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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강화전 막차 타자"…이달 코스닥社 CB 발행 1조원 돌파

내달 규제 강화 회피 수요…전년 동기 대비 2.6배 ↑
업계 “기업 자금 조달 어려워져”
금감원 “발행 동향 모니터링…필요시 보완”
  • 등록 2021-11-29 오전 12:20:00

    수정 2021-11-29 오전 12:20:00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다음달 1일부터 전환사채(CB)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상향 의무화 제도가 시행되면서 시가 총액이 작은 소규모 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는 이번 달에만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배 넘는 발행 물량이 쏟아지는 등 1조원을 돌파하기에 이르렀다. 오는 30일 이전에 발행 결의 이사회가 진행된 경우 해당 제도 개선의 영향을 받지 않는 만큼 전환사채 발행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 코스닥 시장에서의 전환사채 발행 물량은 1조156억8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6571억원, 9월 4007억원에서 지속적으로 늘었으며 지난해 동월 수치인 3858억9200만원 대비 2.63배 늘어났다.

이같은 증가세는 다음달 1일 전환사채 리픽싱 상향 조정 제도 시행을 앞두고 선발행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시가 하락시 전환가액이 하향 조정되는 전환사채(CB)를 사모 발행할 경우 하향 조정 후에 다시 시가가 상승하면 전환가액도 상향 조정해야 한다. 단 주주배정과 공모발행의 경우에는 상향조정 의무가 면제된다.

이같은 가액 조정을 리픽싱이라고 부르는데 다시 말해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같은 신종자본증권(메자닌)의 전환·인수가격을 주가 움직임에 따라 조정하는 것을 뜻한다.

상향 조정 시에는 조정 후 전환가액이 발행 당시 전환가액을 넘지 않도록 한도를 두었다. 주가 상승에 따른 전환가액 상향 발생 시 사모 전환사채 투자자의 피해를 방지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상장 회사에 한해 내달 1일 이후 이사회에서 최초로 발행이 결의된 전환사채부터 적용된다.

이에 주로 사모 형태 전환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 입장에선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제 기관이 리스크를 지고 사모 CB에 투자할 니즈가 사라진 것”이라면서 “기존에 사모 형태로 자금을 조달한 기업의 경우 바이오나 벤처 등 자금 여력이 힘든 기업들이 많은데 리픽싱 상향 조건이 생기면 누가 굳이 위험을 지려 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물론 리픽싱 조항을 피하기 위해 투자 수요가 공모 시장에 몰림으로써 공모 전환사채 시장의 활성화가 가능하다는 점도 있다. 다만 발행 기업 입장에서 공모 전환사채는 증권신고서 제출과 신용평가 의무 등에 따른 발행 절차가 까다롭다. 기업 신용도가 낮은 소규모·벤처나 신약 개발 중인 바이오 기업에게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확실히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면서 “자금 조달 측면에서 신경써야할 부분이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문제는 코스닥 내에서 전환사채를 주로 발행하는 업종이 IT와 건강관리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내외”라며 “올해 주가가 부진했던 대표적인 업종”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제도 개선에 대해 기존 주주의 주주가치 희석화를 개선하는 의도는 존중하나 기존 주주 입장에서도 긍정적인지에 대해선 의문도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리픽싱이 있다는 얘기는 회사 주가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의미기도 하다”면서 “하위 기업들 같은 경우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상위 기업일수록 영향을 받지 않을 텐데 자본조달이 어려워진 기업이 줄파산에 처하게 되는 경우 기존 주주들에겐 좋고 나쁜 게 없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필요 시 제도를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측은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의 자금조달 통로인 점을 감안해 부작용 방지에만 제도개선 초점을 뒀다”면서 “향후 CB 발행 동향을 모니터링하면서 필요 시 보완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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