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맞대결 펼친 김가영-차유람 "서로 자극받는 사이죠"

  • 등록 2020-07-09 오전 12:00:01

    수정 2020-07-09 오전 12:00:01

포켓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차유람(왼쪽)과 김가영이 6년 만에 스리쿠션으로 다시 맞대결을 펼쳤다. 사진=PBA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차유람 선수를 볼 때마다 평소 느껴보지 못했던 열등감도 느낀 적이 있어요. ‘내가 나약하구나’라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되죠. 차유람 선수에게 지지 않으려고 정말 노력했고 부담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김가영)

“포켓볼 때부터 라이벌이라고 하는데 너무 과분하죠. 김가영 선수는 늘 따라잡고 싶은 존재고 제게 큰 자극제가 돼요. 스리쿠션도 김가영 선수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간절하게 도전하는 모습에 더 자극을 받고 있죠”(차유람)

포켓볼 여성부 최정상에서 오랫동안 경쟁했던 김가영(37·신한금융투자)과 차유람(33·웰컴저축은행)이 프로당구 스리쿠션 종목으로 다시 만났다. 원래 활약했던 무대는 아니지만 두 선수 모두 새로운 도전 과정에서 첫 맞대결을 펼쳤다.

김가영과 차유람은 8일 오전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PBA-LPBA투어 개막전 SK렌터카 챔피언십 16강전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치열한 접전 끝에 김가영이 차유람을 세트스코어 2-1(4-11 11-9 9-6)로 눌렀다.

김가영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포켓볼 여왕’이다. 국내는 물론 미국, 대만 등 해외 무대에서도 이름을 날렸다. 2009년과 2011년 미국 여자프로당구협회(WPBA) 랭킹 1위에 올랐다. 2006년과 2010년 아시안게임에선 은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그런 김가영의 아성에 도전한 선수가 차유람이었다. 당구 실력은 물론 아름다운 외모도 갖춰 ‘포켓볼 요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9년과 2013년 실내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했다. 포켓볼 선수로 활약하는 내내 김가영의 라이벌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랬던 두 선수가 시간이 지나 나란히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익숙한 포켓볼이 아닌 스리쿠션에 도전했다. 김가영은 포켓볼 선수로 활약하면서도 틈틈히 스리쿠션 대회에 나서 꾸준히 성적을 냈다. 반면 차유람은 프로당구 PBA-LPBA가 출범하면서 스리쿠션에 처음 뛰어들었다.

김가영과 차유람이 일대일로 맞붙은 것은 2014년 포켓볼 경기를 한 이후 6년 만이었다. 두 선수 모두 “언제 같이 경기했는지 기억도 안난다”며 꺄르르 웃었다.

라이벌전답게 치열한 접전이었다. 스리쿠션 경력에서 앞선 김가영이 관록을 발휘해 이겼지만 차유람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경험 부족으로 어설픈 실수가 잦았던 지난 시즌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많은 연습을 통해 기량이 한층 발전했음을 확인시켰다.

김가영은 “오랜만에 차유람 선수와 일대일 경기를 하게 돼 감회가 새로웠다”며 “차유람 선수의 실력이 많이 발전했고 집중력이 좋아 긴장을 많이 했지만 신선하고 즐거운 경기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차유람은 “김가영 선수와 오랜만에 대결해서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이었다”며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스스로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을 몸으로 느껴 많이 놀랐다”고 털어놓았다.

둘은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실력과 승부욕을 키웠다. 차유람은 중학생 시절 포켓볼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이미 정상에 있던 김가영을 우러러보면서 ‘언젠가 따라잡겠다’는 의지를 키웠다.

차유람은 “어렸을 때부터 김가영 선수와 라이벌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내겐 너무 과분했다”며 “김가영 선수는 늘 따라잡고 싶은 존재였고 그 덕분에 그나마 실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김가영 선수는 간절하게 열심히 하는 모습에 진지함이 느껴진다”며 “내가 처한 상황을 탓하지 말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자극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국내 1위에 오른 뒤 경쟁자가 없었던 김가영에게도 차유람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불안감은 물론 그전에는 접해보지 못했던 열등감도 느꼈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김가영은 “차유람 선수는 정말 정신력이 강한 선수다”며 “차유람을 보면서 ‘내가 많이 나약하구나’라는 것을 느꼈고 나 자신을 더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인정했다.

경쟁자인 동시에 여성 프로당구를 알리는 얼굴이기도 한 김가영과 차유람은 자신들을 통해 팬들의 관심이 더 높아지길 바라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김가영은 “스리쿠션은 그동안 금녀 구역이었는데 최근 여성 동호인이 많이 늘어났다”며 “더 많은 여성 선수들이 나와서 대회 수준이 향상되고 상금도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차유람도 “당장 다음 대회 결승전에서 김가영 선수와 맞붙고 싶지만 아직 내 실력이 그 정도까진 아닌 것 같다”면서도 “더 노력해서 팬들의 눈높이에 맞는 기량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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