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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평창올림픽, 정말 흑자일까

두루뭉술한 조직위 셈법
폐막 후 발표한 올림픽 결산
운영비만 따져야 흑자계산 나와
"경기장 등 인프라 활용이 관건
대책 못찾으면 적자 상상초월"
  • 등록 2018-03-02 오전 5:13:55

    수정 2018-03-02 오전 8:18:54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이 지난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1988 서울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와 행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적자 올림픽 우려를 딛고 흑자올림픽 실현 전망.’ 최근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가 대회 결산 보도자료를 내고 주장한 내용이다. 조직위에 따르면 대회 예상 운영비는 2조7928억원이었는데, 이를 모두 메우고도 남는 수익을 대회에서 창출했다는 것이다.

‘흑자 올림픽’을 강조하는 조직위의 발표에 ‘허점이 많은 계산법’,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직위의 셈법에는 경기장 건립 비용과 도로·철도 등 교통시설에 투입된 금액, 이른바 사회간접자본(SOC)에 쓰인 국비와 지방비가 제외됐기 때문이다. 경기장 건립비 역시 인프라 건설 비용으로 대회 손익 계산에 포함돼 있지 않다.

◇조직위 입맛대로 계산한 손익계산서?

조직위가 발표한 자료는 자신들의 입맛대로 접근한 ‘자화자찬용’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고속도로나 경강선, 경기장 건립 등에 쓰인 11조4000억원은 사실상 평창 대회 개최를 위해 들어간 비용이다. 손익을 따질 때 이를 제외하는 건 올바른 계산법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왔다.

대표적인 ‘적자 올림픽’으로 알려진 소치 대회도 대회 운영의 적자보다 대회 후 경기장 운영비 등의 우려가 더 컸다. “고속철도 개통 등으로 강원도는 관광인구 유입이 대폭 늘어나면서 경제적인 이득을 보고 있다”고 한 이희범 조직위원장의 주장이 현 시점에선 속단일 수도 있다.

미국 유명 컨설팅 기업 ‘프로스트 앤 설리반’ 아비닛 카울 디렉터는 NBC와 인터뷰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는 도시는 감당하지 못할 빚을 내 인프라 구축에 투자한다”며 “개최 도시들은 빚을 갚을 만큼의 수익을 내지 못하고 결국 공공 지출을 줄이게 된다. 빚을 갚기 위해 또 빚지는 것을 반복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평창 올림픽은 ‘운영면’에선 흑자가 맞다

조직위의 계산법에 큰 오류는 없다. 통상적으로 대회가 ‘흑자냐 적자냐’를 판단할 때 인프라 구축에 들어간 비용을 손익 계산의 요소로 포함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올림픽 등 메가 이벤트가 창출하는 경제 가치를 가늠하기 위해선 고려해야할 요소가 너무나 많다.

조직위는 기업 후원금(약 1조1123억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후원금(약 4475억원), 올림픽 파트너 기업(TOP) 후원금(약 2394억원), 정부 지원(인력 등·4116억원), 입장권 판매(1573억원) 등으로 운영 예산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집계가 되지 않은 입장권·라이선스·부대 시설 수익으로 남은 부분을 채우고도 돈이 남아 수익이 날 것이라고 조직위는 예상하고 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고속도로나 철도, 경기장 등의 인프라 구축 비용은 (올림픽을 위해 쓰였다고 해도) ‘올림픽이 열리든 열리지 않든 썼어야 할’ 돈으로 봐야 한다”며 “평창의 경우 인프라 구축에 많은 돈이 들어갔지만 그렇지 않은 개최지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적인 대회 손익 계산법은 수익금에 올림픽 기간 발생한 지출을 뺀 금액을 말한다”고 부연했다. 안 교수의 주장대로 평창동계올림픽을 기회로 경강선이 뚫려 수도권과 강원 지역의 접근 통로가 생겼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흑자 올림픽은 올림픽 레거시에 달렸다

평창 대회가 ‘진짜’ 흑자 올림픽인지 판단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IOC는 올림픽 레거시(유산)를 기대한다. 경강선이나 컬링 등이 열린 빙상경기장에 유산이 머물면 안된다. 올림픽 정신을 이을 스포츠 저변 확대 등이 과제다.일례로 한국산업전략연구원은 경기장을 지금처럼 안이하게 운영할 때 연간 58억원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안창남 교수는 “대회가 끝난 뒤 수익과 비용이 어떻게 될 진 의문이다”라며 “외국의 동계훈련팀을 유치해서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등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NBC는 “올림픽이 존폐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한국이 올림픽을 여는 것이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성이 있는지 증명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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