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가계가 빚을 내 사들였던 주택 등 자산가격이 급락할 경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1.4%까지 떨어질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주요국의 자산 거품 붕괴까지 덮친다면 성장률은 -3.0%로 추락할 수 있다. 마이너스 성장을 피했던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넘어서는 충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암울한 예측을 내놓은 곳은 한국은행이다. 한은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빚투로 쌓은 자산가격 거품 위험은 아직 걷히지 않았다는 경고다. 내년 1월을 포함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한은은 23일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의결한 후 국회에 제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주택 등 자산가격이 급락, 가계 자산이 감소하고 빚을 못 갚아 채무불이행 사태가 나고 그 결과 소비까지 감소, 내수시장이 침체되고 외채 상환 능력까지 악화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성장률이 -1.4%로 추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주요국의 자산가격 거품까지 붕괴된다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내수 침체는 물론 수출까지 타격이 예상돼 경제 성장률은 -3.0%로 추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외환위기 당시 1998년 성장률이 -5.1%를 기록했던 충격과 유사하다.
|
한은은 이러한 자산가격 붕괴 위험은 확률이 10%에 불과한 `테일 리스크(Tail risk)`라고 내다봤지만 인플레이션 위험이 높아지면서 미국 등 주요국의 돈줄 죄는 속도가 빨라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현재의 금융 불균형을 그냥 둬선 안 된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한은은 “금융 불균형이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이를 점진적으로 완화하기 위한 정책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며 기준금리 인상에 힘을 실어줬다. 한은이 내년 1월을 포함해 내년 말까지 두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또 한은은 가계부채 증가 억제, 주택 공급 확대 등의 정책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