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일의 공항24시]⑤한국의 관문…"미화원 청결 기본, 미소는 덤"

인천공항 미화원 1천명 근무
3교대 근무로 '24시간' 활동
길안내·분실물 수거 등 병행
"대한민국 관문에서 자부심"
  • 등록 2019-08-24 오전 8:39:00

    수정 2019-08-24 오전 8:47:27

청소차에 탄 환경미화원이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로비에서 걸레로 바닥을 밀고 가면서 청소하고 있다. (사진 = 이종일 기자)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하루 평균 18만명 이상이 오가는 인천국제공항에서 24시간 밤낮 없이 분주하게 일하는 직원들이 있다. 바로 환경미화원이다.

인천공항 환경미화원은 1100여명이 근무한다. 이 가운데 보훈단체 소속이었던 120여명은 올 1월 인천공항공사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됐고 나머지 900여명은 협성개발㈜·㈜두성시스템·지에스아이㈜·참좋은환경㈜ 등 협력사(용역업체) 4곳 소속의 비정규직원이다.

자회사·협력사는 인천공항공사와 도급계약이 돼있다. 협력사 미화원들은 공사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내년 6월까지 순차적으로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이들은 한국의 입출국 관문인 인천공항에서 청결도를 높이기 위해 ‘내 집’ 같이 청소한다. 길을 묻는 관광객들에게 안내도 해주고 분실물을 찾아준다.

3교대 근무 ‘24시간’ 청결 유지

인천공항은 새벽에도 항공기 이착륙이 있기 때문에 24시간 개방하고 매시간 여행객을 맞기 위해 터미널 로비, 화장실, 계단 등을 주기적으로 청소한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과 탑승동에서는 자회사·협성개발㈜·참좋은환경㈜ 소속 미화원 750여명이 근무하고 나머지 350여명은 ㈜두성시스템·지에스아이㈜ 소속으로 제2여객터미널에서 일을 한다. 여객터미널 근무지에는 입출국장, 계류장, 주차장, 전철역사(인천공항1·2터미널역) 등이 포함된다.

근무는 오전팀(오전 7시~오후 3시30분), 오후팀(오후 1시30분~10시), 야간팀(오후 10시~다음 날 오전 7시)으로 나눠 3교대로 진행한다. 오전·오후팀은 7시간30분 근무에 1시간 휴식이고 야간팀만 7시간30분 근무에 1시간30분 휴식시간을 갖는다. 이들은 주 6일 근무하고 원하는 날 하루를 쉰다. 공휴일이나 명절 연휴를 챙겨 쉴 수는 없다.

환경미화원 전명선씨(왼쪽)와 김미영씨가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로비에서 청소활동을 한 뒤 잠시 짬을 내 대화하고 있다. (사진 = 이종일 기자)


오전·오후팀 700~800명은 주기적으로 터미널 로비·화장실 쓰레기통을 비우면서 분리수거통에 소각용쓰레기와 재활용쓰레기를 나눠 담고 임시집하장으로 운송한다. 로비·화장실·엘리베이터 바닥과 계단, 에스컬레이터, 유리문 등을 쓸고 닦아 여행객들이 편히 이용하게 한다. 창문 주변과 의자 사이의 먼지까지 구석구석 털어낸다. 야간팀 200여명은 여객터미널 로비·복도의 석재바닥 왁스칠, 나무바닥 기름칠, 카펫 먼지제거, 화장실 청소 등을 진행한다.

미화원 홍종익씨(55·여·지에스아이)는 “공항은 24시간 운영되기 때문에 청소를 해도 금세 더러워지고 다시 청소해야 한다”며 “일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지만 여행객들이 깨끗한 인천공항을 이용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맙다는 인사말이 큰 힘이죠”

환경미화원들은 반복되는 노동으로 대부분 근골격계 질환이 있고 주 6일 근무로 피로도가 높지만 여행객의 인사말 한 마디에 큰 힘을 받는다.

홍종익씨는 “일하면서 느끼는 보람은 여행객들이 화장실, 엘리베이터 등을 기분 좋게 이용하는 것”이라며 “가끔씩 수고한다,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면 흐뭇하다”고 설명했다.

미화원 박모씨(60대·여)는 “청소가 너무 잘 됐다고 여행객들에게 칭찬받을 때 기분이 좋다”며 “이런 말을 들으면 인천공항을 더 깨끗히 치우고 열심히 한다”고 밝혔다.

환경미화원이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로비에서 쓰레기통을 비우고 있다. (사진 = 이종일 기자)


반면 여행객이 인상을 쓰거나 험한 말을 할 때는 큰 상처를 받는다. 미화원 오순옥씨(62·여·협성개발)는 “성수기에 여행객이 많으면 로비에서 부딪히는 경우가 있는데 죄송하다고 사과해도 상대방이 인상을 팍 쓸 때가 있다”며 “여행객이 인상을 쓰고 짜증을 내면 미화원들은 기운이 빠지고 위축된다”고 말했다.

오씨는 “간혹 여행객이 환경미화원을 더러운 사람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다”며 “매일 쓰레기를 치우지만 우리는 더러운 사람은 아니다. 미화원들은 유니폼을 자주 세탁해 입고 항상 용모·복장을 단정히 한다”고 설명했다.

미화원들은 기본업무인 청소 이외에도 여행객 길안내와 분실물 수거, 밀수품(금괴·마약 등) 신고 등을 한다. 미화원들이 화장실에서 수거하는 휴대전화만 해도 하루 평균 50개가 넘는다. 수거된 분실물은 회사 관리자를 통해 인천공항 유실물관리소로 넘겨져 주인을 찾는다.

이들은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기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이 있지만 일할 때 자부심을 갖는다. 일부 미화원은 인천공항 준공 전부터 근무하면서 2001년 개항을 함께 준비했고 올해까지 18년의 공항 역사를 하나하나 기억하고 있다.

미화원 김성섭씨(60·두성시스템)는 “대한민국의 대표 관문인 인천공항에서 근무해 자부심이 크다”며 “남들은 청소업무를 쉽게 보지만 이걸 제대로 하지 않으면 여러 사람이 불편해진다. 외국인 등 여행객을 손님으로 여기고 항상 청결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종익씨는 “청소 등 바쁜 상황에서도 외국인이 길을 물어보면 웃으면서 길을 안내해준다”며 “외국인이 나를 보고 한국을 평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오순옥씨는 “인천공항은 세계 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12년 연속 1위를 한 공공시설이다. 평가 항목에 청결도가 있는데 환경미화원이 한몫했다”며 “미화원들은 세계 최고의 인천공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미화원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주 6일제(45시간 근무)를 5일제(40시간 근무)로 전환해주기를 바란다”며 “근무환경이 바뀌면 청소 서비스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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