목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환경법학회는 자율공시대상으로 지정되어 있는 온실가스 저감투자, 온실가스 관리수준 등이 의무공개되지 않아 기후변화 대응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사항을 파악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자원순환과 관련해 폐기물 정보는 의무공개 대상이긴하나 거의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식이다. 폐기물 발생량과 재활용량은 ‘사업장 폐기물’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법적인 정보공개 의무는 강제적인 만큼 시민에게 직접적 위험이 될 가능성이 있는 정보로 최소한의 제한을 해야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환경 오염 위험이 높은 폐기물 정보는 제조 이후 유통 과정에서도 발생한다. 어쩌면 지금 국제적 문제가 되고 있는 플라스틱 유출의 문제 등을 볼 때 유통단계에서 더 많은 위험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출처: 환경부정보 공개의 방식도 문제다. 개별 사업장별로 공시하고 있어, 본사와 수십 개의 개별 공장이 나뉘어 공시된다. 기업별 합산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 이는 정부에 별도 의뢰를 해야 한다. 환경부가 제공한 기업별 폐기물 발생량 상위 50개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폐기물을 발생한 곳은 포스코로 나타났다. 2020년 기준 포스코가 2197만t으로 가장 많고, 이어서 현대제철, LS MnM, 현대건설, 고려아연, GS건설, 삼성전자 등의 순이다. 그런데 사업장 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발생량 상위 기업에 폐기물의 무게가 많이 나가는 철재와 건축자재가 상위를 차지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 자료가 과연 기업이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폐기물에 대한 정보를 대표한다고 생각하고 만든 기준인지 의아해지는 대목은 또 있다. 고철과 건설폐기물은 재활용률이 높아 재활용률도 90%가 넘는다. 심지어 현대제철 등 일부 기업은 재활용률이 100%를 초과했다. 외부에서 유입된 폐기물을 함께 위탁 처리하면서 재활용률이 100%를 초과한 것이다. 한 폐기물 전문가는 이는 사업장의 정확한 폐기물 발생 및 처리를 반영하지 못하는 지표라고 지적했다. 환경정책을 펼치고 있는 해외사례를 흉내만 내고 있는 정책입안과정이 빚은 촌극이다. 우리 사회의 검증과 감시가 부재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제품을 재활용이 쉽게 만들거나, 재활용된 재료를 사용해 만들 의지를 갖지 않는다. 글로벌 공급체인의 사이사이에 한국이 자리하고 있는 경제구조를 감안할 때 환경과 경제의 연결고리를 차분히 곱씹으며 경제구조를 재설계 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경은 기자 2022.11.20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환경문제 해결은 정부의 무능과 비리, 환경에 대한 시장의 권리획정의 어려움 등으로 공동체적 해결방식만이 해법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환경정보공개가 뒷받침이 돼야한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그동안 얼마나 소홀했는지 보여주는 증거는 넘쳐난다. 한국비교공법학회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환경정보공개제도의 기본구조는 일본과 유사하지만, 환경정보의 행정적·사법적 운용상 정보공개의 수준과 입법 형성의 규율방식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자금을 굴리는 투자자인 국민연금조차 제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환경 부문이다. 국민연금이 책임투자를 위해 고려하는 ESG정보 중 환경(E) 정보의 입수율은 2021년 기준 43.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중시하는 경영이념을 의미한다. 특히 최근 ESG에서 E(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국민연금은 14개 평가이슈와 61개 평가지표로 ESG 평가를 실행한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환경부 장관)이 국민연금으로부터 받아 재구성한 국민연금 ESG 지표 현황에 따르면 지배구조 정보 입수율은 93.6%에 달하고, 사회 부문은 75.4%, 환경 부문은 43.1%였다. 한 의원은 환경과 사회의 정보 입수율이 낮은 이유로 공시 의무화가 지배구조에 비해 늦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의무화는 2025년부터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부터 시작해 2030년에 의무화된다”며 “또 2022년부터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주권상장법인에 대해 환경정보공개제도를 의무화해 보완될 전망이지만 지표가 달라서 부족한 점이 많다”고 꼬집었다.한 의원은 “정부는 ESG 정보공개 의무를 국제적인 흐름에 뒤처지지 않게 조속한 의무화를 검토하고, 국민연금은 ESG 정보의 입수율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정보 공개 요구 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는 우리나라의 현행 환경정보가 대부분 기업 자율로 운영되고 있는 데 따른 문제와 의무 공개되는 지표 역시 국민연금이 요구하는 것에 비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알맹이 쏙 빠진 정보 공개 제도 현행 우리나라의 환경정보공개는 크게 자율공시인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의무공시인 환경정보공시제도로 나눌 수 있다. 의무공시인 사업보고서상 온실가스 배출량, 에너지 사업량 등을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환경정보를 포괄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이에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의무공시가 추진되는 것이다. 2025년부터는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에, 2030년엔 전체 코스피 상장사까지 단계적으로 의무화한다. 지속가능보고서는 통일된 작성 기준이 없어 기업들은 정보를 고의로 누락하거나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는다. 지속가능보고서 공시가 의무화되는 2030년까지 우리나라는 이렇게 정확한 정보공개가 이뤄지지 않을 위험을 안고 가야 하는 것이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외에 의무 공시제도의 다른 큰 축인 환경정보공시제도는 환경부가 운영하는 것으로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에 근거해 녹색기업, 환경영향이 큰 기업,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기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다. 사업보고서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별개의 제도이며, 환경정보공개시스템에 등록해야 한다. 이대로라면 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환경정보공개제도라는 중복 규제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보고서, 지속가능보고서, 환경정보공개제도 등으로 흩어진 정보 속에서 일반 소비자들은 어디에 가야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도 혼란하다. 문제는 국제사회의 순환경제 패러다임이 사실상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 논의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폐기물과 관련한 지표가 얼마나 정교하게 개발될 수 있을지 강한 회의가 든단 점이다. 환경정보공개제도의 정보 공개 항목은 의무 6~13개, 자율 11~14개다. 사업현황, 용수 사용량·재활용량, 에너지 사용량, 폐기물 발생량·재활용량, 국내외 환경법규 위반현황은 반드시 작성 공개해야 하는 항목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환경법학회는 자율공시대상으로 지정되어 있는 온실가스 저감투자, 온실가스 관리수준 등이 의무공개되지 않아 기후변화 대응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사항을 파악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자원순환과 관련해 폐기물 정보는 의무공개 대상이긴하나 거의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식이다. 폐기물 발생량과 재활용량은 ‘사업장 폐기물’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법적인 정보공개 의무는 강제적인 만큼 시민에게 직접적 위험이 될 가능성이 있는 정보로 최소한의 제한을 해야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환경 오염 위험이 높은 폐기물 정보는 제조 이후 유통 과정에서도 발생한다. 어쩌면 지금 국제적 문제가 되고 있는 플라스틱 유출의 문제 등을 볼 때 유통단계에서 더 많은 위험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출처: 환경부정보 공개의 방식도 문제다. 개별 사업장별로 공시하고 있어, 본사와 수십 개의 개별 공장이 나뉘어 공시된다. 기업별 합산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 이는 정부에 별도 의뢰를 해야 한다. 환경부가 제공한 기업별 폐기물 발생량 상위 50개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폐기물을 발생한 곳은 포스코로 나타났다. 2020년 기준 포스코가 2197만t으로 가장 많고, 이어서 현대제철, LS MnM, 현대건설, 고려아연, GS건설, 삼성전자 등의 순이다. 그런데 사업장 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발생량 상위 기업에 폐기물의 무게가 많이 나가는 철재와 건축자재가 상위를 차지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 자료가 과연 기업이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폐기물에 대한 정보를 대표한다고 생각하고 만든 기준인지 의아해지는 대목은 또 있다. 고철과 건설폐기물은 재활용률이 높아 재활용률도 90%가 넘는다. 심지어 현대제철 등 일부 기업은 재활용률이 100%를 초과했다. 외부에서 유입된 폐기물을 함께 위탁 처리하면서 재활용률이 100%를 초과한 것이다. 한 폐기물 전문가는 이는 사업장의 정확한 폐기물 발생 및 처리를 반영하지 못하는 지표라고 지적했다. 환경정책을 펼치고 있는 해외사례를 흉내만 내고 있는 정책입안과정이 빚은 촌극이다. 우리 사회의 검증과 감시가 부재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제품을 재활용이 쉽게 만들거나, 재활용된 재료를 사용해 만들 의지를 갖지 않는다. 글로벌 공급체인의 사이사이에 한국이 자리하고 있는 경제구조를 감안할 때 환경과 경제의 연결고리를 차분히 곱씹으며 경제구조를 재설계 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코카콜라 그린워싱 논란이 부러운 까닭[플라스틱 넷제로]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코카콜라가 ‘제27회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의 공식 후원사로 선정되면서 그린워싱 비판을 받고 있다고 외신들은 일제히 보도했다. 코카콜라가 만드는 제품은 99.9%가 재활용이 가능한데도 이런 그린워싱 논란에 휩싸인다. 코카콜라가 비판을 받는 주된 지점은 생산량이다.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은 “세계에서 손꼽히게 많은 양의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코카콜라는 플라스틱 생산을 종식하지도, 기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도 설명하지 못한다. 코카콜라가 COP27을 후원하는 건 행사의 목적을 흐린다”고 했다. 실제 코카콜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플라스틱 포장재를 배출한다. 글로벌 순환경제 네트워크 엘렌 맥아더재단(Ellen MacArthur Foundation)이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 ‘2022년 글로벌 공약 이행 보고서(The Global Commitment Progress Report)’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2021년 기준 322만4395톤(t)의 플라스틱 포장재를 배출했다. “재활용하지 않을 거라면 코카콜라를 사지 마라!” 코카콜라의 지속가능 슬로건(출처:코카콜라 홈페이지)그런데 코카콜라는 재사용·재활용·생분해 플라스틱 사용 비중이 99.9%로 엘런 맥아더 재단의 글로벌 공약 서명인 가운데 가장 높다. 배출량 2위인 펩시코는 이 비율이 76.1%다. 애초에 제품 생산 단계에서 재활용될 수 없는 제품을 만드는 비중이 코카콜라는 0.01%, 펩시코는 23.9%라는 이야기다. 펩시코의 배출량도 250백만t으로 코카콜라 못지 않다. 한번 쓴 플라스틱으로 만든 PCR(Post-Consumer Recycled·포스트 컨슈머 리사이클) 플라스틱 생산 비중 역시 코카콜라가 13.6%, 펩시코가 6.3%로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코카콜라가 많이 팔려서 비판을 받는 이유는 또 있다. 코로나19 이후 포장배달음식의 증가로 인해 식음료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탄소를 더 많이 배출했다는 이유에서다. 