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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실업대란에도 일손 씨마른 농촌…밥상물가까지 끌어올리나

다른 일자리 늘어나니…농림어업 취업자수 3개월째↓
외국인 근로자도 입국 차질, 수급 불안에 인건비 급등
인력중개센터·파견근로 등 대응…“입국 절차 개선해야”
  • 등록 2021-06-18 오전 12:00:00

    수정 2021-06-18 오전 12:00:00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수확기에 일이 몰리자 외국인 근로자 두 명이 갑자기 자취를 감췄어요. 새로 일할 사람을 구해야 하는데 여의치가 않아 가족들을 총동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부산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잇는 A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평소 집안일을 하던 아내는 물론 팔순 아버지까지 일을 돕고 있어 면목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최악 실업난이 무색하게도 농가들은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농번기에 일손이 달려 제때 수확을 못할 정도다. 수확 차질과 치솟는 인건비는 결국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 천정부지인 밥상물가를 자극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유휴 도시 인력을 농촌으로 돌리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충남 태안군 태안읍 한 비닐하우스에서 농민들이 감자를 수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체 취업자수 증가하는데 농림어업 감소세

17일 통계청의 고용동향에 따르면 5월 농림어업 취업자수는 154만 8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3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어업 취업자수 지난 3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전체 취업자수는 3~5월 3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농림어업 고용시장만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전체 취업자수가 19만 5000명 줄었던 지난해 3월만 해도 농림어업의 경우 13만 4000명 증가한 했다. 이후 7월까지 5개월 연속 증가하며 고용 충격을 완화하는데 기여했다.

올해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제조업·서비스업 등 고용 시장에 온기가 돌자 상대적으로 노동강도가 세고 접근성이 낮은 농림어업 분야의 취업자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 고용동향과 관계자는 “지난해 농림어업 취업자수가 증가한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측면이 있다”며 “고용 시장이 회복하면서 그간 부진했던 다른 업종으로 취업자가 이동한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국가간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농촌의 부족한 일손을 메우던 외국인 근로자 입국도 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는 매년 농어촌의 인력 수요를 파악해 고용허가제 외국인 근로자(비전문취업(E-9), 방문취업(H-2)) 비자 발급을 요청하고 외국인 근로자들을 고용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전세계 확산으로 출입국이 제한을 받은 지난해 E-9 비자로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는 6688명으로 전년(5만 1365명)의 13%에 그쳤다. 올해 1~3월 입국자는 1412명이다. H-2 비자 입국자의 경우 같은 기간 6만 3339명에서 6044명으로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촌은 계절적 특수 요인이 있어 5~6월 인력 부족 우려가 크다”며 “작년말부터 차츰 순차적으로 외국이 근로자들이 입국하고 있지만 자가격리 등 여러 절차상 사유로 속도를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농작업 차질·임금 인상에 물가 상승 우려

영농철 인력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보니 일부 현장에서는 수확이 늦어지거나 잡초 제거 등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는 게 농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근로자 임금은 크게 올라갔다. 농업계에 따르면 보통 10만원 이하로 책정하던 농촌 근로자 일당은 최근 12만~15만원 안팎까지 올라간 상황이다. 농촌 인력 중개 시장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사설 인력중개센터에서는 암암리에 웃돈을 더 챙겨 받는 일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농촌 인력 중개 담당자는 “농가에서는 일당으로 최저임금 수준인 7만~8만원을 제시하지만 숙련된 근로자들은 최고 15만원까지 요구한다”며 “자체 인력 풀을 가진 인력중개소는 농가와 협상 과정에서 수수료를 더 올려 받기도 하는데 이는 고스란히 인건비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인력 부족에 따른 농산물 생산 차질과 인건비 상승은 그대로 농산물 가격에 반영돼 가뜩이나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밥상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농촌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LH·지자체와 인력 중개센터를 확대하고 해외로 출국하지 못한 국내 체류 외국인의 한시 근로를 허용했다. 파견업체가 구직자를 채용해 농촌으로 보내는 파견근로도 시범 운영 중이다.

근본적인 농촌 인력 수급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외국인 근로자 입국 확대 등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자체가 인력 송출 국가와 협약을 체결해 입국 절차를 간소화해 검증된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토록 도와야 한다”며 “외국인 근로자의 체류 기간을 현행 4년 10개월에서 최소 2년 더 연장하고 이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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