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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유람 "난 당구 즐길 수 없는 사람...빨리 받아들이니 편해져"

  • 등록 2021-09-16 오전 5:40:00

    수정 2021-09-16 오전 5:40:00

프로당구 선수 차유람. 사진=PBA 사무국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지금도 항상 배우고 도전하는 마음이에요. 시합 때마다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테스트하는 기분이죠.”

차유람(34)이 당구대회에 임하는 자세다. 차유람은 “포켓볼을 할 때는 즐기지 못했기 때문에 3쿠션 만큼은 당구의 매력을 다시 느끼면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해보자는 마음이었는데 이후 대회에 나서며 ‘나는 그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빨리 받아들인 덕에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차유람은 지난 10일 막을 내린 프로당구 PBA팀리그 전반기(1~3라운드)에서 승률 66.7%를 기록했다. 여성부(LPBA) 선수 가운데 전체 승률 1위를 차지했다. 여성 3쿠션 세계 최정상으로 꼽히는 스롱 피아비(캄보디아·63.2%)보다도 앞선 수치였다.

특히 차유람은 남녀 혼성복식에서 무려 10승 3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터키 출신의 비롤 위마즈와 팀을 이뤄 엄청난 경기력을 발휘했다. 소속팀 웰컴저축은행의 확실한 필승카드로 자리잡았다. 차유람이 승리를 쓸어담은 덕분에 웰컴저축은행은 월등히 전반기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당구여신’으로 유명한 차유람이지만 현재의 성적이 쉽게 얻어진 것은 아니다. 자신을 스타로 만든 주종목이 포켓볼이었기 때문이다.

차유람은 10대 시절부터 포켓볼 여성부에서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며 세계 톱클래스 선수로 인정받았다. 실력과 더불어 뛰어난 미모도 화제가 돼 ‘당구여신’으로 불렸다.

한국에서 가장 화제를 모았던 당구선수였던 차유람은 2015년 깜짝 결혼 발표 이후 큐를 내려 놓고 출산과 육아에 전념했다. 당구는 완전히 잊고 살았다. 그러다 2019년 다시 당구대 앞에 돌아왔다. 자신에게 익숙한 주종목 포켓볼이 아닌 3쿠션으로 새 출발했다.

포켓볼과 3쿠션은 같은 당구이지만 경기 방식이 전혀 다르다. 테이블, 공, 큐의 크기 및 재질은 물론 공을 치는 기술 자체가 판이하다. 차유람에게 3쿠션은 전혀 새로운 종목이었다. 모두 ‘도복’으로 불리는 의상을 입지만 태권도와 유도가 전혀 다른 종목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프로당구 PBA에서 활약 중인 ‘당구 여신’ 차유람. 사진=PBA 사무국
차유람이 처음 3쿠션을 시작했을 때는 아마추어나 다름없었다. 당구 자체에 오랜 공백기도 있었다. 그래서 부담없이 즐긴다는 마음으로 3쿠션을 받아들였다. 팬들이 자신의 서툰 모습을 어느 정도는 이해해 줄 것으로 생각했다.

기대는 완전히 빗나갔다. 당구팬들은 ‘프로’라는 수식어에 걸맞지 않은 어설픈 실력에 호된 비판을 쏟아냈다. 차유람은 큰 충격을 받았다. 대중의 잣대는 냉정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프로라는 무대에서 ‘즐긴다’는 말은 사치였다.

차유람은 “사실상 은퇴 상태였다가 큐를 잡은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준비도 안 돼 있으면 시합에 왜 나오냐’, ‘들어가서 애나 키워라’ 등의 악플을 보면서 좀 충격을 받았다”며 “대중들이 내 도전을 긍정적으로 봐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큰 착각이었다”고 당시 심경을 털어놓았다.

이어 “조금씩 즐기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어쨌든 나는 프로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선수”라며 “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중압감이나 부담감은 당연히 있고 그런 것을 감수하면서 선택한 길이다”고 덧붙였다.

차유람은 마음을 고쳐 먹고 칼을 갈았다. 계속 조기 탈락을 거듭하면서도 대회에 도전했다. 비판적인 시선은 여전했다. 그래도 꿋꿋이 버텼다. 그리고 2년 만인 2021년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성적이 좋아지면서 악플도 많이 줄었다.

팀으로서 우승 기쁨을 맛본 차유람은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열리는 ‘TS샴푸 PBA/LPBA 챔피언십’에서 첫 개인전 우승에도 도전한다.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기량이 뚜렷하게 나아졌다.

차유람은 “10~20년씩 친 선수들의 경험을 2년 만에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도 “‘저 이번에 우승합니다’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우승에 대한 욕심은 늘 있다. 그 목표가 없다면 열심히 연습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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