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은 도구 탓을 하지 않는다…2개 대회 만에 증명한 파울러·로즈

  • 등록 2019-02-07 오전 6:00:00

    수정 2019-02-07 오전 6:00:00

리키 파울러.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리키 파울러(미국)와 저스틴 로즈(잉글랜드)가 새롭게 바꾼 볼과 클럽에 적응하기까지 단 2개 대회면 충분했다.

파울러는 지난 4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에서 새롭게 바꾼 테일러메이드 볼을 사용해 4라운드 합계 17언더파 267타를 기록하며 단독 2위 브랜든 그레이스(남아공)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앞서 로즈는 지난달 28일(이하 한국시간) 막을 내린 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올해 새롭게 계약한 혼마의 골프채를 사용해 우승을 차지했다.

파울러는 올해 큰 변화를 줬다. 클럽은 여전히 코브라의 제품을 사용했지만, 선수들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골프볼 교체를 감행했다. 파울러는 지난해까지 타이틀리스트 Pro V1을 사용하다가 올해 테일러메이드 TP5x로 바꿨다.

프로 골프 선수들 사이에서는 “클럽은 교체해도 볼은 잘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볼 교체를 상당히 조심스러워한다. 볼은 거리와 방향 그리고 타구감 등에 모두 영향을 주는 만큼 잘 바꾸지 않는다. 파울러가 새 골프볼로 교체하면서 적응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파울러는 새로운 골프볼로 교체한 뒤 처음 출전한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는 공동 66위로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지 못했다. 그러나 두 번째 출전 대회인 피닉스 오픈을 제패하며 볼 교체에 대한 우려를 모두 지웠다.

파울러는 새로운 볼로 2018~19 시즌 첫 우승이자 PGA 투어 통산 5승째를 달성했고 우승 상금으로 127만 8000달러를 받았다. 페덱스컵 포인트는 500점을 추가해 지난주 페덱스컵 65위에서 7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세계랭킹 역시 크게 상승했다. 파울러는 남자골프 세계랭킹 평균 포인트 6.1973점을 기록하며 지난주 14위에서 6계단 올라간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랭킹 1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도 지난해 말 20년 동안 사용하던 테일러메이드와 결별하고 혼마와 용품 계약을 맺는 파격 변신을 시도했다. 그는 “더 좋아지기 위해서 혼마를 선택했다”며 3번 우드와 60도 웨지, 퍼터를 제외하고 모두 혼마의 골프채로 바꿨다. 우려가 많았지만, 로즈가 새로운 클럽에 적응하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로즈는 올해 첫 대회로 선택한 데저트 클래식 공동 34위로 예열을 마친 뒤 두 번째 출전한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다.

저스틴 로즈. (사진=AFPBBNews)
로즈는 이 대회에서 새 클럽과 찰떡궁합을 자랑했다. 혼마 TW 747 드라이버를 장착한 로즈는 평균 드라이버 거리 309야드를 보내며 페어웨이 안착률 62.50%를 기록했다. 혼마 투어월드 로즈 프로토타입 아이언으로는 그린 적중률 77.78%로 로즈가 나흘 동안 2개의 이글과 26개 버디를 낚아채 우승을 차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파울러와 로즈는 새롭게 바꾼 볼과 클럽을 사용해 우승을 차지하며 ‘장인은 도구 탓을 하지 않는다’는 격언을 다시 한 번 일깨웠다. 그동안 몇몇 선수들이 새롭게 계약을 맺은 뒤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파울러와 로즈는 달랐다. 특별한 적응기 없이 바로 우승을 차지하는 집중력을 발휘했고 파울러와 로즈를 믿고 투자한 용품사에 성적으로 보답했다.

테일러메이드는 파울러가 이번 대회 우승과 함께 세계랭킹 8위로 올라서며 세계랭킹 10위 이내 선수 중 5명이 TP5x를 사용하는 점유율을 갖게 됐다. 테일러메이드 볼을 사용하는 선수는 파울러와 로즈(1위), 더스틴 존슨(미국·3위), 존 람(스페인·6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9위)다.

로즈의 시즌 초반 활약에 혼마도 활짝 웃었다. 지난해 10월 로즈와의 계약설이 나온 이후 주가가 30% 이상 상승했던 혼마는 로즈의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우승으로 또 한 번 주가 상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여기에 로즈가 혼마 클럽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불어넣으며 북미 시장 진출에 탄력을 받게 됐다.

이처럼 2018~19 시즌 초반에는 파울러와 로즈를 비롯해 브라이슨 디섐보, 매트 쿠차, 잔더 셔펠레, 찰스 하웰 3세, 카메론 챔프(이상 미국), 마크 레시먼(호주) 등 특정 브랜드와 용품 계약을 맺은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 시즌 자신의 입맛대로 원하는 골프 클럽과 볼을 사용한 브룩스 켑카, 패트릭 리드(이상 미국),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 토미 플릿우드(잉글랜드) 등 용품 자유 계약 선수들이 선전한 추세와는 조금 다르다.

하지만 아직 시즌 초반이고 메이저 대회를 포함해 월드골프챔피언십(WGC), 페덱스컵 플레이오프가 열리지 않은 만큼 아직 단정하기는 이르다. 지난해 켑카와 리드, 몰리나리가 4개 메이저 대회를 휩쓴 만큼 올 시즌에는 어떤 선수가 두각을 나타낼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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