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포크·오브제 질주에…소수 제품군 업체 "나 떨고 있니"

삼성·LG전자 맞춤형 가전 콘셉트 '흥행'
오브제 고객 30%, 3개 이상 동시구매
삼성 신혼가전 통일 비율 1년새 30% 증가
수요 흡수에 소수 제품군 업체는 위기감↑
  • 등록 2021-12-02 오후 6:35:05

    수정 2021-12-02 오후 9:03:54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가 각각 비스포크와 오브제컬렉션 등 ‘맞춤형 콘셉트’ 생활 가전 브랜드의 흥행으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특히 ‘가전테리어(가전+인테리어)’ 차원에서 동일한 콘셉트의 가전제품 여러 개를 동시에 구매하는 사례가 늘면서 매출 상승효과를 누리고 있다. 반면 1~2개의 대표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하던 가전 업체들엔 새로운 위기로 다가오는 모습이다.

삼성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의 비스포크 홈 신제품들(왼쪽)과 더 현대 서울에 마련된 ‘LG 오브제컬렉션’ 체험 공간(오른쪽)(사진=삼성·LG전자)
비스포크·오브제컬렉션 ‘흥행’…동시 구매 비중↑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 비스포크와 LG 오브제컬렉션 등 맞춤형 콘셉트의 생활 가전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삼성전자의 소비자가전(CE) 부문은 맞춤형 가전 브랜드인 비스포크의 흥행에 힘입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9년 6월 삼성전자의 소비자 중심의 생활가전 전략 프로젝트 프리즘의 일환으로 탄생한 비스포크는 불과 1년여 만인 지난해 기준 누적 출하량 100만대를 돌파하면서 존재감을 입증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마찬가지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LG 오브제컬렉션의 인기에 힘입어 H&A사업본부의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난 20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 2018년 11월 선보인 ‘오브제’를 지난해 ‘오브제 컬렉션’으로 확장했다. 기존 LG 오브제는 협탁식 냉장고와 같이 가전과 가구를 융합한 프리미엄 가전에 가까웠지만 LG 오브제 컬렉션은 제품군 확장과 함께 다양한 재질·색상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맞춤형 가전이 흥행하면서 돋보이는 변화는 여러 가전 제품을 패키지로 구매하는 고객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같은 회사의 제품이라도 시기나 라인업을 달리해 구매하거나 세탁기는 A사, 냉장고는 B사 등 다른 회사의 제품들로 섞어 구매하는 대신 비스포크나 오브제컬렉션으로만 여러 제품을 동시에 구매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의미다.

실제 LG전자에 따르면 지난 1년간 LG전자 베스트샵에서 오브제컬렉션을 구매한 고객의 약 30%가 3가지 이상의 제품을 동시에 구매했다. 특히 여러 가전제품을 구매 해야 하는 이사·혼수 가전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비스포크의 영향으로 신혼가전을 삼성으로 통일하는 비율은 전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에 약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업체들엔 위기로…“성능·가격 경쟁력으로 대응”

동시 구매가 증가하는 이유는 맞춤형 콘셉트의 가전이 ‘컬러테리어(컬러+인테리어)’와 ‘가전테리어(가전+인테리어)’ 측면에서 활용되고 있어서다. 다양한 소재·색깔을 특징으로 하는 만큼 소비자 입장에선 하나의 제품을 사면 인테리어 통일성을 위해서라도 동일 브랜드 제품을 구매해 소위 ‘깔맞춤’을 하려는 것. 더욱이 동시 구매 시 주어지는 캐시백이나 상품권 혜택도 소비자 입장에선 무시못할 요소다. LG전자 관계자는 “하나씩 더할수록 집안 인테리어가 완성되는 만큼 동시 구매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향은 다른 가전 업체엔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지 않고 주력 제품 1~2개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업체들이 더욱 그렇다.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삼성과 LG 등에선 냉장고와 세탁기 등 필수 백색가전을 구매하고, 김치냉장고나 식기세척기, 청소기, 오븐 등은 중견 업체나 외산 업체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비스포크나 오브제컬렉션이 필수 가전 외 가전 수요까지 흡수하고 있는 것이다.

가령 국내 가전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사실상 양분하고 있지만 김치냉장고의 경우 지난해 말 판매량을 기준으로 위니아딤채가 39%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식기세척기 점유율은 SK매직이 1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맞춤형 가전의 흥행으로 동시 구매 비중이 높아지며 삼성 비스포크와 LG 오브제컬렉션이 이들 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흡수하고 있다.

삼성과 LG는 비스포크와 오브제컬렉션을 점점 더 많은 제품군에 적용하고 있어 이들 업체의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삼성 비스포크 제품군은 약 20종, LG 오브제컬렉션은 현재 16종에 이른다. 이에 다른 가전 업체들도 컬러나 소재를 다양화 하는 등 ‘컬러 마케팅’을 강화하거나 차별화 된 기능 개발에 몰두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 중견 업체 관계자는 “아직까진 코로나19에 따른 특수 등이 지속돼 매출은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실제 업계에선 삼성·LG의 맞춤형 가전이 흥행하면서 주력 제품 점유율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컬러 마케팅 강화와 주력 제품의 전통 업체로서의 성능 우위, 가격 경쟁력 등을 기반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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