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규 “매일 디오픈 영상 보며 각오…어린 아이처럼 설레요”(인터뷰)

한국오픈 우승으로 디오픈 출전권 받아
유럽 2부 투어 활동하며 링크스 코스 경험
"영국 골프장 경험 토대로 잘해볼 것" 각오
탄도 낮은 샷·새로운 클럽 구성 등 준비
첫 우승 전 준우승만 4번…“한 맺혔다”
  • 등록 2022-07-05 오전 12:00:00

    수정 2022-07-05 오전 12:00:00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매일 저녁 유튜브로 디오픈(The Open) 영상을 보고 있어요. ‘와, 내가 저기서 경기를 한다고?’ 이런 생각을 하면서요. 어린아이처럼 너무 설레요.”

디오픈 우승 트로피인 클라렛 저그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한 김민규.(사진=이데일리 스타in 김상민 기자)
김민규(21)는 지난 6월 26일 끝난 코오롱 제64회 한국오픈 정상에 오르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한국오픈 역대 최다 우승 상금인 4억5000만원도 손에 넣었다. 무엇보다 값진 부상은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메이저 대회 디오픈 출전 기회를 얻었다는 것이다. 한국오픈에서 각각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한 김민규, 조민규(34)가 디오픈 출전권을 받아 대회가 열리는 스코틀랜드로 향한다. 올해 150주년을 맞은 디오픈은 오는 14일부터 ‘골프의 기원’으로 불리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린다.

그는 “어릴 때부터 야생의, 거친 분위기를 풍기는 디오픈을 굉장히 좋아했다. 또 역사 깊은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선수로 경기할 수 있다는 게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2015년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로 선발됐던 김민규는 17세였던 2018년 유럽 2부 투어에서 활동했고 우승한 경력도 있다. 그 덕분에 영국 골프장과 링크스 코스 경험이 풍부하다. 김민규는 “영국은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탄도 낮은 샷을 구사해야 하고 땅이 딱딱해 한국과는 다른 어프로치 기술을 구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링크스 코스의 특성을 고려할 때 유틸리티 클럽을 빼고 대신 2번 아이언을 넣어 가져가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강한 바람 속에서도 방향을 잡기 더 유리하고 탄도 컨트롤에 거리까지 내려면 2번 아이언을 잡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 쇼트게임에 대비해 60도 웨지 역시 바운스를 바꿀 계획이다. 김민규는 “예전에 유럽에서 활동할 때는 항상 2번 아이언을 들고 나갔다”며 “대회장에서 연습 라운드를 해보고 클럽 구성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더 CJ컵에 이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는 이번이 두 번째다. 7일 출국 예정인 김민규는 “일단 목표는 컷 통과”라며 “솔직히 컷 통과하기도 쉽지 않아 이것만 이뤄내도 기쁠 것 같다”며 웃었다.

처음 참가하는 메이저 대회지만, 디오픈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그리고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와 함께 경기하고 싶다는 작은 소망도 내비쳤다. 특히 스피스가 우승했던 2017년 갤러리로 디오픈을 관전했다는 김민규는 “당시 스피스가 우승하는 모습을 직접 봤고 정말 멋있어 보였다”고 떠올렸다.

스코틀랜드를 다녀와서는 바로 코리안투어에 복귀할 예정이다. 김민규는 한국오픈에서 첫 우승을 거뒀고 올해 10개 대회에서 컷 탈락 없이 톱10에 6차례나 든 덕분에 현재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다. 상금 순위 또한 1위(7억3660만원)에 올라 있다.

유럽의 2부 격인 챌린지투어에서 활동할 때도, 코리안투어 루키 시즌이었던 지난해에도 김민규는 늘 기복 있는 한 해를 보냈다. 우승권에 머물다 6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을 하던 때도 있었다. 올해는 스윙 시 하체 움직임을 교정한 것이 터닝포인트가 됐다. 컷 탈락 없는 시즌을 보내고 있는 건 올해가 거의 처음 있는 일이다.

김민규는 “초반 6개 대회에서 5번 톱10, 그중 4번을 톱5에 들었다. 그랬더니 성적에 대한 불안함은 전혀 없었고 그때부터는 우승을 언제 할까에 대한 싸움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2020년 KPGA 군산CC 오픈과 KPGA 오픈에서 연속 준우승을 기록하는 등 우승 전까지 준우승만 4차례 경험했다.

김민규는 “우승을 못한 선수가 2위만 많이 하다 보면 한이 맺힌다”며 “이제는 나를 한국오픈 우승자로 떳떳하게 소개할 수 있어 좋다”며 방긋 웃었다.

코오롱 제64회 한국오픈 우승을 확정한 뒤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김민규.(사진=이데일리 in 김상민 기자)
우승 당시의 긴박했던 마음은 그대로 우승 세리머니로 나왔다. 3개홀 연장전으로 치러진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만만치 않은 2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남겨놓은 김민규는 이를 놓치지 않았고 1타 뒤져 있던 상황에서 순식간에 1타 차 역전으로 첫 우승을 장식했다. 그는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며 포효한 뒤 캐디에게 달려가 부둥켜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김민규는 “친한 (이)재경이 형이 ‘우승을 확정하는 순간에는 너무 행복해 세리머니가 자동적으로 나온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엔 우승 경험이 없어서 그 말이 와 닿지 않았다”면서 “연장전 때 나는 세리머니를 생각할 여유가 없었는데 버디 퍼트가 홀로 들어가는 순간 행복한 마음이 몸으로 표현됐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연장전을 하는 순간에도 평상시보다 긴장이 덜 됐다”며 “사실 정규 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실수를 했는 데도 우승까지 할 수 있었던 걸 보면 행운이 따랐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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