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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OK워치]한은 '내부출신' 서영경 금통위원이 주목받는 이유
    한은 '내부출신' 서영경 금통위원이 주목받는 이유
    김혜미 기자 2020.04.23
    이데일리 DB[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지난 7일 한국은행 노조는 내부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신임 금통위원 4명이 발표되기 약 9일 전이다. 새로 바뀔 금통위원에 관해 찬성과 반대를 묻는 내용이었는데, 물망에 오른 거의 모든 사람들이 선택지에 올랐다. 설문조사에서 가장 눈에 띈 부분은 한은 직원들이 금통위원 임명을 반대한 인물들 명단이다. 1위는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은행 출신인 서영경 신임 금통위원이 차지했다. 응답자 361명 중 169명이 반대했다. 응답자들은 반대 이유로 한은에서 부총재보까지 초고속 승진을 이어가는 동안 실력보다는 정치력이 많이 작용했다는 점을 들었다. 한은내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 서 위원은 대한상공회의소 추천으로 21일 신임 금통위원이 됐다. 한은 부총재보에서 물러난 뒤 약 4년 만에 금의환향이다. 사실 서 위원은 한은 내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1988년 한국은행 입행 이후 2008년 한은 경제연구원 국제경제연구실 실장, 국제국 팀장에 이어 곧바로 1급인 금융시장부장에 올랐고, 6개월 만에 부총재보가 됐다. 한은 첫 여성팀장에 올라 화제를 모으고 부총재까지 오르는 데는 약 5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평균 승진속도에 비해 3배 이상 빨랐다는 평가다. 서위원이 한은 재임시절 윗사람에 잘 보여 초고속 승진을 했다고 한들 기본적으로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어림없는 일이다. 한은처럼 내부경쟁이 치열하고 외부감시가 철저한 기관에선 더욱 그렇다.실제로 ‘정치력으로 승진했다’는 노조 설문조사 결과와 달리 한은 내부적으론 서 위원의 업무능력에 대해서는 이견이 별로 없어 보인다. 통화와 외환정책에 대한 조사연구 경험은 물론 금통위원으로서 정책수행에 필요한 지적능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영어구사 능력 역시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때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한은과 재경원의 갈등을 다룬 ‘국가부도의 날’ 실제 주인공이라는 얘기도 돌았다.이번에 새로 임명된 금통위원들 상당수는 친정부 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윤제 전 주미대사는 2017년 대통령선거 당시 문재인후보 캠프에서 씽크탱크를 운영하며 문 대통령의 경제 과외교사 역할을 했고, 주상영 건국대 교수는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근간을 마련하는데 일조한 인물이다. 첫 연임에 성공한 고승범 위원은 재무부와 재정경제부 등에서 경력을 쌓은 경제관료 출신이다. 경력만 보면 서 위원은 새로 임명된 금통위원 중 치우침 없이 가장 중립적으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다. 아울러 금통위 내 홍일점이었던 임지원 위원과 더불어 또 한 명의 여성위원이란 점도 금통위의 구성변화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대목이다. 한은 직원들의 반대에도 서 위원이 금통위원에 오른 이유이자, 앞으로 서 위원의 행보에 기대를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 [BOK워치]저물가 대응하자니 부동산이 걱정..이주열의 딜레마
    저물가 대응하자니 부동산이 걱정..이주열의 딜레마
    김혜미 기자 2019.12.19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데일리 DB[이데일리 김혜미 김경은 원다연 기자] “앞으로의 통화정책은 완화기조를 유지함으로써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나갈 계획이다.”“정부가 주택시장 상황을 평가하면서 저금리를 지목했다. 완화적 금융 여건으로 인해 차입비용이 낮아진 것이 주택 수요를 높이는 하나의 요인이 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7일 오후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추가 완화 가능성과 집값 과열 원인 진단에 대한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이 총재가 한때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초저공 비행을 거듭하는 물가를 끌어올려야 하는 책임과 부동산가격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정부에 대한 부담 사이에서 서성이고 있다. 물가 견인과 경기부양을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강화하자고 하니 금리 하락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상승이 우려되고, 시장에 넘쳐나는 유동성을 줄이자니 물가와 경기가 걱정이다. 이 총재의 답 없는 고민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서울 집값 과열 원인은 유동성+저금리 이 총재는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과제 중의 하나로 늘 언급되는 것으로 가계부채의 과다가 지목되고 있고, 정부가 적극적인 정책을 폈지만 여전히 가계부채가 소득보다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서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취약점”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다시 과열되는 원인으로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를 언급, 완화적 통화정책의 부작용을 지목한데 대해 이 총재도 일정부분 수긍한 셈이다.그러면서 경기와 물가상황을 감안할 때 금리를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피력했다. 