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엘팜텍, 혁신 넘어 초혁신으로 제2의 리제네론 꿈꾼다

비엘팜텍, 질환 출현막는 단백질 안정화 플랫폼 개발 박차
기존 단백질 저해·분해 방식의 신약개발과 차별화
리제네론처럼 차별화된 플랫폼 기반 혁신신약 개발로 승부
과학과 상용화 간극 매워, 지속적인 기술수출 모델 만들 것
  • 등록 2022-10-12 오전 7:51:41

    수정 2022-10-11 오후 4:57:01

이 기사는 2022년10월11일 7시51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페이지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프로젝트명 ML-30X. 비엘팜텍(065170)이 개발 중인 신약개발 플랫폼 명칭이다. 이 플랫폼은 질병 원인이 되는 단백질을 저해·분해하던 기존 신약개발 공식에서 벗어나, 단백질을 안정화하는 개념설계를 지향한다.

김태완 미국 컬럼비아대 의과대학 교수 겸 멜라니스 의장이 지난 5일 서울 서대문구 KG타워 20층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 중이다. [사진=김지완 기자]


7일 비엘팜텍에 따르면, ML-30X 신약개발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플랫폼을 이용하면 만성질환을 치료하는 저분자 화합물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 전체 질병의 43%와 사망 60%가 당뇨병, 암, 심장병, 뇌졸중 등 만성질환이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데일리는 지난 5일 서울 서대문구 KG타워 이데일리 본사에서 김태완 컬럼비아대 의과대학 교수 겸 멜라니스 이사회 의장을 만나 ML-30X의 개념설계와 만성질환 치료제 개발에 대한 비엘팜텍의 비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김 교수는 비엘그룹 전반의 신약개발을 진두지휘하는 최고과학책임자(CSO·Chief Scientific Officer) 직무를 수행 중이다.

초혁신 플랫폼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

김 교수는 “만성질환 원인은 대부분 특정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해 고유의 기능이 상실하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그런데 치료제 개발을 보면 특정 단백질을 없애거나 분해하는 방식으로만 개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만성질환의 대다수는 신체대사를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단백질이 줄어들거나, 없어져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면서 “핵심 필수 단백질을 유지시키고 안정화시킬 수 있다면 해당 만성질환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ML-30X는 만성질환이 심화되면서 줄어들거나 불안정해지는 단백질을 찾아내는 플랫폼이다. 이후 해당 단백질을 안정화하는 물질을 개발하는 순으로 치료제 개발이 진행된다.

김 교수는 혁신을 넘어 급진적이란 지적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국내 전통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과정을 보면 기존 약에서 한 발짝 나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또 일부 바이오텍은 너무 혁신적인 방향으로 약을 개발하고 있는데, 십중팔구는 사기꾼이라고 손가락질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제약사 문화는 위험에 너무 민감하다”면서 “국내 바이오텍이 혁신적인 방향으로 나가지 않으면 블록버스터 신약창출을 위한 글로벌 경쟁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학회에 현재까지 보고된 단백질 안정화에 따른 신약개발 관련 논문은 현재까지 단 2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미국에선 이미 2개 기업이 단백질 안정화 개념설계를 지향하는 신약개발 연구를 시작했다. 비엘팜텍은 글로벌 전체에서 단백질 안정화 신약개발 회사로 승부수를 던진 3번째 기업이다.

벤처였던 리제네론은 인간화항체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빅파마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1988년 창업 후 연구개발 실패로 적자를 지속했다. 하지만 당시 항체치료제 개발 최대 난관 중 하나인 인간 항체 기술 분야에 독보적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를 기반으로 사노피 등과 공동개발 협력을 계기로 빅파마로 성장했다. 리제네론은 7일 현재 시가총액은 797억달러(113조원)에 이르고, 직원 수만 1만 명이 넘는다. 비엘팜텍도 리제네론의 길을 따라 글로벌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전임상때 딜(Deal) 74% 이뤄져...혁신에 베팅해야

아무리 좋은 방향성을 가졌더라도 결국엔 돈 문제로 귀결된다. 바이오텍엔 어떻게 임상 재원을 마련할 것이며, 어떻게 기술수출로 회수할 것인가의 문제가 항상 꼬리표처럼 뒤따른다.

김 교수는 “혁신적인 연구개발 활동 대비 과도하게 투자유치 등 비연구 업무에 쏠리고, 투자자들의 자금회수를 겨냥한 단기적 성과에 집중하면서 혁신성이 떨어진다”며 “연구비용 마련과 회사 운영에 많은 시간을 쏟으면서 연구 역량이 분산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비엘팜텍은 건기식, 홈쇼핑 유통 등으로 현재로도 800억원 이상의 매출이 나는 회사”라면서 “연구비 마련에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바이오텍들이 임상 1상, 2상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면서 지출하면서 기술수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요즘 혁신 바이오 기술 수출의 70%는 전임상, 즉 실험실 단계에서 이뤄지고 있어 큰 비용 지출 없이 글로벌 파트너링이나 라이센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컨설팅사 맥킨지는 지난 5월 발간한 ‘바이오파마의 혁신 원천’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18년부터 지난 2021년 사이 이뤄진 전체 신약 후보물질 기술수출 및 인수합병(M&A) 거래 중 74%가 전임상과 임상 1상 등 개발초기 단계에서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ML-30X 플랫폼을 통해 개발한 만성질환 치료제가 실험실 수준에서 경쟁력을 입증해 단기간 내 여러 건의 파트너링 및 기술수출을 성사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다국적 제약사 입맛에 맞는 신약 개발해 성공

김 교수는 만성질환 관련 단백질 안정화 신약개발이라는 ‘딥사이언스’(심층과학, Deep Science) 영역과 신약개발(Drug discovery) 영역 간의 틈새를 어떻게 메울 건지에 대한 해법도 명확했다.

[제공=비엘팜텍]


그는 “딥사이언스는 나를 비롯해 카이스트 이해신 교수 등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신약개발은 최근에 영입한 핵심 인재들이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약개발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면서 “이와 관련해 그 동안 컬럼비아대학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비엘팜텍은 최근 오태영 연구개발본부장과 문호상 최고기술경영자(CTO)를 각각 외부에서 영입했다. 이들은 국내 대형 제약사에서 각각 임상팀장·임상개발본부장, CTO 등을 역임했다. 모다모다로 유명한 카이스트 이해신 교수는 현재 멜라니스 핵심 연구진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김 교수는 “비엘팜텍은 수년 내 세계가 인정하는 단백질 안정화 신약개발 플랫폼을 보유한 회사로 성장을 목표로 한다”며 “이 플랫폼을 통해 혁신적인 만성질환 신약 치료제 후보물질을 쏟아낼 계획이다. 그 후보물질들이 원활하게 기술 수출이 이뤄지는 유기적인 모델을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비엘팜텍은 지난 5월 멜라니스 지분 34.9%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비엘(142760)은 비엘팜텍의 지분 27.5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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