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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그리스대표팀의 수장 오토 레하겔 감독이 남아공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1차전서 맞대결을 펼칠 한국축구대표팀(감독 허정무)을 '표범'에 비유하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레하겔 감독은 11일 밤(이하 한국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포트엘리자베스 소재 넬슨만델라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한국 선수들은 표범(panther)처럼 빠르고 순발력이 있다"며 "훈련이 잘 된 팀인 만큼, 1초라도 집중하지 않으면 (그리스에게)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하겔 감독은 "월드컵 기간 내내 심장이 뛸 것이며, 긴장감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본선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에둘러 표현했다. 이어 "그간 많은 것을 이뤘지만, 이곳 남아공에 오게된 것 또한 기쁜 일"이라면서 "내일은 약간 불편한 대상과 맞닥뜨리게 되는데,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레하겔 감독은 한국축구의 발전상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가 아시아팀과 경기를 하면 6-0, 7-0 정도의 스코어가 났다"며 운을 뗀 그는 "하지만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고, 아시아 국가들의 기량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전을 앞두고 우리 선수들에게 최선을 다 하고, 조심하고, 집중하라고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지난 유로2004 당시 철저한 압박과 위력적인 역습을 통해 쟁쟁한 강호들을 연파하며 정상에 오른 바 있다. 하지만 월드컵 무대에서는 1994년에 처음 출전한 것이 이력의 전부이며, 당시에도 조별리그서 탈락하는 등 실망스런 성적에 그쳤다.
한편 레하겔 감독은 '한국전에서 먼저 골을 넣는 팀이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리버풀의 경우를 보더라도 알 수 있듯이, 축구는 예측불허"라고 언급한 그는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전혀 알 수 없으며, 우리도 한국도 그저 최선을 다 할 뿐"이라고 말했다.
유럽클럽축구의 명문으로 손꼽히는 리버풀은 축구에서 '역전드라마'를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팀이다. 리버풀은 지난 2004-05시즌 UEFA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AC밀란에게 전반에만 세 골을 내주며 0-3으로 뒤졌지만, 후반 들어 세 골을 만회했고, 결국 승부차기 끝에 승리해 유럽 정상에 오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