이 총재는 “금년 성장세가 예상보다 크게 둔화되었고, 또 물가상승세도 현저히 약화되었기 때문에 경기회복을 촉진하고 물가 하방압력을 완화시키는 그런 필요성이 상당히 커졌다”며 “당시 상황을 비춰보면 경기와 물가에 더 중점을 둬야 할 상황이었고 그에 따라서 금리를 내렸다”고 말했다. 올들어 11개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개월간 0.4%에 그쳐 물가 안정목표인 2%를 밑돌았으며 지난해 1.5%에 비해서도 턱없이 낮다. 한은은 향후 물가 상승률이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면서도 내년과 내후년에 각각 1.0%와 1.3%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다. 관리목표인 2%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주열 “통화정책 완화기조 유지”한은내에서는 여전히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11월29일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리인하 소수의견은 사실상 2명이었다. 신인석 위원은 “현재 통화정책을 충분히 완화적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조동철 위원으로 추정되는 위원도 “기조적 물가상승률 흐름을 고려할 때 1.25%의 기준금리가 충분히 완화적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시장은 지난 11월 금통위 통화정책방향문에서 ‘두 차례의 인하 효과 지켜볼 것’이라는 문구를 삭제해 금리 인하 의지를 다시 보여준 것으로 해석해왔다. 이날 이 총재는 “앞으로의 통화정책은 완화기조를 유지함으로써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그러나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통위가 내년 초 금리 인하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이와 관련 이 총재는 “물가목표 수준은 단기간 내에 달성해야 하는 그런 개념이 아니고 중기적 시계에서 지향해 나갈 목표”라며 “완화 정도를 추가 조정할 것인지 하는 여부는 물가 움직임만 보고 결정할 것이 아니라 경기상황, 금융안정상황, 추가조정의 효과와 부작용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 [BOK워치]참을 수 없는 11월 금통위의 시들함
    참을 수 없는 11월 금통위의 시들함
    김경은 기자 2019.11.29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내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7명 중 5명이 한꺼번에 바뀐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 임기마저 만료하면서 교체폭은 이때까지 가장 클 전망이다. 지난 2012년 이후 4명 이상의 위원이 한꺼번에 바뀌는건 이번이 세번째다. 공교롭게도 대규모 금통위원 교체시기인 지난 2016년과 내년은 소규모 경기 둔화가 나타난 사이클상이다. 경기가 둔화하면 중앙은행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커진다. 이런 시기에 번번히 새내기 금통위원들에게 칼자루가 넘어가게 되면서 예측가능성과 정책의 일관성이 흔들리고 있다. 29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결정을 위한 금융통화위원회에 시장의 관심이 다소 떨어지는 이유다. 지난 10월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인하한 이후 당분간 금리인하 효과를 지켜보기로 한 만큼, 이달 금통위는 ‘동결’을 예상하는 시각이 압도적이다. 관건은 향후 금리인하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인하 소수의견’이다. 소수의견은 통화정책의 방향 전환을 가늠하는 신호로 여겨진다. 그러나 금통위원의 대거 교체는 이런 소수의견의 법칙을 훼손할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그나마 위원들이 대거 교체되기 이전인 내년 1분기(1~3월) 중 추가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치기 바쁘다. 만장일치 동결에서 2명의 소수의견까지 다양한 전망이 나온다. 이미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를 내린 10월 금통위에서는 4명의 의원이 금리인하를 주장, 그 중 2명의 위원이 물가 상황과 민간수요 위축을 근거로 들었다”며 “11월 금통위에서 2명의 소수의견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고, 내년 1분기 추가 인하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10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공유되면서 최소 1명의 소수의견은 나올 것”이라며 “2명의 소수의견이 아니라면 당장 내년 1분기 금리인하 기대감은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과반수 찬성을 의결 기준으로 택하고 있는 합의제 기구인 금통위가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각자 전문영역에서 목소리를 내는 금통위원들이 필요하다. 아무리 경제분야에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라도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원으로써 경제를 보는 시각을 길들이는데는 어느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 금리인하를 좋아하는 정부와 시장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면 통화정책의 독립성 논란은 재연될 수밖에 없다. 금통위원의 임기 4년마다 반복되는 대거 교체는 지난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 박봉홈 전 위원 퇴임 후 2년 가까이 후임자를 선임하지 않으면서, 추천기관인 대한상의와 한은마저 후임자 선임을 방치해서다. 당시 ‘하는 일에 비해 지나치게 연봉이 높다’며 금통위원 무용론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금통위원의 대거 교체로 통화정책의 공백이 생기면서 제도 개선을 위해 하은법 개정 목소리가 높아졌고, 결국 내년 새로 선임되는 4명의 비한은 출신 금통위원 중 2명은 임기를 3년으로 줄이기로 했다.
