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박물관]①국물이 진~해서 ‘진라면’, ‘국민라면’ 되다

청보식품 인수후 1988년 진라면 첫 생산
‘맛있는 매운맛’ TF 발족, 6번의 리뉴얼
나트륨 함량 줄이고 버섯 등 건더기 늘려
신라면과 10년 만에 격차 2%대로 줄여
  • 등록 2019-10-30 오후 7:34:25

    수정 2019-10-30 오후 7:34:25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오뚜기는 1988년 ‘진라면’을 출시, 라면전쟁의 서막을 열었고 지금은 ‘국민라면’으로 우뚝 섰다. 세월만 30여 년이 흘렀다.

청보식품 인수後 ‘진라면’ 첫 생산

진라면은 국물이 진~해서 진라면이다. 소고기를 진하게 우려낸 듯한 국물 맛은 한국인의 입맛에 꼭 맞았다. 진라면은 구수한 된장 맛의 ‘삼양라면’과 매콤하고 얼큰 맛이 일품인 ‘신라면’에 이은 소고기 국물 맛으로 서민들의 애환을 달랬다.

라면 태동기였던 1960년대는 정부의 혼·분식 장려정책에 힘입어 라면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김치찌개 백반이 30원 하던 시절 단돈 10원이면 끼니를 해결할 수 있었다. 당시 삼양식품과 농심이 라면 시장에서 양대산맥을 이루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오면서 한국야쿠르트가 ‘팔도비빔면’으로 틈새시장을 파고들었고 이어 1988년 진라면(가격 200원)이 나오면서 라면전쟁이 시작됐다.

오뚜기는 1969년 5월 창립이래 조미식품과 즉석식품 부문에서 지속적인 사업 확대를 시도해왔다. 진라면은 사업 다각화를 고민하던 과정에서 탄생했다. 새로운 식품 부문을 검토했고 1987년 12월 청보식품을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라면 사업에 뛰어들었다.

오뚜기의 청보식품 인수는 ‘신의 한 수’였다. 오뚜기는 라면 업체에 라면용 튀김 기름인 팜유와 우지를 공급해 왔고 스프에 들어가는 양파·당근·파 등 농산물을 가공하는 시설이나 설비가 갖춰져 있었다. 또 조미 식품, 즉석식품의 개발로 라면 생산 기술도 가능할 정도인데다 스프 제조 노하우 등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던 만큼 어느 회사보다 유리했다.

오뚜기는 서울올림픽을 앞둔 1988년 3월 진라면을 세상에 내놨다. 청보식품 인수 후에 곧바로 ‘맛있는 매운맛’ ‘조미노하우’ 프로젝트팀을 만들고 진라면을 비롯해 여러 라면 제품에 사용할 핵심원료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발했다. 개발 당시 깊고 진한 국물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에 소구점을 맞췄다. 순한 맛과 매운 맛 두 가지를 만들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진라면은 오뚜기라면의 주력 제품으로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았다. 그 결과 1990년에는 개별 라면 순위 8위에, 1993년에는 3위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오뚜기는 1990년 라면영업부를 별도로 만들어 ‘국민 식품’에 대한 더욱 철저한 품질 및 영업관리에 나섰다.

31년간 6번 리뉴얼, 나트륨↓ 건더기↑

오뚜기는 진라면 출시 이후 총 6차례 리뉴얼 했다. 나트륨 함량을 줄이고 기존에 없던 소고기 맛 플레이크, 당근, 대파, 버섯 등 건더기의 양을 늘렸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매운맛을 내기 위해 연구한 결과 하늘초 고추를 사용해 진라면의 매운맛을 강화하면서도 국물 맛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라면 수프의 소재를 다양화했다.

또 밀단백을 추가해 식감을 좋게 하기 위한 노력까지 라면 자체의 맛과 품질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현재의 진라면으로 진화했다.

그 결과 오뚜기라면은 2012년 10월 국내 라면시장 2위 자리에 올라섰고 현재(2019년1월 기준·닐슨코리아)는 국내 라면 브랜드 점유율 15.5%로 1위 신라면(16.6%)의 턱밑까지 쫓아온 상태다.

진라면은 진한 국물맛은 물론 잘 퍼지지 않는 쫄깃하고 부드러운 면발에 순한 맛과 매운 맛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다양한 연령층의 사랑을 받는 대한민국의 대표 라면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진라면은 쫄깃하고 부드러운 면발에 진한 국물과 맛깔스러운 양념이 잘 조화돼 계란, 채소 등 어떠한 재료와도 잘 어울리는 라면이다.

류현진 선수를 광고 모델로 쓴 진라면 패키지.(사진=오뚜기)
적절한 마케팅전략의 구사도 진라면의 성장에 일조했다. 라면을 주로 소비하는 젊은 층을 상대로 해 진라면으로 스포츠 마케팅을 전개했다. 그 신호탄은 메이저리그 스타 류현진이었다. “류현진~ 라면”이라는 CM송은 초등학생부터 어른들까지 따라부를 만큼 유명했다.

류현진 선수의 광고 모델 기용으로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2014년 롯데마트가 전국 113개 점포의 라면 매출을 집계한 결과 진라면 매운 맛과 순한 맛 제품이 전년 대비 각각 36.6%, 24.7% 증가했다.

진라면의 선전에는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도 빼놓을 수 없다. 진라면 가격을 2008년부터 11년째 동결하면서 뛰어난 가성비로 시장점유율을 높였다.

신뢰도 1위에 점유율도 상위권 ‘우뚝’

제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는 갈수록 높아졌다. 한국갤럽이 2018년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진라면의 선호도는 2013년 5위에서 2위로 껑충 뛰었다. 진라면이 좋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2013년 4%에서 2018년 14%로 4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신라면은 39%에서 29%로 감소했다.

최근 발표된 브랜드 신뢰도 평가인 ‘소셜 임팩트’ 조사에서도 오뚜기 진라면이 신라면을 제치고 라면 부문 신뢰도 1위에 올랐다. 신라면의 인기가 줄어들고 그 빈자리를 진라면이 흡수한 결과로 보인다. 라면 선호도 상위 5개 제품은 고정불변이었지만 유일하게 진라면만 순위가 확연히 올라갔다.

진라면은 올해 9월 기준 누적 판매량이 55억 개를 돌파했다. 우리나라 5000만 인구가 1인당 110개씩 소비한 셈이다. 오뚜기가 라면업계 2위에 올라서고 1위 자리를 위협하는 데도 진라면의 선전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국내 라면 브랜드 톱10에서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뚜기 진라면의 점유율 상승세는 놀랍다. 10년 전인 2009년 봉지면 기준으로 농심 신라면이 25.6%, 오뚜기 진라면은 5.3% 의 점유율로 그 격차가 상당했지만 10년이 지난 현재(2019년 9월 기준·닐슨코리아) 브랜드 점유율은 신라면이 15.4%, 진라면이 13.1로 20%가 넘었던 격차가 2%대로 확연히 줄었다.

오뚜기 관계자는 “진라면의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통해 오뚜기 진라면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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