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무한도전'과 선거

  • 등록 2014-05-31 오전 9:53:14

    수정 2014-05-31 오전 9:53:14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무한도전’은 ‘국민 예능’으로 불린다. 예능에 때때로 소외계층, 비인기 스포츠 등을 사회성 짙은 이슈가 결합되며 공감을 이끌고 찬사를 받았다. 이번에는 ‘선거문화’에 도전했다.

‘무한도전’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MBC방송센터와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사전투표에 이어 본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의 목적은 ‘무한도전’의 새 리더를 뽑는 것이었다. 본 투표는 평일에도 출근과 등교를 늦추고 새벽부터 투표를 기다린 행렬로 북새통을 이뤘다. 지방에서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올라온 이도 있었다. 사전투표 포함 투표에 참여한 인원은 총 45만8398명. 시청자들의 참여를 이끌고 동시에 다가올 제6회 지방선거에 대해 남녀노소의 관심을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의미 있게 받아들여졌다.

‘무한도전’의 기획은 최근 프로그램에 닥친 위기에서 시작됐다. 수년 간 토요일 저녁 1위를 지켜온 ‘무한도전’은 ‘불후의 명곡’에까지 밀리며 최하위를 찍었다. 그래서 마련한 게 ‘무한도전’의 향후 10년을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를 뽑는 선거 ‘선택 2014’였다.

그 과정에서 사회적 이슈와 연결한 투표 이벤트는 유효했다. 새로운 리더 후보들을 통해 프로그램이 당면한 문제와 현실을 되짚고 앞으로 가야할 방향, 비전을 제시했다. 약속과 원칙을 지키는 문화, 법과 질서를 지키는 선거, 그리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가치를 돌아보게 했다. ‘무한도전’이 거듭된 위기 속에서 오늘날 국민예능이 될 수 있었던 힘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무한도전’의 ‘도전’은 ‘정면 돌파’ 방식이었다. ‘지금만 넘기면 어떻게든 되겠지’란 안이함은 없었다. 과거에도 경쟁력이 떨어졌을 때 전문가들을 불러놓고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처했다.

지난 한 달 눙치고, 변명하는 이들을 보면서 가슴을 친 시간이었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는 안이한 위기관리 시스템이 키운 대형 참사였다. 구조의 시작부터 정면 돌파가 아닌 편법이 넘쳤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예능이라 웃고 넘길 것이 아니다. ‘무한도전’의 위기를 대하는 해법이 무겁게 다가오는 이유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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