재단 보고서에 따르면 ‘PCR 플라스틱’의 생산 비율이 2018년 이후 지난 3년간 2배 이상 증가했음에도, 같은 기간 ‘버진(Virgine) 플라스틱’의 생산량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버진 플라스틱’은 천연자원인 석유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드는 플라스틱을 말한다. 탄소배출의 원흉으로 지목된다. 전 세계는 이 버진 플라스틱을 없애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보고서는 2018년 대비 2021년 ‘PCR 용기’의 생산 비중은 4.8%에서 10.0%로 2배 이상 증가해, 글로벌 공약이 시작된 2018년 이후 3년 동안 달성한 성과가 플라스틱이 탄생한 이후의 성과에 맞먹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버진 플라스틱’의 생산량은 도로 2018년 수준으로 돌아갔는데, 그 원인으로 보고서는 코카콜라 등 메이저 기업들을 우회적으로 지목했다. 보고서는 “전 세계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 기업 중 가장 큰 몇몇 곳(a few of the biggest plastic packaging users)에서 사용한 버진 플라스틱의 양이 2018년 이후 3년간 5%나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60%의 거대 브랜드가 버진의 사용량 감축에 동참했고, 그 외 40%도 전체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량을 줄였지만, 몇 군데 거대 기업 탓에 이런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특정 기업을 언급하지 않지만, 개별 기업의 보고서를 참조하도록 링크를 안내한다. 이 링크를 쫒아가면 곧 바로 코카콜라, 펩시코, 월마트 등이 원흉이었단 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코카콜라의 버진 사용량은 2019년 대비 3.5%, 펩시코는 2020년 대비 4.9%, 월마트는 2020년 대비 3.4% 늘었다. 이들 글로벌 플라스틱 포장재 상위 10개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배달음식의 증가로 인한 매출 증대의 혜택을 누린 기업들이다. 반면 상위 10개사 가운데 네슬레(-7.6%), 다농(-8.3%), 유니레버(-16.3%)는 버진 플라스틱 사용량이 크게 줄었다. 그런데 이미 그린워싱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마당에 기름을 부은 이 보고서를 직접 공개한 장본인은 바로 코카콜라 당사자다. 우리나라에선 찾기 힘든 ‘투명성’이다. 국내 기업 가운데 이같은 높은 정보 공개 수준을 가진 기업은 찾기 힘들다. 어떤 기업이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 포장재를 배출하는지, 재활용할 수 없는 플라스틱은 얼마나 만들고 있는지 소비자들은 알기 힘들다. 법적 공개 의무가 없을 뿐더러, 기업들 역시 체리피킹한 정보 공개 유혹에 빠져있다. 오는 2024년 법적 구속력 있는 플라스틱 국제협약 도입을 앞두고 기업들 뿐만 아니라 정부 등에 대한 보고 의무는 점차 강화될 전망이다. 국제사회는 플라스틱 문제에 있어서 보고(Reporting)를 최소한의 의무로 보고 있다. 바로 ‘정보의 투명성(transparancy)’은 글로벌 비전을 실현할 최소한의 요건이란 점에서다. 엘런 맥아더 재단과 함께 지옥불 뛰어든 기업들코카콜라가 참여하고 있는 이 글로벌 공약(Global Commitment)은 지난 2018년 엘런 맥아더 재단과 UNEP(유엔환경계획)이 함께 론칭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포장재의 20%를 커버한다. 엘런 맥아더 재단은 단연 전 세계 최고의 순환경제 네트워크로, 정부, 기업, NGO(시민단체), 학계, 투자기관, 협회 등 1000곳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 기업은 없다.이들의 주목표는 플라스틱이 매립, 소각, 유출되는 것을 제로로 만드는 것이다. 바로 2025년까지 모든 플라스틱 포장재를 ‘재사용(reusable)·재활용(recyclable)·퇴비화 가능한 플라스틱 포장재’로 100% 생산하고, PCR 용기 비중을 26%까지 높인다는 공약이다. 엘런 맥아더 재단은 각 기업의 플라스틱 사용량과 향후 감축 목표를 매년 검증해 공개한다. 특히 소비자들에게 직접 플라스틱 제품을 직접 제조 판매하는 핵심 기업 96곳에 대해서는 연간 플라스틱 포장재 발생량(t), 재사용·재활용·퇴비화 플라스틱 포장재 비율, 재생 플라스틱 사용 비율, 버진(석유) 플라스틱 포장재 감축비율을 산출해 제공한다. 정보를 제공한 기업은 ‘서명인’(signatory)으로 불리며 ‘순환 경제 구축을 시작하기로 결정한 기업’이라고 소개된다. 기업들은 2021년 말 기준 전 세계 플라스틱 포장재 폐기물 발생량 1위 코카콜라를 비롯해 약 96곳의 플라스틱 포장재 생산 및 사용 기업과 플라스틱 원료 생산기업 12곳, 재활용 업체 25곳, 플라스틱 포장재 공급업자 10곳, 중앙 및 지방 정부 16곳, 그 외 금융사 및 NGO 등 기타 223곳 등 총 382곳이다. 이들은 개별 연례 보고서를 작성해 온라인에 세부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비록 그것이 자사에 불리한 결과일지라도. 재단은 개별 기업들이 제시한 보고 결과를 비교할 수 있도록 데이터화 한 자료를 별도로 제공하고, ‘긍정(positive) 또는 부정(negative)’ 마크를 표시한다. 서명인들은 이런 살벌한 시험에 뛰어들어 스스로 발목에 족쇄를 채운 것이다. 코카콜라는 재단의 전략적 파트너이면서 매년 자사의 플라스틱 사용과 관련한 세세한 자료를 재단에 제공해 공개적 망신을 산다. 이 압박을 견디지 못해 네트워크를 탈퇴하는 기업들도 매년 조금씩 발생한다. 2021년엔 중국의 후이두 환경보호과학기술, 독일의 다국적 기업 메트로AG(Metro AG), 영국 백화점 셀프리지(Selfridges), 미국의 스탠리블랙앤데커(Stanley Black & Decker), 미국 재활용업체 카본LITE(CarbonLITE)가 탈퇴했다.
    김경은 기자 2022.11.13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코카콜라가 ‘제27회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의 공식 후원사로 선정되면서 그린워싱 비판을 받고 있다고 외신들은 일제히 보도했다. 코카콜라가 만드는 제품은 99.9%가 재활용이 가능한데도 이런 그린워싱 논란에 휩싸인다. 코카콜라가 비판을 받는 주된 지점은 생산량이다.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은 “세계에서 손꼽히게 많은 양의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코카콜라는 플라스틱 생산을 종식하지도, 기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도 설명하지 못한다. 코카콜라가 COP27을 후원하는 건 행사의 목적을 흐린다”고 했다. 실제 코카콜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플라스틱 포장재를 배출한다. 글로벌 순환경제 네트워크 엘렌 맥아더재단(Ellen MacArthur Foundation)이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 ‘2022년 글로벌 공약 이행 보고서(The Global Commitment Progress Report)’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2021년 기준 322만4395톤(t)의 플라스틱 포장재를 배출했다. “재활용하지 않을 거라면 코카콜라를 사지 마라!” 코카콜라의 지속가능 슬로건(출처:코카콜라 홈페이지)그런데 코카콜라는 재사용·재활용·생분해 플라스틱 사용 비중이 99.9%로 엘런 맥아더 재단의 글로벌 공약 서명인 가운데 가장 높다. 배출량 2위인 펩시코는 이 비율이 76.1%다. 애초에 제품 생산 단계에서 재활용될 수 없는 제품을 만드는 비중이 코카콜라는 0.01%, 펩시코는 23.9%라는 이야기다. 펩시코의 배출량도 250백만t으로 코카콜라 못지 않다. 한번 쓴 플라스틱으로 만든 PCR(Post-Consumer Recycled·포스트 컨슈머 리사이클) 플라스틱 생산 비중 역시 코카콜라가 13.6%, 펩시코가 6.3%로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코카콜라가 많이 팔려서 비판을 받는 이유는 또 있다. 코로나19 이후 포장배달음식의 증가로 인해 식음료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탄소를 더 많이 배출했다는 이유에서다. 재단 보고서에 따르면 ‘PCR 플라스틱’의 생산 비율이 2018년 이후 지난 3년간 2배 이상 증가했음에도, 같은 기간 ‘버진(Virgine) 플라스틱’의 생산량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버진 플라스틱’은 천연자원인 석유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드는 플라스틱을 말한다. 탄소배출의 원흉으로 지목된다. 전 세계는 이 버진 플라스틱을 없애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보고서는 2018년 대비 2021년 ‘PCR 용기’의 생산 비중은 4.8%에서 10.0%로 2배 이상 증가해, 글로벌 공약이 시작된 2018년 이후 3년 동안 달성한 성과가 플라스틱이 탄생한 이후의 성과에 맞먹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버진 플라스틱’의 생산량은 도로 2018년 수준으로 돌아갔는데, 그 원인으로 보고서는 코카콜라 등 메이저 기업들을 우회적으로 지목했다. 보고서는 “전 세계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 기업 중 가장 큰 몇몇 곳(a few of the biggest plastic packaging users)에서 사용한 버진 플라스틱의 양이 2018년 이후 3년간 5%나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60%의 거대 브랜드가 버진의 사용량 감축에 동참했고, 그 외 40%도 전체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량을 줄였지만, 몇 군데 거대 기업 탓에 이런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특정 기업을 언급하지 않지만, 개별 기업의 보고서를 참조하도록 링크를 안내한다. 이 링크를 쫒아가면 곧 바로 코카콜라, 펩시코, 월마트 등이 원흉이었단 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코카콜라의 버진 사용량은 2019년 대비 3.5%, 펩시코는 2020년 대비 4.9%, 월마트는 2020년 대비 3.4% 늘었다. 이들 글로벌 플라스틱 포장재 상위 10개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배달음식의 증가로 인한 매출 증대의 혜택을 누린 기업들이다. 반면 상위 10개사 가운데 네슬레(-7.6%), 다농(-8.3%), 유니레버(-16.3%)는 버진 플라스틱 사용량이 크게 줄었다. 그런데 이미 그린워싱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마당에 기름을 부은 이 보고서를 직접 공개한 장본인은 바로 코카콜라 당사자다. 우리나라에선 찾기 힘든 ‘투명성’이다. 국내 기업 가운데 이같은 높은 정보 공개 수준을 가진 기업은 찾기 힘들다. 어떤 기업이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 포장재를 배출하는지, 재활용할 수 없는 플라스틱은 얼마나 만들고 있는지 소비자들은 알기 힘들다. 법적 공개 의무가 없을 뿐더러, 기업들 역시 체리피킹한 정보 공개 유혹에 빠져있다. 오는 2024년 법적 구속력 있는 플라스틱 국제협약 도입을 앞두고 기업들 뿐만 아니라 정부 등에 대한 보고 의무는 점차 강화될 전망이다. 국제사회는 플라스틱 문제에 있어서 보고(Reporting)를 최소한의 의무로 보고 있다. 바로 ‘정보의 투명성(transparancy)’은 글로벌 비전을 실현할 최소한의 요건이란 점에서다. 엘런 맥아더 재단과 함께 지옥불 뛰어든 기업들코카콜라가 참여하고 있는 이 글로벌 공약(Global Commitment)은 지난 2018년 엘런 맥아더 재단과 UNEP(유엔환경계획)이 함께 론칭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포장재의 20%를 커버한다. 엘런 맥아더 재단은 단연 전 세계 최고의 순환경제 네트워크로, 정부, 기업, NGO(시민단체), 학계, 투자기관, 협회 등 1000곳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 기업은 없다.이들의 주목표는 플라스틱이 매립, 소각, 유출되는 것을 제로로 만드는 것이다. 바로 2025년까지 모든 플라스틱 포장재를 ‘재사용(reusable)·재활용(recyclable)·퇴비화 가능한 플라스틱 포장재’로 100% 생산하고, PCR 용기 비중을 26%까지 높인다는 공약이다. 엘런 맥아더 재단은 각 기업의 플라스틱 사용량과 향후 감축 목표를 매년 검증해 공개한다. 특히 소비자들에게 직접 플라스틱 제품을 직접 제조 판매하는 핵심 기업 96곳에 대해서는 연간 플라스틱 포장재 발생량(t), 재사용·재활용·퇴비화 플라스틱 포장재 비율, 재생 플라스틱 사용 비율, 버진(석유) 플라스틱 포장재 감축비율을 산출해 제공한다. 정보를 제공한 기업은 ‘서명인’(signatory)으로 불리며 ‘순환 경제 구축을 시작하기로 결정한 기업’이라고 소개된다. 기업들은 2021년 말 기준 전 세계 플라스틱 포장재 폐기물 발생량 1위 코카콜라를 비롯해 약 96곳의 플라스틱 포장재 생산 및 사용 기업과 플라스틱 원료 생산기업 12곳, 재활용 업체 25곳, 플라스틱 포장재 공급업자 10곳, 중앙 및 지방 정부 16곳, 그 외 금융사 및 NGO 등 기타 223곳 등 총 382곳이다. 이들은 개별 연례 보고서를 작성해 온라인에 세부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비록 그것이 자사에 불리한 결과일지라도. 재단은 개별 기업들이 제시한 보고 결과를 비교할 수 있도록 데이터화 한 자료를 별도로 제공하고, ‘긍정(positive) 또는 부정(negative)’ 마크를 표시한다. 서명인들은 이런 살벌한 시험에 뛰어들어 스스로 발목에 족쇄를 채운 것이다. 코카콜라는 재단의 전략적 파트너이면서 매년 자사의 플라스틱 사용과 관련한 세세한 자료를 재단에 제공해 공개적 망신을 산다. 이 압박을 견디지 못해 네트워크를 탈퇴하는 기업들도 매년 조금씩 발생한다. 2021년엔 중국의 후이두 환경보호과학기술, 독일의 다국적 기업 메트로AG(Metro AG), 영국 백화점 셀프리지(Selfridges), 미국의 스탠리블랙앤데커(Stanley Black & Decker), 미국 재활용업체 카본LITE(CarbonLITE)가 탈퇴했다.
