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준의 유럽 다이어리]“푸른 잔디 보니 설레…푹 쉬었으니 다시 일해야죠”

  • 등록 2021-03-11 오전 12:00:11

    수정 2021-03-11 오후 6:44:34

문경준(가운데)과 장이근, 이태희. (사진=문경준)
[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문경준의 유럽 다이어리-①커머셜 뱅크 카타르 마스터스.’

2019년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 문경준(39)은 올해 유러피언투어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아시안 투어까지 3개 투어를 누빈다. 올 시즌 첫 발걸음을 내딛는 곳은 유러피언투어다. 2019년 제네시스 대상을 차지한 문경준은 유러피언투어 16번 카테고리를 받았다.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거쳐 올라온 선수들보다 카테고리 순번이 높은 문경준은 시즌 중 시드 순번이 재조정 되는 리랭킹 대상자가 아니다. 유러피언투어에서 첫 시즌을 보내게 된 문경준이 현장에서 전해오는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아빠 일하러 다녀올게.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

아내와 아이들에게 인사를 하고 집을 나왔다.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집을 나설 때마다 하는 인사지만 이번에는 다르게 느껴졌다. 지난해 11월부터 가족들과 오랜 시간을 보내고 코로나19의 대유행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회에 출전하게 돼 그런 것 같다.

유러피언투어 커머셜뱅크 카타르 마스터스 출전 선수들은 특별 비자를 받아 격리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카타르에 도착한 뒤 코로나19 검사를 한 뒤 결과가 나오는 하루 동안은 지정된 숙소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했다.

다행히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고 월요일부터 연습 라운드를 할 수 있었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골프 클럽은 1년 만에 다시 오게 된 만큼 크게 어색하지 않았다.

그러나 골프장을 제외하고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게 변해있었다. 식당에서는 음식을 직접 담을 수 없었고 식사를 실내가 아닌 실외의 지정된 장소에서 2인 이하로 해야 했다. 숙소에서 골프장을 이동할 때도 한 칸 이상씩 떨어져 앉아야 했다. 코로나19 이전 생활이 정말 편했다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골프장과 숙소 등 대회 조직위원회가 정해놓은 버블에서 생활해야 했지만 대회에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또 골프장에 도착했을 때 다시 한 번 깜짝 놀랐다. 지난해 11월 이후 약 5개월 만에 푸른 잔디를 밟아서 그런지 연습 라운드를 하는 내내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버스를 타고 숙소에서 골프장으로 이동하는 문경준. (사진=문경준)
코스는 티잉 그라운드부터 페어웨이, 그린, 벙커까지 모든 게 완벽했다.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100점을 줄 수 있을 정도의 완벽한 코스였다. 연습장도 최고였다. 모든 타석에 타구를 분석할 수 있는 트랙맨이 준비돼 있고 원하는 시간에 수백 개의 공을 칠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행복했다.

이태희, 장이근, 김시환과 함께 연습 라운드를 돌았는데 1년 전에 쳐본 경험 덕분에 골프장이 크게 낯설지 않았다. 페어웨이와 그린 등 한국과 다른 잔디에만 빠르게 적응한다면 만족스러운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 함께 호흡을 맞출 스코틀랜드 출신 캐디도 만났다. 월요일과 화요일에 함께 연습 라운드를 돌았는데 거리와 그린의 경사를 정확하게 보는 능력이 있어 믿음이 갔다. 2021시즌을 시작하는 첫 대회인 만큼 캐디에게 열심히 해보자고 했다.

5개월 만에 출전하는 공식 대회인 만큼 이번 대회 목표는 나흘 완주로 잡았다. 지난겨울 그린 주변 어프로치 연습을 많이 한 만큼 자신 있게 쳐보려고 한다. 또 드라이버와 아이언을 교체했는데 빠르게 적응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이번 대회를 마치고는 아프리카 케냐로 이동할 예정이다. 아직 비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케냐에서 열리는 유러피언투어 두 개 대회 출전 신청을 해놨다. 한국 나이로 올해 40세가 된 만큼 골프 선수로서 기념되는 기록을 내고 싶다. 올해부터 NH농협은행이라는 최고의 메인 스폰서와 함께 하고 경기력이 계속해서 좋아지고 있는 만큼 전성기가 곧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카타르에서 2021시즌 첫 단추를 잘 끼울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여보겠다.

유러피언투어 커머셜뱅크 카타르 마스터스가 열리는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골프 클럽. (사진=문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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