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난 너를 '붉게' 사랑한다…성병희 '러브'

2017년 작
제도·사람이 가한 폭력·폭압 상처 '공포기억'
핏빛색 은유적으로 깔고 적나라하게 드러내
상처 묘사한 타투처럼 세밀표현…치유 시도
  • 등록 2018-09-12 오전 12:10:00

    수정 2018-09-12 오전 1:33:43

성병희 ‘러브’(사진=갤러리세인)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타투(문신)로 옷을 해 입은 여인이 금붕어와 눈을 맞추고 있다. 정교하게 수놓은 문양에 더 빠지기 전 시선을 빼앗아버린 건 색. 붉은 머리, 붉은 눈, 붉은 귀를 가진 여인이 붉은 등을 가진 금붕어와 조우한 장면은 섬뜩하게 인상적이다.

작가 성병희(49)는 ‘공포 기억’을 작업한다. 제도나 사람이 가한 폭력·폭압의 상처 말이다. 처연한 핏빛 색을 최대한 은유적으로 깔고 거북한 기억을 적나라하게 꺼내 보여주며 스스로 치유를 시도하는 것이다. 일종의 잔혹동화라고 할까.

기법도 무관치 않다. 사람에 드리운 상처를 묘사했다는 타투가 그렇듯, 새기듯 세밀하고 꼼꼼하게 표현하는 식. 뚫어지게 들여다봐 결국 무뎌지고 익숙해지길 바라는 적극적인 행위인 거다. 내 안의 공포를 이젠 빼버리자는, 독특한 ‘러브’(2017)가 아닐 수 없다.

21일까지 서울 강남구 학동로 갤러리세인서 여는 초대전 ‘붉은 강’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 24×24㎝. 작가 소장. 갤러리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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