  • 프라이탁, 친환경이 ‘트렌디’함을 얻기까지[플라스틱 넷제로]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친환경 경영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기업들에게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은 역설적이게도 ‘환경’을 앞세우지 않는다는 점이다. 환경 철학을 제조 공정에 도입하고, 이를 스토리로 공개할 뿐이다. 나머지는 소비자들이 한다. 업사이클링에 대한 인식조차 없었던 1993년 스위스에서 창업해 업사이클링의 대표적 기업이 된 ‘프라이탁(Freitag)’은 착한소비의 가치를 대놓고 공략하지 않는다. 광고도 하지 않는다. 팬덤이 일으킨 소비자들의 바이럴 마케팅으로 명성을 쌓았다. 착함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이 스스로 제품을 택했다는 특별함을 제공한다. MZ 세대의 가치소비가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지만, 환경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둔 소비행태는 일반적이지 않다는 걸 경영자들은 체험으로 알고 있다. 지난 편에 소개한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 창업주 이본 쉬나드는 그의 저서에서 “생각보다 소비자들은 환경을 우선에 두고 소비를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패션 산업의 속성은 여전히 유행과 소비욕구에 기반해 굴러가는 것이 사실이다. 업사이클 제품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 수 많은 논문들이 지적하는 것 역시 ‘제품 자체의 가치’다. 기능이나 디자인, 개성의 표현수단 같은 제품이 지닌 고유한 핵심 가치를 지녀야 한단 말이다. 프라이탁은 마르쿠스 프라이탁(Markus Freitag)과 다니엘 프라이탁(Daniel Freitag) 형제가 취리히 대학에서 디자인 공부를 하던 당시 비로 가방이 젖자 우연히 본 트럭 방수천으로 가방을 만든 것이 시작이다. 버려진 트럭용 방수천과 자전거 내부튜브, 자동차 안전벨트 등 폐소재로 심미적 디자인을 고려해 만든 가방은 친구들 사이에서 쿨함으로 인정받았다. 그렇게 우연하게 업사이클링의 시조새인 브랜드가 만들어졌다. 전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동일한 제품은 없다. 헤지고 오염된 그대로의 빈티지한 감성이 더해지면서 ‘감성 쓰레기’로 불리기도 하지만, 구매자들은 프라이탁이 제공하는 스토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주변에 떠들고 싶어한다. 1993년 만들어진 프라이탁의 메신저 백. 취리히의 작은 아파트에서 트럭 방수포와 자동차 안전벨트 자전거 튜브를 이용해 만들었다. 사진=프라이탁 홈페이지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리사이클링에 비해 아직은 다소 생소한 개념이다. 리사이클링은 버려진 물건을 완전히 분해해 새로운 소재나 재료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라면, 리사이클링은 버려진 물건을 분해하는 과정없이 디자인과 기능을 가미해 새 물건으로 탈바꿈한 제품이다. 폐기물을 ‘덜 쓴 자원’이자 ‘제품이며 자산’으로 정의하는 순환경제(Circular Economy) 비즈니스 모델의 꽃이다. 순환경제라는 용어가 1990년 데이비드 피어스(David Pearce)와 케리 터너(R. Kerry Turner)의 저서 ‘천연자원과 환경의 경제학’에서 처음 소개된 것을 감안하면, 프라이탁의 비즈니스 모델은 창업 당시에도 말 그대로 혁신적이었던 것이다. 국내에선 지난 2006년 아름다운 가게가 한국 최초로 업사이클링 브랜드 에코파티메아리(Eco Party Mearry)를 창립한 바 있다. 프라이탁과 비교되는 국내 업체로는 소방관들의 방화복을 활용해 가방으로 제작해 판매하는 ‘119레오(REO)’와 최고급 자동차 폐가죽을 그대로 살려 가방으로 만든 ‘컨티뉴(continue)’가 꼽힌다. 이 외에도 많은 업사이클링 브랜드이 생겨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프라이탁만큼 독보적 명성을 얻은 브랜드는 없다. 프라이탁의 제품은 냄새도 심하고 지저분하고, 수작업이기에 무엇보다 비싸다. 그러자 명품의 가치가 따라 붙었다. 명품을 사지만 시크하고 쿨하게 막 굴리는 가방. 스위스 국민 가방이자 전 세계적 팬덤을 형성한 결정적 원인 중 하나다. 최근들어 환경적 소비와 제품의 기능사이에 상충관계가 소비행태에 미치는 영향은 별개라는 연구들도 이어지고 있다. 업사이클링 제품의 질이 떨어지더라도 소비자들은 그들에게 특별함을 선서하는 제품에 돈을 투척한다는 이야기다. 착한소비 모델이 지닌 한계는 명확하다. 국내 사회적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인 중 하나로, 착한 기업의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비즈니스모델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다는 점이 지적된다. 브랜드 컨설팅 전문가인 조수용 카카오 대표는 과거 한 언론 인터뷰에서 “친환경 업체는 재활용과 비영리라는 개념을 동일화하는 착각에서 벗어나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업사이클링 모델은 거의 가치가 없는 쓰레기를 값비싼 제품으로 재탄생시키고, 한 기업엔 불필요한 폐기물이 다른 기업엔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는 강력한 순환경제 모델이다. 그러나 단순히 친환경을 마케팅 수단의 하나쯤으로 여기는 정도가 아니라 제품 공정의 혁신을 요구한다. 제품 수거 비용과 폐기물 자원 확보의 어려움이란 과제도 물론 있다. 그러나 이런 모델을 정교하게 구축한 기업들은 탄소를 줄일뿐만 아니라 충성고객 확보라는 덤까지 얻는다.전 세계 최고 폐기물 업체인 미국의 웨이스트 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스타이너 대표는 “우리의 비즈니스는 더 이상 쓰레기를 주워 안전한 곳에 두는 것이 아니다. 폐기물은 저탄소 동력이자 재활용 원료를 만들 기회”라고 말했다.
    김경은 기자 2022.11.06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친환경 경영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기업들에게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은 역설적이게도 ‘환경’을 앞세우지 않는다는 점이다. 환경 철학을 제조 공정에 도입하고, 이를 스토리로 공개할 뿐이다. 나머지는 소비자들이 한다. 업사이클링에 대한 인식조차 없었던 1993년 스위스에서 창업해 업사이클링의 대표적 기업이 된 ‘프라이탁(Freitag)’은 착한소비의 가치를 대놓고 공략하지 않는다. 광고도 하지 않는다. 팬덤이 일으킨 소비자들의 바이럴 마케팅으로 명성을 쌓았다. 착함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이 스스로 제품을 택했다는 특별함을 제공한다. MZ 세대의 가치소비가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지만, 환경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둔 소비행태는 일반적이지 않다는 걸 경영자들은 체험으로 알고 있다. 지난 편에 소개한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 창업주 이본 쉬나드는 그의 저서에서 “생각보다 소비자들은 환경을 우선에 두고 소비를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패션 산업의 속성은 여전히 유행과 소비욕구에 기반해 굴러가는 것이 사실이다. 업사이클 제품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 수 많은 논문들이 지적하는 것 역시 ‘제품 자체의 가치’다. 기능이나 디자인, 개성의 표현수단 같은 제품이 지닌 고유한 핵심 가치를 지녀야 한단 말이다. 프라이탁은 마르쿠스 프라이탁(Markus Freitag)과 다니엘 프라이탁(Daniel Freitag) 형제가 취리히 대학에서 디자인 공부를 하던 당시 비로 가방이 젖자 우연히 본 트럭 방수천으로 가방을 만든 것이 시작이다. 버려진 트럭용 방수천과 자전거 내부튜브, 자동차 안전벨트 등 폐소재로 심미적 디자인을 고려해 만든 가방은 친구들 사이에서 쿨함으로 인정받았다. 그렇게 우연하게 업사이클링의 시조새인 브랜드가 만들어졌다. 전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동일한 제품은 없다. 헤지고 오염된 그대로의 빈티지한 감성이 더해지면서 ‘감성 쓰레기’로 불리기도 하지만, 구매자들은 프라이탁이 제공하는 스토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주변에 떠들고 싶어한다. 1993년 만들어진 프라이탁의 메신저 백. 취리히의 작은 아파트에서 트럭 방수포와 자동차 안전벨트 자전거 튜브를 이용해 만들었다. 사진=프라이탁 홈페이지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리사이클링에 비해 아직은 다소 생소한 개념이다. 리사이클링은 버려진 물건을 완전히 분해해 새로운 소재나 재료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라면, 리사이클링은 버려진 물건을 분해하는 과정없이 디자인과 기능을 가미해 새 물건으로 탈바꿈한 제품이다. 폐기물을 ‘덜 쓴 자원’이자 ‘제품이며 자산’으로 정의하는 순환경제(Circular Economy) 비즈니스 모델의 꽃이다. 순환경제라는 용어가 1990년 데이비드 피어스(David Pearce)와 케리 터너(R. Kerry Turner)의 저서 ‘천연자원과 환경의 경제학’에서 처음 소개된 것을 감안하면, 프라이탁의 비즈니스 모델은 창업 당시에도 말 그대로 혁신적이었던 것이다. 국내에선 지난 2006년 아름다운 가게가 한국 최초로 업사이클링 브랜드 에코파티메아리(Eco Party Mearry)를 창립한 바 있다. 프라이탁과 비교되는 국내 업체로는 소방관들의 방화복을 활용해 가방으로 제작해 판매하는 ‘119레오(REO)’와 최고급 자동차 폐가죽을 그대로 살려 가방으로 만든 ‘컨티뉴(continue)’가 꼽힌다. 이 외에도 많은 업사이클링 브랜드이 생겨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프라이탁만큼 독보적 명성을 얻은 브랜드는 없다. 프라이탁의 제품은 냄새도 심하고 지저분하고, 수작업이기에 무엇보다 비싸다. 그러자 명품의 가치가 따라 붙었다. 명품을 사지만 시크하고 쿨하게 막 굴리는 가방. 스위스 국민 가방이자 전 세계적 팬덤을 형성한 결정적 원인 중 하나다. 최근들어 환경적 소비와 제품의 기능사이에 상충관계가 소비행태에 미치는 영향은 별개라는 연구들도 이어지고 있다. 업사이클링 제품의 질이 떨어지더라도 소비자들은 그들에게 특별함을 선서하는 제품에 돈을 투척한다는 이야기다. 착한소비 모델이 지닌 한계는 명확하다. 국내 사회적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인 중 하나로, 착한 기업의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비즈니스모델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다는 점이 지적된다. 브랜드 컨설팅 전문가인 조수용 카카오 대표는 과거 한 언론 인터뷰에서 “친환경 업체는 재활용과 비영리라는 개념을 동일화하는 착각에서 벗어나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업사이클링 모델은 거의 가치가 없는 쓰레기를 값비싼 제품으로 재탄생시키고, 한 기업엔 불필요한 폐기물이 다른 기업엔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는 강력한 순환경제 모델이다. 그러나 단순히 친환경을 마케팅 수단의 하나쯤으로 여기는 정도가 아니라 제품 공정의 혁신을 요구한다. 제품 수거 비용과 폐기물 자원 확보의 어려움이란 과제도 물론 있다. 그러나 이런 모델을 정교하게 구축한 기업들은 탄소를 줄일뿐만 아니라 충성고객 확보라는 덤까지 얻는다.전 세계 최고 폐기물 업체인 미국의 웨이스트 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스타이너 대표는 “우리의 비즈니스는 더 이상 쓰레기를 주워 안전한 곳에 두는 것이 아니다. 폐기물은 저탄소 동력이자 재활용 원료를 만들 기회”라고 말했다.
