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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택의 눈물…"우승반지 대신 '팬 사랑' 끼우고 은퇴합니다"

3일 잠실 홈에서 은퇴식·영구결번식…1년 8개월만
"하루도 즐겁게 야구하지 않아…팬보다 위대한 팀 없다"
등번호 '33번' 영구결번…김용수·이병규 이어 세번째
  • 등록 2022-07-04 오전 6:00:00

    수정 2022-07-04 오전 6:00:00

박용택 야구 해설위원이 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은퇴식 및 영구결번식에서 울먹이며 고별사를 하고 있다. LG 구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어 팬들이 제한 없이 야구장을 찾은 올해에 박용택의 공식 은퇴식을 마련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지은 기자] “우승반지 대신 여러분의 사랑을 여기(가슴)에 끼우고 은퇴한다.”

LG 트윈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42)이 눈물의 고별사로 공식 은퇴했다. 박용택은 지난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그라운드를 떠난 지 1년 8개월만에 은퇴식 및 영구결번식을 치렀다. 2020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은 벗었으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무관중 경기를 할 때라 2022시즌에서야 공식 행사를 열게 됐다. 후배들은 롯데 상대 4-1 승리로 선배의 떠나는 길을 배웅했다.

대본 없이 마이크를 잡은 박용택은 “아무 감흥이 없을 줄 알았는데 많이 떨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19년 동안 입었던 유니폼과 같은 핀스트라이프 무늬의 정장 차림이었다.

그는 “1989년 11월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에 야구부가 생겼다. 당시 최재호 감독님이 제 인생을 책임지겠다며 쫓아다녔고, 고민하는 데 정확히 8개월이 걸렸다”면서 “엘리트 농구선수였던 아버지는 운동이라는 게 노력만큼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아셨다. 어린 제게 ‘네가 야구부에 들어가면 그때부터 네 인생은 야구’라고 강조하셨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야구를 너무 사랑하고 제 인생은 야구지만, 야구에 첫발을 딛은 이후로 단 하루도 즐겁게 야구를 해본 적이 없다”며 치열했던 현역 시절을 돌이켰다.

롯데 팬들을 향해서는 ‘졸렬택’을 언급했다. 2009년 홍성흔(롯데)와 타격왕 경쟁을 하다가 타율 관리를 위해 타석에 들어서지 않아 붙은 별명이다. 박용택은 “어떤 팬분들보다 제 은퇴에 더 기뻐하셨을 것 같다”며 “그 순간 좀 졸렬했을지 몰라도 진짜 졸렬한 사람은 아니다. 은퇴사는 폼나게 하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이날 박용택의 등번호 33번은 구단의 역사가 됐다. 김용수의 41번, 이병규의 9번에 이어 3번째 영구결번으로 지정됐다. 그는 “제가 입단했을 때 야구장 우측 폴대 옆에 김용수 선배님의 유니폼이 걸려있었다. 그때는 막연한 꿈이었고 (이)병규 형이 은퇴할 땐 확실한 제 목표가 됐다”며 “오늘 지금 이 순간 제가 3호가 됐다”고 기뻐했다.
박용택 야구 해설위원이 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은퇴식 및 영구결번식에서 후배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LG 구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어 팬들이 제한 없이 야구장을 찾은 올해에 박용택의 공식 은퇴식을 마련했다.(사진=연합뉴스)
LG 후배들에게는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고, 팬보다 위대한 팀도 없고, 팬보다 위대한 야구도 없다”며 “이 얘기를 가슴 속 깊이 진심으로 새겨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저 박용택 한국 야구를 위해 힘차게 파이팅하겠다”고 강조했다.

선수단의 헹가래를 받은 박용택은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며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머리 위로 하트를 그리고, 관중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기도 했다. 자신의 응원가를 부르는 팬들과 손동작을 함께 하기도 했다. 이날 올여름 첫 폭염 경보가 내린 가운데 경기장을 찾은 팬들로 잠실은 시즌 1호 만원 관중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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