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박성현 꿈꾸는 김나현 “닮았다는 말 많이 들어…장타 자신”[주목 이선수]

KLPGA 드림투어 상금 10위 김나현 인터뷰
큰 키에 모델 비율…260야드 날리는 장타자
제2의 박성현 평가…쇼트게임은 보완해야
초등학교 시절 야구 선수 활동…장타에 도움
드림투어 우승해 정규투어 입성 목표
  • 등록 2022-07-08 오전 12:10:00

    수정 2022-07-08 오전 9:55:54

김나현(사진=노랑통닭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박)성현이가 와서 연습하는 줄 알았어.”

요즘 김나현(24)이 선배들에게 가장 자주 듣는 말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2부 투어인 드림투어에서 주로 활동하는 김나현은 올해 종종 정규투어에 출전할 기회가 주어졌고, 그 대회 출전 때마다 박성현과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184cm의 큰 키에 작은 얼굴, 하얀 피부, 쇼트 커트, 모델같은 긴 팔다리. 거기에 장타력까지 갖춘 김나현은 ‘제2의 박성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작 김나현은 손사래를 쳤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신 선배님과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감사하고 박성현 선배님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이 크게 든다”면서도 “그에 비해 나는 어프로치가 많이 약하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시절 2년 동안 야구 선수로 활동한 경력이 특이하다.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다. 먼저 골프를 시작한 친오빠가 미국으로 전지훈련 가는 걸 보고 미국이 가고 싶어 골프에 입문했다. 중학교에 입학할 때 163cm였던 키는 졸업할 때가 되니 180cm까지 컸다.

덕분에 팔이 길어 공을 멀리 보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김나현의 설명이다. 김나현은 현재 KLPGA 투어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260야드로 윤이나(19)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어렸을 때부터 장타자였다는 김나현은 “야구를 했던 게 도움이 굉장히 많이 된 것 같다”고 돌아봤다. 백스윙 톱에서 끌고 내려오는 힘을 쓰는 부분이 야구 스윙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는 “가끔 마음 먹고 세게 칠 때 야구 스윙처럼 샷을 한다”며 “헤드 스피드가 110마일까지 나온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110마일은 보통 남자 선수가 내는 헤드 스피드다. 박성현이 온 몸을 사용하는 다이내믹한 스윙을 구사했다면 김나현은 부드럽고 힘들여 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데 멀리 나간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다만 100m 이내, 그린 주위에서의 어프로치와 쇼트게임이 고민거리다. 그는 “짧은 거리에서 버디 찬스를 만드는 것이 애로 사항”이라고 털어놨다. 잠재력을 터뜨리기 위해 보완해야 할 부분으로 단연 ‘쇼트게임’을 꼽았다. 올해는 반드시 시드전을 거치지 않고 드림투어 상금 순위 20위 안에 들어 정규투어에 진출하고 싶다는 바람을 함께 담았다.

[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김나현이 지난달 열린 D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2라운드에서 티 샷을 하고 있다.
2019년부터 정규투어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나현은 매해 빠짐없이 시드전을 치러야 했다. 지난해 시드전에서는 올해 상반기 대회에 몇 차례 나설 수 있는 47위를 기록했다.

올해 정규투어 7개 대회와 드림투어 8개 대회 등 벌써 15개 대회를 치른 그는 일주일 내내 대회에 출전한 적도 수차례다.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지만 오히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경기했다고 한다. 정규투어 대회에서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정회원인 친오빠가 캐디를 맡는다. 정규투어 대회를 치를 때마다 나아진 부분이 생긴다는 김나현은 “이달 초 맥콜·모나파크 오픈에서는 커트 통과를 할 줄 알았는데, 정규투어에서는 한 번도 커트 통과를 하지 못한 게 아쉽다”며 웃었다.

김나현은 남은 시즌은 드림투어에 집중하며 우승을 해보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올해 드림투어에서 준우승 한 번을 포함해 톱10에 3차례 올라 상금 순위 10위를 기록한 그는 “드림투어 성적이 상위권일 경우 하반기 추천 선수로 정규투어에 한 번 더 나갈 수 있다”며 “그 기회를 잡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제 골프 인생에 후진은 없었어요. 재작년보다 작년이 좋았고 작년보다 올해가 좋아요. 이렇게 한발 한발 성장하겠습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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