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로맨스…채우는 재개봉

  • 등록 2017-12-05 오전 6:29:23

    수정 2017-12-05 오전 6:29:23

‘러브레터’ ‘러브 액츄얼리’ ‘사랑과 영혼’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신작 로맨스 영화의 공백을 재개봉 로맨스 영화가 채우고 있다. 새로운 러브스토리가 발굴되지 않으면서 과거에 사랑을 받았던 로맨스 영화들이 다시 관객을 만나는 것.

음악영화의 대명사가 된 ‘원스’(11월1일 개봉),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11월16일), ‘이프 온리’(11월23일)가 다시 관객을 만났다. 또 “오 겡끼 데스까”라는 여자 주인공의 대사로 유명한 ‘러브레터’(12월13일), 크리스마스 시즌 영화 ‘러브 액츄얼리’(12월20일), 판타지 러브스토리의 대명사 ‘사랑과 영혼’(12월27일), 그리고 개봉 1주년을 기념해 음악 영화의 새 지평을 연 ‘라라랜드’(12월8일)도 다시 관객을 만난다.

로맨스 영화의 침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12월4일 기준 집계)에 따르면 올해 개봉한 국내외 영화 중 박스오피스 50위권에 든 로맨스 영화는 엠마 왓슨 주연의 ‘미녀와 야수’(513만명) 8위,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14위 두 편에 불과했다. ‘미녀와 야수’는 동화가 원작으로 1991년 제작된 애미메이션의 실사영화라는 점에서 리메이크 영화의 범주에 속하기 때문에 ‘새로운 러브스토리’는 애니메이션인 ‘너의 이름은.’ 한 편이다. 토종 신작 로맨스 영화는 순위권에 단 한 편도 들지 못했다.

‘미녀와 야수’ ‘너의 이름은.’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랭크된 것을 보면 이는 로맨스 영화에 대한 관객의 수요가 없지 않다는 얘기다. 이러한 갈증을 재개봉 영화들이 채우고 있는 것이다. 재개봉 영화가 로맨스 장르에 쏠려 있는 배경이다.

재개봉 로맨스 영화들의 성적도 순조롭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는 6000여명에 그쳤지만 ‘원스’ 3만5000여명, ‘이프 온니’는 재개봉 이후 7만여명을 모았다. 재개봉 영화는 검증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판권 가격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재개봉 영화의 손익분기점을 보통 1만명 안팎으로 흥행에 대한 부담도 덜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재개봉뿐 아니라 서너 차례 극장에 다시 걸리는 이유기도 하다. ‘러브레터’와 ‘러브 액츄얼리’가 대표적이다. 히로코가 사고로 떠나보낸 연인 이츠키를 향한 그리움을 담아 보낸 편지에 또 다른 이츠키로부터 답장이 도착하면서 가슴 속에 간직했던 첫사랑의 기억을 다시 꺼내보게 되는 이야기인 ‘러브레터’는 2013년 2월과 2016년 1월 재개봉했다. 첫 개봉 때 1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일본 로맨스 영화의 클래식이 됐고 두 번째 재개봉 당시에는 7만명을 모았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사랑에 관한 10가지 사연을 로맨틱하게 그린 ‘러브 액츄얼리’는 개봉 10주년을 기념해 2013년 12월, 2015년 12월 재개봉했다. 두 번째 재개봉 당시 28만명을 모았다.

황재현 CGV 팀장은 “관객들의 감성 로맨스에 대한 니즈를 재개봉 영화에서 찾고 있는 것 같다”며 “복고가 지금의 트렌드인 동시에 복고와 사랑의 결합이 과거의 좋은 기억에 대한 향수와 판타지를 자극한다는 점에서도 재개봉 로맨스 영화에 대한 호응이 높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넘쳐나는 재개봉 영화에 긍정적인 시선만 있는 건 아니다. 재개봉 영화가 느는 반면 새로운 이야기, 신작 로맨스 영화의 창작·제작 활동은 점점 위축, 중단되고 있다. 신작 로맨스 영화의 고사는 다양성 측면에서도 우려되고 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재개봉 영화도 많고 한 영화의 재개봉 주기도 짧아지면서 점점 감동이 떨어지는 것 같다”며 “올해 개봉한 몇몇 로맨스 영화들이 현재의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해 관객의 외면을 받았는데 로맨스 영화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스토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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