  • [BOK워치]“금리 바닥은 어디인가” 뜨겁게 논쟁한 5인의 현자
    “금리 바닥은 어디인가” 뜨겁게 논쟁한 5인의 현자
    김정현 기자 2019.09.19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금리 바닥은 어디인가. 바닥에 도달하면 어디로 가야 하나.” 기준금리 ‘사상 최저’ 시대를 앞두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이 기축통화국이 아닌 만큼 언제까지고 기준금리를 내릴 수 없다는 인식을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조정에 대한 ‘정책 여력’이 약화된 상황인 만큼, 예상보다 빠르게 ‘양적 완화’ 같은 비(非)전통적 정책이 시행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18일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금통위원 7명 중 5명은 실효하한 논의와 추정을 더욱 활발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효하한에 대한 개념과 논의를 외부와 소통해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었지만, 실효하한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해야 할 때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실효하한은 일종의 기준금리 바닥이다. 어떤 수준 아래로 더 내리면 자본유출 등의 부작용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 지켜야 하는 금리 수준을 뜻한다.금통위원들이 기준금리 바닥 탐색 작업을 서두르는 것은 기준금리 사상 최저 시대가 코앞에 와서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1.50%다. 시장은 올해 한 차례 추가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연말에는 역대 최저치인 1.25%와 같은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의미다. 그 밑 수치는 ‘가보지 않은 길’이다. 어디까지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을지 고심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A 금통위원은 “최근 기준금리 실효하한이 많이 언급되고 있다”며 “실효하한의 개념과 논거에 대해 시장과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 금통위원은 “기준금리 실효하한(수치)은 추정방식이나 위원들의 주관적 견해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며 “실효하한 수준에 대해 내부에서 활발히 논의하고 연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문제는 실효하한이 구체적 수치로 언급되는 경우, 기준금리 조정을 통한 통화정책 효력이 반감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실효하한이 1.00%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1.00%까지 내린다면, 시장은 오히려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을 상실하고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이 때문에 한은이 예상보다 빠르게 비전통적 통화정책 시행할 수 있다는 일각의 기대감도 나타나고 있다.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근접하고 통화정책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추가 조치를 시행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C 금통위원은 “시장에서 기준금리 실효하한이 구체적 수치로 언급되고 있다”며 “상황에 따라서는 금리정책의 한계에 대한 우려나 금리 이외의 통화정책 수단에 대한 기대가 의외로 빨리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D 금통위원은 “최근 일부 중앙은행 고위관계자가 향후 여건이 더욱 악화되고 정책금리가 특정 수준에 도달하면 비전통적 정책을 검토할 예정이라는, 일종의 포워드 가이던스를 내놓았다”며 “최근 실효하한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것은 향후 한은 통화정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 [BOK워치]소수의견이 소수의견이 아닐 때
    소수의견이 소수의견이 아닐 때
    안승찬 기자 2019.07.23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반대표가 한 표만 더 나왔어도 바로 사임했을 겁니다. ”1980년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를 이끌었던 폴 볼커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자신 의견에 반대하는 소수의견이 나오자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독재자’, ‘불도저’, ‘고집불통’ 같은 별명으로 불린 볼커 의장은 소수의견이 나왔다는 사실 자체를 잘 받아들이지 못했다. 자신을 모욕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회의는 형식적으론 의장을 포함해 모든 위원이 각자 한 표씩을 가진다.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표 결과대로 통화정책의 방향을 결정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합의방식에 가깝다. 의장이 방향을 잡으면 어지간하면 따르는 게 관례다. 그래서 만장일치 결정이 나올 때가 많다. 일부라도 반대 의견이 나왔다는 건 의장이 아무리 설득해도 먹혀들지 않았다는 뜻이다. 소수의견의 등장은 그만큼 통화정책회의에서 위원들 간의 이견이 컸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국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소수의견이 등장한 건 지난 5월이다. 