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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경남 창원시 아라미르 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2020시즌 개막전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총상금 5억원·우승상금 1억원) 마지막 4라운드. 72번째 홀에서 끝날 것 같았던 경기는 ‘무서운 10대’ 돌풍의 주역인 김주형이 마지막 홀에서 극적인 이글을 잡아내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단숨에 2타를 줄인 김주형은 이지훈과 나란히 21언더파 267타를 쳐 공동 1위로 대회를 마치면서 연장에 돌입했다.
분위기가 급격하게 김주형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연장 1차전에선 ‘장갑을 벗어봐야 안다’는 골프의 속설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세 번째 샷까지는 김주형이 유리했다. 공을 홀 1.5m에 붙여 어렵지 않은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지훈이 약 3m 거리의 버디에 먼저 성공, 김주형을 압박했다. 이제 겨우 18세인 김주형은 1.5m 거리의 무난한 버디 퍼트를 남겨둬 연장 2차전을 예고했으나 이 퍼트를 넣지 못했다. 정규 라운드에서 극적인 이글을 잡아내며 분위기를 바꿔놨지만, 연장전에선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우승의 주인공을 가른 건 간절함이었다. 2017년 카이도시리즈 카이도ONLY제주오픈에서 데뷔 첫 승을 거둔 이지훈은 그 뒤 내리막길을 탔다. 지난해엔 상금랭킹 79위까지 떨어져 시드마저 잃었다.
이지훈은 “2017년 우승하고 나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그러다 보니 전지훈련 때 무리하게 됐고 그 때문에 목과 손목에 부상을 당해 소극적으로 경기하게 됐다”고 우승 뒤 욕심이 화를 불렀음을 아쉬워했다.
KPGA 코리안투어는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된 대회가 많아 10개 대회가 예정돼 있다. 지난해 12월 결혼해 신혼생활 중인 이지훈은 “1개 대회가 열리든 10개 대회가 열리든 감사한 마음으로 즐겁게 경기하자고 다짐하고 이번 대회에 나왔다”며 “오늘 9개의 버디를 한 줄도 몰랐는데 앞으로는 우승에 대한 생각을 내려놓고 더 즐겁게 경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16세의 나이로 2년 전 아시안투어에서 먼저 데뷔한 김주형은 지난해 파나소닉오픈에서 우승 이후 이날 통산 2승째를 기대했으나 아쉽게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또 김주형은 이날 우승하면 KPGA 투어 역대 최연소 프로 우승 기록을 세울 수 있었으나 이 마저도 이루지 못했다.
지난 4월 개막 예정이었다가 코로나19 여파로 7개 대회가 취소 또는 연기되는 바람에 3개월 늦게 개막한 코리안투어는 첫 대회부터 짜릿한 명승부가 펼쳐져 분위기를 달궜다.
지난해 제네시스 대상을 받은 문경준(38)과 김태훈(35)은 나란히 20언더파 268타를 쳐 공동 3위에 올라 시즌 개막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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