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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돈바스아레나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유로2012 8강전에서 사비 알론소의 2골 활약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하고 4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메이저대회 3연패를 노리는 스페인으로선 반드시 이겨야 하는 승리였다. 특히 상대가 프랑스라는 점에서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현재 세대교체중인 프랑스는 비록 전성기에 비해 전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 최근 메이저대회의 성적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스페인으로선 프랑스가 껄끄러울 수밖에 없었다. 주요대회에서 프랑스를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유로1984 결승에서 미셸 플라티니를 앞세운 프랑스에 0-2로 져 준우승에 머물렀고 유로2000에서도 프랑스에 1-2로 졌다. 유로1992 예선에서도 두 차례 맞붙었지만 모두 프랑스가 이겼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 스페인은 우승후보로 주목받았지만 정작 토너먼트 16강전에서 프랑스에 1-3으로 덜미를 잡혀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처럼 스페인은 큰 대회에서 프랑스에게 번번이 덜미를 잡혔다. 평가전에서는 심심치않게 이겼지만 큰 대회에서 프랑스는 스페인이 반드시 넘어야 하는 벽이었다. 결국 스페인은 실력으로 징크스까지 깨면서 세계 최강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를 통해 더욱 진화하고 있다.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은 조별리그에서 전문 스트라이커를 활용하지 않는 '제로톱'을 들고 나왔다.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가짜 원톱'으로 내세우고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다비드 실바 등과 부지런히 자리를 바꾸면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하지만 이날 중요한 프랑스전에서 델 보스케 감독은 다시 제로톱을 꺼내들었다. 결과는 훌륭했다. 초반 이른 시간에 사비 알론소의 선제골로 흐름을 가져온 뒤 여유있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대량득점을 올린 것은 아니지만 공격이 원활하게 움직이다보니 경기를 쉽게 가져갈 수 있었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포르투갈과 4강전을 치른다. 스페인으로선 이번 대회 최대 고비가 될 가능성이 높다. 화려한 기술을 중시하는 축구 스타일도 비슷하다. 하지만 프랑스전에서 보여준 절정의 경기력을 감안하면 스페인에게 여전히 희망이 더 있는게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