금통위원중에서 대표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로 알려진 조동철 위원이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냈다. 당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소수의견은 말 그대로 소수의 의견”이라며 “(조 위원의 의견을) 금통위의 시그널(신호)라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하지만 한번 벌어지기 시작한 틈은 쉽게 메워지지 않았다. 5월 수출 실적이 다시 고꾸라지기 시작하자 이 총재의 말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한은 창립 69주년 기념사에서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 하겠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이다. 쐐기를 박은 건 고승범 위원이다. 금융위원회 출신인 고 위원은 ‘금융 안정’을 강조하는 인물이다. 뼛속까지 ‘매파(긴축적 통화정책 선호)’라는 얘기다. 그런 고 위원이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경기와 저물가가) 신경이 많이 쓰인다”면서 통화정책방향 결정과 관련해 “상당히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자신의 평소 소신은 금융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지금의 가계부채 등의 수준을 고려하면 분명히 금리를 내릴 때는 아니지만, 심상치 않은 성장 부진이 자꾸 눈에 밟힌다는 고백이다. 매파인 고 위원이 흔들릴 정도라면 말 다했다. 지난 11월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 때 조 위원과 함께 동결을 주장한 신인석 위원도 금리 인하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JP모건 등 외국계 투자은행 출신으로 경제지표의 흐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임지원 위원 역시 수출 부진 등의 흐름을 그냥 넘겼을 리 없다.실제로 금통위는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금리동결을 주장한 소수의견은 낸 사람은 ‘원조 매파’로 이일형 위원 뿐이었다. 이 총재와 윤면식 부총재까지 모두 선제적인 금리 인하로 방향을 틀었다. 한은이 금리를 내렸다는 건 견고해 보이던 둑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은은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제 2% 성장을 유지하는 게 목표가 될 처지다. 흘러넘친 유동성이 자칫 자산 버블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해야하는 과제 또다른 숙제도 남겨졌다.
  • [BOK워치]'비둘기' 조동철이 날기 시작했다
    '비둘기' 조동철이 날기 시작했다
    김정현 기자 2019.06.03
    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지난 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주제로 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비둘기로 알려진 조동철입니다. 지금은 나이가 들고 체중도 늘어 잘 날지 못합니다.”(2016년 4월 조동철 금통위원)그동안 숨죽였던 조동철이 날기 시작했다. 금통위원으로 임기를 시작한 2016년 4월 이후 꼬박 3년 1개월 만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75%에 동결한 것에 반대하고 0.2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비둘기란 통화정책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인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현재 금통위원들 중 조동철 위원이 대표적인 비둘기로 거론돼왔다. 오죽 했으면 조 위원이 2016년 4월 금통위원 취임식에서 “비둘기로 알려진 조동철”이라고 본인을 소개했을까. 다만 그는 당시 “자금은 잘 못 난다”고도 했다. 금통위 전체 의견과 관계없이 마냥 인하를 주장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그는 취임 당시 발언을 실제로 지켜왔다. 조 위원이 금리인하를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해 11월과 지지난해 11월에도 두 차례 소수의견을 내긴 했다. 그러나 그건 금통위의 금리인상 결정을 반대하는 ‘금리동결’ 소수의견이었다. 금리인상을 반대한 적은 있어도 금리인하를 적극 주장한 적은 없었다. 그랬던 조 위원이 왜 이번달부터 날기로 결심했을까.주목할 게 지난달 8일 조 위원이 가진 기자간담회다. 그는 당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주제를 들고 왔다. 금통위원의 기자간담회는 금통위원 개개인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드문 자리다. 기준금리 결정횟수가 연 12회에서 8회로 줄어든 2017년부터 시작됐다. 시장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금통위원은 이 자리를 통해 일 년에 한 번 본인의 이름을 걸고 말할 기회가 생긴다.조 위원의 이번 기자간담회는 올해로 세 번째이자 마지막이다. 내년 4월 퇴임하는 조 위원으로서는 대외적으로 본인의 이름을 걸고 말할 수 있는 마지막 간담회다. 조 위원은 작심한 듯 파격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통화당국에 부여된 가장 주요한 책무는 물가안정인데 (현재는) 지나치게 낮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에 예상치 못한 부정적 충격이 발생하면 디플레이션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조 위원을 종종 만나온 사람들에게는 낯선 이야기가 아니었지만, 시장에서는 조 위원의 비둘기파다운 발언이 화제가 됐다. 