  • 파타고니아가 ‘환경’에 진정성을 획득한 방법은[플라스틱 넷제로]
    ‘플라스틱 넷제로(net-zero)’는 우리가 사용한 플라스틱을 모두 회수하고 처분해 자연환경으로 무단 유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제로(0)’로 만들자는 목표를 갖고 시작한 연재다. 이런 목적으로 정책·규제, 소비, 폐기물 처리 과정을 집요하게 추적해 본 사람들이라면 결론은 제품을 제조해 판매 유통하는 기업의 의사결정과 태도에 크게 좌우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울러 이는 곧 기업들이 남긴 생태발자국(Footprint)의 자취의 크기라는 것을. 이에 기업의 풋프린트를 추적한다.[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그 첫 번째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선구자이자 롤모델로 꼽히는 미국의 등산의류업체 ‘파타고니아’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좋은 기업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온갖 사회적 공헌 활동을 정처없이 오락가락하는 사이, 파타고니아는 사회적·환경적 가치를 브랜드에 통합시키는 데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생태발자국은 자연 자본에 대한 인간의 수요가 남긴 영향의 정도다.파타고니아도 태생은 기업이었다. 파타고니아 역시 처음부터 뚜렷한 지향점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1980년대 파타고니아가 가파른 인기를 얻은 배경은 기능성 직물인 신칠라의 성공 이후 파타고니아 상표가 유행의 하나로 자리매김한 이후다. 당시 패션 소비자들에게 확장해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은 오히려 기능성이 가장 떨어지는 헐렁한 비치 반바지와 외피가 있는 봄버 스타일 재킷같은 것들이었다. 창업자인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는 자서전을 통해 “사업을 키우는 데 있어서는 전형적인 교과서적 관행을 사용하기도 했다. 제품의 수를 늘리고, 직영점을 열고, 새로운 해외 시장을 개척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아직도 가장 유명한 사회적 책임 마케팅 문구로 회자되는 지난 2011년 블랙프라이데이의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 광고문구는 당시의 파타고니아에겐 상상밖의 일이었던 것이다. 사진=AFP연간 30~40%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던 파타고니아가 본격적인 ‘환경보호 전도사 기업’으로 변모한 것은 경기 위축으로 인한 매출성장의 급감으로 위기를 맞은 1991년이다. 가파른 성장으로 확장시켜놓은 사세는 나라 전체가 불황에 들어서자 감산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가 됐다. 당시 회사는 직원의 20%인 120명을 해고했다.가족과 지인들로 구성된 회사의 직원들을 자르면서 충격에 빠진 쉬나드는 사업을 지속해야 할 이유를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그가 찾은 해법은 7세대 앞을 내다보는 이로쿼이(Iroquois) 인디언 방식이었다. 이로쿼이족은 의사결정 과정에 향후 7세대를 대표하는 사람을 포함시키고, 모든 결정에서 100년 앞을 내다보고 그때까지 유지할 수 있는 속도로만 성장한다고 한다. 즉 ‘감당할 수 있는 지속가능 성장’이다. 다른 기업들이 환경에의 책임과 지속 가능성을 탐구할 본보기로 삼을 모델이 되는 것, 이본 쉬나드가 사업을 지속하는 원동력이다. 후에 그는 “성장을 지속가능한 속도로 제한한다. 지출은 신중하게 했고, 경영은 사려깊은 사상과 생각을 기반으로 이루어졌다”고 말했다.잘 나가는 사업이 위기를 맞자 경영의 이유를 뒤늦게 정립하기 시작한 이본 쉬나드의 파타고니아는 그 이후 마치 환경운동단체와 같은 경영행보를 이어간다. 논쟁적 환경 이슈를 파타고니아는 파고든다. 미국에선 국립공원과 국유지를 개발허가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소송을 제기했고, 파타고니아 코리아는 국내에서 ‘보 철거’ 운동을 하고 있다. 회사는 ‘매출액’의 1%를 환경단체에 기부(이익이 아니라 매출액이다)한다. 창업자인 이본 쉬나드는 그의 전 재산인 한화 약 4조원 규모의 파타고니아 주식을 환경 단체인 자사 법인 두 곳에 통째로 양도했다. 그의 자녀를 비롯해 쉬나드 일가에 남은 것은 0%다. 이같은 리더의 의지는 그 어떤 사회 공헌활동보다 강력한 결과를 냈다.파타고니아의 풋프린트는?…탄소 50%·폐기물 30% ↓지속가능한 성장 추구를 위해 파타고니아는 비상장 기업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자본주의적 이윤추구 압박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다. 그러나 ESG 평가 대상이 아님에도 그 어떤 기업보다 지속가능경영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파타고니아의 지속가능경영 정보는 그 어떤 기업보다 넘쳐난다. 파타고니아 홈페이지 ‘스토리즈(Stories)’는 ‘스토리(이야기)’의 힘을 꿰뚫어 본 이본 쉬나드의 통찰이 반영된 결과다. 대중 광고를 거의하지 않는 파타고니아는 뉴스거리를 스스로 만들어 내고 언론의 호평을 받는 것을 더 선호한다. 제품, 환경, 보육 프로그램이건 모든 소통 방식은 글을 통한다. 별도의 연간 사회환경보고서를 발간하지만, 어렵지 않게 파타고니아의 다양한 활동들을 살펴볼 수 있다. 출처: 파타고니아 코리아 홈페이지이에 따르면 파타고니아의 리사이클 소재 사용 비중은 가장 최근 기준 69%다. 이는 파타고니아 의류를 구매할 경우 산술적으로 평균 대비 30~35%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말이다. 반면 매년 생산되는 2600만t 중 전 세계 리사이클 시장은 약 30만t으로 1%에 불과하다. 전 세계 의류산업에서 해마다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연간 12억t, 전체 배출량의 10%를 차지한다. 폐페트병으로 만든 리사이클 섬유의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은 40~50%가량 줄일 수 있다. 파타고니아는 리사이클 소재를 통해 1년에 약 2만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였으며, 다른 의류 업체가 같은 방식으로 옷을 제작할 경우 총 1억 1400만 t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민들이 1년간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다. 하지만 리사이클 소재를 사용하더라도 상당량의 물과 대기 오염 및 폐기물 배출은 불가피하다. 이에 가장 좋은 것이 오래 입을 수 있도록 소비자의 ‘수리권(Right to repaire)’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파타고니아는 의류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원 웨어(worn wear) 스테이션’을 운영한다. 원 웨어는 ‘해진 옷을 입는다’는 뜻이다. 매장에서 전문 수선사를 두고, 브랜드를 막론하고 의류를 무상으로 수선해준다. 또 직접 재가공한 중고제품을 판매하는 원웨어 온라인 샵을 운영한다. 시민단체인 ‘랩(Wrap)’에 따르면 옷의 수명이 9개월 연장되면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와 물, 기타 산업 폐기물이 최대 30% 감소하는 것과 맞먹는다고 한다. 기업 입장에서 마케팅 효과는 덤이다. BCG(보스턴컨설팅)에 따르면 패션브랜드가 친환경적인 사업에 노력을 기울일 경우 브랜드 충성도는 33%, 의류 구입은 18%가량 증가한다. 다음은 이본 쉬나드가 추천한 옷 구매 및 관리 팁이다.“합리적인 소비자이자 건전한 시민으로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책임감 있는 의류 구매 방법은 중고의류를 구입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드라이클리닝이나 다림질이 필요한 옷을 사지 않도록 해야한다. 왜냐하면 세탁으로 인한 에너지 사용이 의류에 연관된 탄소 발자국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세탁은 찬물에 해야하고 가능한 건조기 없이 말려야 한다. 셔츠는 하루 이상 입고 빤다. ”
    김경은 기자 2022.10.30
    ‘플라스틱 넷제로(net-zero)’는 우리가 사용한 플라스틱을 모두 회수하고 처분해 자연환경으로 무단 유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제로(0)’로 만들자는 목표를 갖고 시작한 연재다. 이런 목적으로 정책·규제, 소비, 폐기물 처리 과정을 집요하게 추적해 본 사람들이라면 결론은 제품을 제조해 판매 유통하는 기업의 의사결정과 태도에 크게 좌우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울러 이는 곧 기업들이 남긴 생태발자국(Footprint)의 자취의 크기라는 것을. 이에 기업의 풋프린트를 추적한다.[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그 첫 번째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선구자이자 롤모델로 꼽히는 미국의 등산의류업체 ‘파타고니아’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좋은 기업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온갖 사회적 공헌 활동을 정처없이 오락가락하는 사이, 파타고니아는 사회적·환경적 가치를 브랜드에 통합시키는 데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생태발자국은 자연 자본에 대한 인간의 수요가 남긴 영향의 정도다.파타고니아도 태생은 기업이었다. 파타고니아 역시 처음부터 뚜렷한 지향점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1980년대 파타고니아가 가파른 인기를 얻은 배경은 기능성 직물인 신칠라의 성공 이후 파타고니아 상표가 유행의 하나로 자리매김한 이후다. 당시 패션 소비자들에게 확장해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은 오히려 기능성이 가장 떨어지는 헐렁한 비치 반바지와 외피가 있는 봄버 스타일 재킷같은 것들이었다. 창업자인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는 자서전을 통해 “사업을 키우는 데 있어서는 전형적인 교과서적 관행을 사용하기도 했다. 제품의 수를 늘리고, 직영점을 열고, 새로운 해외 시장을 개척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아직도 가장 유명한 사회적 책임 마케팅 문구로 회자되는 지난 2011년 블랙프라이데이의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 광고문구는 당시의 파타고니아에겐 상상밖의 일이었던 것이다. 사진=AFP연간 30~40%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던 파타고니아가 본격적인 ‘환경보호 전도사 기업’으로 변모한 것은 경기 위축으로 인한 매출성장의 급감으로 위기를 맞은 1991년이다. 가파른 성장으로 확장시켜놓은 사세는 나라 전체가 불황에 들어서자 감산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가 됐다. 당시 회사는 직원의 20%인 120명을 해고했다.가족과 지인들로 구성된 회사의 직원들을 자르면서 충격에 빠진 쉬나드는 사업을 지속해야 할 이유를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그가 찾은 해법은 7세대 앞을 내다보는 이로쿼이(Iroquois) 인디언 방식이었다. 이로쿼이족은 의사결정 과정에 향후 7세대를 대표하는 사람을 포함시키고, 모든 결정에서 100년 앞을 내다보고 그때까지 유지할 수 있는 속도로만 성장한다고 한다. 즉 ‘감당할 수 있는 지속가능 성장’이다. 다른 기업들이 환경에의 책임과 지속 가능성을 탐구할 본보기로 삼을 모델이 되는 것, 이본 쉬나드가 사업을 지속하는 원동력이다. 후에 그는 “성장을 지속가능한 속도로 제한한다. 지출은 신중하게 했고, 경영은 사려깊은 사상과 생각을 기반으로 이루어졌다”고 말했다.잘 나가는 사업이 위기를 맞자 경영의 이유를 뒤늦게 정립하기 시작한 이본 쉬나드의 파타고니아는 그 이후 마치 환경운동단체와 같은 경영행보를 이어간다. 논쟁적 환경 이슈를 파타고니아는 파고든다. 