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최소한의 책임 조차 잊은 프로야구계

  • 등록 2021-07-16 오전 12:03:54

    수정 2021-07-16 오전 2:26:39

NC다이노스 홈구장 창원NC파크.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프로야구 보려고 땡별 아래서 마스크 쓰고 버텼는데….”

NC다이노스 일부 선수들이 방역수칙을 어기고 원정숙소에서 외부인과 함께 술파티를 벌인 사실이 드러나자 한 야구팬은 배신감에 분통을 감추지 못했다.

박석민,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 등 NC 선수 4명은 지난 6일 새벽 서울 원정 숙소에서 외부인 여성 2명과 술자리를 가졌다. 이후 외부인 1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고 백신을 맞은 박민우를 제외한 동석자들이 모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NC 선수단에 많은 밀접접촉자가 나왔고 프로야구 리그 전체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이들의 숙소를 관할하는 서울 강남구청은 이들이 역학조사에서 허위진술을 했다며 방역수칙 위반으로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평소라면 프로야구 선수가 일과를 마치고 숙소에서 지인과 술을 마시는 걸 사생활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시국이다. 온 국민이 불편함을 무릅쓰고 방역지침을 따르고 있다. 이는 프로야구 선수를 넘어 모두가 따라야 하는 사회적 약속이지만 선수들은 이를 무시했다.

책임은 가볍지 않다. 단순한 방역수칙 위반이라면 과태료 대상이지만 역학조사를 방해한 사실이 인정되면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형사처벌이 최종 확정되지 않더라도 ‘품위손상행위’에 대한 제재를 규정한 KBO 야구규칙 151조에 따라 징계를 받을 수 있다.

구단의 대처는 더 아쉽다. 처음부터 구단이 투명하게 알렸다면 최악은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사건을 쉬쉬하다 강남구청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자 뒤늦게 구단 대표와 선수 명의 사과문을 공개했다. 이미 수많은 루머가 일파만파로 퍼진 뒤였다.

이번 사건으로 프로야구의 신뢰는 또다시 땅에 떨어졌다. 팬들의 비판은 물론, 야구계 내부에서도 쓴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프로야구는 그동안 음주운전, 폭행, 승부조작, 금지약물 등 각종 사건·사고로 얼룩졌다. 그런 사건이 반복되면서 실망한 팬들은 프로야구에 등을 돌렸다.

그럼에도 여전히 야구계는 정신을 차리지 못한 분위기다. ‘공인’으로서 솔선수범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최소한 일반 국민의 눈높이라도 맞춰야 프로야구가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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