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스타의 산실 드림투어..美日 견줘도 대등

연간 21개, 총상금 26억9000만원 규모
미국 시메트라, 일본 스테업 투어와 동급
박성현, 김해림, 안선주도 드림투어 출신
인주연 "드림투어 통해 배운 경험 큰 자산"
  • 등록 2018-08-03 오전 6:00:00

    수정 2018-08-03 오전 6:00:00

2017년 KLPGA 드림 투어 상금랭킹 2위로 올해 1부 투어에 입성한 인주연이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자 동료들이 물을 뿌리며 축하해주고 있다. (사진=KLPGA)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끈임없는 스타 탄생 뒤에는 드림(2부) 투어가 있었다. 성공이라는 꿈의 자양분을 갖고 인내의 시간을 버텨낸 드림투어 출신들은 KLPGA 투어를 이끄는 스타로 거듭나면서 성공의 든든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

2일 충남 부여의 백제컨트리클럽 한성·웅진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보이스캐디-백제CC 드림투어 11차전에선 또 한 명의 예비 스타가 탄생했다. 신혜원은 2라운드 합계 11언더파 133타를 쳐 우승했다. 하반기 들어 처음 열린 대회에서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은 신혜원은 내년 KLPGA 투어 시드 획득에 한발 가까워졌다.

드림투어는 올해 총 21개 대회가 예정돼 있다. 19개 대회에 각각 1억1000만원의 총상금이 걸려 있고, 2개 대회는 총상금 3억원에 달해 연간 26억9000만원 규모로 열리고 있다.

21개 대회는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규모다. 미국은 2부 격인 시메트라 투어가 연간 21개 열린다. 평균 총상금은 10만~15만 달러, 가장 규모가 큰 대회는 22만5000달러로 총상금 규모는 연간 약 34억원. 일본 역시 2부 격인 스텝 업 투어를 개최하고 있다. 연간 21개 대회에 평균 총상금 2000만엔, 2개 대회에 3000만엔의 상금이 걸려 있다. 총상금 규모는 연간 약 40억원 수준이다. 이는 단순히 1부 투어의 규모만 놓고 비교했을 때 드림 투어가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미 LPGA 투어는 올해 총상금은 약 745억원, JLPGA 투어는 약 358억원이다. KLPGA 투어(총상금 207억원)에 비해 미국은 3배 이상, 일본은 1.5배 이상 이다. 그게 반해 드림 투어는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드림투어는 2000년 5개 대회로 시작해 KLPGA 투어 스타의 등용문으로 거듭났다. 규모만 커진 게 아니다. 드림 투어를 통해 더 많은 예비 스타들에게 기회의 문을 넓혀 주고 있다. KLPGA 투어는 올해부터 드림 투어 육성을 통한 선수 발굴을 확대했다. 작년까지는 연간 상금랭킹 상위 6명에게 1부 투어 출전권을 부여했다. 올해는 20명으로 크게 늘렸다. 기존 1부 투어 선수들과의 경쟁력을 높이고, 실력이 검증된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런 드림 투어의 시스템 덕분에 예비 스타들은 1부 투어로 진출해 빠르게 성공시대를 열어왔다.

박성현(25)은 2013년 드림투어 상금왕 출신이다. 당시에도 장타자로 이름을 날리면서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았다. 같은 해 백규정(23), 김민선(23), 오지현(22), 배선우(24), 김아림(23) 등이 함께 뛰었다. 지금은 모두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스타가 됐다.

김해림(29)도 2011년 드림투어에서 상금왕을 차지한 뒤 정규투어에 올라와 스타가 됐다. 김혜윤(29)은 2007년 드림투어 상금랭킹 1위를 차지한 뒤 정규투어에 올라와 5승을 거뒀다. 2007년엔 드림투어 출신의 스타들이 많이 배출됐다. 김혜윤과 함께 이보미(30)는 평균타수 2위를 차지해 기대주로 관심을 받았다. 일본에서만 두 차례 상금왕에 올랐고, 개인 통산 26승을 거둔 안선주(32)도 2005년 드림투어를 거쳐 정규투어에 올라왔다.

드림투어는 예비 스타들의 실력을 다지고 적응력을 높여주는 효과로 이어졌다. 또 끊임없는 경쟁 시시템을 통해 더 강한 선수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현재 KLPGA 투어의 시스템은 모든 프로 선수가 1부 투어에 들어오기 전에 2, 3부 투어에서 1년 정도 의무적으로 뛰어야 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 밖에는 아마추어로 프로 대회 우승 등을 차지할 경우 직행 티켓을 받는다. 하지만 드림 투어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다 보면 그만큼 실력이 향상되고 경쟁력을 갖춘 선수로 거듭난다는 게 KLPGA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드림투어 상금랭킹 2위에 오른 뒤 올해 KLPGA 투어에 진출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인주연(21)은 “드림 투어는 정규 투어 진출을 목적으로 하기에 어떡해서든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간절함을 갖고 경기에 임하게 된다”면서 “그런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정규 투어 출전권을 받았을 때는 그 무엇과 바꿀 수 없는 희열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접하는 프로 무대이기에 아마추어 시절과는 경기를 대하는 자세부터 경쟁에서 살아남는 법 등을 배우는 좋은 계기가 된다”며 “지금도 가끔 드림 투어를 통해 터득한 경험과 당시 힘들었던 시간들을 돌아보며 각오를 새롭게 다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KLPGA 드림투어 출범 후 2018년까지 대회 수 및 상금 변화

연도 대회수 총상금

2000 5 1억5000만원

2006 8 2억4000만원

2008 10 4억원

2010 15 6억원

2011 15 7억5000만원

2014 20 14억원

2015 20 14억원

2016 19 13억3000만원

2017 20 23억8000만원

2018 21 26억9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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