미국에선 국립공원과 국유지를 개발허가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소송을 제기했고, 파타고니아 코리아는 국내에서 ‘보 철거’ 운동을 하고 있다. 회사는 ‘매출액’의 1%를 환경단체에 기부(이익이 아니라 매출액이다)한다. 창업자인 이본 쉬나드는 그의 전 재산인 한화 약 4조원 규모의 파타고니아 주식을 환경 단체인 자사 법인 두 곳에 통째로 양도했다. 그의 자녀를 비롯해 쉬나드 일가에 남은 것은 0%다. 이같은 리더의 의지는 그 어떤 사회 공헌활동보다 강력한 결과를 냈다.파타고니아의 풋프린트는?…탄소 50%·폐기물 30% ↓지속가능한 성장 추구를 위해 파타고니아는 비상장 기업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자본주의적 이윤추구 압박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다. 그러나 ESG 평가 대상이 아님에도 그 어떤 기업보다 지속가능경영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파타고니아의 지속가능경영 정보는 그 어떤 기업보다 넘쳐난다. 파타고니아 홈페이지 ‘스토리즈(Stories)’는 ‘스토리(이야기)’의 힘을 꿰뚫어 본 이본 쉬나드의 통찰이 반영된 결과다. 대중 광고를 거의하지 않는 파타고니아는 뉴스거리를 스스로 만들어 내고 언론의 호평을 받는 것을 더 선호한다. 제품, 환경, 보육 프로그램이건 모든 소통 방식은 글을 통한다. 별도의 연간 사회환경보고서를 발간하지만, 어렵지 않게 파타고니아의 다양한 활동들을 살펴볼 수 있다. 출처: 파타고니아 코리아 홈페이지이에 따르면 파타고니아의 리사이클 소재 사용 비중은 가장 최근 기준 69%다. 이는 파타고니아 의류를 구매할 경우 산술적으로 평균 대비 30~35%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말이다. 반면 매년 생산되는 2600만t 중 전 세계 리사이클 시장은 약 30만t으로 1%에 불과하다. 전 세계 의류산업에서 해마다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연간 12억t, 전체 배출량의 10%를 차지한다. 폐페트병으로 만든 리사이클 섬유의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은 40~50%가량 줄일 수 있다. 파타고니아는 리사이클 소재를 통해 1년에 약 2만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였으며, 다른 의류 업체가 같은 방식으로 옷을 제작할 경우 총 1억 1400만 t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민들이 1년간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다. 하지만 리사이클 소재를 사용하더라도 상당량의 물과 대기 오염 및 폐기물 배출은 불가피하다. 이에 가장 좋은 것이 오래 입을 수 있도록 소비자의 ‘수리권(Right to repaire)’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파타고니아는 의류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원 웨어(worn wear) 스테이션’을 운영한다. 원 웨어는 ‘해진 옷을 입는다’는 뜻이다. 매장에서 전문 수선사를 두고, 브랜드를 막론하고 의류를 무상으로 수선해준다. 또 직접 재가공한 중고제품을 판매하는 원웨어 온라인 샵을 운영한다. 시민단체인 ‘랩(Wrap)’에 따르면 옷의 수명이 9개월 연장되면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와 물, 기타 산업 폐기물이 최대 30% 감소하는 것과 맞먹는다고 한다. 기업 입장에서 마케팅 효과는 덤이다. BCG(보스턴컨설팅)에 따르면 패션브랜드가 친환경적인 사업에 노력을 기울일 경우 브랜드 충성도는 33%, 의류 구입은 18%가량 증가한다. 다음은 이본 쉬나드가 추천한 옷 구매 및 관리 팁이다.“합리적인 소비자이자 건전한 시민으로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책임감 있는 의류 구매 방법은 중고의류를 구입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드라이클리닝이나 다림질이 필요한 옷을 사지 않도록 해야한다. 왜냐하면 세탁으로 인한 에너지 사용이 의류에 연관된 탄소 발자국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세탁은 찬물에 해야하고 가능한 건조기 없이 말려야 한다. 셔츠는 하루 이상 입고 빤다. ”
  • 기후위기 시대 소비, 해법은?…물질소비 아닌 체험소비[플라스틱 넷제로]
    [독일=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기후위기 시대, 순환경제에 걸맞는 소비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소비는 자원을 어떻게든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에 경제성장이 멈추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극단적 목소리를 내는 이도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은 이같이 환경과 성장은 대척점에 있다는 전통 사고방식에 도전한다.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은 1987년 ‘UN 환경과 개발에 관한 세계위원회(WCED)’이 “미래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현재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발전”이라고 정의했다.소비변화는 올 초 공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제6차 평가보고서 제3 실무그룹 보고서 ‘완화’편에도 언급됐다. 주로 공급 측면의 대응을 다룬 앞선 보고서들과 달리 수요 측면의 대응을 처음 언급했다. 모든 부문에서의 ‘수요 관리’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2050년까지 40~70%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채식, 음식물쓰레기 감소, 전기차, 대중교통 활용 등 소비변화를 통해 큰 폭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고 IPCC는 소개했다. 그러나 미시적 실천방식으로 들어오면 모호하게 느껴진다. 대체육을 찾아서 먹고, 가능한 소비를 줄이며, 지속가능한 제품을 생산토록 기업을 압박하라는 것인가. 아니면 시민사회와 정치에 위임하고 무임승차할 것인가.개인과 동떨어진 이데올로기의 역사실험은 거의 실패했다.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의 욕구를 지속적으로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제 패러다임은 단언컨대 지속하지 못한다. 문제는 미래 세대와 공존을 추구하는 개인들의 노력은 현재로선 그저 답을 찾기 어려운 파편화된 개인과제로만 느껴진다는 점이다. 다음은 국내총생산(GDP) 기준 전 세계 4위의 경제대국이면서도 소비에 쿨하고, 까칠한 독일인에 대한 관찰기다. 독일은 팬시하지 않아서 팬시했다. 물질적이고 과시적인 소비만능 시대를 살고 있는 한국사회에서는 ‘팬시(Fancy)’하고, ‘힙(hip)’하고, ‘트렌디(trendy)’하고, ‘핫(hot)’하다는 용어들이 우후죽순 비판없이 소비되고 있다. 소위 ‘유행템’을 파악해 전파하는 인플루언서들과 유행템을 만들어내는 셀럽과 패션산업의 공생생태계도 두텁다.반면 백화점에 아무렇게나 진열된 물건을 보면 ‘선진국이 맞을까’란 생각이 들다가도, 독일인들이 열정을 보이는 지점이 물질소비가 아니라는 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만일 당신이 등산복 애호가라면 독일에서는 이질적이지 않게 거리에 녹아들 수 있을 것이다. 도이터 백팩과 등산화는 독일의 전 세대에 걸친 유행템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기능에 충실한 아웃도어 제품을 걸친 이들이 도심의 쇼핑거리를 활보한다. 명품가방이 드물고, 등산화가 흔한 모습은 낯설었다. 어떻게 보이는지보다 기능에 충실한 소비성향의 반영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었다. 독일의 번화가에서는 백팩을 메고 등산화를 신고 길거리를 다니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독일의 길거리에는 부자가 없다. 겉치레가 아닌 집을 방문해봐야 비로소 그의 경제수준을 알 수 있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이 말을 들었을 때 비로소 독일의 길거리 패션이 이해가 됐다. 오픈런(새벽부터 줄을 서서 매장이 오픈하면 바로 달려가는 행위)과 코로나19 시대 백화점의 명품 판매량 증가로 대표되는 한국의 팬시함과 확연히 다른 이유를. 일례로 코로나19 이후 독일의 명품 매출을 보면 알 수 있다. 독일의 명품 소비 규모는 경제규모와 함께 증가세를 보이지만, 연 3% 수준의 안정적 성장을 보여왔다. 증가세를 주도하는 주요 수요 중 하나로 아시아와 러시아 등 관광객 수요가 큰 축을 차지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봉쇄로 관광객 수요가 사라진 독일의 명품 수요는 급감했다. 독일 시장조사업체인 슈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0년 독일의 명품 소비재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5%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이 기간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명품소비는 독일을 제치고 전 세계 7위로 올라선다. 인구규모(한국 인구수 5100만여명, 독일 8300만여명)와 경제규모를 고려할 때 우리나라의 1인당 명품소비는 압도적이다. 대신 자전거, 여행, 등산, 캠핑 등 아웃도어 활동과 체험 소비에 대한 이들의 집착은 유별나다. 기후위기 시대 독일인들의 팬시함을 드러내는 소비방식이다. 특히 자전거에 대한 열정은 엄청나서 트램과 자전거, 자동차가 하나의 도로에서 동시에 달리고 자전거용 신호등은 도보용 신호등과 별개로 작동한다. 어린이 자전거 시트(Fahrrad Kindersitz)에 5세 이하 영유아를 태우고 온 가족이 자전거로 이동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독일 국민들이 자전거 주행을 얼마나 안전하다고 느끼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독일 서남부 환경수도로 꼽히는 프라이부르크는 특히 독일 내에서도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자전거도로가 나지 않는 길은 찾기 힘들었고, 자전거용 횡단보도가 곳곳에 설치돼있다. 트램과 자동차, 자전거가 하나의 도로를 공유하고 있다.독일 시민들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최근 철도 이용을 늘리고 비행기 이용률은 20% 줄였다. 젊은층 사이에선 빈티지 제품이 팬시함을 드러내는 수단 중 하나다. 소비와 성장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독일의 소비방식은 환경을 고려한 소비에 있다. 독일 소비의 핵심 키워드는 ‘친환경’으로 5명 중 4명이 환경을 고려한 소비를 한다고 답했으며, 독일의 학부형들은 자녀들이 ‘미래를 위한 금요일 시위(Fridays for future)’에 나갈 수 있도록 출석으로 인정해달라는 요구를 공공연히 한다. 독일의 환경보호에 대한 집착은 1970년대 독일의 녹색 운동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역사적 사건을 함께 겪으면서 갖는 공통의 기억인 ‘집단기억’은 파편화된 개인을 사회적으로 결속시키는 주요 기제다. 주로 대통령선거 과정이나 대규모 사회운동의 경험을 통해 환경의식은 그 시대의 나이테로 자리잡는다. ‘독일은 왜 잘하는가, 성숙하고 부강한 나라의 비밀’의 저자 영국의 방송인 존 캠프너(John Kampfner)는 1970년대 독일의 녹색 운동을 통해 반핵과 광범위한 환경운동이 연계되며, 독일의 접근 방식이 영국, 미국 등과 노선을 달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독일은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사건인 녹색당이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국가이자 전 세계 최초로 친환경 정책을 실시하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 재활용 등 환경에 대한 모든 시도를 허용한 나라라고 평가했다.
