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반도'에 글로벌 들썩…'기생충' 잇는 K-콘텐츠

  • 등록 2020-04-02 오전 6:00:00

    수정 2020-04-02 오전 6:00:00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유행 속에 주목받는 K-콘텐츠가 있다. 전염병으로 한반도에 나타난 좀비를 소재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과 연상호 감독의 영화 ‘반도’가 그것. ‘킹덤’과 ‘반도’의 K-좀비가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영화 ‘기생충’에 이어 세계인을 홀리고 있다.

지난달 13일 넷플릭스를 통해 190개국에 공개된 ‘킹덤’ 시즌2는 해외에서 시즌1의 인기를 능가하고 있다. ‘킹덤’은 죽은 자들이 되살아나면서 위기에 처한 조선을 구하기 위한 왕세자 창의 사투를 그린 이야기다. 지난해 공개된 시즌1은 해외에서 ‘갓(전통모자) 열풍’을 이끌며 주목을 받았다.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는 “시즌2가 시즌1보다 더 뛰어나다”며 “AMC(미국 유명 케이블채널)가 아무리 많은 ‘워킹데드’ 시즌을 만들어도 한국이 ‘킹덤’ 시리즈와 ‘부산행’으로 좀비 콘텐츠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는 호평을 내놨다.

‘킹덤’ 시즌2는 공개된 지 3주차에 접어들었지만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 여전히 인기를 몰고 있다. 넷플릭스 홍보 대행을 맡고 있는 장보경 딜라이트 대표는 “넷플릭스에서 지난 2월부터 국가별 톱10 콘텐츠 순위를 공개하고 있는데 ‘킹덤’ 시즌2가 홍콩·대만·싱가포르·태국·필리핀 등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여전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킹덤’ 시즌2는 영화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1일 오전에도 신선도 지수 100%를 기록했다. 영화정보 사이트 IMDb의 ‘가장 인기있는 TV쇼’ 랭킹에서 9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킹덤’의 인기를 ‘반도’가 이어갈 기세다. 올 여름 개봉을 확정한 ‘반도’는 최근 북미 홍콩 대만 남미 프랑스 말레이시아 등 각국 버전의 포스터를 공개했는데 벌써부터 해외의 반응이 심상찮다. 미국 영화매체 인디와이어는 비록 코로나19 사태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으나 한국영화들 중 ‘반도’를 제73회 칸국제영화제의 가장 유력한 초청작으로 꼽았다. ‘반도’는 폐허가 된 반도에서 탈출하는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이야기로, ‘부산행’의 세계관을 잇는 속편 격 영화이다. ‘부산행’은 2016년 칸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뒤 해외 160여개국에 판매됐고 국내에서 1156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큰 흥행을 거뒀다. 투자배급사 NEW에 따르면 ‘부산행’은 전 세계에서 거둔 수입은 1억4000만 달러(약 1708억원)에 이른다. 양지혜 NEW 홍보팀장은 “‘부산행’과 연상호 감독에 대한 기대치 때문인지 ‘반도’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뜨겁다”며 “이미 많은 국가에 판권이 팔린 상태이며 현재도 판권 판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는 확장된 공간과 스케일로 총 제작비가 ‘부산행’의 2배 가량인 200억원으로 전해졌다.

‘반도’ 스틸
‘킹덤’과 ‘반도’가 서양에서 익숙한 ‘좀비’와 스토리로 해외의 주목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요소로 ‘차별화’가 꼽힌다. K-좀비물의 경쟁력으로 역동적인 움직임, 탄탄한 서사를 꼽는다. ‘부산행’의 감염자나 ‘킹덤’의 생사역은 ‘워킹데드’의 워커들과 달리 빠르게 움직여 스릴을 극대화시킨다는 분석이다. 장르물에서 놓치기 쉬운 탄탄한 서사와 날카로운 주제의식 또한 높이 평가받는 부분이다. ‘킹덤’ 시즌1이 백성들의 굶주림 때문에 생사역이라는 역병이 생겨나 혼돈에 빠진 조선의 모습을 그렸다면, 시즌2는 생사초에서 시작된 역병의 원인을, 권력에 대한 탐욕 그리고 혈육에 대한 집착과 결부시켜 밀도 있게 그려냈다. ‘부산행’은 감염에 의한 공포보다 인간성 상실의 공포를 더 무섭게 그리며 재미와 함께 현실을 꼬집는 시사점으로 웰메이드로 평가받았다. 양 팀장은 “빠르게 움직이는 좀비로 잠깐의 쾌감을 줄 수 있지만, 그 쾌감을 끝까지 유지시키는 힘은 결국 서사에 있다”고 말했다.

‘킹덤2’ 스틸
‘킹덤’과 ‘반도’에 대한 글로벌 관심은 ‘기생충’과 더불어 K-콘텐츠의 우수성을 알리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기생충’은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올해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4관왕을 차지하며 한국영화, 나아가 한국 콘텐츠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한국적인 소재가 보편적 주제 및 장르와 만나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완성되면서 전세계를 매료시켰다. ‘기생충’은 한국의 독특한 주거형태인 반지하를 통해 빈부격차 및 계급문제를 다뤘고, ‘킹덤’은 한국 고유의 콘텐츠 장르인 사극을 해외에서 더 선호하는 좀비물로 접근했다. BTS는 팝 장르를 빌려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국어로 노래했으며, ‘부산행’도 좀비 장르에 외국인에게 낯설 수 있는 한국의 지명과 소재를 풀어내 성공을 거뒀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글로벌한 인기를 얻은 콘텐츠들은 외국인들에게 익숙한 코드를 우리 식으로 해석해서 보여줬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익숙함과 낯섦, 두 가지가 엮여야 사람들이 쉽게 찾고 그 안에서 새로운 재미를 발견할 수 있는데 K-콘텐츠가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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