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 아니라 묫자리였나…오피스 투자처 ‘무덤’ 될 판[마켓인]

“뚝 끊겼다”…올해 부동산 거래 전년비 80.8% 감소
하나대체 등 국내부동산 고점에 베팅한 운용사들
거래절벽에 업고 있는 물량 근심↑
  • 등록 2023-03-24 오전 6:54:01

    수정 2023-03-24 오전 7:22:51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빙하기로 들어선 가운데 부동산 펀드 만기가 줄줄이 도래하면서 투자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출 및 출자 약정 기한이 다했음에도 사실상 자산 재매각이 불가능한 시장 환경 속에 장기간 발이 묶일 가능성이 높아서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대체투자운용이 서울 강동구 상일동 소재 중형 오피스인 세종텔레콤빌딩을 매입해온 펀드 ‘전문투자형3호 부동산투자신탁139호’ 만기가 임박한 상태다. 건물 매입 시기는 지난 2020년으로 평당 약 1100만원 대에 매입해 총 매입가가 약 720억원에 달했다.

펀드 청산을 위해서는 해당 빌딩을 재매각해야 하지만 원매자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평가다. 매입 시점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렸던 시기여씩 때문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어 거래가 급감한 가운데 손실을 보지 않을 만큼의 매각 희망가를 맞춰줄 원매자가 없는 상황이다.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기업 알스퀘어가 연초 이후 지난 14일까지 서울 업무·상업용 빌딩 매매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000억 이상 거래가 단 1건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업무·상업용 부동산 총 매매액도 1조990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7168억원) 대비 80.8% 감소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하나대체운용 측은 매각가를 하향 조정해 매각하거나, 대주단의 동의를 얻어 펀드 만기를 연장하는 등의 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간 청산이 여의치 않은 경우 계열사를 통해 리스크를 넘기는 방안도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 같은 하나금융그룹 내 하나은행 부동산금융부의 올해 운용 규모는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5조원 중반대 수준으로 파악됐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하나은행에서 올해 부동산금융 예산을 늘릴 계획이라 딜이 안 풀리는 일부 건들은 그 쪽으로 넘기면 받아줄 가능성도 있다”며 “이외에도 국내 부동산 펀드 운용사들 대부분이 당분간 대출 연장 문제로 LP를 설득해야 할 사안이 산적해 있어서 신규 딜은 고사하고 기존 건들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부동산펀드들이 대부분 비슷한 처지에 놓일 것이라는 평가다. 시장에 자금을 풀 수 있는 투자자가 많지 않은 가운데 줄줄이 쏟아져 나올 오피스 물량이 적지 않은 상황이어서다. 지난해 매각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남산스퀘어, 인터파크 빌딩 등의 물량도 매각 시기를 가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 펀드 청산이 지연되는 건들이 적지 않아 기관투자자들도 덩달아 고민이 깊어지는 추세다. 대부분 시장 상황 악화로 매각 시점을 종잡을 수 없는 자산에 발 묶인 자금이 적지 않아서다.

한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시장 상황도 있지만, 국내 부동산 펀드 운용사들의 운용 방식에 문제가 상당히 많다고 본다”며 “최근 수년 사이 투자했던 물량들 대부분 다 처치곤란 상태로 들고 있는 건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하나대체운용 관계자는 “수익자에게 수익을 지급해야 하는데, 시장 상황 때문에 적정가격을 받기가 쉽지 않다”며 수익자들도 지금 매각하는 것은 반대할 것으로 본다. 현재로서는 매각도 검토하고 있지만, 만기 연장이 가장 유력한 상황“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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