    김경은 기자 2022.10.23
    [독일=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기후위기 시대, 순환경제에 걸맞는 소비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소비는 자원을 어떻게든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에 경제성장이 멈추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극단적 목소리를 내는 이도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은 이같이 환경과 성장은 대척점에 있다는 전통 사고방식에 도전한다.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은 1987년 ‘UN 환경과 개발에 관한 세계위원회(WCED)’이 “미래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현재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발전”이라고 정의했다.소비변화는 올 초 공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제6차 평가보고서 제3 실무그룹 보고서 ‘완화’편에도 언급됐다. 주로 공급 측면의 대응을 다룬 앞선 보고서들과 달리 수요 측면의 대응을 처음 언급했다. 모든 부문에서의 ‘수요 관리’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2050년까지 40~70%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채식, 음식물쓰레기 감소, 전기차, 대중교통 활용 등 소비변화를 통해 큰 폭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고 IPCC는 소개했다. 그러나 미시적 실천방식으로 들어오면 모호하게 느껴진다. 대체육을 찾아서 먹고, 가능한 소비를 줄이며, 지속가능한 제품을 생산토록 기업을 압박하라는 것인가. 아니면 시민사회와 정치에 위임하고 무임승차할 것인가.개인과 동떨어진 이데올로기의 역사실험은 거의 실패했다.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의 욕구를 지속적으로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제 패러다임은 단언컨대 지속하지 못한다. 문제는 미래 세대와 공존을 추구하는 개인들의 노력은 현재로선 그저 답을 찾기 어려운 파편화된 개인과제로만 느껴진다는 점이다. 다음은 국내총생산(GDP) 기준 전 세계 4위의 경제대국이면서도 소비에 쿨하고, 까칠한 독일인에 대한 관찰기다. 독일은 팬시하지 않아서 팬시했다. 물질적이고 과시적인 소비만능 시대를 살고 있는 한국사회에서는 ‘팬시(Fancy)’하고, ‘힙(hip)’하고, ‘트렌디(trendy)’하고, ‘핫(hot)’하다는 용어들이 우후죽순 비판없이 소비되고 있다. 소위 ‘유행템’을 파악해 전파하는 인플루언서들과 유행템을 만들어내는 셀럽과 패션산업의 공생생태계도 두텁다.반면 백화점에 아무렇게나 진열된 물건을 보면 ‘선진국이 맞을까’란 생각이 들다가도, 독일인들이 열정을 보이는 지점이 물질소비가 아니라는 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만일 당신이 등산복 애호가라면 독일에서는 이질적이지 않게 거리에 녹아들 수 있을 것이다. 도이터 백팩과 등산화는 독일의 전 세대에 걸친 유행템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기능에 충실한 아웃도어 제품을 걸친 이들이 도심의 쇼핑거리를 활보한다. 명품가방이 드물고, 등산화가 흔한 모습은 낯설었다. 어떻게 보이는지보다 기능에 충실한 소비성향의 반영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었다. 독일의 번화가에서는 백팩을 메고 등산화를 신고 길거리를 다니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독일의 길거리에는 부자가 없다. 겉치레가 아닌 집을 방문해봐야 비로소 그의 경제수준을 알 수 있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이 말을 들었을 때 비로소 독일의 길거리 패션이 이해가 됐다. 오픈런(새벽부터 줄을 서서 매장이 오픈하면 바로 달려가는 행위)과 코로나19 시대 백화점의 명품 판매량 증가로 대표되는 한국의 팬시함과 확연히 다른 이유를. 일례로 코로나19 이후 독일의 명품 매출을 보면 알 수 있다. 독일의 명품 소비 규모는 경제규모와 함께 증가세를 보이지만, 연 3% 수준의 안정적 성장을 보여왔다. 증가세를 주도하는 주요 수요 중 하나로 아시아와 러시아 등 관광객 수요가 큰 축을 차지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봉쇄로 관광객 수요가 사라진 독일의 명품 수요는 급감했다. 독일 시장조사업체인 슈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0년 독일의 명품 소비재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5%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이 기간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명품소비는 독일을 제치고 전 세계 7위로 올라선다. 인구규모(한국 인구수 5100만여명, 독일 8300만여명)와 경제규모를 고려할 때 우리나라의 1인당 명품소비는 압도적이다. 대신 자전거, 여행, 등산, 캠핑 등 아웃도어 활동과 체험 소비에 대한 이들의 집착은 유별나다. 기후위기 시대 독일인들의 팬시함을 드러내는 소비방식이다. 특히 자전거에 대한 열정은 엄청나서 트램과 자전거, 자동차가 하나의 도로에서 동시에 달리고 자전거용 신호등은 도보용 신호등과 별개로 작동한다. 어린이 자전거 시트(Fahrrad Kindersitz)에 5세 이하 영유아를 태우고 온 가족이 자전거로 이동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독일 국민들이 자전거 주행을 얼마나 안전하다고 느끼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독일 서남부 환경수도로 꼽히는 프라이부르크는 특히 독일 내에서도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자전거도로가 나지 않는 길은 찾기 힘들었고, 자전거용 횡단보도가 곳곳에 설치돼있다. 트램과 자동차, 자전거가 하나의 도로를 공유하고 있다.독일 시민들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최근 철도 이용을 늘리고 비행기 이용률은 20% 줄였다. 젊은층 사이에선 빈티지 제품이 팬시함을 드러내는 수단 중 하나다. 소비와 성장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독일의 소비방식은 환경을 고려한 소비에 있다. 독일 소비의 핵심 키워드는 ‘친환경’으로 5명 중 4명이 환경을 고려한 소비를 한다고 답했으며, 독일의 학부형들은 자녀들이 ‘미래를 위한 금요일 시위(Fridays for future)’에 나갈 수 있도록 출석으로 인정해달라는 요구를 공공연히 한다. 독일의 환경보호에 대한 집착은 1970년대 독일의 녹색 운동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역사적 사건을 함께 겪으면서 갖는 공통의 기억인 ‘집단기억’은 파편화된 개인을 사회적으로 결속시키는 주요 기제다. 주로 대통령선거 과정이나 대규모 사회운동의 경험을 통해 환경의식은 그 시대의 나이테로 자리잡는다. ‘독일은 왜 잘하는가, 성숙하고 부강한 나라의 비밀’의 저자 영국의 방송인 존 캠프너(John Kampfner)는 1970년대 독일의 녹색 운동을 통해 반핵과 광범위한 환경운동이 연계되며, 독일의 접근 방식이 영국, 미국 등과 노선을 달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독일은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사건인 녹색당이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국가이자 전 세계 최초로 친환경 정책을 실시하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 재활용 등 환경에 대한 모든 시도를 허용한 나라라고 평가했다.
  • 친환경 선도국 독일은 불편했다[플라스틱 넷제로]
    [독일=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독일은 편리함과 거리를 둔다. 지난해 7월부터 유럽연합(EU)의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 지침을 받아들인데 더해 독일의 자체적인 플라스틱 사용 규제가 더해 있다. 자체적으로 빈용기 보증금(Pfand·판트)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나아가 내년부터는 다회용(리유저블·Resuable) 컵과 보울(Boul) 사용 의무가 발효된다. 이미 리유저블 컵 사용이 일반적인 만큼 일회용컵 보증금제도가 유예된 한국 같은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제도 시행까지 78일 남은 현재 독일의 대부분 카페에서 재사용컵의 사용은 매우 흔한 ‘투 고(To go·포장)’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시의 한 소매점에서 제공한 리유저블컵(사진=이데일리 김경은 기자)스스로 전 세계 친환경 정책의 선도국이라 자부하는 독일은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데 스스럼없다. 플라스틱 규제 패러다임으로 ‘재활용(Recycle)’은 불완전하다는 인식을 가진 독일은 보다 불편한 플라스틱 물질 사용의 감축(Reduce)과 재사용(Reuse)으로 정책 패러다임이 이전한 단계다.독일의 대도시와 소도시 할 것 없이 일회용품 규제의 정착 수준은 높다.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 남부의 프라이부르크와 하이델베르크, 독일 환경청이 있는 데사우 등 5곳의 호텔은 일회용품 일체를 제공하지 않았다. 3~4성급 호텔에 일회용 슬리퍼와 일회용 세제 도구가 없을 것이란 예상은 못했다. 심지어 플라스틱 생수병에 담긴 먹는 물 역시 제공하지 않았다. 당장 마트에 들러 비누와 마실 물을 샀고, 비누는 고이 싸서 호텔을 이동할 때마다 들고다녔다. 거의 대부분의 커피전문점에는 일회용 플라스틱컵이 없었으며, 대신 종이컵이나 리유저블컵을 줬다. 우유 거품이 묻은 리유저블컵은 휴지로 닦아내 가방에 넣어다녀야한다. 0.25유로의 판트(Pfand)가 붙은 생수병(사진=이데일리 김경은 기자)또 대부분의 빈 음료병에는 0.15~0.25유로의 ‘보증금’이 붙어 있는데, 500ℓ 생수 기준 낸 돈의 절반이다.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빈 음료병으로 늘어난 짐을 지고 도시를 전전했다. 한 곳에 머물러 생활하지 않는 여행자에게 꽤 번거로운 제도였다. 결국엔 빈병을 줍고 다니는 노숙자에 줘버렸다. 또 독일의 배달 용기는 국물이 새지 않게 용기 상단을 비닐로 접착하는 한국과 달리 뚜껑을 얹은 식이다. 음식을 포장했을 때 균형을 맞춰 잘 들고 가지 않으면 난처해질 수 있다. 모든 독일의 일회용 포장재가 그렇듯 종이백의 두께는 정말 얇고, 우려대로 쉽게 뜯어졌다. 플라스틱에 비닐 등이 접착제로 붙어 있으면 복합재질로 되어 재활용이 어려워진다. 우리에겐 생소하고 불편한 생활방식을 수용케하는 독일인들의 동력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규모가 작은 기업이나 소매점의 참여가 다국적 기업들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란 점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독일 스타벅스는 보증금을 받긴하지만 소매점에선 볼 수 없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아직 사용 중이다. 이는 독일의 친환경 소비행태가 강력한 국가통제로 유명한 독일의 관료주의의 결과물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리유저블컵의 경우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시장의 친환경 생태계에 독일 정부가 뒤따라 움직인 형태다. 독일의 윤리소비는 시장의 판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는 것이 현지의 분석이다. 특히 경쟁적인 시장일수록 윤리소비를 하려는 독일인들의 소비성향에 민감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리컵(reCup-GmbH)은 경영학 전공 독일인 플로리안 파칼리(Florian Pachaly·왼쪽)와 지속가능경영을 공부한 스웨덴 출신 파비안 에커트(Fabian Eckert)가 2016년 뮌헨에서 진행한 일회용컵 줄이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설립한 기업이다. /사진=리컵 홈페이지독일의 리유저블컵 사업은 최근 5~6년 사이 급부상했다. 가장 선도적 기업인 리컵(Re-cup)은 뮌헨의 20대 두 명의 대학생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급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리컵 파트너는 2017년 500개에서 현재는 1만2600개에 달한다. 그 중에는 알리안츠, 이케아 독일 등 대기업과 독일의 유기능 슈퍼마켓체인 알나투라, 그리고 볼프스부르크(Wolfsburg)시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와 규모가 다양하다. 한국에도 프라이부르크컵으로 잘 알려진 시티컵(City Cup)은 민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지난해 운영을 중단했다. 리컵 외에도 다양한 리유저블컵과 용기 브랜드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반면 스타벅스, 맥도날드 등 글로벌 프랜차이즈는 자체 브랜드의 리유저블컵을 포장재법에 맞춰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독일은 자체 플라스틱 포장재법 개정으로 인해 내년부터 케이터링, 배달 서비스 및 레스토랑은 재사용(리유저블) 포장재를 제공해야할 의무가 발생한다. 다만 5명 이하 기업과 사업장 규모 80㎡ 이하는 예외다. 이 법률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스타벅스 아이스 음료 플라스틱 컵도 ‘재사용 가능 포장재’ 제공 의무가 있다.
