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덱스컵 랭킹 1위' 임성재, 60도 웨지를 3개 대회마다 바꾸는 이유

  • 등록 2020-03-27 오전 6:09:33

    수정 2020-03-27 오전 8:19:18

임성재.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60도 웨지는 3개 대회마다 바꿔야 해요. 그루브(Groove)의 마모로 스핀양이 달라지거든요.”

임성재(22)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 랭킹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쉼 없는 연습이다. 피나는 노력으로 만들어진 임성재는 전 세계에서 골프를 가장 잘 치는 선수들이 모이는 PGA 투어에서 확실히 자리 잡았다.

그가 얼마나 많은 연습으로 땀을 흘리고 있는 지 클럽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임성재는 3개 대회마다 60도 웨지를 교체한다. 그린 주변과 벙커에서 자주 사용하는 60도 웨지의 그루브가 마모되면 곧바로 바꾸는 것이다.

웨지는 경기 중 드라이버와 퍼터만큼 사용이 많은 클럽이다. 100야드 이내에서 온 그린을 노릴 때, 그린을 놓친 후 공을 홀에 붙여야 할 때 그리고 공이 벙커에 빠졌을 때도 웨지를 선택한다. 그만큼 자주 사용하기에 더 신경을 쓴다.

임성재는 “52도와 56도, 60도까지 3개의 웨지를 골프백에 넣고 다니는 데 60도 웨지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며 “쇼트게임에선 실수를 줄여야 하고 원하는 거리와 방향으로 공을 정확하게 보내야 하는 만큼 클럽이 마모되면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없어 자주 교체해 사용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웨지에서 그루브는 자동차의 브레이크와 같은 역할을 한다. 공이 그린에 떨어진 뒤 빠르게 멈추는 제동력이 그루브에 의해 결정된다. 제동력이 떨어진 브레이크는 빨리 교체를 해줘야 하는 것처럼 웨지에서도 그루브가 마모되면 제대로 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만큼 바꿔주는 게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임성재는 “그린 주변에서 웨지 샷을 할 때 스핀이 일정하게 걸리는 게 정말 중요하다”며 “웨지 그루브의 마모로 스핀양이 달라지면 거리 컨트롤이 어려워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2016년 프로로 데뷔한 임성재는 한국과 일본에서 투어 활동을 할 때만 해도 지금처럼 웨지를 자주 바꾸지 않았다. 연습량이 많지도 않았고 그루브의 성능을 예민하게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미국 PGA 투어로 진출한 뒤 작은 차이로 인해 매우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을 경험한 뒤로는 웨지의 교체에 더 신경을 쓰게 됐다.

그는 “PGA 투어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프로치와 벙커샷 연습을 많이 해서 그런지 웨지의 그루브가 빨리 닳았다”며 “스핀양이 일정하게 걸리는 게 중요한 만큼 앞으로도 60도 웨지를 3주마다 교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임성재가 사용하는 타이틀리스트 보키 SM8 웨지. (사진=임정우 기자)
프로만큼은 아니지만 아마추어 골퍼도 라운드 회수에 따라 웨지를 주기적으로 교체해주면 경기력 향상과 유지에 효과를 볼 수 있다. 타이틀리스트가 웨지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75회 라운드 이후부터 스핀양에 변화가 생겼다.

제레미 스톤 타이틀리스트 보키 디자인 웨지 마케팅 디렉터는 “웨지를 자주 교체할 필요는 없지만 언제 교체해야 할지 아는 건 중요하다”며 “그루브가 손상되지 않은 웨지를 사용하면 스핀 컨트롤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는 만큼 적절한 타이밍에 웨지를 바꿔주면 더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성재가 사용하는 4번 아이언에도 숨겨진 비밀이 하나 있다. 그는 4번 아이언으로 3번 아이언의 거리까지 소화하기 위해서 로프트의 각도를 2도 세웠다. 임성재가 사용하는 타이틀리스트 T100 4번 아이언과 3번 아이언의 기본 로프트는 각각 24도와 21도다. 그는 4번 아이언보다 높고 3번 아이언보다는 낮은 22도로 로프트를 설정해 190m에서 200m까지 치고 있다.

그는 “웨지를 3개나 사용하기 때문에 3번 아이언을 뺄 수 밖에 없다”며 “짧은 파5나 긴 파4, 파3홀에서 4번 아이언과 3번 아이언의 중간 거리를 많이 쳐야 하는 만큼 고민 끝에 4번 아이언의 로프트를 세워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성재의 선택은 딱 맞아떨어졌다. 그는 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혼다 클래식에서 4번 아이언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며 많은 타수를 줄였다. 그는 “로프트를 2도 세운 4번 아이언이 지난 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PGA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데 4번 아이언이 큰 힘을 보탰다”고 강조했다.

임성재는 평균 드라이버 거리를 1년 만에 늘린 비결도 공개했다. 그의 올 시즌 평균 드라이버 거리 303.2야드로 지난 시즌 295.9야드와 비교해 7.3야드가 증가했다. 그는 “스핀양이 적은 드라이버로 바꿨는데 평균 거리가 5야드 이상 늘었다”며 “스핀양이 줄어들면서 공에 힘이 붙었고 웬만한 바람에도 공이 날리지 않게 돼 방향까지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임성재가 선택한 14개 클럽은. (사진=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그림 같은 티샷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