금통위 내부의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보도도 잇따랐다. 지난 금통위에서 조 위원은 예상대로(?) 소수의견을 냈다. 이미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는 비둘기의 상징이 된 그다. 오히려 이번 금통위에서도 조 위원을 포함한 만장일치 동결이 나왔으면 시장이 당황했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비둘기’ 조동철 위원 행보에 입장이 곤란해진 것은 한은이다. 그동안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이 무색하게 금통위 내부에서 금리인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강하게’ 터져나온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전격 인상한 이후 “향후 금리인하 가능성이 없는지” 묻는 질문을 수도없이 받아왔다. 이 때마다 이 총재가 내놓은 답변은 똑같았다. “아직은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이 아니다.”이 총재는 지난달 31일 금통위 본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종전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고 했다. 이 총재는 “(조동철 위원의 금리인하) 소수의견은 말 그대로 한 사람의 소수의견”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을 우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현 기준금리 수준이 상당히 낮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통화정책방향문을 통해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쓴 것이 그 방증이다.조 위원의 금리인하 소수의견에도 불구하고 향후 기준금리 방향에 대한 판단이 엇갈리는 이유다. 한은 인사들의 반응을 종합해보면 앞으로도 상당 기간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시장은 달리 반응하고 있다. 이날 국고채 금리가 급락한 것이 그 방증이다. 31일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와 10년물 금리는 각각 3.9bp(1bp=0.01%포인트), 5.9bp 하락한 1.587%, 1.682%에 마감했다. 장·단기 금리가 모두 기준금리(1.75%)를 대폭 하회했다. 시장은 날개를 편 비둘기에 환호하고 있다.
  • [BOK워치]6개월째 '얼어붙은' 금통위…금리인하 소수의견 나올까?
    6개월째 '얼어붙은' 금통위…금리인하 소수의견 나올까?
    김경은 기자 2019.05.31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31일 한국은행 금융통위원회가 열린다. 시장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현행 연 1.75%에서 동결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기류 변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반기 중 인하 가능성을 점칠 수 있어서다. 채권시장에서는 이미 기준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한 투자 탓에 장기채 금리마저 기준금리를 밑도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채권시장은 이미 금리 인하 기정사실로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기준금리 인하 베팅이 과감해지고 있다. 장기물인 국고채 10년물마저 지난 29일 기준금리인 연 1.75%를 하회했다. 10년물이 기준금리를 하회한 것은 6년만이다.호주 중앙은행(RBA)이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한데 이어 미ㆍ중 무역분쟁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심화하자 한은도 결국 완화적 통화정책을 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확신이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국내외 금리차를 이용, 이자수익보다 매매차익을 얻기 위한 채권 매매를 한다”며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완화적 기조 전환에 한국도 결국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보고, 국채선물을 매수해 채권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9일 외국인은 10년 국채선물(LKTB)를 5138계약 대량 순매수했다. ◇소수의견 등장은 금통위 판단 변화 신호탄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본지가 경제ㆍ금융 전문가 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명(41%)이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나올 수 있다고 답했다. 소수의견은 7명의 금통위원 중 일부 위원이 기준금리 결정 사항과 다른 견해를 피력하는 것이다. 인하 소수의견의 등장은 멀지 않은 시점에 한은이 금리를 내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지난해 11개월동안 동결됐던 기준금리는 작년 10월 금통위에서 2명의 소수의견(이일형, 고승범 금통위원)이 나온 그 다음달 인상으로 방향을 틀었다. 2017년 10월에도 인상 소수의견(이일형 금통위원)이 나온 이후 그 다음달 전격 인상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금통위는 동결 결정이 확실해 보인다. 중 무역갈등이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폭증하는 가계부채에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망설이게 했던 이유와 같다. 미 트럼프 대통령의 그간 돌발적 행동을 보면 협상타결에 대한 기대도 남아있다. 상황이 확실해지기 전까지 보수적으로 움직이는 한은의 행동방식을 볼 때 ‘중립’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향후 무역협상 결과나 추가경정예산 집행시 성장의 하방 리스크가 완화될 수 있다”며 “그 결과를 확인하기 이전에 선제적인 통화정책 대응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경기적인 측면만 놓고 보면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이 어색하지 않지만, 아직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경로가 명확하지 않다”며 “금통위가 당장 통화정책에 변화를 주기보다는 중립적인 통화정책 스탠스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BOK워치]성장률·가계부채 둔화…추락하는 ‘매’ 비상하는 ‘비둘기’