    김경은 기자 2022.10.16
    [독일=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독일은 편리함과 거리를 둔다. 지난해 7월부터 유럽연합(EU)의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 지침을 받아들인데 더해 독일의 자체적인 플라스틱 사용 규제가 더해 있다. 자체적으로 빈용기 보증금(Pfand·판트)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나아가 내년부터는 다회용(리유저블·Resuable) 컵과 보울(Boul) 사용 의무가 발효된다. 이미 리유저블 컵 사용이 일반적인 만큼 일회용컵 보증금제도가 유예된 한국 같은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제도 시행까지 78일 남은 현재 독일의 대부분 카페에서 재사용컵의 사용은 매우 흔한 ‘투 고(To go·포장)’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시의 한 소매점에서 제공한 리유저블컵(사진=이데일리 김경은 기자)스스로 전 세계 친환경 정책의 선도국이라 자부하는 독일은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데 스스럼없다. 플라스틱 규제 패러다임으로 ‘재활용(Recycle)’은 불완전하다는 인식을 가진 독일은 보다 불편한 플라스틱 물질 사용의 감축(Reduce)과 재사용(Reuse)으로 정책 패러다임이 이전한 단계다.독일의 대도시와 소도시 할 것 없이 일회용품 규제의 정착 수준은 높다.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 남부의 프라이부르크와 하이델베르크, 독일 환경청이 있는 데사우 등 5곳의 호텔은 일회용품 일체를 제공하지 않았다. 3~4성급 호텔에 일회용 슬리퍼와 일회용 세제 도구가 없을 것이란 예상은 못했다. 심지어 플라스틱 생수병에 담긴 먹는 물 역시 제공하지 않았다. 당장 마트에 들러 비누와 마실 물을 샀고, 비누는 고이 싸서 호텔을 이동할 때마다 들고다녔다. 거의 대부분의 커피전문점에는 일회용 플라스틱컵이 없었으며, 대신 종이컵이나 리유저블컵을 줬다. 우유 거품이 묻은 리유저블컵은 휴지로 닦아내 가방에 넣어다녀야한다. 0.25유로의 판트(Pfand)가 붙은 생수병(사진=이데일리 김경은 기자)또 대부분의 빈 음료병에는 0.15~0.25유로의 ‘보증금’이 붙어 있는데, 500ℓ 생수 기준 낸 돈의 절반이다.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빈 음료병으로 늘어난 짐을 지고 도시를 전전했다. 한 곳에 머물러 생활하지 않는 여행자에게 꽤 번거로운 제도였다. 결국엔 빈병을 줍고 다니는 노숙자에 줘버렸다. 또 독일의 배달 용기는 국물이 새지 않게 용기 상단을 비닐로 접착하는 한국과 달리 뚜껑을 얹은 식이다. 음식을 포장했을 때 균형을 맞춰 잘 들고 가지 않으면 난처해질 수 있다. 모든 독일의 일회용 포장재가 그렇듯 종이백의 두께는 정말 얇고, 우려대로 쉽게 뜯어졌다. 플라스틱에 비닐 등이 접착제로 붙어 있으면 복합재질로 되어 재활용이 어려워진다. 우리에겐 생소하고 불편한 생활방식을 수용케하는 독일인들의 동력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규모가 작은 기업이나 소매점의 참여가 다국적 기업들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란 점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독일 스타벅스는 보증금을 받긴하지만 소매점에선 볼 수 없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아직 사용 중이다. 이는 독일의 친환경 소비행태가 강력한 국가통제로 유명한 독일의 관료주의의 결과물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리유저블컵의 경우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시장의 친환경 생태계에 독일 정부가 뒤따라 움직인 형태다. 독일의 윤리소비는 시장의 판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는 것이 현지의 분석이다. 특히 경쟁적인 시장일수록 윤리소비를 하려는 독일인들의 소비성향에 민감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리컵(reCup-GmbH)은 경영학 전공 독일인 플로리안 파칼리(Florian Pachaly·왼쪽)와 지속가능경영을 공부한 스웨덴 출신 파비안 에커트(Fabian Eckert)가 2016년 뮌헨에서 진행한 일회용컵 줄이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설립한 기업이다. /사진=리컵 홈페이지독일의 리유저블컵 사업은 최근 5~6년 사이 급부상했다. 가장 선도적 기업인 리컵(Re-cup)은 뮌헨의 20대 두 명의 대학생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급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리컵 파트너는 2017년 500개에서 현재는 1만2600개에 달한다. 그 중에는 알리안츠, 이케아 독일 등 대기업과 독일의 유기능 슈퍼마켓체인 알나투라, 그리고 볼프스부르크(Wolfsburg)시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와 규모가 다양하다. 한국에도 프라이부르크컵으로 잘 알려진 시티컵(City Cup)은 민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지난해 운영을 중단했다. 리컵 외에도 다양한 리유저블컵과 용기 브랜드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반면 스타벅스, 맥도날드 등 글로벌 프랜차이즈는 자체 브랜드의 리유저블컵을 포장재법에 맞춰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독일은 자체 플라스틱 포장재법 개정으로 인해 내년부터 케이터링, 배달 서비스 및 레스토랑은 재사용(리유저블) 포장재를 제공해야할 의무가 발생한다. 다만 5명 이하 기업과 사업장 규모 80㎡ 이하는 예외다. 이 법률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스타벅스 아이스 음료 플라스틱 컵도 ‘재사용 가능 포장재’ 제공 의무가 있다.
  • 재활용 쉽도록 플라스틱 재질 단일화하면 안되나요[플라스틱 넷제로]
    [계형산 목원대 신소재화학공학과 교수] 사회의 발전, 다양한 음식 개발 및 도입, 배달·배송 음식 증가, 1인 가구용 소포장 증가 등으로 식품 포장 및 용기가 다양하게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근처 마트나 시장에 가 보면 각각의 식품을 포장하는 용기나 포장 종류가 정말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비 후 발생하는 수많은 쓰레기를 보면 어째서 재활용이 쉽도록 플라스틱의 재질을 단일화하지 않는지 의문을 가져봤을 것이다. 사진=연합뉴스◇재질의 단일화 어려운 기술적 이유는…통상적으로 포장재는 내용물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내용물에 대한 설명의 목적으로 사용된다. 현재 사용되는 포장재료는 플라스틱류, 플라스틱 연포장재, 종이류 포장재, 금속류 연포장재와 목재류 포장 등이 사용되고 있다. 이는 내용물의 종류, 형태와 상태, 보호 기간 등을 감안하되 내용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에 맞춰 포장재를 구성하기 때문이다.플라스틱류 및 플라스틱 연포장재는 산업용과 생활계로 나눌 수 있다. 또 샴푸통, 세제통, 요구르트병과 같은 용기류와 라면봉지, 과자봉지, 식품포장비닐 등의 비닐류로도 나눌 수 있다. 특히 비닐류는 식품류의 포장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건조식품과 신선식품 등의 포장을 담당하고 있다. 식품 포장의 경우 가장 중요한 점은 ‘내용물의 변질을 막는 것’이다. 그 외 내용물 관련 정보 및 상품명 등을 나타내야 한다. 신선식품의 경우 내용물이 보이도록 포장되는 경우도 있지만, 햇빛, 공기, 수분 등에 노출되면 변질이 일어날 수 있는 식품은 불투명한 포장이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일부 포장은 수분이나 공기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서 포장 필름의 중간층에 알루미늄 등의 차단층(barrier layer)을 넣어 필름을 구성하기도 한다. 또한 장기간의 유통 기한의 식품은 용기와 포장 모두 유해균의 침입과 수분 및 공기의 유입을 막기 위해 제품 제조 과정 중이나 제조 후 가열 혹은 광학적 방법의 살균 소독을 한다. 이때 내용물의 변질이나 용기나 포장의 변형이 일어나지 않도록 용기나 포장을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인 공정이다. 또한 일부 제품은 사람에게 무해한 가스 등을 충진하는 경우와 식품의 향이나 냄새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포장이 되어 있기도 하다.이러한 목적으로 구성된 포장재는 두께가 얇아 단일 층으로 볼 수 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인쇄를 위한 고분자 표면층, 수분이나 공기 등의 투과를 막는 알루미늄 등의 중간 차단층, 제품과 접촉을 하는 제품을 보호하는 보호 필름층 등의 여러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모두 겹친 후 압력이나 열에 의해 하나의 층으로 적층(lamination)시켜 포장재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이러한 다양한 층으로 사용되는 물질은 제품의 종류, 형태, 생산 기업, 유통기한 등에 따라 서로 다르다. 즉 재질 단일화는 식품의 종류, 상태, 유효 및 소비 기간 등 다양한 조건과 제조 방법, 유통 방법 및 기한과 사용 후 폐기된 후 재활용까지를 고려할 때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한 선택이다. ◇대안 급부상 ‘생분해 플라스틱’의 3가지 문제는최근 들어 글로벌 탈플라스틱 체제 확립 요청과 정부의 탄소중립, ESG 경영 원칙에 따라 식품업계는 식품용 기구 용기·포장을 친환경·생분해성·재활용 가능 소재로 의무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에 정부와 기업에서는 원칙적으로 쓰레기양을 줄이고 자원 선순환 체계 구축을 통해 영구적인 안전성 보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 친환경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친환경 종이포장 그리고 목재 포장재 사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종이와 나무 포장재의 경우 친환경이라 할 수 있으나 식품류에 적용할 경우 그 한계가 있어 사용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플라스틱류 포장은 지속적으로 사용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산업계에서는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 바이오매스 기반 천연물질 등의 이름으로 통칭되는 생분해성(생붕괴성) 플라스틱류 물질 개발 및 포장재로의 적용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몇몇 생분해성 물질이 개발되었으며 일부 포장재로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전면적인 확대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생분해성 물질의 포장재로의 가공 공정, 물성 유지를 위한 각종 무해 첨가제 개발, 기능성 부여 및 인쇄 적합성, 무엇보다 식품 위생 적합 여부 등을 확인하는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또 생분해성 소재는 재활용과 관련해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 정부에서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일반 플라스틱과 혼합 배출이 가능한 것으로 발표한 바 있는데, 두 물질이 섞이게 되면 기존의 폐플라스틱 재활용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나아가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흔히 자연 상태에서 분해가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분해가 일어나려면 온도, 습도, 일조량 등의 분해 조건이 확보되어야 하고 또한 100% 분해가 일어나는 필요한 시간 또는 일정량 이상의 분해에 필요한 조건과 시간 등에 대한 정의가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제표준(ISO)과 한국산업표준(KS) 등의 정의에 따르면 생분해도가 45일 동안 표준물질 대비 60 % 이상 또는 180일 동안 90% 이상(절대 분해도 63% 이상)의 분해가 일어나야 생분해성 물질이라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매립된 상태에서 이를 만족할 수 있는 생분해성 포장재가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인 상황이다.향후 원활한 생분해성 포장재 보급과 재활용을 고려한다면 생분해성 포장재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이의 분리·배출 그리고 원활한 생분해 장치의 보급 확대가 우선이 되어야 플라스틱 포장재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판단된다. △계형산 목원대 신소재화학공학과 교수는 국제표준화기구(ISO) TC 138 한국대표 단장으로 플라스틱분야를 20년간 연구한 전문가다. 국내에서는 플라스틱의 전생애를 폐기물 처리까지 연구한 몇 안되는 손꼽히는 전문가다.
