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생순 주역' 오성옥 SK 감독 "핸드볼 처음 배우는 기분"[인터뷰]

  • 등록 2021-12-03 오전 12:00:00

    수정 2021-12-03 오전 12:00:00

한국 여자 핸드볼 레전드인 오성옥 SK슈거글라이더즈 감독.(사진=이석무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핸드볼을 처음부터 배운다는 마음으로 선수들과 맞춰나가려고 해요.”

3일부터 대장정의 막을 올리는 2021~22 SK핸드볼코리아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팀은 여자부의 SK슈거글라이더즈다. 바로 ‘우생순’의 주인공인 오성옥(49) 감독이 새로 부임했기 때문이다.

오 감독은 설명이 필요없는 한국 여자 핸드볼의 레전드다.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을 시작으로 1996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 2004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 2008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 등 한국 여자 핸드볼의 화려한 시기를 앞장서 이끌었다.

선수로서 최고의 업적을 남겼던 오성옥 감독은 이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번 시즌부터 SK슈거글라이더즈 지휘봉을 잡고 실업핸드볼 무대에서 경쟁한다.

오성옥 감독이 국내 실업팀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감독 경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오스트리아 히포방크의 플레잉코치로 뛰었다.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히로시마 메이플레이즈에서 1년 간 선수로 활약한 뒤 같은 팀에서 2015년까지 감독직을 맡았다.

2016년부터는 청소년 대표팀 최초의 전임 감독을 맡아 지도력을 발휘했다. 첫해 청소년 세계선수권에서 대표팀을 동메달로 이끌었다. 이후에도 2017년 청소년 아시아선수권 우승, 2018년 청소년 세계선수권 동메달이라는 업적을 이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상대 수비를 뚫고 슛을 시도하는 오성옥.(사진=연합뉴스)
하지만 국내 실업리그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무대다. 데뷔를 앞둔 오성옥 감독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오 감독은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시즌 개막을 앞두고 긴장이 많이 된다”며 “특히 부상, 대표팀 차출 등으로 선수들 전체가 합류해서 운동해 본적이 많지 않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장 이기는 경기를 추구하기보다 시간을 두고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점점 좋아지는 팀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본인이 선수로 뛰던 시절과는 분위기도 달라졌다. 과거 강압적이었던 운동 문화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선수들의 마인드는 더 자유로워졌다. 자기 생각을 가감없이 털어놓는데도 거리낌 없다.

해외에서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했던 오 감독은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요즘 선수들은 본인 생각을 뚜렷하게 얘기하는데 그 부분이 좋다”며 “처음에는 선수들이 말을 잘 안해서 내가 잘 지도하고 있나 의문이 들기도 했는데 이제는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고 서로 소통을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처음에는 운동 이외에는 선수들을 터치하지 않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또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면서 “지금은 술도 가끔씩 마시고 얘기를 많이 하다보니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좋은 점, 나쁜 점들을 얘기해주더라”고 설명했다.

선수 시절 빠른 스피드와 화려한 개인기가 트레이드 마크였던 오 감독은 지도자로서도 ‘스피드 핸드볼’을 추구한다. 오 감독은 “선수 때 내가 배웠던 것도 빠른 핸드볼이었다”면서 “특히 수비에서 속공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부상 선수가 많다보니 공격 훈련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일단 체력하고 수비 조직력을 탄탄하게 만들기 위해 수비 연습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자 핸드볼 청소년대표팀 감독 시절 선수들과 함께 한 오성옥 감독(두 번째 줄 오른쪽). 사진=연합뉴스
SK슈거글라이더즈는 해체 위기에 몰린 용인시청팀을 인수해 2011년 재창단했다. 이후 2017시즌 핸드볼코리아리그 첫 우승을 달성한 뒤 2019~20시즌에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2018~19시즌에는 준우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에는 세대교체 영향으로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만족해야 했지만 이번 시즌 다시 정상 복귀를 노린다. 지난 시즌까지 부산시설공단에서 활약한 국가대표 에이스 출신 권한나가 가세하면서 팀전력이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시즌 주장을 맡았던 김선화가 인천광역시청으로 이적한 것은 마이너스 요인이다.

오 감독은 “나는 형식적으로 ‘올시즌 목표가 우승이다’라는 식으로 얘기하지는 않는다”며 “우승에 앞서 점점 잘하는 팀, 점점 손발이 맞는 팀, 점점 상대를 긴장시킬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우승 기회가 온다는 잡아야겠지만 일단은 ‘경험한다’, ‘배운다’는 생각으로 부담을 덜 가져야 할 것 같다. 내가 부담을 덜 가져야 선수들과도 더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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