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대통령이 아마추어?"…MBC 뉴스에 분개한 한 여성

'자국 지도자 폄훼' 韓언론 비판한 우크라 출신 모델
MBC측 "불편함 느낀 이유에 깊이 공감…사과"
  • 등록 2022-02-27 오전 12:00:01

    수정 2022-02-27 오전 12:00:01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우크라이나 출신 모델 겸 방송인 올레나가 러시아 침공 소식을 전하면서 자국 대통령을 비판한 MBC ‘엠빅뉴스’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논란이 커지자 엠빅뉴스 측은 해당 영상을 삭제하고 “우크라이나인이 불편함을 느낀 이유에 대해 제작진도 공감하고 사과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26일 올레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할 말이 있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지난 25일 MBC가 공식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에 공개한 ‘우크라이나 대통령, 위기의 리더십’라는 제목의 영상 캡처본을 올렸다.

이는 엠빅뉴스 측이 전날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관련한 영상을 올리며 소개 글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9년 정치 경험이 전무한 코미디언에서 대통령이 된 드라마 같은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아마추어 같은 그의 정치 행보가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적은 것에 대한 비판이다.

(사진=올레나 인스타그램, 뉴스1)
이에 올레나는 “한국 뉴스가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영상을 만드는 게 부끄럽지도 않나. 곧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는 거 알겠는데 다른 나라에 대한 여론몰이를 이런 식으로 하는 건 진짜 아닌 것 같다. 원하는 그림만 보여주고 일부 팩트만 이야기 하면서 ‘우크라이나처럼 되지 않게 선거를 잘하자’는 메시지를 푸시해 나가고 있는 것 같은데 이게 언론사가 할 짓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뭐?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위기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위기를 제대로 대처하는 방법을 언론사가 알고 있나? 우리의 자유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뭔지 알면 우리한테 알려주지 왜. 아마추어 같은 젤렌스키의 정치 행보가 비판을 받고 있다? 누구한테 비판을 받고 있는데?”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또 “언론사는 2019년부터 지금까지 젤렌스키가 우크라이나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알고 있나? 2022년 언론의 행태가 마치 1980년대 독재정권 뉴스에서 나올 법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젤렌스키를 지지하고 투표한 우크라이나 국민 72%가 바보라고 생각하나? 오만이 가득한 언론사의 이러한 영상을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올레나는 “그의 직업 중에 하나가 코미디언 이지만, 그는 뇌물만 받고 싶어하는 마치 본업이 코미디언 같은 우크라이나 정치인과 달리 우크라이나에 대한 마음은 진심이었다”며 “”지금 상황에서젤렌스키는 훌륭한 일을 하고 있고 올바른 정책 덕분에 지금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어느때보다 통합됐고 우크라이나 군대가 역사상 가장 강한 상태다. 프레이밍도 적당히 하는 게 능력이다. 개인 유튜브도 아닌 언론 매체인데, 언론인답게 중립적으로 뉴스를 보도해라“라고 강조했다.

올레나가 비판한 해당 영상은 이날 삭제됐다. 유튜브에서 먼저 비공개 처리가 됐고 이후 MBC 홈페이지에서도 삭제됐다.

이와 관련해 MBC 측은 ”해당 콘텐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다룬 뉴욕타임스 등 외신 보도를 인용해 제작했다“면서 ”러시아의 침공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전달해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 기획이었으며, 관련 내용은 국내 언론들에서도 이미 다뤄졌던 내용들로 팩트가 틀린 부분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일부 우크라이나인 시청자가 해당 콘텐츠에 대해 불편함을 느꼈다는 반응을 접하고 내부적으로 논의를 가졌다. 논의 결과 전쟁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해당 콘텐츠에 대해 우크라이나인이 불편함을 느낀 이유에 대해 제작진도 공감하고 비공개 처리하기로 결정했다“며 ”엠빅뉴스 제작팀은 어떤 이유에서도 러시아의 우크라니아 침공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에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비롯한 여권 인사들도 잇따라 러시아 침공 책임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돌리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24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러시아는 민간 시설에 대한 공격을 하지 않는다고 했으나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는 러시아군이 민간 지역을 무분별하게 공격하고 병원과 같은 보호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26일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시의 한 아파트가 미사일에 포격당했으며 25일에는 키예프 보르젤 마을 보육원이 피해를 입었다.

이날 CNN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장관들과 함께 키예프에 남아 항전하고 있다는 내용의 영상을 공개했다. 키예프 도심을 배경으로 한 영상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전부 여기 있다. 나(젤렌스키)도 장관들도, 우리 군도, 국민들도 모두 남아 있다”며 “우리는 모두 독립을 사수하기 위해 여기 남아 있다”고 말했다.

26일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젤렌스키 대통령의 해외 대피를 지원하려고 시도 중이다. 러시아 군이 그를 생포하거나 살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런 지원을 거절하며 계속 키예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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