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알테오젠(196170)은 설립 이후 지속형융합단백질 ‘넥스피’(NexP)와 항체약물접합(ADC)기술인 ‘넥스맙’(NexMab) 등 바이오베터, 제형 변경을 가능케할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등 3종류의 플랫폼을 차례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임상 이상 단계에 진입한 신약 후보물질 3종 및 바이오시밀러 2종을 확보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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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베터로 성장호르몬 촉진·억제제 모두 개발
알테오젠이 2010년 완성한 넥스피는 기존 약물에 단백질을 붙여 체내에서 머무는 시간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일례로 회사가 개발 중인 지속성인성장호르몬 ‘ALT-P1’(국내 임상 2상)은 매일 주사하는 기존 약물과 달리 일주일에 한 번만 투여해도 된다.
회사 측은 지난해부터는 국가 신약개발 과제를 통해 성장호르몬 억제제 ‘ALT-B5’(개발 단계)를 발굴했고 올가을부터 전임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미국 화이자가 개발한 피하주사용 말단 비대증 치료제 ‘소마버트’(성분명 페그비소만트)를 대체하는 것이 목표다.
박 대표는 “성장호르몬 과다로 성인이 돼서도 고통을 받는 사람들은 소마버트를 아침·저녁으로 하루 2번씩 맞고 있다”며 “일주일에 한 번 맞으면 되는 ALT-B5를 개발하는 작업에 속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아미노산 4~5개로 이뤄진 펩타이드 2곳에서만 링커를 통해 약물이 붙도록 만들었다”며 “안정적인 수율로 약물을 생산사기 쉬운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넥스맙을 이용해 유방암치료제 ‘ALT-P7’(국내 임상 1상)를 확보하고 있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경쟁력 따라오기 힘들어”
가장 뒤늦은 2018년에 개발하기 시작해 2019년 말께 완성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ALT-B4’도 알테오젠의 주력 플랫폼이다. 정자의 머리 부분에 존재하는 단백질 PH20는 수정시 난자의 막을 뚫는데 사용된다. 이를 피부에 주사하면 피하지역에 있는 당사슬을 잘게 부숴 약물이 통과시킬 수 있다. 정맥주사로 개발된 항체치료제와 PH20을 섞으면 피하주사로 제형을 바꿀 수 있는 셈이다. ALT-B4는 몸속에 떠다니는 히알 단백질과 PH20의 도메인(단백질 내 특정 구역을 의미) 일부를 스와핑을 통해 개발한 물질이다.
알테오젠 측은 미국 할로자임이 PH20으로 만든 최초의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대비 ALT-B4의 활성과 생산성이 각각 1.5배와 10배씩 높은 것으로 분석 중이다. 알테오젠은 최근까지 글로벌 제약사 등 3곳에 ALT-B4와 관련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박 대표는 “더 뛰어난 물질을 개발해 할로자임이 독점하던 시장을 양분할 길이 열었다”며 “ALT-B4관련 조성물 특허를 한국에 등록했고 12개국에 특허를 출원해 심사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발주자가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제형 변경 물질을 내놓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알테오젠은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를 통증 및 부종완화 약물로 쓰기 위해 ‘ALT-BB4’(국내 임상 1상, 제품명 테르가제)도 개발하는 중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약 1조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동물 히알루로니다제 시장에 진출하려는 목적이다. 박 대표는 “테르가제는 소나 돼지 등 동물의 고환에서 얻은 동물 히알루로니다제 보다 순도가 좋고 쇼크 등 부작용도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에 관련 시장에서 승산이 있을 것”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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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직접 개발 ‘NO’...‘ALT-L9’에 집중
박 대표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다 보니 6~7등 수준으로 뒤늦게 출시하게 될 것 같아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추가 임상을 직접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중국 회사에 기술이전했다”며 “바이오시밀러는 1~3등으로 개발해야 이익을 낼 수 있다. ALT-L9만 끝까지 개발하기로 결정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회사의 체급을 높이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동력의 발판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