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성명서 전문
대한야구협회는 단순히 아마추어 야구를 관장하는 기관이 아닙니다. 어린 야구소년들의 꿈이 꽃피는 화원이자 프로야구의 젖줄입니다. 프로야구가 생기기 전부터 한국야구를 이끌어온 역사이자 자랑입니다.
이런 중요한 단체를 몇몇 이들이 개인의 사심을 채우는 도구로 활용해왔다는 점에 대해 우리는 통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대한야구협회가 관리 단체로 전락한 현 사태에 대해 우리 프로야구 은퇴 선수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뼈아픈 작금의 현실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자라나는 야구 꿈나무들에게 ‘온전한 야구’ ‘상식의 야구’ ‘페어플레이의 야구’를 이상 없이 전달하고자 한은회는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자 합니다.
지금껏 이런 야구인들은 협회 운영에서 철저히 배제됐습니다. 만약 이런 야구인들이 좀 더 일찍 협회의 조언자가 됐거나 감시자 역할을 했다면 작금의 통탄할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우리의 생각입니다.
두 번째론 그 누구도 협회 예산을 마음대로 쓰거나 권한을 남용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스포츠맨십‘ ’페어플레이’가 생명인 스포츠계에서 예산 전용, 권한 남용은 스포츠의 근간을 뒤흔드는 악행입니다. 악행이 관행으로 둔갑하거나 반복되지 않도록 각계 전문가와 야구인이 머릴 맞대 이를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는 장치를 반드시 구축해야 합니다.
정말 이제는 ‘주먹구구’식의 행정이 아닌 진정으로 아마추어 야구가 추구해야할 방향이 어딘지 직시하고, 연구해 ‘시스템 행정’으로 변모해야 합니다.
우리 프로야구 은퇴 선수들은 모두 대한야구협회의 울타리 안에서 성장해 프로 무대에서 마음껏 기량을 발휘하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이들입니다.
‘이환위리(以患爲利)’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예기치 않았던 어려움을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는다’는 뜻입니다. 한은회는 현 사태가 정치력과 자금력을 앞세워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급급했던 이들을 뿌리 뽑는 절호의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또한 한국야구가 선진 시스템 행정 구축을 통해 야구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절실히 기대합니다. 우리의 관심과 단결이 협회 정상화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이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우리 은퇴 선수들은 더는 아마야구의 방관자로 남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