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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의료기관들이 이 같은 한계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이전에도 이를 해결하고자 정부에서 정책과제로 진료정보교류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장기적 비전없이 단발성 사업으로만 접근하면서 궁극적인 해법을 찾지 못해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조인산 에비드넷 대표는 의료기관 사이 진료정보교류가 이뤄져야 연속성있는 의료서비스가 가능하고 약물 부작용을 사전예방해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래서 가장 먼저 착수한 것이 데이터 표준화 작업이었다.
하지만 하나 둘 제휴 맺은 병원이 늘어갈수록 손을 내미는 곳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잘 정돈된 데이터를 원하는 곳이 생각보다 많았던 것이다. 에비드넷이 비교적 단기간에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가능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자신이 가진 데이터를 내주기 싫을 거라 생각했던 대형병원들도 예상외로 데이터 공유에 우호적이었다. 조 대표는 “아무리 대형병원이라도 모든 분야에 강한 것은 아니어서 자신들이 상대적으로 약한 분야에 강점을 지닌 다른 의료기관과 데이터 교류를 원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관련 사업에서 빅데이터는 그 자체로 자산이다. 하지만 에비드넷은 제휴를 맺은 의료기관에 데이터를 독점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하지 않는다. 이제 막 태동하는 의료데이터 산업이 커질 기회를 막을 수도 있다고 봐서다.
코스닥 입성을 통한 스케일업 계획도 있다. 조 대표는 “코스닥 상장을 위해 1~2년 내 기업공개(IPO)를 위한 준비를 시작할 것”이라며 “의료서비스 공급자와 수요자를 이어 정밀의료·맞춤의료의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