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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0.1% 확률’ 뒤집고 다시 정상 우뚝
1985년생인 앤서니 김은 공격적인 플레이와 대담한 인터뷰, 강한 자신감으로 주목받았다. 전성기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였다. 2008년 PGA 투어에서 2승을 거둔 뒤 2010년 셸 휴스턴 오픈에서 3승을 따내며 돌풍을 일으켰다. 2009년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2라운드에선 11개 버디를 쓸어담아 단일 라운드 최다 버디 기록도 세우면서 “젊은 타이거를 보는 듯하다”는 극찬을 받았다.
‘포스트 타이거’의 선두 주자로 지목됐던 앤서니 김은 2012년 돌연 현역 은퇴를 선언한 뒤 필드에서 사라졌다. 엄지손가락으로 시작된 부상은 왼쪽 팔꿈치와 손목 통증으로 이어졌고, 컷 탈락과 기권이 반복되자 내린 결정이었다. 2012년 5월 PGA 투어 웰스 파고 챔피언십 1라운드를 마친 그는 캐디백을 트렁크에 던져 넣고 대회장을 떠났다. 당시 그의 나이는 고작 27살. 이후 12년 동안 앤서니 김은 골프계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그에게 손을 내민 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자본으로 운영되는 리브(LIV) 골프다. 2024년 LIV 골프는 ‘와일드 카드’로 앤서니 김의 이름을 공개하면서 새로운 흥행카드로 내세웠다. 12년의 방황 끝에 복귀한 앤서니 김은 긴 공백의 벽을 실감했다. 두 시즌 동안 하위권을 전전한 끝에 시드를 잃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올해 1월 열린 LIV 골프 프로모션에서 3위에 오르며 극적으로 출전권을 확보했다.
LIV 골프 해설진에 따르면 앤서니 김이 마지막 날 5타 차를 뒤집을 확률은 0.1%에 불과했다. 그러나 통계가 스포츠의 극적인 서사를 설명하지 못할 때도 있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그는 다리를 차올리며 주먹을 불끈 쥐었고, 그린으로 달려온 아내와 딸을 끌어안았다. 인생 반전을 완성한 장면이었다.
“심각한 약물·알코올 중독…가족이 구원의 힘”
앤서니 김은 우승 후 “내 인생의 모든 바닥을 딛고 일어난 순간”이라며 “퍼트가 들어갈 때마다 어두웠던 시간이 떠올랐고 그것을 극복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 경기는 치유의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공백기 동안 심각한 약물·알코올 중독에 빠져 있었다고 고백했다. 앤서니 김은 “20년 동안 거의 매일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생각을 했다. PGA 투어에서 뛸 때도 술과 약물에 의존해 나 자신을 잃었다”며 “지금 내가 살아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털어놨다.
이번 우승은 단순한 1승이 아니다. 커리어가 사실상 끝났다고 여겨졌던 선수가 다시 정상에 선 상징적인 사례다. 그는 “아무도 나를 믿지 않아도 괜찮다. 나 자신만 믿으면 된다”면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무엇이든 극복할 수 있다. 나도 계속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우즈도 ‘풍운아’ 앤서니 김의 우승에 대해 진심어린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우즈는 “한때 인생에 어려움을 겪고, 골프를 치고 싶어 하지도 않았던 그가 모든 역경을 딛고 우승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했다”며 그를 향해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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