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자영업자 연체 느는데 괜찮다는 당국

  • 등록 2019-05-22 오전 5:55:00

    수정 2019-05-21 오후 7:29:03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400조원(올 3월말 기준)을 넘은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올라가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자영업자가 주로 빌리는 제2금융권에서는 이미 빨간불이 켜졌다. 지방으로 갈수록 상황이 심각하다. 저축은행의 경우 수도권은 연체율이 3.85% 수준이지만 지방은 거의 8%에 육박했을 정도다.
그런데도 금융당국은 느긋한 모습이다. 지난 15일 열린 점검회의에서는 “지방은행과 제2금융권의 손실흡수능력이 양호해 금융시스템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방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가 늘어나고 있으나 큰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금융권의 시각은 좀 다르다. 분모 착시효과가 사라지며 본격적인 연체율 상승국면이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연체율은 전체 대출규모를 분모로, 1개월 이상 연체대출을 분자로 한다. 지난 3~4년은 손쉽게 대출을 빌려 쓸 수 있는 유동성 파티의 시대였다. 이 시기에는 연체가 조금 늘어나도 대출 증가속도가 가팔라 연체율은 낮게 유지되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작년부터 규제가 강화하며 대출 증가속도가 확 떨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제2금융권에서는 다음달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벌이가 시원찮은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돈줄이 끊길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장사가 안돼 수익이 줄고 대출도 막혀 연체율이 올라가면 금융권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 취약 자영업자 위주로 다시 돈 빌리기가 어려워지는 악순환 고리에 갇힐 수 있다. 자영업자 대출을 급격히 늘렸던 제2금융권부터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당장 문제가 없어보이더라도 연체율 상승 초기단계부터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문제가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자영업자 대출은 성격상 급격하게 돈 줄을 조일 수도 그렇다고 대출 돌려막기로 끌고 갈 수도 없는 예민한 영역이다. 당국의 과잉대응은 금물이지만 낙관적인 현실 인식 역시 문제다. 지금부터라도 경각심을 갖고 범정부 차원에서 종합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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