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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페글레나타이드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2형 당뇨 치료제다. GLP-1은 음식에 반응해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포도당(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분비를 조절한다. 이 호르몬의 혈중 농도를 높이는 약이 GLP-1 유사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2015년 한미약품이 사노피에 기술 수출했다 5년 만인 2020년 임상 3상 도중 권리가 반환됐다.
사노피가 기술 반환 의사를 밝힌 후 양사는 사노피가 임상 3상을 이어가는 것으로 합의해, 현재 글로벌 임상 3상까지 완료됐다. 지난해 6월 나온 임상 3상(28개국, 4076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제2형 당뇨 환자에서 4mg과 6mg 용량을 단독 투여 시 심혈관 및 신장질환 발생 위험도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위약 투여군 대비 에페글레나타이드 투여군에서 주요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은 27%, 신장질환 발생률은 32% 줄었다.
그러나 임상 3상 완료 후 반년 정도가 지난 현재까지도 아직 에페글레나타이드 상용화 전략과 시점 등 뚜렷한 계획 발표는 없는 상황이다. 13일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포지오티닙과 롤론티스의 연내 미국 상용화가 기대된다고 밝혔지만,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토대로 상용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내부에서 확인 중이다. (현지 파트너사 지정 여부 등을 포함해) 공개가 가능하거나 확정된 내용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임상 3상까지 진행된 이상 상용화를 포기하기는 어렵다. 임상 3상이 완료된 이후에도 다른 기업에 해당 약물을 기술 이전할 수는 있다. 그러나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기술이 반환된 약물이기 때문에 2형 당뇨 적응증으로 다시 기술 수출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따라서 자체적으로 혹은 현지 파트너사의 손을 잡고 생산 및 판매에 나서거나, 다른 적응증으로 개발하는 게 최선이다. 그러나 다른 적응증으로 개발하려면 전임상부터 단계를 다시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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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출사표를 내던질 글로벌 GLP-1 유사체 시장은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가 양분한다. 2020년 기준 일라이릴리 ‘트루리시티(Trulicity)’의 매출은 약 5조6000억원, 노보노디스크 ‘오젬픽(Ozempic)’은 약 3조843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노보노디스크의 다른 제품인 ‘빅토자(Victoza)’도 매출 규모가 3조3970억원 수준이다. 노보노디스크가 오젬픽을 경구용으로 전환한 ‘리벨서스(Rybelsus)’를 2019년 FDA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으며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에페글레나타이드는 GLP-1 수용체 작용제로는 최초로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을 감소시키는 점도 입증했다. 이러한 이점을 가지고 가능성을 다양하게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