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시범경기 관전 포인트 3가지

  • 등록 2012-03-03 오전 7:58:46

    수정 2012-03-03 오전 8:11:36

▲ 이대호. 사진=이데일리 스타in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 '빅 보이' 이대호가 실전 테스트 2단계로 들어선다. 오릭스는 3일부터 한신과 시범경기를 시작한다. 캠프 연습경기 보다 한단계 높아진 실전 경험을 하게 되는 셈이다. 이대호는 4일(한신전)부터 출장할 예정이다.

연습 경기를 19타수 13안타(타율 0.684)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마친 이대호다. 일본 프로야구에 '이대호 경계령'이 널리 퍼져 있다는 것은 이미 언론 보도와 야구 전문가들의 말을 통해 확인된 사실. 이대호를 향한 견제는 시범경기서 더욱 심해질 것이다. 과연 이대호는 두 번째 스테이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삼진은 몇개나... 이대호는 캠프 연습경기서 23번의 타석에 들어서 단 한개의 삼진도 당하지 않았다. 유연성, 파워와 함께 그의 3대 장점으로 꼽히는 선구안이 일본에서도 빛을 발한 것이다.

이대호는 그리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일단 일본 투수들의 공을 많이 보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삼진 당하면 창피하기 때문에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삼진이 최소화되고 있는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 일본에 진출한 외국인 선수들이 가장 크게 고전하는 변화구를 제대로 공략할 수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오카다 오릭스 감독은 "칠 마음이 없을 때도 본능적으로 좋은 포인트로 공이 오면 반응하는 선수다. 또 직구 타이밍에 나가다가 변화구를 공략하게 될 때도 파워를 실을 수 있다"고 극찬한 바 있다.

△홈런은 언제쯤... 이대호는 연습경기서 단 한개의 홈런도 기록하지 못했다. 이대호 하면 누가 뭐래도 일단 홈런이다. 오릭스가 기대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나 시범경기까지는 이대호의 풀 스윙을 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굳이 홈런을 노리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여전히 상대 공을 눈에 익히는 것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상대를 알아야 이후 대처가 가능하다는 것은 상식이다.

또 무리하게 크게 치려다 보면 그 속에서 단점이 드러날 수 있다. 단점을 빨리 상대에게 보여줘 유리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공을 충분히 기다리며 칠 수 있는 능력이 연습경기서 검증된 만큼 시범경기서 굳이 세게 치는 시도를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위협구가 오면... 스포츠 닛폰은 3일 이대호의 시범경기 출격 소식을 전하며 몸쪽 위협구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몸쪽 공략은 일본 프로야구 적응의 필수 코스. 특히 교묘한 위협구에 말리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갈라질 수 있다.

이대호는 여전히 당당했다. "나는 그렇게 좋은 성격이 아니다"는 농담으로 흔들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대호는 지난 2월18일 한신과 연습경기 첫 타석에서 선발 아키야마의 공에 그립 부분을 맞은 바 있다. 당시 경기 후 오카다 감독이 크게 화를 냈을 정도로 아찔한 상황이었다.

이대호는 "몸쪽 공은 고의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일부러 맞히려고 던진 공이라 느껴지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그가 마운드로 뛰어가는 장면을 무조건 많이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국에서 머리쪽 공을 던진 투수를 눈빛 만으로 제압한 뒤 곧바로 홈런을 때려내는 장면을 간간히 보여준 바 있다. 그 어떤 강력한 펀치 보다도 상대의 오금을 저리게 하는 장면이었다. 야구는 야구로 갚아줄 때 가장 위력적임을 증명한 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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