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2022]최민정·이상호 ‘금빛 질주’ 부탁해

[베이징 동계올림픽 D-30]②
쇼트트랙·스노보드
한국선수단 金 1~2개 목표
6종목 60명 본선행 티켓 따낼 듯
  • 등록 2022-01-05 오전 5:34:00

    수정 2022-01-05 오전 5:34:00

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스타 최민정.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4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로 종합 7위를 차지했던 대한민국 선수단. 역대 최다 메달(17개)을 수확했던 빛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평창의 기억은 아름다운 추억일 뿐이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둔 대한민국 동계스포츠의 현실은 평창 이전보다 훨씬 춥다.

한국 선수단은 출전권 획득 종료일인 오는 24일까지 6종목 60명이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따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참고로 평창 대회 때는 총 122명의 선수가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대한체육회가 내놓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한국 선수단 목표는 금메달 1~2개. 현실적으로 금메달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은 쇼트트랙뿐이다.

여러 악재 딛고 다시 일어서는 한국 쇼트트랙

쇼트트랙은 한국을 동계 스포츠 강국으로 만든 대표 효자종목이다.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올림픽에서만 무려 24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모든 나라를 통틀어 단연 1위다. 2위인 중국(10개)보다 2배 이상 많은 금메달을 휩쓸었다. 총 메달숫자도 48개로 가장 많다.

하지만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쇼트트랙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평창대회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던 대표팀 남녀 핵심 멤버들이 불미스러운 이유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여자대표팀 간판스타 심석희(서울시청)는 동료 욕설 및 비하 논란으로 자격정지 2개월 징계를 받아 이번 대회 출전이 어려워졌다. 남자대표팀 에이스였던 임효준은 대표팀 후배 추행 사건으로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당했다. 법적 다툼 끝에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그 전에 이미 중국 귀화를 선택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래도 쇼트트랙은 여전히 금메달을 가장 기대하는 종목이다. 평창 대회 2관왕에 올랐던 여자 대표팀 간판스타 최민정(성남시청)은 부상 등 여러 악재를 딛고 다시 스케이트끈을 질끈 묶었다. 최민정은 이번 시즌 우여곡절이 많았다. 1차 대회 1500m와 500m 결승에서 다른 선수와 부딪히는 바람에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발목과 무릎 부상을 당해 슬럼프를 겪었다. 하지만 지난달 열린 4차 월드컵 10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컨디션을 회복했음을 증명했다.

월드컵 1차 대회와 4차 대회 1500m에서 금메달 2개를 수확한 이유빈(연세대)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평창 대회에서 계주 멤버로 나서 시상대에 함께 섰던 이유빈은 이번 대회에선 최민정과 함께 금메달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남자부에선 대표팀 에이스 황대헌(한국체대)에게 한 개 이상의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황대헌은 지난 월드컵 대회에서 금메달을 3개나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2차 월드컵에선 한국 선수들의 전통적 취약 종목인 5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다만 황대헌을 제외하면 메달권 진입을 노릴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는게 남자 대표팀의 불안요소다.

한국의 아성을 깨기 위한 다른 나라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네덜란드는 이번 2021~22시즌 쇼트트랙 월드컵에서 월등히 발전한 실력을 보여줬다. 4차례 월드컵 대회에 걸린 총 36개 금메달 가운대 10개를 쓸어담았다. 특히 네덜란드 여자대표팀 에이스 수잔 슐팅은 개인전 금메달을 5개나 차지하면서 세계 최강자로 우뚝 섰다.

개최국 중국도 칼을 갈고 있다. 중국은 월드컵 대회에서 7개의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의 금메달 숫자와 같다. 특히 중국 남자 대표팀의 렌지웨이가 개인종목 금메달 3개를 차지하면서 한국의 가장 큰 위협으로 떠올랐다. 중국은 지난해 한국 출신 김선태 감독과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 기술코치를 선임하는 등 한국을 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의 홈 텃세도 예상된다. 교묘한 반칙, 편파 판정 등 예상치 못한 상황 등도 미리 대비해야 한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기대주 김준호. 사진=연합뉴스


전력 약화된 스피드스케이팅, 그래도 메달 후보는 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도 4년 전 평창 대회에 비해 전력이 약화됐다. 간판스타 이상화는 은퇴를 선언했고 이승훈(IHQ), 김보름(강원도청) 등 장거리 에이스들도 평창 대회 이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기량이 전과 같지 않다.

그래도 메달 후보는 있다. 우선 남자 500m 김준호(강원도청)의 상승세가 매섭다. 김준호는 지난달 6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 3차 대회에서 개인최고기록(34초217)을 수립하며 5위에 올랐다. 최근 기록 단축이 뚜렷한 만큼 올림픽에서 돌풍을 기대해볼만 하다.

