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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한솔은 7일 제주도 제주시 엘리시안 제주(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9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15~18번홀 4연속 버디를 앞세워 5타를 줄이고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그는 2위 최예림(23)을 1타 차로 따돌렸다.
막판 4연속 버디가 압권이었다. 15번홀(파5)과 16번홀(파3)에서 연속으로 4.5m 버디를 잡으며 최예림을 압박한 지한솔은 17번홀(파4)에서는 슬라이스 라인의 까다로운 12m 버디를 낚아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승부를 가른 것은 마지막 18번홀(파4)이었다. 지한솔의 두 번째 샷이 홀 옆에 멈춘 반면 최예림의 샷은 핀 10m 뒤로 멀어졌다. 최예림의 버디 퍼트마저 홀에 닿지 않았다. 탭인 버디를 잡아낸 지한솔이 우승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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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거둔 지한솔은 이후 그립을 잡는 법이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슬럼프를 겪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샷이 어디로 갈지 모르니 페어웨이보다 오비(OB) 구역을 먼저 찾을 정도로 공이 중구난방으로 날아갔다.
두 번째 우승 당시 눈물을 흘리며 슬럼프를 고백했던 지한솔은 불과 1년 만에 “골프가 잘되니까 너무 재밌다”며 바뀐 마인드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전에는 보기를 하거나 실수하면 거기에 얽매였고 성적에 연연했다. 올해는 플레이도 잘 되고 샷과 퍼팅도 많이 좋아져 즐겁게 플레이한다”고 말했다. 슬럼프를 한 번 겪었기 때문에 두려울 것이 없어졌다고도 덧붙였다.
올해 유독 즐거운 골프를 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워라밸’을 지키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지한솔은 하루 종일 연습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올해부터는 컨디션에 맞게 연습하고 연습 시간을 정해 최대한의 집중력을 발휘한다. 연습 방법을 바꿨더니 오히려 성적이 더 꾸준하다. 지한솔은 이번 우승을 포함해 17개 대회에서 톱10에 9차례 이름을 올리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대상 포인트는 3위(384점)로 올라섰고, 상금 랭킹은 13위에서 6위(약 4억5698만원)로 껑충 뛰었다. 아직 개인 타이틀을 획득한 적이 없는 지한솔은 “현재까지는 대상이 가장 가능성 있다고 생각하지만 타이틀 욕심은 없다”면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해보고 싶다. 그중 한화 클래식 정상에 오르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 앞서 지한솔의 우승 의지를 불태운 요인도 있다. 지난주 스폰서 동부건설 행사에서 올 시즌 우승한 장수연(28)과 조아연(22)이 가방 선물을 받은 것을 봤기 때문이다. 지한솔은 “원래 내 플레이만 하자는 생각으로 대회에 참가하는데 그걸 보고 우승 욕심이 났다”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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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내내 선두를 지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 기대됐던 최예림은 이날 최종 4라운드에서 16번홀까지 1타 차 선두를 달리다가 17번홀에서 지한솔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고 마지막 18번홀에서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2018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최예림은 2018년과 2019년 한 차례씩 준우승했고 이번 대회에서 세 번째 준우승을 기록했다.
KLPGA 투어 통산 3승의 박현경(22)이 3위(10언더파 278타)에 이름을 올렸고, 대상 포인트 1위 유해란(21)이 4위(8언더파 280타)를 기록했다. 조아연, 이예원(19), 오지현(26)이 공동 5위(7언더파 281타)에 자리했고, 상금 랭킹 1위 박민지(24)는 공동 25위(1언더파 287타)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