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우승' 첼시, 우여곡절 시련 딛고 대반전 드라마

  • 등록 2012-05-06 오전 3:42:34

    수정 2012-05-06 오전 3:42:34

▲ 리버풀을 꺾고 통산 7번째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첼시.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첼시가 올 시즌 최악의 부진을 딛고 더블을 위한 첫 단계를 깔끔하게 넘었다.

첼시는 6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FA컵 결승전에서 하미레스와 디디에 드록바의 연속골에 힘입어 앤디 캐롤이 한 골을 만회한 리버풀을 2-1로 제압했다.

이번 우승으로 통산 7번째 FA컵 정상에 올라섰다. 그 가운데 2000년대에만 5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FA컵에서만큼은 최근 들어 가장 강한 팀임을 다시 증명했다.

첼시의 FA컵 우승은 최대 시련을 딛고 이룬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첼시는 이번 시즌 30대 중반의 젊은 감독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감독을 영입하며 의욕적으로 시즌을 맞이했다. 포르투를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던 빌라스-보아스는 노쇠한 첼시를 세대교체 시킬 적임자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팀 개혁과정에서 빌라스-보아스는 주축 선수들과 심각한 갈등을 빚었고 동시에 팀 성적도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전혀 첼시답지 않은 성적이 이어지자 빌라스-보아스는 채 한 시즌도 채우지 못하고 시즌 중반 감독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사령탑이 바뀌는 과정에서 첼시의 올 시즌은 더는 희망이 없는 듯했다. 하지만 새롭게 임시 사령탑에 오른 첼시 레전드 출신의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은 빠른 속도로 팀을 안정시키는데 성공했다. 디 마테오는 코치 시절부터 계속된 깊은 신망을 바탕으로 선수들의 마음을 끌어왔다.

리그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FA컵과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선 강력한 수비축구로 우승후보 바르셀로나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날 결승전에서 보여준 첼시의 경기력은 썩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후반 7분 드록바의 두 번째 골이 터진 이후에는 리버풀에 혼쭐이 났다. 후반 19분 앤디 캐롤에게 만회골을 내줬지만 실점이나 다름없는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결국 첼시는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한 골 차 리드를 지켜냈다. 비록 몇 년 전처럼 상대를 힘으로 압도하지는 못하지만 경험과 노련미로 이기는 경기를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제 한고비를 넘긴 첼시는 2주 뒤인 20일 바이에른 뮌헨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가진다. 만약 첼시가 뮌헨을 꺾고 정상에 서게 되면 사상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공교롭게도 경기가 열리는 곳이 뮌헨의 홈인 알리안츠 아레나라 첼시에게 불리한 입장이지만 최근 상승세를 참작하면 충분히 우승을 노려볼만 하다. 첼시의 대반전 드라마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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