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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에 엄마, 오빠까지… 우승을 만들어 가는 가족 골퍼들

박현경, 프로 출신 아빠 캐디와 호흡 벌써 3승
오빠가 백 멘 김우정, KLPGA 챔피언십 준우승
유효주와 황율린은 아빠, 정지유는 엄마가 캐디
  • 등록 2021-05-04 오전 12:00:15

    수정 2021-05-04 오전 12:00:15

박현경(오른쪽)이 경기 중 버디에 성공하자 캐디로 나선 아빠와 주먹을 맞대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KLPGA)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아빠에 엄마, 오빠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아빠, 엄마는 물론 오빠와 언니, 동생까지. 선수와 캐디로 호흡을 맞추는 가족이 눈길을 끌고 있다.

2일 전남 영암 사우스링스 영암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제43회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박현경(21)은 아빠와 함께 투어를 누빈다. 박현경의 부친 박세수(52) 씨는 한국프로골프(KPGA) 2부 투어에서 우승 경험이 있는 프로골퍼로 딸이 프로로 데뷔하면서 캐디를 하고 있다.

박현경은 이번 대회가 초속 6~7m의 강풍 속에서 열렸음에도 유일하게 나흘 내내 언더파를 치며 우승했다. 그는 우승 뒤 “이번 우승의 90%는 아빠 덕분”이라며 우승의 공을 캐디로 나선 아빠에게 돌렸다.

박현경과 박세수 씨 부녀처럼 함께 필드를 누비는 가족들이 많다. 유효주(24)와 황율린(28)은 아빠와, 신인 정지유(23)는 엄마와, 김우정(23)은 오빠, 쌍둥이 자매 김새로미(23)는 종종 언니가 캐디를 한다.

가족들이 캐디로 나서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신인 중에는 일주일 기준 100만원 이상이 드는 캐디피를 아끼려는 측면도 있지만, 국내 프로골프대회에서 캐디로 일하는 전문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가족이 나서는 일이 잦다.

KLPGA 챔피언십에 참가한 132명 중 전문캐디를 쓰는 선수는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올해 투어에서 활동하는 전문캐디는 60명 안팎이다. 일부는 골프장에서 일하는 하우스캐디를 고용하기도 하지만, 일반 아마추어 골퍼를 상대하는 하우스캐디는 4일 이상 경기해야 하는 프로대회에서 일하는 걸 꺼린다. 나머지 선수는 가족이나 지인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캐디는 특별한 자격을 갖춰야 하는 등의 조건이 따로 없다. 골프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몇 가지 경기 규칙을 숙지하고 잘 지키면 된다. 중요한 건 경험이다. 거리 등 코스를 잘 파악하고, 경기 중에는 선수의 심리상태까지 고려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게 캐디의 역할이다.

가족이 캐디를 하면 경험이 많은 전문캐디와 비교해 정보력 등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편안하게 의지하며 경기할 수 있다는 건 장점이다.

아빠와 함께 투어에 나서는 박현경은 늘 든든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한다. 가장 큰 도움이 될 때는 이번 대회처럼 악조건이 계속될 때 더 빛을 발했다.

KLPGA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13번홀. 공동 선두로 팽팽하게 우승 경쟁이 펼쳐지던 순간 박현경은 두 번째 샷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바람의 강도를 살피며 7번과 8번 중 어떤 아이언으로 칠지 결정하지 못했다. 그때 박 씨는 8번 아이언을 꺼내줬다.

박현경은 “아빠가 ‘이 정도 바람에선 8번 아이언이면 충분하다’고 했고, 아빠의 선택을 믿고 8번 아이언으로 친 공이 홀 20cm에 붙어 탭인 버디를 잡았다”며 “아빠의 조언이었기에 믿고 쳤던 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프로 출신 오빠가 백을 멘 KL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로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낸 김우정은 “오빠와 그린에서 경사를 파악하는 데 의견이 잘 맞았다”면서 “오빠가 캐디를 해주면서부터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고 말했다. 김우정의 오빠는 KPGA 프로다.

가족이 캐디를 한다고 해서 모두가 좋은 성적을 내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정상에 올라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어 하는 마음은 모두 같다.

김우정(오른쪽)과 캐디로 나선 오빠 김동수 씨.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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