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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일자리 두 토끼잡기 나선 바이든…삼성전자 등 불러 반도체회의

美경제·안보 수장…반도체·자동차·IT 기업과 12일 회의
삼성전자 포함 인텔, GM 등 글로벌 기업 19곳 참석
반도체 공급난 해법, 일자리 문제 등 논의 전망
“인프라 투자 필요성 피력 위한 플랫폼 활용” 분석도
  • 등록 2021-04-12 오전 12:00:00

    수정 2021-04-12 오전 12:00:00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반도체, 희토류 등의 공급망 재검토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기에 앞서 반도체 칩을 손에 들고 미국 내 생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안보 보좌관 ‘투 톱’이 12일(현지시간) 반도체·자동차·정보기술(IT) 등 19개 주요 글로벌 기업 경영진들과 회의를 가지기로 했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를 짚어보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바이든 대통령이 그간 미국의 반도체 주도권 강화를 강조해온 만큼, 미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자국 내 제조 기반을 늘려 대(對)중국 견제·공급망 개선·일자리 확보 등을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 삼성전자, 대만 TSMC, 네덜란드 NXP 등 다른 나라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초청한 배경을 두고 안정적 공급망 확보와 미국내 투자확대를 요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이번 회의가 대규모 인프라 투자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 산업 지원 정책이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반도체 육성정책이 포함된 인프라 투자안을 부각시키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이다.

미국 외 기업 삼성전자·TSMC·NXP 등 포함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오는 12일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주재로 반도체·자동차·IT기업 기업 임원들과 화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의 참석자들은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와 관련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미국 내 일자리 문제, 미국의 공급망 복원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지나 러만도 미 상무부 장관도 회의에 참석한다.

백악관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는 기업 19개사의 명단을 공개했다. 자동차 기업인 포드,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피아트크라이슬러·푸조시트로엥 합병사)를 비롯해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 인텔, AT&T, 델, 휴렛패커드(HP), 마이크론, 글로벌 파운드리스 등 유수의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 및 IT기업들이 명단이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미 엔진 업체 커민스, 미 방산업체 노스럽그러먼, 메드트로닉, 피스톤 그룹 등이 명단에 포함됐다. 해외 기업으로는 한국의 삼성전자, 네덜란드 NXP, 대만 TSMC 등이 포함됐다.

미국내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 반도체 품귀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들, 국가안보와 관련된 업체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을 두고 있다.

앞서 설리번 보좌관은 성명에서 “반도체 부족은 바이든 행정부에게 시급한 경제와 안보 우선 순위를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라며 “반도체 부족은 공장 가동을 멈춰 미 근로자들과 그 가족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반도체 부족이 국가안보를 취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디스 NEC 위원장도 같은 성명에서 이번 회의에 대해 “미국의 중요한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고 21세기를 선도할 미 경제 입지를 전략적으로 다져야 하는 시급성과 필요성을 반영한 회의”라고 설명했다.

(사진=AFP)
미국 내 반도체 생산 기반·일자리 강화 연장선

이번 회의는 지난 2월 24일 바이든 대통령이 100일간 반도체 공급망 재검토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칩을 손에 들고 미국 내 생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대립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해 “우리의 국익이나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국가에 (중요 품목의 공급을) 의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반도체 공급은 문제가 생긴 뒤 해결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1960년대처럼 연구 개발에 집중해 제조업 기반을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국가안보 관점에서 반도체 공급망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동시에, 미국 내 제조업 기반을 강화하면서 일자리 창출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는 공급망 재검토 후 리쇼어링(해외 생산시설의 국내이전) 또는 해외 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을 독려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에 대한 미국 내 투자 압박도 거세질 수 있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공급망의 복원력 확보는 미국 내 생산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치를 공유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국가와 긴밀하게 협력하도록 해야 한다”고도 했다. 삼성전자와 TSMC, NXP를 이번 회의에 초청한 것도 이같은 공조 차원인 것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 행정부에 반도체, 희토류 등 중요 품목의 공급망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사진=AFP)
“인프라 투자 필요성 피력 위한 수단 활용”

외신들은 또 이번 회의에는 지난달 31일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한 2조 3000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안이 왜 필요한지를 미 정치권과 대중에 설파하기 위한 의도도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미 의회에 반도체 연구개발 자금을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줄 것을 요청한 상태인데 이 법안은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다. 인프라 투자안에는 이밖에 500억달러 규모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인센티브 등이 담겨 있는 만큼 이를 부각시켜 인프라 투자안에 대한 의회와 기업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려 한다는 것이다.

WSJ은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안은 법인세 인상 등으로 미 공화당과 산업계 반대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기 위해 미 반도체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법안은 의회에서 초당적 지지를 얻고 있다”며 “백악관은 이번 회의를 인프라 투자 계획을 피력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길 원한다”고 진단했다.

CNBC는 “백악관이 반도체 공급망 검토와 관련해 중국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경제와 국방이 중국 기업들에게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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