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노장의 골든글로브 수상이 K컬처에 전한 메시지

  • 등록 2022-01-12 오전 5:00:00

    수정 2022-01-12 오전 5:00:00

배우 오영수. (사진=넷플릭스)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이 상은 그가 걸어왔던 길고도 다양한 경력을 아우른 결과물이다.”

미국 유력 매체 포브스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오영수가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연기상 받은 것에 대해 이 같이 평했다.

지난 10일(한국시간) 오영수의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 수상은 외신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백인 배우와 영어권 작품이 상을 휩쓴 보수성 짙은 로컬 시상식에 한국인 배우 최초 연기상 수상자가 탄생해서만은 아니었다. 상업예술의 정점에 선 TV쇼로 트로피를 받은 주인공이 58년간 연극 무대를 누빈 노배우란 점에 세계는 더 주목했다.

올해 78세가 된 오영수는 지난해 전 세계 스트리밍 1위를 차지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에서 최고령인 1번 참가자 일남 역을 맡았다. 초반에는 국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 그 동안 TV나 영화 등에서 역할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저 조연 중 한명일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젊은 시청자들에게는 오영수라는 배우가 낯선 느낌도 있었을 터다. 하지만 매회 연륜과 깊이가 묻어나는 연기로 서서히 카리스마를 드러냈고 ‘깐부’란 유행어를 탄생시키는 등 주인공 못지않게 사랑받았다.

그는 1963년 극단 광장 단원으로 연기에 입문해 현재는 ‘연극계 대부’ 또는 ‘스승’으로 불리는 대학로 대표 연극배우다. 200편이 넘는 연극을 올리며 관객과 호흡했다. 무대 연기를 누구보다 사랑하지만 배우로 소명을 다할 수 있는 곳이라면 드라마와 영화는 물론 역할 비중도 가리지 않았다. 드라마 ‘선덕여왕’, ‘무신’을 비롯해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등에서 인상적 연기를 펼쳤다. 외신들은 긴 시간 무대 구분 없이 다양한 경력을 쌓은 그의 열정이 오늘날의 트로피로 보상받은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오징어 게임’의 이정재는 인터뷰에서 “오영수 선생님은 저희보다 더 세상 및 연기에 개방적 사고를 갖고 계신 분”이라고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콘텐츠 시장은 OTT의 등장으로 국경이 허물어졌듯, 견고히 자릴 지키던 장르 간 벽도 사라지는 추세다. 그러나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장르에 경계를 지으려는 배타적 분위기가 일각에서 여전히 존재한다.

오영수의 골든글로브 수상은 이같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생존경쟁을 펼쳐야 하는 K컬처와 구성원들에게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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