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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확대경]후발주자 애플TV+의 성취가 시사하는 것

  • 등록 2022-04-07 오전 6:00:00

    수정 2022-04-07 오전 6:00:00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다’는 말이 있다. 작품마다 매번 희비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콘텐츠 업계가 특히 그랬다. 최근에는 OTT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이 같은 말이 더욱 마음에 와닿는다. 선발주자로 시장을 평정한 듯했던 넷플릭스가 후발주자인 애플TV+에 추격을 허용한 이야기다.

애플TV+는 지난달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청각장애인 가족의 곁에서 음악의 꿈을 키워가는 비장애인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코다’로 OTT 영화 최초로 최고상인 작품상을 수상했다. ‘코다’의 수상은 OTT 영화 최초라는 점도 있지만, 애플TV+가 넷플릭스보다 먼저 오스카의 정점에 깃발을 꽂았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넷플릭스 영화는 2018년 제90회 아카데미에서 ‘맨체스터 바이 더 씨’로 처음 작품상 후보에 오른 뒤 올해 ‘파워 오브 도그’와 ‘돈 룩 업’까지 5년 연속 작품상에 후보를 올렸지만 또 고배를 마셨다. 반대로 애플TV+는 그 동안 넷플릭스·프라임비디오·디즈니+ 등 경쟁업체에 가려 지금까지 주목받지 못하다 중요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코다’와 더불어 지난 25일부터 공개하고 있는 8부작 드라마 ‘파친코’도 애플TV+의 행보를 주목하게 한다. ‘파친코’는 1910년대부터 1980년대를 배경으로 고향을 떠나 타지에 뿌리내린 한국인 이민자 가족의 4대애 걸친 이야기다. 윤여정 이민호 김민하 등 한국인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이 드라마는 첫날 1~3회 공개하고 이후부터 매주 금요일에 한 편씩 공개하고 있다. 해외 언론과 평단에서 “애플TV+ 최고의 쇼”라는 극찬이 쏟아진다. ‘파친코’가 후발주자인 데다가 시장 점유율도 낮은 애플TV+에 대한 인식을 바꿔줄 게임체인저로 떠오른 셈이다.

이를 국내 상황에도 적용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국내 콘텐츠 시장은 지상파 및 유료 방송, 티빙·웨이브·시즌·쿠팡플레이 등 국내 OTT에 글로벌 OTT까지 경쟁하며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다. 최근에는 ‘오징어 게임’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파친코’까지 글로벌 자본을 등에 업은 글로벌 OTT 콘텐츠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면서 국내 콘텐츠업 종사자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콘텐츠는 쏟아붓는 돈에 비례해서만 결과를 낳는 것이 아니다. 방탄소년단은 대형 기획사 출신이 아니었고,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의 제작비는 국내에서는 큰 액수에 속했으나 미국 영화 및 드라마와 비교해서는 10~20% 수준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오스카 작품상 수상’과 ‘글로벌 1위’를 달성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흔히 콘텐츠 시장에서 국내 제작·유통사와 글로벌 브랜드의 경쟁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유한다. 국내 업계에서는 항상 다윗의 물매를 찾아왔다. 앞서 성공한 콘텐츠들에 그 답이 있다.

BTS는 청춘과 사회에 대한 고민을 담은 음악으로,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은 자본주의에 대한 신랄한 메시지를 담은 이야기로 보편적인 공감대를 이끌어내며 K콘텐츠의 글로벌 열풍에 불을 지폈다. ‘코다’와 ‘파친코’는 장애인과 이민자라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다양성과 포용성을 중시하는 시대적 가치를 반영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세상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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