평창 대회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면서 이승훈의 금메달을 도왔던 정재원은 이번 베이징 대회에서 직접 금메달을 노린다. 정재원은 지난해 3월 월드컵 6차 대회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번 시즌 매스스타트 세계랭킹 4위에 자리하고 있다. 정재원은 최근 의정부시청 빙상팀으로 이적을 결심하고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4년 전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이승훈은 긴 공백기를 가진 뒤 돌아와 베이징 대회에 다시 도전한다. 현재 월드컵 랭킹 포인트는 5위지만 워낙 경험이 풍부한 만큼 당일 컨디션에 따라 금메달을 충분히 노려볼만 하다. 평창 대회 남자 500m 은메달 차민규(의정부시청)과 1500m 동메달 김민석(성남시청)도 2회 연속 메달권 진입에 도전한다.

한국 스노보드 간판스타 이상호. 사진=대한스키연맹
스노보드·여자컬링, 2회 연속 올림픽 메달 도전

한국이 메달을 기대해볼 수 있는 종목 가운데는 스노보드와 여자 컬링도 있다.

평창에서 한국 스키 사상 최초의 은메달을 목에 건 ‘배추보이’ 이상호(하이원)는 2회 연속 메달이자 금빛 질주를 노린다. 이상호는 2021~22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네 차례 대회 가운데 세 번이나 결승에 진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를 획득했다. 랭킹 포인트 300점을 따내 시즌 종합 1위에 올랐다.

올림픽 스키 종목는 아시아 선수들에게 여전히 높은 벽이다. 2006 토리노대회 남자 에어리얼의 한샤오펑(중국)이 금메달을 차지한 이후 지금까지 아시아 선수의 스키 종목 금메달은 없었다. 만약 이상호가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2006년 이후 16년 만에 ‘아시아 선수 스키 금메달리스트‘로 우뚝 서게 된다.

평창에서 감동 드라마를 쓰면서 은메달을 획득했던 여자 컬링 4인조 ’팀 킴‘은 두 대회 연속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평창 대회 이후 지도자의 갑질을 폭로한 뒤 소속팀을 잃고 방황했던 팀 킴은 강릉시청에 새 둥지를 틀고 재기에 성공했다. 치열했던 국가대표 선발전을 거쳐 지난달 열린 올림픽 자격대회에서 극적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한국 컬링 대표팀 가운데 유일하게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팀 킴은 팀 킴은 개최국 중국을 비롯해 스위스, 러시아, 미국, 스웨덴, 덴마크, 캐나다, 스코틀랜드, 일본(올림픽 출전권 획득 순)을 상대로 올림픽 2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어느 한 팀도 쉬운 상대는 없지만 당일 컨디션과 경기장 상황의 영향이 큰 종목 특성상 평창의 기적이 재현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올림픽 2회 연속 메달에 도전하는 여자 컬링 대표팀 ‘팀 킴’. 사진=대한컬링연맹
전망 어두운 썰매 대표팀, 대반전드라마 쓸까

반면 평창 대회 때 한국에 유일한 ’비(非) 빙상 종목‘ 금메달을 안긴 썰매 대표팀도 메달 전망이 밝지 않다. 평창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남자 스켈레톤 간판 윤성빈(강원도청)은 올 시즌 월드컵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원윤종(강원도청)이 파일럿으로 나서는 봅슬레이 대표팀도 2인승과 4인승 모두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 평창 대회 때는 한국 썰매대표팀이 홈 트랙의 이점을 제대로 누렸다. 수많은 반복 훈련 덕분에 눈감고도 코스를 자유자재로 질주할 수 있었다. 하지만 베이징 대회는 다르다. 올림픽이 열리는 옌칭 슬라이딩 센터 트랙에 적응을 해야 하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적응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지금으로선 대회 직전 몇 차례 연습 주행을 통해 트랙 적응을 하는 수밖에 없다. 남은 시간 최적의 썰매 세팅을 찾아야만 의미있는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그래도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 남자 스켈레톤 기대주인 정승기(가톨릭관동대)의 상승세가 매섭다. 정승기는 지난달 스켈레톤 월드컵 6차 대회에서 생애 첫 메달(동메달)을 따냈다. 한국 스켈레톤 선수가 월드컵에서 입상한 것은 윤성빈에 정승기가 역대 두 번째다. 남자 봅슬레이 2인승 원윤종 팀도 지난 2일 IBSF 월드컵 6차 대회 남자 봅슬레이 2인승 두 번째 경기에서 6위를 기록하는 등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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