    성장률·가계부채 둔화…추락하는 ‘매’ 비상하는 ‘비둘기’
    김정현 기자 2019.05.22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경은 김정현 기자] 한국은행을 향한 금리인하 압박이 거세다. 2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이어 2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나란히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2.4%로 낮춰 잡았다. 특히 KDI는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금리 인하를 포함한 완화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 역시 금리인하 압박을 높일 수 있어 주목된다.◇경제 성장률 전망 잇따라 하향조정…금리 인하 압박 가중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 들어 계속 똑같은 질문을 받고 있다. 국내외 여건이 좋지 않은데 금리인하를 검토해야 하지 않냐는 질문이다. 이 총재는 반복되는 질문에 항상 동일한 답변을 내놨다. “통화정책기조가 완화적이기 때문에 금리인하를 논할 단계가 아니다”.기준금리 결정의 키를 쥔 이 총재가 이처럼 금리 인하 여부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있음에도 불구 동일한 질문이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그만큼 대내외 경제 상황이 불안한 때문이다. 21일 OECD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4%로 전망했다. 지난 3월 전망치(2.6%)에서 2개월 만에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OECD는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으면서 “완화적 통화정책(an easing of monetary policy)”을 권고했다.22일 KDI가 내놓은 올해 국내 성장률도 작년 11월(2.6%)에서 0.2%p 내린 2.4%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2분기 성장률 예측치를 달성하지 못 하거나 그런 조짐이 나타나면 금리 인하를 포함한 보다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경제 성장률 2.4%는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수치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3월 국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2.7%로 제시했다. 잠재성장률은 쉽게 말해 한 나라의 기초체력이다. 우리 경제가 가진 자본, 노동력, 자원 등을 모두 사용해서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이룰 수 있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말한다. 경기의 단기 과열 혹은 후퇴와 상관없이 경제가 가야 할 적정한 경로를 보여주는 것이다.한은은 한국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금리를 동결해 왔다. 성장률 전망치와 잠재성장률간 편차가 0.1%에서 0.3%로 벌여진 현재도 이 같은 판단을 유지할 지가 관건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2.4%는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벗어났다고 봐야 한다”며 “특히 경제성장률이 구조적으로 잠재 수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김 교수는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가계부채, 대출규제에 둔화…추락하는 ‘매’ 비상하는 ‘비둘기’지난해 11월 금리 인상의 주된 근거였던 가계부채도 금융당국의 강력한 대출 규제로 누그러진 모양새다. 경기 둔화와 낮은 인플레이션 등으로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의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 국내 가계빚 증가율은 14년여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시장금리는 지난해 11월 단행한 기준금리 인상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음에도, 가계대출 증가세는 4%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대출 규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1분기 은행권의 신용대출(기타대출)은 전분기 대비 1조4000억원 감소했다. 2015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이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지표 도입에 따라 상환 원리금까지 대출한도 책정에 포함하기로 하면서 받을 수 있는 대출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는 것이 한은 관계자의 분석이다. 