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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승전 '진흙탕 네거티브'…고소고발 난무에 후폭풍 불가피(종합)

상대후보 비방에 정책 뒷전…젠더 이슈도 밀려
고소·고발에 후유증…보선 후 법정 다툼 불가피
식물시장 전략, 내년 대선·지선때 역풍 우려
  • 등록 2021-04-07 오전 12:00:00

    수정 2021-04-07 오전 7:31:03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정책은 없고, 생태탕만 남았다. 4·7 재보궐선거를 한마디로 표현한 것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뿐만 아니라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기대했던 여야 후보들 간 정책대결은 실종되고 네거티브 공방만 보름 가까이 지속된 것이다. 여기에 여야 간 고소·고발이 난무하면서 향후 극심한 후유증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유권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박영선(왼쪽)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 시작 전 기념촬영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


朴·吳, 기승전 내곡동 공방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처가 내곡동 땅 투기 의혹이 생태탕집 진실공방으로 확대됐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 후보는 지난달 29일 첫 TV토론에서부터 전난(5일) 마지막 토론까지 기승전 내곡동 공방을 끊임없이 주고받았다. 더욱이 내곡동 소재 생태탕집 주인이 2005년 측량 당시 오 후보를 목격했다는 증언을 놓고도 양 후보 측은 엇갈린 주장을 했다.

특히 마지막 TV토론에서는 오 후보의 내곡동 의혹을 부각하려는 박 후보와 이를 정리하려는 오 후보 간 설전이 오고 갔다. 박 후보는 오 후보의 해명이 거짓말이라며 “거짓말하는 후보가 시장이 되면 아이들에게 가르칠 게 없다”며 쏘아붙였다. 오 후보도 이에 질세라 민주당이 ‘당 소속 선출직의 중대 잘못으로 재보궐선거를 치를 시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당헌을 지난해 10월 고치고 이번 보궐선거에 후보를 낸 것을 두고 “박 후보의 존재 자체가 거짓말 아니냐”고 맹비난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도 후보 간 폭로와 비방 등 네거티브 공방이 이어지면서 진흙탕 싸움을 방불케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춘 민주당 후보는 지난 MB정부 당시 불법사찰과 부동산 투기, 가족사까지 들춰내며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를 공격했다. 또 무고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은 여성의 일방적인 주장을 검증 절차도 없이 보도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박형준 후보 측도 김영춘 후보 친형의 땅 매매 의혹과 국회 사무총장 재직 당시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라임·옵티머스 연루 의혹을 제기하며 맞불을 놨다. 여성계에서는 이번 선거에 대해 전임 시장들의 성비위로 시작된 ‘미투 선거’라고 했지만, 정작 젠더 정책은 실종됐다고 꼬집었다.

김영춘(왼쪽)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5일 부산 KNN에서 열린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시장직 유지에 큰 문제 없어

이번 보궐선거에서 여야 후보들과 관련된 의혹 공방이 법적인 고소·고발로 계속 이어지면서 후폭풍이 우려된다. 선거가 끝난 뒤에도 후보들을 상대로 한 수사와 법정 다툼이 계속될 수 있어서다.

이날(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오세훈 후보에 대해 추가 고발장을 접수하고, 박형준 후보에 대해서는 서울중앙지검에 수사 의뢰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회재 민주당 법률위원장은 “오 후보가 내곡동 땅 측량 시 입회 의혹에 대해서 전면 부인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장인과 큰 처남만 현장에 갔다고 거짓 증언을 해 허위사실공표에 해당한다”며 “측량이 끝난 다음 생태탕집에 가서 식사를 했고, 식당 주인 아들이 구체적 진술함에도 자신은 간 적 없다고 거짓주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형준 후보에 대해서는 가족의 해운대 고급 아파트 엘시티 특혜분양 등 부동산 투기와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불법 사찰 지시, 자녀 입시 비리, 조현화랑 비위 등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수사 의뢰를 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두 사안의 경우 당선 무효형까지 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도 법적 대응을 불사하고 있다. 지난달 10일에는 내곡동 땅 투기 의혹을 처음 제기한 천준호 민주당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후보자 비방)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또 지난 4일에는 사전투표 참관인들이 시민들의 기표 내용을 확인했다는 내용의 발언을 한 박시영 윈지코리아컨설팅 대표를 ‘투표의 비밀침해죄’와 ‘허위사실 공표죄’ 등으로 선관위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고소·고발전이 수사기관으로 이첩될 경우 선거가 끝난 후에도 여야 공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야당후보인 오세훈 후보가 당선이 돼도 서울시의회를 민주당 의원들이 압도적으로 많아 무턱대고 발목을 잡는다면 식물시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다만 법적 공방을 벌이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시장직을 유지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고,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권이 발목잡기를 한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과거 선거에서는 고소·고발을 하더라도 선거가 끝나면 서로 취하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아 끝까지 물고 늘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법적 결론이 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시장 임기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내년 대선은 3월, 지방선거는 6월이라 두 선거가 연동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도 정권 재창출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서울시의회에서 내곡동 관련 행정사무조사를 하면 자칫 역풍이 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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