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E][Ownership]①만기 40년 사모BW의 비밀

분리형 허용 이후 대기업들에 99년 한 해 `반짝 유행`
  • 등록 2010-11-04 오전 8:00:00

    수정 2010-11-04 오후 1:50:22

마켓 인 | 이 기사는 11월 03일 08시 01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신성우 기자]
•사채의 종류-제121회 무기명식 이권
부 무보증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
•사채배정방법-사모
•사채의 권면총액-300억원
•사채의 이율-연 6%
•이자지급방법-사채의 이율로 사채의 액면금액을 발행기간동안 현가할인한 금액으로 갈음함
•원금상환방법-2039년 6월4일에 일시상환
•신주인수권행사에 관한 사항-행사비율 100%, 행사가격-1만6000원, 행사기간-2000년 6월4일~만기일 직전일까지
•이사회결의일 : 1999년 6월4일


지난 99년 한 대기업이 `태생(胎生)`시킨 만기 40년짜리 할인식 사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다. 지금의 주식연계채권(ELB) 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면 제도적으로나, `언감생심(焉敢生心)` 주주들의 눈이 두려워서라도 맘 조차 먹을 수 없겠지만 99년에는 엄연히 `반짝 붐`까지 일으켰던 BW다.
만기40년 할인식 사모BW가 주목받는 것은 BW 본연의 자금조달 기능은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으면서도 11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도 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BW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권면총액의 10분의 1에 불과한 반면 워런트는 권면총액 전액에 대해 행사 가능한 태생적 구조에서 비롯됐다.
비록 일부는 보통주로까지 전환돼 제본분을 다하고 사라졌다. 하지만 상당수는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 소임을 다하기까지 맘만 먹으면 앞으로 최장 29년 동안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는 것도 많다. 게다가 상당량은 BW를 `잉태`시킨 발행사의 오너 품에 애정어린 눈길을 받으며 안겨 있다. 오너의 경영권 강화와 재산증식에 일조하기 위해서다. 전환된 워런트 역시 오너에게 든든한 `디딤돌`이 된 지 오래다.
99년 분리형 허용…한 해 `반짝 붐`

ELB시장에서 BW 발행에 대한 획기적인 규제완화제도가 시행된 건 1999년 1월29일. 특히 분리형 BW 발행이 전격허용됐다. 분리형은 사채권과 별도로 워런트를 발행, 분리 양도가 가능하도록 하는 형태. 반면 비분리형은 사채권과 신주인수권을 일체로 발행해 신주인수권만의 분리양도가 불가능한 것이다.
이전까지 분리형 BW 발행을 금지시켰던 것은 워런트의 투기성으로 인한 투자자 피해 우려, 워런트의 비밀매집에 따른 경영권 위협 방지 목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 때 ▲기업자금조달 수단의 다양화 ▲자금조달비용의 절감 ▲투자수단의 다양화 및 다양한 투자욕구에 부응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마침내 분리형 BW 발행이 허용됐다. 이 같은 분리형 BW 허용와 맞물려 1999년 한 해 반짝 유행을 탔던 게 바로 만기40년 할인식 사모BW다.
코오롱(002020) 이수화학(005950) 대한펄프(004540) 세하(027970) 동성화학(005190) 고려포리머(009810)(이상 분리형), 웅진홀딩스(016880) 신성홀딩스(011930) 금호전기(001210)(이상 비분리형) 등 상당수 중견기업들이 망라됐다. 발행사들에게 BW 본연의 자금조달 기능은 사실상 무의미했다. 만기 40년에 사채 이율을 대략 연 6%로 한 할인식 발행이었기에 발행사가 실제 BW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40년간 6% 수준에서 복리로 계산해 지급할 이자를 제외한 금액이었다.
일례로 권면총액 100억원(사채이율연 6%)인 금호전기의 발행금액은 10억원, 50억원(연 5.925%)인 대한펄프의 실제 조달자금은 4억8600만원에 불과했다. 120억원(연 5.925%)인 웅진홀딩스의 할인발행가총액은 12억원 가량이다. 이마저도 할인식 BW는 수개월만에 원금 상환이 이뤄졌다. 이수화학은 1999년 5월21일 발행 후 6개월만인 같은 해 10월29일 채권만 중도상환했다.
자금조달 기능 미미…워런트는 `~ing`

반면 신주인수권(분리형)이나 신주인수권부사채권(비분리형)은 발행당시 인수사인 경영건설팅업체나 증권사 등을 거쳐 단기간에 곧바로 대주주나 자녀 등에게 넘어갔다. 특히 행사기간이 분리형은 만기까지 40년간, 비분리형은 5년간이다. 행사가가 주가 하락과 연동되지 않고 고정돼 있다는 점에서 `리픽싱 옵션(Refixing-option)` 부여 BW와는 다르지만 최장 40년간의 넉넉한(?) 기간 동안 대주주가 지분을 늘리고 대규모 차익을 낼 여지를 만들어놓았다.
하지만 만기40년 할인형 BW는 말그대로 `반짝 붐`이었다. 2000년 5월 금융당국이 `BW의 불공정 발행에 대한 대책` 발표를 통해 BW발행에 대한 감시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대주주가 분리형 BW의 발행을 통해 자신의 지분율을 확대하거나 유지하는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게다가 2002년 4월에 가서는 분리형 사모 BW에 대한 발행회사의 매입도 제한시켰다. 현행 `증권의 발행 및 공시등에 관한 규정` 제5-24조(신주인수권부사채의 발행) 제3항은 상장사가 공모발행 외의 방법으로 분리형 BW를 발행하는 경우, 발행일부터 만기의 3분의 1(1년 이하의 경우 1년)이 경과하기 전까지는 발행사가 워런트가 분리된 사채만을 매입하지 않는 조건으로 발행하도록 못박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분리형 사모BW의 발행을 통해 대주주 등에게 변칙적으로 워런트를 부여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기40년 할인식 사모BW는 2000년 이후에는 발행시장에서 자취를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대주주들의 지분 확대 및 재산증식 수단으로서의 효용가치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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