주택담보대출도 증가세가 주춤해진 양상이다. 특히 지난 1분기 상호저축은행ㆍ신협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주담대는 전분기보다 3조5000억원이나 줄었다. 은행의 주담대 증가규모도 전분기(10조8000억원) 증가규모보다 줄어든 7조원을 기록했다.이에 따라 올 1분기 국내 가계신용은 1540조원을 돌파했지만, 전년동기대비 증가율(4.9%)은 2004년 4분기(4.7%) 이후 14년 1분기만에 최저였다. 가계대출을 잡는데 한은의 통화정책보다 정부의 대출규제가 더 효과적이란 사실이 수치로 입증된 만큼 한은의 금리 인하 불가를 외칠때 앞세운 명분이었던 ‘가계부채 증가 우려’도 퇴색한 상태다.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가계부채 증가와 주택가격 상승 우려로 금리를 올렸는데, 가계대출은 대출 규제가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1분기 지표에서 확인된 것”이라며 “경기둔화와 낮아지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금리인하를 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다만 “금리를 내리지 않을 좋은 명분인 환율 상승 등을 이유로 이번 금통위도 동결이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
  • [BOK워치]금리인하 기대감에 찬물 부은 환율
    금리인하 기대감에 찬물 부은 환율
    김경은 기자 2019.05.21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둘러싼 분석이 양 갈래로 갈렸다. 시장에서는 엄중한 경제 상황과 저물가를 반영, 한은이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쪽으로 방향을 돌릴 것으로 봤지만 환율이 복병으로 등장했다. 치솟은 원·달러 환율에 한은이 금리인하 기대를 사전에 차단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환율 급등세가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확산할 경우 기름을 부을 수 있어서다. ◇초물가 장기화+美 금리인하 가능성에 韓 인하 기대감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역성장했고, 기대 인플레이션은 사상 최저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경제 악화 우려는 당사자인 미국 중국보다 우리나라가 더 민감하다. 여기에 장기화한 저물가를 우려하는 한은 내부의 목소리가 커진 것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달궜다. 지난 4월 일반인의 기대인플레이션은 2.1%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해 2002년 편제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적정 수준에 대한 기준은 없지만, 지난 수년간 2.5%를 유지해왔던 기대인플레이션이 2% 초반대로 하락한 것은 부정적 경기 전망에 따른 수요 둔화에 의한 것으로 투자 감소, 임금 상승률 하락 등으로 이어져 다시 수요 둔화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제주체의 기대치가 변화하는 것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 주요 중앙은행들이 가장 주요하게 보는 지표 중 하나다. 저물가로 인한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조동철 금통위 위원은 “‘물가 목표치 하회→기대 인플레이션 하락→저금리 심화→통화정책 여지 축소’라는 축소순환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경제에 예상치 못한 충격이 가해질 경우 디플레이션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달 금통위에서도 금리를 동결하겠지만 조 위원 등이 소수의견으로 금리인하 필요성을 거론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 배경이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변동 추이. 자료=마켓포인트◇미국도 연내 금리 인하 기대 커져 2차 미·중 무역전쟁 전운이 짙어지면서 물론 미국내에서는 금리인하 기대가 커지고 있다. 고조된 미ㆍ중 무역갈등으로 미 국채 시장은 경제 둔화와 금리인하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채권금리는 한달새 7.58%나 하락(채권값 상승)했고,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주로 반영되는 2년물 역시 8.41% 내린 2.2002%를 기록하고 있다. 2년물 금리는 정책금리인 연방기금금리(2.25~2.50%%) 하단보다 0.05%포인트나 낮다.오는 20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주최하는 콘퍼런스에서 금융시스템 위험 평가를 주제로 강연한다. 미·중 분쟁에 대한 우려 표명이 있을 경우 금리 인하 시그널로 읽힐 가능성이 크다. 지난 17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10.0% 반영했다. 한 달 전 6.7%보다 3.3%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단기간내 급등하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을 끌어내리고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카드가 자칫 금융시장 불안을 조장하는 악수(惡手)가 될 수 있어서다. 금리인하 시 원화절하 추세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동결에서 한차례 금리 인하로 전망 수정을 검토하고 있고, 2분기 이후 기준금리 인하 논의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그러나 최근 환율 급등이 금리 인하 기대감을 차단하는 주요 요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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