    김경은 기자 2022.10.10
    [계형산 목원대 신소재화학공학과 교수] 사회의 발전, 다양한 음식 개발 및 도입, 배달·배송 음식 증가, 1인 가구용 소포장 증가 등으로 식품 포장 및 용기가 다양하게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근처 마트나 시장에 가 보면 각각의 식품을 포장하는 용기나 포장 종류가 정말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비 후 발생하는 수많은 쓰레기를 보면 어째서 재활용이 쉽도록 플라스틱의 재질을 단일화하지 않는지 의문을 가져봤을 것이다. 사진=연합뉴스◇재질의 단일화 어려운 기술적 이유는…통상적으로 포장재는 내용물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내용물에 대한 설명의 목적으로 사용된다. 현재 사용되는 포장재료는 플라스틱류, 플라스틱 연포장재, 종이류 포장재, 금속류 연포장재와 목재류 포장 등이 사용되고 있다. 이는 내용물의 종류, 형태와 상태, 보호 기간 등을 감안하되 내용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에 맞춰 포장재를 구성하기 때문이다.플라스틱류 및 플라스틱 연포장재는 산업용과 생활계로 나눌 수 있다. 또 샴푸통, 세제통, 요구르트병과 같은 용기류와 라면봉지, 과자봉지, 식품포장비닐 등의 비닐류로도 나눌 수 있다. 특히 비닐류는 식품류의 포장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건조식품과 신선식품 등의 포장을 담당하고 있다. 식품 포장의 경우 가장 중요한 점은 ‘내용물의 변질을 막는 것’이다. 그 외 내용물 관련 정보 및 상품명 등을 나타내야 한다. 신선식품의 경우 내용물이 보이도록 포장되는 경우도 있지만, 햇빛, 공기, 수분 등에 노출되면 변질이 일어날 수 있는 식품은 불투명한 포장이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일부 포장은 수분이나 공기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서 포장 필름의 중간층에 알루미늄 등의 차단층(barrier layer)을 넣어 필름을 구성하기도 한다. 또한 장기간의 유통 기한의 식품은 용기와 포장 모두 유해균의 침입과 수분 및 공기의 유입을 막기 위해 제품 제조 과정 중이나 제조 후 가열 혹은 광학적 방법의 살균 소독을 한다. 이때 내용물의 변질이나 용기나 포장의 변형이 일어나지 않도록 용기나 포장을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인 공정이다. 또한 일부 제품은 사람에게 무해한 가스 등을 충진하는 경우와 식품의 향이나 냄새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포장이 되어 있기도 하다.이러한 목적으로 구성된 포장재는 두께가 얇아 단일 층으로 볼 수 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인쇄를 위한 고분자 표면층, 수분이나 공기 등의 투과를 막는 알루미늄 등의 중간 차단층, 제품과 접촉을 하는 제품을 보호하는 보호 필름층 등의 여러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모두 겹친 후 압력이나 열에 의해 하나의 층으로 적층(lamination)시켜 포장재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이러한 다양한 층으로 사용되는 물질은 제품의 종류, 형태, 생산 기업, 유통기한 등에 따라 서로 다르다. 즉 재질 단일화는 식품의 종류, 상태, 유효 및 소비 기간 등 다양한 조건과 제조 방법, 유통 방법 및 기한과 사용 후 폐기된 후 재활용까지를 고려할 때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한 선택이다. ◇대안 급부상 ‘생분해 플라스틱’의 3가지 문제는최근 들어 글로벌 탈플라스틱 체제 확립 요청과 정부의 탄소중립, ESG 경영 원칙에 따라 식품업계는 식품용 기구 용기·포장을 친환경·생분해성·재활용 가능 소재로 의무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에 정부와 기업에서는 원칙적으로 쓰레기양을 줄이고 자원 선순환 체계 구축을 통해 영구적인 안전성 보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 친환경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친환경 종이포장 그리고 목재 포장재 사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종이와 나무 포장재의 경우 친환경이라 할 수 있으나 식품류에 적용할 경우 그 한계가 있어 사용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플라스틱류 포장은 지속적으로 사용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산업계에서는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 바이오매스 기반 천연물질 등의 이름으로 통칭되는 생분해성(생붕괴성) 플라스틱류 물질 개발 및 포장재로의 적용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몇몇 생분해성 물질이 개발되었으며 일부 포장재로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전면적인 확대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생분해성 물질의 포장재로의 가공 공정, 물성 유지를 위한 각종 무해 첨가제 개발, 기능성 부여 및 인쇄 적합성, 무엇보다 식품 위생 적합 여부 등을 확인하는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또 생분해성 소재는 재활용과 관련해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 정부에서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일반 플라스틱과 혼합 배출이 가능한 것으로 발표한 바 있는데, 두 물질이 섞이게 되면 기존의 폐플라스틱 재활용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나아가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흔히 자연 상태에서 분해가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분해가 일어나려면 온도, 습도, 일조량 등의 분해 조건이 확보되어야 하고 또한 100% 분해가 일어나는 필요한 시간 또는 일정량 이상의 분해에 필요한 조건과 시간 등에 대한 정의가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제표준(ISO)과 한국산업표준(KS) 등의 정의에 따르면 생분해도가 45일 동안 표준물질 대비 60 % 이상 또는 180일 동안 90% 이상(절대 분해도 63% 이상)의 분해가 일어나야 생분해성 물질이라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매립된 상태에서 이를 만족할 수 있는 생분해성 포장재가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인 상황이다.향후 원활한 생분해성 포장재 보급과 재활용을 고려한다면 생분해성 포장재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이의 분리·배출 그리고 원활한 생분해 장치의 보급 확대가 우선이 되어야 플라스틱 포장재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판단된다. △계형산 목원대 신소재화학공학과 교수는 국제표준화기구(ISO) TC 138 한국대표 단장으로 플라스틱분야를 20년간 연구한 전문가다. 국내에서는 플라스틱의 전생애를 폐기물 처리까지 연구한 몇 안되는 손꼽히는 전문가다.
  • 꼬리에 꼬리를 무는 폐페트병 문제[플라스틱 넷제로]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코카콜라는 전 세계 30개국에서 100% 재활용 플라스틱병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은 제외다. 재활용을 통해 다시 병으로 재탄생한 ‘보틀 투 보틀(bottle to bottle)’이 한국에선 아직 희귀한 이유는 무엇일까. 식품 포장재에 재생원료 사용에 대해 문을 단단히 걸어 잠궜던 식약처는 지난 2월 비로소 빗장을 풀었다. 순환경제를 강화하는 정부 기조에 발맞춘 행보다. 그러나 열린 문조차 비집고 들어갈 틈은 너무 좁다. 국내 석유화학업계와 재활용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통과하는 게 차라리 쉬울 만큼 조건이 까다롭다. 국내에서는 단 한 곳이 지난 7월 적합성 확인을 받아 운영 중이지만 개점휴업 상태나 마찬가지다. 다른 재활용 업체는 설비를 갖추고도 정부에 적합성 확인 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식품용 재생용기 사용 규정을 보면 △‘보틀 투 보틀’용 시설을 별도로 구축해야하고 △수거·운반 시에도 다른 재질의 플라스틱과 혼합되지 않아야하며 △별도 보관·압축·선별한 투명페트병만을 사용해야 한다. 여기에 최종적으로 재활용 공정을 거쳐 생산된 재생원료는 △라벨 등 이물질 △폴리올레핀(PO) 및 접착제 함량 △폴리염화바이닐(PVC) 함량 등 품질기준에 적합해야 한다.물론 식품 포장재에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몸에 해로울 것이란 우려를 쉽게 봐선 안된다. 하지만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는 격이다. 품질기준만 통과하면 가능한 해외 기준에 비해 공정까지 세세하게 정부가 지정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관련 재활용 업계의 현실이 반영되지 못해 시장은 혼란하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폐페트병은 이렇게 별도의 생산라인을 구축할 만큼 발생량이 충분하지 않다. 연간 우리나라의 페트병 재활용량은 2021년 기준 약 26만t으로 별도의 분리배출을 거쳐 ‘고급’으로 분류되는 것은 이 중 약 11%인 3만t가량이다. 하지만 현재 식품용으로 사용할 만큼의 국내 고품질 폐페트는 1만t 남짓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공장 한 두어 곳만 가동하면 소화되는 물량이다. 결국 전국의 모든 폐페트병이 경기도의 한 공장으로만 모여야 한다는 말이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품질 기준만 통과하도록 하는데 반해 시설기준까지 적용하는 것은 지나치게 까다로워 공장 가동을 현재로선 포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보틀 투 보틀’용 폐페트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분리배출된 페트병은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압축 페트 판매가격은 지난 6월 현재 1kg당 400.6원으로 2년 전과 비교해 86.2% 급등했다. 그동안 고품질의 폐페트를 주로 활용해 친환경 옷을 만들었던 재생섬유업계에서 이제 국내 폐페트는 바라보기 힘들만큼 높은 존재가 됐다. 결국 가격이 비싼 한국, 일본산에 비해 월등히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재생 플라스틱이 재생섬유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재생원료 의류용 원사를 생산하는 섬유기업 한 관계자는 “국내 폐페트병은 보틀 투 보틀용으로도 품귀를 맞을 상황이라 섬유업계엔 소위 ‘넘사벽’이 됐다”고 전했다.그러나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중국산 재생 플라스틱의 순도다. 너무나 깨끗하다. 실제 사용 후 수거·회수된 플라스틱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가 섬유업계 내부에선 공공연히 나돈다. 이른바 ‘그린워싱(Green Washing·위장 환경주의)’에 대한 우려다. 그러나 그린워싱은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영역이다. 정부나 업계 모두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한쪽 눈을 질끈 감을 뿐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재생페트 시장은 향후 성장세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테크나비오(Technavio)는 전 세계적으로 재생페트 시장이 연평균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재생원료 의무화가 국제적으로 추세로 자리잡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내년부터는 플라스틱 제조품에 대해 재생원료를 사용하도록 했다. 특히 플라스틱 페트를 생산하는 업체의 경우 2030년까지 30% 이상 재생원료를 사용해야 한다.이에 재활용 업계는 가격안정 등을 위해 폐페트 수입 제한 조치를 한시적으로 유예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재생화이버협회는 ‘재생화이버 산업계의 위기 극복을 위한 의견서’를 환경부에 전달, 국내 페트병 압축 물량이 증가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입금지 조치로 폐페트 수급불안정과 가격 급등을 초래했다는 것이 골자다. 출고가에 원가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국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폭등 등으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호소다.
    김경은 기자 2022.10.03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코카콜라는 전 세계 30개국에서 100% 재활용 플라스틱병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은 제외다. 재활용을 통해 다시 병으로 재탄생한 ‘보틀 투 보틀(bottle to bottle)’이 한국에선 아직 희귀한 이유는 무엇일까. 식품 포장재에 재생원료 사용에 대해 문을 단단히 걸어 잠궜던 식약처는 지난 2월 비로소 빗장을 풀었다. 순환경제를 강화하는 정부 기조에 발맞춘 행보다. 그러나 열린 문조차 비집고 들어갈 틈은 너무 좁다. 국내 석유화학업계와 재활용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통과하는 게 차라리 쉬울 만큼 조건이 까다롭다. 국내에서는 단 한 곳이 지난 7월 적합성 확인을 받아 운영 중이지만 개점휴업 상태나 마찬가지다. 다른 재활용 업체는 설비를 갖추고도 정부에 적합성 확인 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식품용 재생용기 사용 규정을 보면 △‘보틀 투 보틀’용 시설을 별도로 구축해야하고 △수거·운반 시에도 다른 재질의 플라스틱과 혼합되지 않아야하며 △별도 보관·압축·선별한 투명페트병만을 사용해야 한다. 여기에 최종적으로 재활용 공정을 거쳐 생산된 재생원료는 △라벨 등 이물질 △폴리올레핀(PO) 및 접착제 함량 △폴리염화바이닐(PVC) 함량 등 품질기준에 적합해야 한다.물론 식품 포장재에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몸에 해로울 것이란 우려를 쉽게 봐선 안된다. 하지만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는 격이다. 품질기준만 통과하면 가능한 해외 기준에 비해 공정까지 세세하게 정부가 지정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관련 재활용 업계의 현실이 반영되지 못해 시장은 혼란하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폐페트병은 이렇게 별도의 생산라인을 구축할 만큼 발생량이 충분하지 않다. 연간 우리나라의 페트병 재활용량은 2021년 기준 약 26만t으로 별도의 분리배출을 거쳐 ‘고급’으로 분류되는 것은 이 중 약 11%인 3만t가량이다. 하지만 현재 식품용으로 사용할 만큼의 국내 고품질 폐페트는 1만t 남짓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공장 한 두어 곳만 가동하면 소화되는 물량이다. 결국 전국의 모든 폐페트병이 경기도의 한 공장으로만 모여야 한다는 말이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품질 기준만 통과하도록 하는데 반해 시설기준까지 적용하는 것은 지나치게 까다로워 공장 가동을 현재로선 포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보틀 투 보틀’용 폐페트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분리배출된 페트병은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압축 페트 판매가격은 지난 6월 현재 1kg당 400.6원으로 2년 전과 비교해 86.2% 급등했다. 그동안 고품질의 폐페트를 주로 활용해 친환경 옷을 만들었던 재생섬유업계에서 이제 국내 폐페트는 바라보기 힘들만큼 높은 존재가 됐다. 결국 가격이 비싼 한국, 일본산에 비해 월등히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재생 플라스틱이 재생섬유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재생원료 의류용 원사를 생산하는 섬유기업 한 관계자는 “국내 폐페트병은 보틀 투 보틀용으로도 품귀를 맞을 상황이라 섬유업계엔 소위 ‘넘사벽’이 됐다”고 전했다.그러나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중국산 재생 플라스틱의 순도다. 너무나 깨끗하다. 실제 사용 후 수거·회수된 플라스틱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가 섬유업계 내부에선 공공연히 나돈다. 이른바 ‘그린워싱(Green Washing·위장 환경주의)’에 대한 우려다. 그러나 그린워싱은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영역이다. 정부나 업계 모두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한쪽 눈을 질끈 감을 뿐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재생페트 시장은 향후 성장세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테크나비오(Technavio)는 전 세계적으로 재생페트 시장이 연평균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재생원료 의무화가 국제적으로 추세로 자리잡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내년부터는 플라스틱 제조품에 대해 재생원료를 사용하도록 했다. 특히 플라스틱 페트를 생산하는 업체의 경우 2030년까지 30% 이상 재생원료를 사용해야 한다.이에 재활용 업계는 가격안정 등을 위해 폐페트 수입 제한 조치를 한시적으로 유예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재생화이버협회는 ‘재생화이버 산업계의 위기 극복을 위한 의견서’를 환경부에 전달, 국내 페트병 압축 물량이 증가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입금지 조치로 폐페트 수급불안정과 가격 급등을 초래했다는 것이 골자다. 출고가에 원가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국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폭등 등으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호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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