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남아공) 호주가 보여준 '수적 열세의 정석'

  • 등록 2010-06-20 오전 1:46:43

    수정 2010-06-20 오전 1:46:43

▲ 레드카드를 받은 해리 키웰(10번,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남아공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사커루' 호주가 '검은별 군단' 가나(감독 밀로반 라예바치)와의 맞대결에서 수적 열세를 딛고 소중한 승점1점을 따냈다.
 
호주는 20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남아공 러스텐버그 소재 로얄 바포켕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의 남아공월드컵 D조 조별리그 경기서 선제골을 성공시켰지만, 한 골을 허용해 1-1로 비겼다.
 
이로써 호주는 앞서 치른 독일전(0-4패) 이후 두 번째 경기서 첫 승점을 따내며 16강 진출의 불씨를 살려냈다. 호주는 남은 세르비아전에서 대승을 거둘 경우 16강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겨놓게 됐다.  
 
이날 호주는 전반 중반까지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를 상대로 대등한 흐름을 유지하며 선전을 펼쳤다. 날개 공격수로 나선 마크 브레시아노와 브렛 에머튼의 공간 침투가 살아나며 여러 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냈다.
 
선제골의 주인공 또한 호주였다. 전반11분 마크 브레시아노가 시도한 오른발 프리킥이 가나 골키퍼 리차드 킹슨의 방어에 걸려 튀어나오자 이를 브렛 홀먼이 왼발로 재차 밀어넣어 골네트를 갈랐다.
 
하지만 호주의 좋은 흐름은 오래가지 못했다. 전반24분에 가나 수비수 조너선 멘사가 시도한 오른발 슈팅을 수비에 가담한 공격수 해리 키웰이 막으려다 핸드볼 파울을 범했고, 이로 인해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어진 상황에서 상대 미드필더 아사모아에게 페널티킥 실점을 허용해 스코어 마저 동점이 됐다. 
 
기세가 오른 가나의 파상공세를 적절히 막아내며 전반을 1-1로 마친 호주는 후반 중반 이후 교체카드를 적절히 활용하며 흐름의 반전을 위해 노력했다. 움직임이 둔화된 브레시아노를 대신해 스캇 치퍼필드를 투입해 기동력을 보강했고, 선제골의 주인공 홀먼 대신 장신 공격수 조슈아 케네디를 들여보내 제공권 장악을 노렸다.
 
개인기와 스피드의 열세를 조직력과 체력으로 만회하려는 베어벡 호주 감독의 의도를 읽어낼 수 있는 교체작전이었다. 그리고 베어벡 감독의 의도는 그라운드에서 오롯이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치퍼필드는 호주의 공격과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제 몫을 해냈고, 케네디는 위력적인 포스트플레이를 통해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여러 차례 엮어냈다. 경기 주도권은 여전히 가나의 몫이었지만, 호주의 효율적인 역습은 두 차례나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찬스를 만들어낼 정도로 돋보였다.
 
호주는 가나의 공세에 맞서 수비에 치중하면서도 역습 찬스를 잡으면 3~4명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해 골 찬스를 노리는 방법으로 효율적인 카운터어택을 진행했다. 
 
베어벡 호주 감독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일찌감치 선수 한 명이 퇴장 당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남은 선수들이 제 몫 이상으로 잘해줬다"면서 "승점1점을 추가하며 16강 진출의 가능성을 남겨 놓은 것에서 위안을 삼겠다"고 말했다.
 
호주는 '수적 열세'의 위기 속에서도 '안정감 있는 수비와 적극적인 역습'이라는 모범답안을 그라운드에 풀어내며 값진 무승부를 이뤄냈다. 16강 진출을 위해 여러가지 상황을 준비 중인 허정무호로서도 참고할 만한 결과물이 아닐 수 없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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